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게임이용장애는 질병, 소모적 논쟁 그만하고 대응책 마련하자"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62개 |



정신의학계를 중심으로 한 범의학계 단체가 "게임이용장애에 관한 소모적 공방을 중단하고, 국민건강권을 위해 후속 조치를 진행해야 한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21일 범의학계는 가톨릭대학교에서 '건강한 게임/디지털 미디어 사용환경을 위한 긴급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대한보건협회, 한국정신사회재활협회, 중독포럼, 한국역학회, 한국중독정신의학회를 비롯한 범의학계와 20여 개 시민 단체가 함께 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이해국 교수는 심포지엄을 시작하기에 앞서 의료계 대표로 성명서를 읽어 내려갔다. 이 교수는 "게임업계가 염려하는 것을 무시할 의도는 없다"며 "다만, 게임을 마약과 동일시한다거나 게임 이용자 모두를 잠재적 정신질환자화 한다라는 주장은 세계보건기구의 결정과 무관한, 대중과 이용자들의 막연한 불안과 거부감을 유발하기 위한 과도한 반응이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일부 정신의학계의 이익을 위한 과도한 의료화 시도라는 주장에는 WHO와 정신건강전문가의 전문성을 폄훼한다고 비판했다.

이해국 교수는 게임업계와 우리 정부 부처가 더는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기계적 찬반논의를 중단하고, WHO 결정 이후 필요한 논의와 조치가 각 부처 역할에 맡게 차분히 진행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게임업계가 주장하는 10조 원 손실, 게임과몰입 원인이 게임이 아니라는 이분법적 논리 등에 대한 과학적인 검토, △게임이용장애의 정확한 개념과 중독적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신체/발달상의 폐해와 객관적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기 △게임이용자의 건강권 보호라는 본질에 충실해 관련 정부 부처와 전문가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가기를 촉구했다.



▲ 참여단체

이어 이해국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예방 및 치료 지침 개발을 위해 아시아 국가, 유럽, 미주 국가 등과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학교, 지역사회, 보건의료기관 등으로 이어지는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 전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일과 휴식, 디지털과 아날로그, 학습과 놀이가 균형을 이루는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기며 성장할 수 있는 국민보건치환적, 정신건강 친화적, 사회문화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국회, 관련 기관, 학계, 단체들과 연대할 것이다"라고 이해국 교수는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다른 전문가 집단인 한국심리학회가 지지단체에 빠졌다는 물음에 이해국 교수는 "심리학회에 요청은 했고, 곧 피드백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답했다. 국무조정실 주도의 협의체에 관해서는 "문체부, 복지부 간사체제는 생산적이지 않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일부 정신의학과 교수가 오늘 심포지엄 내용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데에는 "개인의 의견일 수 있으나 학회 차원의 의견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그들의 연구를 과거부터 보면, 이해 상충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WHO에 항의서한을 보낸 것에 대해서 한국역학회 김동현 회장은 "WHO에 항의서한을 보내기 전에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해야 했는데, 복지부를 무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부 조정 기능에 문제를 국민에게 보이며, 국가의 격을 떨어트리는 이상한 행동"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 김석일 교수

성명서 발표 이후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가톨릭대학교 예방의학과 김석일 교수는 ICD-11 등재 의미와 KCD 반영 과정을 설명했다. 우선 김 교수는 "통계청이 ICD-11을 우리나라에 맞게 고쳐 사용하는 것은 세분류, 더 자세히 본다는 의미이다"며 "게임이용장애가 맞는지 틀리는지를 논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의미를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WHO는 기본적으로 만장일치 시스템이기 때문에, 애초에 반대가 하나라도 있으면 보류해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WHO 위원으로는 각 나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는다"며 "이번 의결에 어떤 나라 장관도 ICD-11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이는 모든 나라가 ICD-11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김석일 교수는 ICD-11의 국내 적용은 통계청이 아니라 보건복지부가 맡아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는 "의료 시스템을 통계청이 결정하는 것은 의문이다"며 "WHO에도 통계청장이 참가하는 게 아니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여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결국 통계청이 KCD 반영을 위해서는 의학계에 자문을 구한다"며 "ICD를 논의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정에 맞도록 더 세세하게 적용하는 것이지, 그 항목이 옳고 틀리는지를 분류하는 작업은 아니다"라고 게임이용장애가 국내에 문제없이 적용될 것이라 전망했다.



▲ 21일 가톨릭대학교에서 건강한 게임 긴급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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