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피플 #6] 도트의 아름다움을 아는 인디 개발팀 '5Byte'

인터뷰 | 정필권 기자 | 댓글: 20개 |



작년 행사장에서 만났던 인디 개발사, 5byte. 러닝게임에 철학적 메시지를 담았던 '인생게임' 이후, 신작 2종을 시연하며 부스를 꾸렸었다. 아직 개발 초기라고 할 수 있었지만, 도트 그래픽은 물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많은 방문객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그 사이에 게임은 완성되고 변화를 맞이했다. 당시 모바일로 개발 중이던 '신수서기'는 PC로 플랫폼을 옮겼고, 아름다운 도트 그래픽을 보여줬던 '선리스 시티'는 한층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대구에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 인디 개발팀 5Byte.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출시가 늦어지더라도 완성도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로그라이크와 방치형. 장르가 다른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는 개발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5Byte 남중헌 개발자 (좌측) 그리고 이진규 팀장 (우측)


= 일단 신수서기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아요. 작년에 모바일이었는데 PC로 플랫폼이 바뀌어서 놀랐습니다.

남중헌 : 인디 쪽에서 모바일은 예전에는 좋았지만, PC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팀 또한 PC로 게임을 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게임 퀄리티는 물론이고 이용할 수 있는 스펙도 PC가 더 크죠. 고퀄리티 게임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PC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습니다.


= 그래서인지 그래픽도 그렇고 이펙트도 더 세밀해진 느낌입니다.

남중헌: 원화를 그리고 있어서 답변을 드리자면, 2D 스프라이트를 이용해서 개발했고요. 이렇게 하니까 예쁘게 나오더라고요. 출시 시점에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이펙트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이진규: PC로 옮기면서 게임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 것도 조금 달라졌어요. 원래는 슈팅이나 공격 쪽에 비중을 두고 몰입도를 살리려고 했었는데요. PC로 옮기면서 회피 쾌감을 보여주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모바일에서는 정밀한 조작이 어려워서 플랫폼을 이동한 면도 있었고요.





= 그럼 게임은 얼리엑세스 형태로 출시되는 건가요.

남중헌: 아직 출시 방법은 고민 중이에요. 하지만 되도록 완성된 퀄리티로 게임을 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이진규: 일단 펀딩 형태를 12월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목표 출시일은 내년 상반기로 두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 음 그럼 현재 개발 진척도는 어느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남중헌 : 현재는 탄막이나 몬스터 패턴에 집중하고 있고요. 확답 드리기는 어렵지만, 출시 시점에서는 스테이지 4개에서 5개 정도의 분량이 될 것 같습니다. 시연 버전에서는 보스 몬스터 3종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개발 최종 단계에서는 스테이지도 추가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개발 진척도는 퍼센트로 따지면 40% 정도?



▲ PC로 선회하면서 패드, 키보드+마우스 조작을 지원한다.

= 제가 게임을 못하기도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있는 편이더라고요.

남중헌 : 네. 신수서기 같은 경우에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쪽 취향에 맞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연버전에서 보스 2개를 잡으면 상품을 드리고 있는데 지금까지 어... 두 분이 받아가셨네요. 보스 3종을 모두 잡으신 분은 지금까지 한 분 있었고요.

이진규: 저희가 ‘던그리드’, ‘픽셀로 소프트’와 친해서 서로 교류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서로 도트나 장르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장르나 난이도 면에서 닮아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 선물 받아간 사람이 얼마 없다고...

= 아 그러고 보니, 픽셀로 소프트와 크루 형태로 작업하실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이진규 : 물리적인 거리가 있기는 한데요.(5byte는 현재 대구에 사무실이 있다.) 단톡방도 있고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만나서 의견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서로 술 먹는 걸 좋아하지는 않아서 그런지, 온라인에서 같이 게임을 하는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플레이엑스포 외에도 다른 게임에 출품할 계획은 있으신가요.

