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대로 게임하고 싶다" 라그M 유저의 하소연

칼럼 | 이두현 기자 | 댓글: 16개 |


▲ 공식카페에서 유저들이 '시위'용으로 쓰는 이미지(원작자: 은수아빠)

최근 그라비티가 서비스하는 '라그나로크M'에 곪았던 문제가 터졌습니다.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받았지만, 고쳐지지 않았던 '애드온' 이슈로 인해 유저들의 불만이 폭발했죠. 더 큰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유저들은 자기 눈에 문제가 뻔히 보이는데, 방치하는 듯한 그라비티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애드온은 '라그나로크M'에 사용되는 불법 프로그램입니다. 게임 내에는 보스몹이 일정 시간마다 나타나는데요. 정상 유저들은 매시간 체크해 보스몹을 사냥합니다. 애드온은 이 수고를 덜어줍니다. 보스가 나타나는 시간마다 그 지역으로 이동하고, '파리의날개'를 사용해가며 보스를 추적하죠. 보스몹 사냥까지 스스로 합니다. 즉, 스펙만 되면 애드온을 악용해 밤새 보스몹 사냥이 가능합니다.

요즘 제기된 이슈도 아닙니다. 당장 공식카페 자유게시판에서 '애드온'으로 검색하면, 2018년 5월 17일 글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국내 서비스 2개월이 지난 시점이죠. 중국에서 사용되는 영상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그라비티는 지난 8일에야 겨우 공지사항을 올립니다. 이슈를 알고 대응 중이란 거죠. 그러나 유저들의 실망감을 없애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과연 그라비티가 대응을 잘할 거란 조소 섞인 반응도 유저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라그나로크M'을 만드는 데 있어서 그라비티는 IP를 제공하고, 실질적인 개발은 중국의 게임사인 심동네트워크와 상하이 드림스퀘어가 맡았기 때문이죠. 편견도 있겠지만, 애드온 대응이 미지근한 걸 보면 '역시 중국 게임사'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기자로서도 현재 '라그나로크M'은 안타깝습니다. 기자는 2000년대 중반 분홍분홍하고 말랑말랑했던 PC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을 추억했고, 그래서 '라그나로크M' 출시 소식을 더 반가워했습니다. 기자뿐만 아니라 많은 유저가 '라그나로크M'을 반겼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그라비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으로 돌아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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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라그나로크M'의 모습은 1년 전과 많이 다릅니다. 한때 구글플레이 매출 Top5를 기록하던 순위도 어느 순간에서 50위 언저리입니다. 라그나로크 IP가 비교적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보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라비티의 실망스러운 운영에 유저들이 떠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유저가 게임사에 바라는 것은 언제나 단순합니다. 재밌는 게임과 공정한 운영이죠. 때때로 심한 과금, 최근에는 비접속 플레이가 이슈로 거론되지만, 어디까지나 게임사가 모든 유저에게 똑같이 적용한 규칙입니다. 그리고 게임사는 유저들의 공평한 플레이를 방해하는 불법 프로그램을 차단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애드온 이슈로 그라비티가 유저들의 비난을 더 받는 이유는 문제를 제대로 고치지도 않은채 새로운 상품만 광고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라비티가 할 일은 '빛과 어둠의 상자'로 '대천사의 날개'와 '어둠의 날개'를 파는 게 아닙니다. 서둘러 애드온을 고쳤다는 소식과 지금까지 불법 프로그램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유저를 제재했다는 공지사항을 올리는 게 올바른 순서입니다.

과거 PC 온라인 '라그나로크' 오픈 베타 때 유저와 소통했던 그라비티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때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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