[기획] "은화만으로 아늑한 주거지를 꾸며보았다" 봄 맞이 하우징 대모험

게임뉴스 | 이수종 기자 | 댓글: 25개 |
현실에도 검은사막에도 봄이 찾아왔다. 아직은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게임 안팎에서 봄이 찾아왔다는 신호를 마구마구 퍼뜨리고 있다. 겨울에 익숙해진 몸이라 여전히 움직이기 귀찮지만, 새로운 계절을 받아들이기 위해 대청소도 하고 집안의 가구 배치도 조금씩 바꿔본다.

검은사막에서도 대청소를 해야 한다. 어둠의 틈을 모두 털고 얻은 악세서리를 처분하는 김에 밀려두었던 창고 대방출을 시작했다. 현실에서처럼 주거지에 들러 가구 배치를 바꿔볼까 했지만 어차피 요리 도구만 가득 차 있어 굳이 구조를 바꿀 필요는 없어 보였다. 그러다가 마치 애물단지처럼 문 뒤편에 한참 동안 찾지 않았던 침대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검린이 시절에 배치해둔 침대인 것 같다.

주거지라는 곳은 사람이 살아야 하는데, 이곳은 간이침대 하나 있는 식품 공장에 가깝다. 이참에 아예 다른 곳에다가 사람 냄새나는 곳을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넘치는 의욕과는 달리 아직은 월급전, 펄충전이 어려워 인테리어 상품의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럼 펄이 안드는 가구들로 진짜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창고 대방출로 은화도 좀 생겼겠다 무작정 뛰어들기로 했다.



▲ 주거지라기보단 공장에 가까운 상황, 러브 하우스가 필요하다


하우징, 첫 단추는 조명
쓸만한 조명은 어디서 구하는가?

하우징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을 무엇일까. 아무래도 조명인 것 같다. 분위기를 떠나 저녁이 되면 실내가 잘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조명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원룸에 이사를 갔는데 전등에 불이 안 들어온다면 어떤 기분이겠는가. 그래서 가장 먼저 샹들리에에 대해 알아봤다.

거래소에 등록된 샹들리에는 세 종류인데, 그중에서 [드벤크룬 황혼 샹들리에]만 판매 중이고 나머지는 품절된 상태였다. [시안 공방표 샹들리에]는 의뢰로 획득할 수 있는 거라 공급이 적을 수밖에 없고 [그리폰 샹들리에]도 도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므로 획득이 쉽지 않다. 그럼 [드벤크룬 황혼 샹들리에]를 사면되는데, 문제는 천만 은화가 넘는 몸값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은화가 많다면 문제가 없지만, 조명 하나 들이자고 천만 은화를 선뜻 지불하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실제로 설치해보기 전까지는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렇다.

Editor's Tip

샹들리에 없이도 광원을 얻을 수 있는 주거지가 존재한다. 하나 예를 들자면 하이델에 있는 9-2번지 2층은 벽난로가 자체적으로 내장되어 있어, 샹들리에가 없는 모험가라도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 단, 생각보다 좁은 곳이라 아늑한 공간을 원하는 모험가에게만 추천한다.

※ 이미지 내의 금액은 4월 4일 거래가 기준입니다.





시간도 있고 하니 [시안 공방표 샹들리에] 관련 의뢰를 받아보기로 했다. 칼페온의 요리사인 '프레델레스 허바' 옆에 있는 '베더'로부터 수주받을 수 있으며, 이 연속 의뢰의 마지막인 최고의 요리사까지 완료하고 나면 [시안 공방표 샹들리에]를 선택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다.

일단, 샹들리에 하나를 달기는 했지만, 주거지 내를 모두 밝히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내친김에 샹들리에를 더 만들어보기로 했다. 샹들리에는 가구 공방 3단계에서 제작 가능한데, 다른 가구에 맞춰 원목 느낌을 내기 위해 [단풍나무 장식된 밀납 샹들리에]를 제작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단풍나무 장식된 밀납 샹들리에]의 외관이 너무 투박했다. 마치 중세 고문실에서나 쓰던 것 같은 생김새다. 그나마 나은 것은 [구리 장식된 밀납 샹들리에]인데, 다른 것들과 재료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야생의 벌집, 구리 주괴, 철 주괴, 블랙스톤 가루만 있으면 제작할 수 있다.

[구리 장식된 밀납 샹들리에]를 제외하면 완성품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미 만들었기 때문에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샹들리에는 설치 시에 위아래로 높이가 조절되므로 가장 위에 설치하는 것으로 타협을 보기로 했다.

가구 놓기, 본격적인 하우징
어떤 가구를 들여놓아야 하는가?