이진규 : 부산인디게임커넥트(BIC)는 올해 한 번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매번 접수하기는 했는데 참가는 못하더라고요.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어요.



= 선리스 시티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이 게임은 신수서기와는 정 반대의 분위기에요. 시연자들도 여성분들이 많이들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이진규 : 선리스 시티는 이제 최종기획이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밸런스 수치를 조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성능이나 기능적인 부분은 95% 정도 완성된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남중헌 : 목표는 힐링 감성 게임이 되는 겁니다. 이번에 공을 많이 들였던 부분은 조명 효과 이런 것들인데요. 이게 들어가면서 최적화 부분에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요. 다른 방치형 게임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진규 : 오히려 심시티와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세세한 것들을 느끼고 보여 드릴 수 있게 공을 들이기도 했고요. 조명 효과도 색상 등을 바꿀 수 있어, 이를 게임에서 보고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게임 시스템 면에서는 환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개념이 없이 만드느라 고생을 좀 했습니다. 본질이 그림들을 모으는 게임인데, 환생 개념이 들어가서 다 잃어버리면 게임의 의미가 없어질 것 같아서요.





= 방치형 게임에서 이런 초기화 요소는 반드시 들어가곤 하잖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려 하셨나요.

이진규 : 그래서 환생 대신 섹터(sector) 개념을 추가했습니다. 섹터는 토지, 해양 이런 식으로 도시를 지을 수 있는 배경이 달라지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어떤 섹터에는 물에만 설치되는 건물이 있을 수도 있고, 같은 건물이지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하는데 공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건물도 수치에 따라서 높은 단계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테크트리를 타서 원하는 국가를 열고, 연구를 통해 건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뒀어요. 어떤 나라를 선택할 것인지는 플레이어들이 고를 수 있고요. 그래서 최대한 게임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두려고 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도트 그래픽에서 움직이는 것을 추출하는 기능이 있었으면 싶었는데요. 혹시 개발 과정에서 논의되었던 적이 있나요.

이진규 : gif로 추출하는 기능 자체는 구현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이미지가 만들어지는데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기기 성능 따라 달라지는데, 스펙이 낮으면 한 15분 정도? 그래서 이걸 오픈 스펙에 낼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그런데 기술적인 문제라서 마땅한 답이 보이지는 않는 상태에요.


= 독특한 그래픽이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있을 것 같은데요. 모바일뿐만 아니라 PC도 좋을 것 같고요.

이진규 : 해외는 항상 해보고 싶은 영역이에요. 전작 인생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보니까, 확실히 해외가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선리스 시티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 테마를 늘려나갈 때마다 출시국을 늘릴 수도 있을 테고요.

남중헌 : 스팀에 있는 월페이퍼 엔진과 협업해서 배경화면으로 추출할 수 있게 만들어보는 게 개인적인 목표에요. 저희가 직접 만들어서 스트리머 분들에게 드리는 방법도 좋은 홍보가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 시연을 하는 걸 지켜보니, 선리스 시티는 확실히 여성분들이 많더라고요. 인스타 감성? 이런 표현이 어울리려나 모르겠지만요.

이진규 : 터치 반응에도 많은 신경을 썼어요.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이나, 달이 차고 기울어지는 모습 이런 것들이요. gif는 아니더라도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는 버튼도 만들어뒀고요. 그리고 SNS 감성으로 건물마다 스토리적인 부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뒀습니다.

이렇게 건물 위에 하트가 뜨는데요. 이걸 터치하면, 게임 화면에 카톡 대화들이 나오는 방식이에요. 대화는 건물마다 두 개나 세 개 정도고요. 건물마다 대화도 다르게 만들었어요. 일상적인 대화들요. 이외에도 건물이 많아지면 차도 많이 다니는 등 세밀한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 부스에 앉아있으니, 스트리머 분들이 많이 방문하시는데요. 따로 협업 같은 것도 진행하시나요?

