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육아와 개발, '카툰 크래프트'가 구글 인디 페스티벌 TOP3에 오르기까지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5개 |


▲스튜디오 넵의 최신애, 박성필 개발자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힘들다. 시간이 있어도 그냥 어영부영 지나가게 된다.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남는 시간에 생산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은 상상이상으로 힘들다. 스튜디오 넵(Studio NAP)의 '카툰 크래프트'는 그 없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개발된 게임이다. 심지어 일도 아니고 육아를 병행하면서.

부부 개발자인 스튜디오 넵의 박성필, 최신애 개발자는 아기를 돌보면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카툰 크래프트'를 개발했다. 스튜디오의 이름인 넵(NAP)은 아이가 낮잠(Nap)을 잘 때만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박성필 "우리 아이가 유난히 화가 많아요. 장난감을 쌓다가 자기가 무너뜨리고 화를 내요.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니까 일을 하기 쉽지 않죠. 일할 시간이 있어도 이미 지쳐있으니까. 게다가 '카툰 크래프트'를 출시하고 난 후부터는 낮잠조차 안 자요. 다행히 뽀로로가 도와주고 있기는 한데..."

최신애 "집에서 작업하는데, 주변에 집안일이 눈에 보이면 집중도 안 되고, 힘들죠."


다행히 아이패드와 애플펜슬, 그리고 무선 이어폰으로 그나마 편안한 업무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는 스튜디오 넵. 그들이 개발한 '카툰 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2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모바일 RTS 게임이다. 이름부터 워크래프트에서 '워'를 빼고 '카툰'을 넣어 만들어졌다고. 카툰 그래픽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일꾼으로 시작해 자원을 캐고, 농장과 병영을 짓고, 병력을 뽑는 등 기존 RTS 문법에 충실하게 구성되어있다.

출시 후 약 1년 넘게 업데이트를 진행해온 '카툰 크래프트'는 안정적인 모양새로 다듬어지고 있다. 애초에 아이패드 2개 값만 벌자는 목표로 시작된 '카툰 크래프트'는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고, 꾸준히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의 피드백은 대부분 반영되어있는 상태다. 박성필 개발자는 변형된 게임 시스템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튜토리얼 부분을 앞으로 개선할 과제로 꼽았다.




모바일 RTS에서 가장 문제로 지목되는 부분은 조작 부분이다. 자원부터 유닛까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만큼 모바일 화면 안에 담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카툰 크래프트'는 UI는 최소화하고, 컨트롤은 세 가지 단축키를 통해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일부 유닛 선택, 맵 전체 선택, 드래그 선택까지 따로 컨트롤 버튼을 화면에 표시해 PC에서 할 수 있었던 조작감 대부분은 커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박성필 개발자의 설명이다.

박성필 "RTS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장르에요. 그만큼 재미있는 장르라는 뜻이죠. 그런데 모바일에는 별로 없고, 사실 별로 어울리지도 않죠. 하지만 그 재미를 살려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게임을 모바일로만 접해본 분들은 이런 장르가 있었네?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이번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2019에서 '카툰 크래프트'는 TOP10, 그리고 TOP3를 차지했다. TOP10 선정 작품들의 프레젠테이션에서 그 순간만을 기다린 듯이 유창하게 발표를 진행한 박성필 개발자는 애초에 TOP10이 목표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성필 "잘난척하는 것을 좋아해요. 근데 아내가 싫어해서 꾹꾹 눌러놨었거든요. 작년 행사 진행 사진을 보니까, 무대가 멋지더라고요. 그 무대에서 잘난척하고 싶다, 그 마음으로 TOP10을 목표로 했습니다(웃음). 사실 훌륭한 작품이 많아서 예상하지 못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박성필 개발자는 게임 개발을 '일을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무슨 그림이라도 그리자, 어떤 게임이라도 만들자는 마음으로. 퇴근하고 재미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스튜디오 넵은 이제 '카툰 크래프트'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카툰 크래프트' 이전 스타일인 픽셀 아트풍으로 플랫포머 게임을 개발 중이며, '카툰 크래프트'와 유사한 아트 스타일의 작품도 구상 중이라고.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니, 사뭇 감동적인 멘트를 들어볼 수 있었다.

최신애 "카툰 그래픽과 틀에 박히지 않은 몬스터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행사장에서 게임이 '하찮게 귀엽다'는 코멘트를 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마음에 드는 표현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조금 더 하찮지만 소중한, 그런 게임으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박성필 "저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제가 그린 그림으로 개발하면 꼭 망하더라고요. 앞으로는 아내가 어떤 그림을 그리든지 게임으로 만들 예정이에요. 장르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서라도 아내가 하고 싶은 것을 지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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