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니어: 오토마타 + 베요네타 = '애스트럴 체인'

게임소개 | 정필권 기자 | 댓글: 73개 |

지난 2월 14일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최초 공개된 액션 게임, '애스트럴 체인'은 몇 가지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타이틀이다. 우선, 이전까지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음에도 준수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그리고 카츠라 마사카즈의 아트 디자인과 액션 게임의 명장 카미야 히데키의 검수까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발표하면서 '제대로 각을 잡고 만든 타이틀'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2월에 첫 공개를 진행하고 8월 말 정식 출시까지 이어지는 계획은 게임이 상당한 부분 준비되었음을 의미했다. 그것도 타사가 의뢰하는 형태가 아닌, 플래티넘 게임즈가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다. 자사의 IP가 없다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음이 분명한 모습을 보여줬다.




믿을 만한 제작진의 이름값
니어: 오토마타 + 베요네타 + 제트맨

2019년 2월, 닌텐도 다이렉트 생중계에서 최초 공개된 '애스트럴 체인'은 개발진들의 참여작, 무게감이 대단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일단, 개발사인 플래티넘 게임즈부터가 최근 완성도 있는 게임들을 시장에 출시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었으니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타이틀을 깜짝 공개했었기에 더더욱 놀라움을 줬다.

제작 총괄은 플래티넘 게임즈의 타카히사 타우라가 담당했다.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이 인물은 '니어: 오토마타'의 게임 디자이너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니어: 오토마타 출시 이후, GDC 2018에서 요코오 타로와 함께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니어: 오토마타는 요코오 타로 디렉터의 주도로 진행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타카히사 타우라가 디자인한 액션이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과 같은 인기는 어두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재미있는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거쳤고 즉각적인 반응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기에 요코오 타로와 함께 연단에 자리했으며,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 GDC 2018에서의 타카히사 타우라(좌)와 요코오 타로(우)

여기에 액션의 감수는 '카미야 히데키'가 담당한다. 디렉터로는 처음인 타카히사 타우라를 위해, 그간 액션 게임 명작을 제작해 온 전설적인 인물이 도움을 주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카미야 히데키가 어떠한 인물인가. 캡콤에서 바이오하자드2와 데빌 메이 크라이, 뷰티풀 죠. 그리고 플래티넘 게임즈의 '베요네타' 디렉터로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카미야 히데키 또한 액션 게임을 만들면서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그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게임들을 보면, 카미야 히데키 스타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액션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애스트럴 체인의 액션에서 얼마만큼의 조언을 남겼는지는 알 수 없으나, 유명 개발자가 검수를 맡았기에 나오는 신뢰감이 확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캐릭터 디자인으로 참여한 '카츠라 마사카즈'도 눈여겨볼 만한 인물이다. 무른 소년들의 가슴을 동하게 한 순정만화 'is'와 '전영소녀', 다크 히어로 만화 'ZETMAN' 등을 집필한 일본의 만화가가 캐릭터 및 크리쳐 디자인을 만들며 게임의 키비주얼을 완성했다. 1999년 PS1으로 출시되었던 '러브&데스트로이' 이후 20년 만에 게임 아트워크를 담당하게 된 셈이다.

카츠라 마사카즈 특유의 화풍은 3D 모델링으로 재탄생됐다. 애니메이션과 극화체 중간 즈음에 있는 디자인. 그리고 무거운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아트가 또 다른 특징으로 자리할 수 있게 됐다. 화풍을 살리기 위해서 여러 조명을 적용하며 시험하기도 했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으나, 다른 게임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아트워크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다.



▲ 크리쳐 디자인, 슈트 디자인을 잘하는 작가이도 하다.


게임 이름이 애스트럴 '체인'인 이유
체인을 이용하는 복잡도 있는 액션

제작 총괄을 담당한 타우라 타카히사는 애스트럴 체인의 액션을 "'베요네타'와 '니어: 오토마타'의 중간 정도"라고 정의한다. 당장 자신이 참여한 타이틀인 '니어: 오토마타'에서 보여준 액션에, 감수를 맡은 카미야 히데키의 영향이 섞였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따라서 애스트럴 체인의 액션은 과하게 표현되는 움직임이 아닌, 빠르게 움직이는 액션을 추구한다. 일종의 완급 조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보통의 속도로 움직이는 장면과 빠른 움직임을 연달아 선보이는 순간이 눈에 띈다. 액션의 속도를 순간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보다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구성한다.

캐릭터와 레기온의 액션에서 역경직과 슬로우 모션, 빠른 연타 등 액션을 표현하는 방법들이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이후 카메라의 시점을 자연스레 변화시키면서 플레이어가 액션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타우라 타카히사가 지난 GDC 2018, 니어: 오토마타 강연에서 "기분 좋은 액션은 '버튼을 누르는 순간 재미있다고 느껴야 한다"고 표현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니어: 오토마타 처럼 공격과 회피, 점프가 언제든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설계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의 행동이 액션으로 바로바로 이어지고, 다양한 결과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참여한 전작에서 보여준 액션을 가다듬어 애스트럴 체인에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자신이 생각하기에 이상적인 시스템과 액션을 주도적으로 구성한 것이 이번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 즉각적이고 빠른 액션 + 속도감 있는 연출.

액션 전반적으로는 현실감보다는 비현실적이지만 속도감을 추구한다. 카미야 히데키가 플래티넘 게임즈로 적을 옮겨 선보였던 '베요네타'. 그리고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자면, '데빌 메이 크라이'에서 보여줬던 공중 액션 같은 것들이 사례가 될 수 있다.