이진규 : 아는 스트리머분들이 많습니다. 게임에는 협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스트리머 분들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게임 화면에 띄울 수 있게 해뒀어요. 방송할 때, 자신의 캐릭터를 띄우고 방송할 수 있게요. 이미지화를 통해서 도움을 주고받는 공생관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번엔 두 게임 모두에 대한 질문들을 드려볼게요. 신수서기도 그렇고. 선리스 시티도 그렇고 2D 도트다 보니, 개발 과정에서 공수가 많이 드는 편일 것 같은데요.

이진규 : 저희 팀명이 5Byte인 이유가 있습니다. 오바이트. 즉, 토나올 때까지 개발하기 때문에 붙인 이름입니다. 저희는 근본적으로 게임을 잘 만든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인생게임도 일년 반 정도가 걸렸고요. 신수서기도 일년 반째 개발 중이기도 하고요.

저희는 개발 중에 뭔가 추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로 개발을 하는 편이거든요. 완전히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만큼 개발하는 기조에요. 그래서 출시도 밀리고 늦는 편이고요. 남들이 봤을 때는 느리고 비효율적인 구조입니다.

하지만 비효율적이면서도 추구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반대로 경쟁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효율적일지는 몰라도, 특색있고 예쁜 것들을 보여 드리는 것. 이미지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그만큼 오래 개발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어요.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할 수 있는 만큼 공을 들인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런 세밀한 도트가 경쟁력.


= 두 게임 모두 개발 기간은 한 1년 정도 된 셈인가요?

이진규 : 정확하게는 1년 반? 한 이 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팀 내에서의 목표는 일 년에 하나씩 게임을 출시하는 건데요. 뭐, 잘되지 않았지만... 한 번에 두 개를 만들면 일 년에 하나씩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선리스 시티'와 '신수서기'를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인생게임 때도 그랬지만, 불안감은 있습니다. 인생게임도 다 만들어놓고 한참 뒤에 출시했었거든요.


= 갑작스러운 질문이기는 한데, 인생게임은 결과적으로는 잘 됐었잖아요? 어떤 면에서 그런 생각을...?

이진규 : 행사들에 출품하려고 했었는데 다 떨어졌었고요. 뭐, 저희끼리는 상복이 없는 팀이라고 이야기하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이래저래 떨어지다 보니 자신감도 같이 하락했었거든요. 그래서 막상 출시했을 때 업데이트 준비를 안 해둬서 고생 좀 했었죠.

아무튼 당시에는 인생게임을 살릴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저희가 직접 만들고 테스팅을 하다 보니까,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더라고요. 저희가 만든 멘트에 저희가 감동을 하는 건 아무래도 어렵거든요. 대사를 수십, 수백 번은 보니까요. 선리스 시티에서도 도트가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만든 저희야 워낙 오래 봐와서 잘 모르겠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유저분들에게 게임을 시연하고 피드백을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익숙해서 판단하지 못하는 것을 정확하게 볼 기회가 되니까요.




= 두 게임을 모두 출시하면, 3개의 게임을 출시한 팀이 됩니다. 앞으로 어떤 개발사로 자리매김하고 싶으신가요.

이진규 : 인생게임이 유튜브 쪽을 겨냥해서 만든 게임이라면, 선리스 시티는 SNS에 도전하는 게임으로 만든 느낌이 있습니다. 신수서기는 스트리밍 용이고요. 그래서 지금 스트리밍과 연계될 수 있는 기능들을 넣을까도 생각 중입니다. 아마 출시가 늦어지는 일이 나중에 발생한다면, 뭔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걸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남종헌 : 인생게임 이후, 다음 게임이 나올 때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니까, 다음 게임이 나올 때까지 다시 또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나아지겠죠. 쌓으면 쌓을수록 나아지는 것 아니겠어요?



▲ "다함께 사진 찍자"며 한자리에 모였던 '5Byte'



5월 9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PlayX4가 진행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PlayX4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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