◇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은 침대

조명은 제작으로 조달을 완료했으므로 다음은 본격적인 방을 꾸며볼 차례가 왔다. 주거지라면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침실이 기초가 된다. 침실에서는 침대가 가장 중요하며 부피가 큰 만큼 검은사막에서는 인테리어의 테마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기껏 [메디아산 수제 침대]를 들여놓고 칼페온 테마의 가구들을 세트로 맞출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가장 먼저 침대를 결정하기로 했다.

거래소에서 쉽게 구매 가능한 침대는 네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하이델산 수제 침대]의 첫 느낌은 매우 심플하고 대학가 원룸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래량이 많지만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는데, 디자인적인 측면은 포기하고 침대라는 기능만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칼페온산 수제 침대]는 원목 특유의 질감이 잘 살아있고, 귀퉁이의 장식들이 멋스러웠다. 아무래도 대도시에서 나온 아이템이다보니 모던한 감성이 살아있는 것이 느껴진다.

세 번째는 [발렌시아산 수제 침대]인데, 이쪽도 원목의 질감이 살아있고 베개와 이불 패턴이 들어가 있어 고급스러워 보인다. 단, 패턴 자체가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메디아산 수제 침대]는 거래 수량이 많지 않고, 누가봐도 메디아산 인 것이 티가난다. 이런 특유이 디자인 때문에 자꾸 메디아가 연상되어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침대만 놓여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더욱이 국기가 그려진 것이 메디아식 병영 생활관 침대 같은 느낌도 든다.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반려동물들이 정말 좋아한다는 점.





이 중에서 [칼페온산 수제 침대]를 선택했다. 하이델산은 너무 투박하고, 발렌시아산은 패턴이 너무 과하다. 메디아산은 메디아 특유의 정체성이 때문에 주변과 따로 논다. 그에 비해 칼페온산은 장식은 있지만 과하지 않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참고로 침대는 거래소에서 100~300만 은화 대에서 거래된다. 칼페온산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 발렌시아산이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제작 또한 가능한데, 수요가 많은 쓸만한 각목이 재료로 사용되므로 잘 생각해보고 제작해야 한다.

◇ 침대와 세트인 협탁/서랍장/옷장

침대로 기준을 잡으니 다음에는 어떤 종류의 가구를 구매할지 망설여지지 않았다. 칼페온산 가구들의 디자인이 과하지 않고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았으므로 모두 들여놓기로 했다.

가장 먼저 들여놓은 것은 협탁이었다. 침대 근처에 두면 되기 때문에 위치를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다음은 서랍장과 옷장이었다. 나름대로 부피를 차지하는 데다 어디에 두면 좋을지 몰라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괜찮은 배치는 침대를 끼고 협탁의 반대편에 두는 것이었다.

칼페온 가구들을 들여놓으면서 느낀 것은 전체적인 컬러 조합이었다. 침대, 협탁과 서랍장의 상판, 옷장의 문까지 모두 크림슨 색(진한 빨강)으로 공통된 컬러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나중에 벽을 꾸밀 때 큰 도움을 주었다.





◇ 식탁과 탁자는 주거지에 맞게

칼페온의 탁자나 식탁에는 다른 가구들과는 달리 컬러감의 연속성이 없었다. 금장이 있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이것 빼고는 칼페온산이라고 볼만한 점이 없어 조금 아쉽다. 그래도 나름의 멋은 가지고 있다. 상판에 장식된 크고 작은 직사각형의 디자인은 전체적인 안정감을 불러일으키고 정갈한 느낌도 준다.

탁자와 식탁의 차이는 상판의 크기 차이밖에 없고 높이도 비슷하다. 때문에 탁자를 소파 앞에 배치하려는 모험가가 있다면 탁자와 소파는 높이 차이 때문에 세트로 배치할 수 없다는 점을 참고하길 바란다. 디자인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데다 작은 공간에는 하나만 있는게 나을 것 같아 탁자만 두기로 결정했다.





◇ 앉을 공간이 없다면, 주거지가 아니지

소파는 칼페온산 가구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다. 짙은 레드 벨벳이라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소파에 배치된 작은 쿠션 오브젝트들도 만족스럽다. 더군다나 이 쿠션 오브젝트는 따로 제작 가능해서 침대에 올려두면 통일감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의자도 다른 칼페온 가구들과 마찬가지로 크림슨 색이다. 등받이 부분에 일자로 뻗은 장식이 포인트다.