적을 공중에 띄우고 공격해서 내려오지 않는다거나, 공중에 떠있는 적에게 순간적으로 접근한다거나. 이와 같은 비현실적인 요소가 포함된 액션들을 애스트럴 체인에서도 선보인다. 적들이 공중에 체류하는 시간이 상당히 긴 편인데다, 체인을 이용해서 적에게 접근해 공격하는 액션까지 구현된 상태다. 카미야 히데키가 보여줬던 특징적인 스타일들이 게임 일부분에 녹아든 셈이다.




이외에도 애스트럴 체인만의 독특한 액션으로 '체인'을 활용한다. 경찰인 주인공의 파트너, '레기온'과의 협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액션이기도 하다. 플레이어의 캐릭터와 레기온 사이에는 푸른색 체인이 연결되어 있다. 다른 게임에서는 만나볼 수 없던, 애스트럴 체인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체인 액션이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적의 발을 묶는 데만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체인은 말 그대로 '줄'의 역할을 하므로, 이를 액션 측면에서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면 돌진하는 적을 체인에 걸리게 해, 날려버린다거나, 거대한 적의 패턴을 봉쇄하거나. 또는 레기온을 줄로 엮은 뒤, 회전하며 공격하는 등 게임 내 액션의 중요한 부분으로 강조하고 있다.



▲ '체인'을 활용하는 요소들이 돋보이는 부분.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에서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다. 다섯 종의 레기온이 선보이는 개별적인 액션, 스킬 등까지 조합하면 액션은 더욱 다채로워진다. 각 레기온이 보유한 기능들과 스킬 연출에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체인 액션들이 애스트럴 체인만의 복잡도 있는 액션으로 이어진다.

액션 게임으로서 요소들에 치중한 플레이는 곧, 플레이어가 스스로 콤보를 만들고 파고들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카미야 히데키가 그간 선보인 게임들이 보여줬던 방향성은 애스트럴 체인에서도 유지된 상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 스스로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재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 콤보에서 나오는 액션의 즐거움 + 5종 레기온의 스킬연출까지.


넓은 규모, 많은 할 거리들
분리수거, 길냥이 포획, 도둑잡기. 경찰은 바쁘다

메인 스토리 외에도 애스트럴 체인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소소한 즐길 거리도 마련되어 있다. 플레이어의 직업이 경찰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레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다. 각지에서 의문의 크리쳐들이 나타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일상생활과 메인 스토리 이외 업무에서 전달하고자 한다. 액션 파트와는 구분되는 수사 파트가 이런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게임의 메인 콘텐츠는 액션과 스토리겠지만, 플레이어 캐릭터가 할 수 있는 소소한 일거리들이 쌓여있다. 포돌이(?) 인형탈을 쓰고 환경미화를 한다거나, 소매치기를 검거하는 등 무작위로 등장하는 돌발 상황들이 애스트럴 체인의 도시를 채운다. 심지어 수집요소로 마련해둔 요소는 길고양이 포획, 주인찾기다.



▲ 민중의 지팡이는 삶이 고달프다.

게임의 무대 '아크'는 250~300Km 정도 되는 지역으로 구성되며, 플레이어는 아크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문제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얼마나 많은 분량의 콘텐츠가 존재하는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상당히 넓고 다양한 분위기의 지역을 게임 내에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액션 시스템의 일부를 활용하는 복합적인 요소도 눈에 띈다. 레기온을 소환하여 범인의 흔적을 찾아가는 탐문과 추적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짐승 형태 레기온으로 흔적을 추적하거나, 도주하는 범인을 체인으로 포박하는 등 전투에서 체인을 활용하는 액션들이 소소한 플레이에도 이어진다.




이외에도 시나리오 측면 또는 세계관 측면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E3 2019 현장, 닌텐도 부스의 시연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외관을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 도로 추격전이 구현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바이크에 탑승하여 속도감 있는 추격전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적들을 제압하기 위한 사격까지. 슈팅 요소를 담은 장면도 공개됐다. 어떤 상황에서 선보일지는 알 수 없으나 최대한 다양한 장면과 요소를 넣기 위한 개발진의 고민을 확인할 수는 있을 것이다.



▲ 슈팅과 같은 도로 추격전도 확인된 상태.


플래티넘의 신작, 그 결과는?
오는 8월 30일 한국어화 출시 예정

닌텐도 스위치 독점으로 제공되는 플래티넘 게임즈의 신작, '애스트럴 체인'은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바빌론즈 폴', '베요네타3', '애스트럴 체인'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작품이자, '니어: 오토마타' 이후 2년 6개월 만에 시장에 선보이는 새로운 게임이기도 하다.

특히, '니어: 오토마타'로 능력을 입증한 '타카히사 타우라'의 디렉터 데뷔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새로운 디렉터를 육성하고 결과물을 선보인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2009년 '매드월드'로 개발을 시작한 타카히사 타우라가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때, 어떻게 완성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 이름이 알려진 것은 '니어: 오토마타' 부터지만, 경력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적어도 허투루 제작한 게임이 되지는 않을 것처럼 보인다. 올해 2월 게임을 처음으로 공개한 이후, 게임쇼와 개발 블로그 등을 통해서 세부적인 진행상황과 콘텐츠를 꾸준히 공표하고 있다. 이는 곧,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증명한다. 플래티넘 게임즈가 그간 자사 IP의 부족을 통감해 왔으니, 자사 IP를 구축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수도 있다.

'베요네타2'이후 플래티넘 게임즈가 주도적으로 진행한 첫 번째 타이틀 '애스트럴 체인'은 재미와 완성도까지 모두 챙긴 타이틀이 될 수 있을까? 분명한 방향과 정체성으로 빚어낸 이 액션 게임은 오는 8월 30일 한국어화를 거쳐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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