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를 배틀로얄로 즐길 수 있을까? 테트리스에 이어 슈퍼마리오까지 배틀로얄로 나온 가운데, 문명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 '헥소니아'가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Top10에 올랐다. 인디게임사 토글기어의 첫 작품이기도 한 '헥소니아'는 부족을 선택해 왕국을 건설하고 상대 부족과의 전투를 통해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전략게임이다. 지상전과 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매번 새로운 게임을 제공하는 맵 생성 시스템이 특징이다.
29일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난 토글기어는 이제 창업한 지 4년 차가 되어가는 인디게임사다. 게임 개발 경력이 최소 15년 이상인 다섯 명의 개발자가 공동 대표로 있다. 각자 NHN, 네오위즈, 네오플 등 유명 게임사에서 다양한 개발 경험이 있다. 공동 대표 중 한 명인 윤범 개발자는 "처음 3년은 외주를 받아 회사를 운영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처음 만든 게임이 바로 헥소니아"라고 소개했다.
'헥소니아'는 타이틀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기본 셀이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맵에서 유저들이 전략을 겨룬 다. 유저는 8개의 부족 중 하나를 선택해 12종 이상의 유닛을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은 마치 캐주얼한 문명과도 같았다. 문명과의 차이점은 여러 유저가 하나의 게임에 참여해 겨룬다는 점이다. 배틀로얄 장르처럼 여럿이 참여에 한 명만이 최종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 헌터 맵에서 8명이 참여해 모두 개인전으로 진행되는 것과 비슷하다.
토글기어는 올해 초부터 '헥소니아'를 양대 마켓에 내놓아 서비스 중이다. 비교적 조용히 출시한 이유를 묻자, 윤범 개발자는 "대부분 인디게임사가 그렇듯 마케팅 비용이 없어서 일단 시장에 내놓았다"고 답했다. 마케팅 없이 시장에 나온 '헥소니아'는 뜻밖에 최고의 마케팅으로 유저들 사이에 알려졌다. 윤범 개발자는 "출시하자마자 애플 앱스토어 피처드에 올랐고, 연달아 15개국 피처드에 선정되면서 마케팅 없이 5개월 내 100만 다운로드는 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구글플레이 피처드에도 올라 게임은 인디게임사 입장에서 안정권에 올랐다.
'헥소니아'의 BM은 현재 부족 판매만 있다. 처음 시작하는 유저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3개의 부족을 즐길 수 있고, 다른 부족은 한번 구매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PVP 위주의 게임은 무엇보다 부족 밸런스가 중요하다. BM의 차이에 따라 밸런스 차이가 심할지 묻자 윤범 개발자는 "현재까지 절대적으로 강한 부족과 약한 부족은 없다"며 "멀티 게임이 붙는 시점에서 밸런스를 열심히 잡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의 허들을 낮추는 것이었다"고 윤 개발자는 전했다. 일부 게임에서 사용하는 화살표로 강제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토글기어는 최소한의 UX/UI로 게이머를 이끈다.
대형 게임사에서 일하던 것과 인디게임사로 만드는 것의 차이에 대해 윤범 개발자는 "자신의 게임을 만든다는 점에 공동 대표 모두 만족한다"며 "각자 '이건 내 게임이다'라는 마음으로 참여한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개발자가 내 게임인지, 아니면 업무라 개발하는 것인지가 대형 게임사에서의 경험과 현재의 차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다만, 인디 게임사의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다섯 명이 회사 업무의 모든 걸 해야 하니 역할이 정해지지 않고, 온갖 일을 다 한다는 점"을 꼽았다. 일례로 아이콘을 만들다가 기획서를 쓰고, 유저 문의에 답하다가 지원사업 서류를 작성하는 일 등이다. 이 점에 대해 윤범 개발자는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일에만 집중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다는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현재 토글기어는 차기작 준비 없이 온전히 '헥소니아'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윤범 개발자는 "다섯 명이서 개발하다 보니 동시에 2개 진행은 다소 어렵다"며 "현재 게임 업데이트 계획이 내년 초까지 잡혀있는 만큼, 헥소니아 세계관 확장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Biit@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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