Editor's Tip

[칼페온산 수제 소파]에 기본적으로 부착되어있는 쿠션은 [붉은 양가죽 방석]과 비슷하다. 침대 위에 올려두어도 어울리므로 이를 잘 활용해 디테일 넘치는 하우징을 할 수 있다. 배치할 때는 무심하게 올린듯 각도를 살짝 비트는 것이 포인트다.






벽과 바닥을 꾸미는 것도 잊지 말자
벽지 없이도 벽을 꾸미는 방법은?

현실에서는 모던한 감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채색의 그림이나 흑백 사진 등이 담겨있는 네모난 액자 등을 침대 머리 부분에 걸어두기도 한다. 하지만 검은사막에서 그런 느낌을 주는 아이템은 찾기가 어렵다. 대신, 액자 느낌을 줄 수 있는 창문을 이용했다. 아침에는 채광도 가능하니 일석이조의 효과다. 여기에 [비단 드레이프리스 커튼]으로 장식해 감성을 불어넣었다.

창문은 드레이프리스 커튼으로 꾸몄지만, 돌이나 회반죽으로 된 벽은 어떤 식으로 꾸며도 감성이 잘 살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대리석 벽]을 구매해서 깔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는 노릇. 설상가상으로 거래소에 있는 [벨리아풍 돌벽] 같은 아이템은 현재는 구할 방법도 없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커튼은 원하는 만큼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를 활용해 벽지 대신 활용해보기로 했다. 거래소에서 판매 중인 커튼에는 세 가지 색깔이 있는데, 그 중에서 칼페온산 가구들과 가장 어울리는 것은 [비단 커튼]이었다. 창문에 설치한 커튼과 잘 어울리고 칼페온 가구들의 상판과도 어울려 성공적인 벽면 장식이 완성됐다. 다만, 커튼으로 벽을 장식하면 벽면이 울퉁불퉁해지기 때문에 고등학교 강당 같은 분위기가 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벽을 모두 한 가지로 통일할 필요는 없다. 포인트 벽지처럼 원하는 곳에 임팩트를 주기만 하면 충분하다. 기자의 경우에는 침대가 붙어있는 벽면과 그 왼편만 커튼으로 장식했다. 참고로 천장이 높은 경우에는 커튼 하나로 벽을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가리기에는 부족하니 이중으로 장식해야 한다. 또, 벽지가 아닌 커튼으로 장식하는 만큼 구석에 공백이 생기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하우징 감성에는 카페트를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거래소에서 구매 가능한 것은 곰 카페트 뿐이다. 그마저도 공급이 부족해 쉽게 얻기 힘든 처지이니 추천하는 방법은 카페트 만들기다. 털실과 명주실 정도만 충분하다면 만들 수 있는데, 칼페온 공방 지구 2-3번지 2층 가구 공방에서 괜찮은 상품들을 만들 수 있으니 참고하자.

카페트들에는 패턴이 들어가 있으므로 어떻게 생겼는지 미리 알아두는게 도움이 된다. 제작으로만 획득 가능하지만, 털실과 명주실 그리고 블랙스톤 가루를 통해 만들 수 있으므로 귀찮기는 해도 제작 난이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





사람 사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하우징에서 게임 본연의 재미를 찾다

원하는 가구를 구매하기까지는 비교적 쉬운 일이다. 그 가구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부터가 진짜 고민이다. 한정된 숫자의 가구들로 방을 가득 꾸미려고 하다 보니 적당한 주거지를 선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벽난로가 들어있는 주거지가 마음에 들어 자리를 잡을까 하다가 공간이 너무 작아 준비된 가구를 모두 넣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그다음에는 넓은 주거지를 구했는데, 도저히 원하는 구도를 찾을 수 없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같은 테마의 한정된 숫자의 가구들 및 소품들로 채우기에는 방이 너무 넓었고, 다른 가구를 들이기에는 어울리지 않아서 고민이 컸다.

그렇게 많은 주거지들을 찾아다닌 후에야 마음에 쏙드는 주거지를 찾을 수 있었다. 하이델 8-4번지. 칼페온산 가구들만 들여놓기에도 적당하며, 천장이 높아서 집이 훨씬 커 보이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몇 번의 이사를 거친 끝에야 온전히 제자리를 찾은 가구들을 보자 감격이 밀려들었다.

물론, 이렇게 사람 사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고 상을 얻거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요리 혹은 연금술 도구도 없어서 기능적인 측면은 기운을 빨리 회복할 수 있다는 것 정도지만, 주거지를 꾸민다는 사실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지속적인 사냥/채집 등에 몰두한 나머지 이러한 재미는 잊고 있었는데, 이 기사를 통해 다른 모험가들도 잠시 머리를 비우고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면서 잊고 지냈던 무언가를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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