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디게임 시장 도전? "이것만 기억하세요!"

게임뉴스 | 박태학 기자 | 댓글: 3개 |
예전부터 중국 게임시장은 독특했다. 다른 나라 사람이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할 이유로 서비스 금지 명령을 내리곤 했다. 덕분에 외국 게임사들은 현지 문화는 물론, 정치 이슈까지 고려한 뒤 '잡힐 게 없는' 게임을 만들어야 간신히 출시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게임사의 사정은 더 어렵다. 정치 이슈가 양국의 문화 산업까지 번지면서 안 그래도 받기 어려웠던 외자 판호는 사실상 발급이 막힌 상태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내 인디 게임사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할까. 중국 게임산업의 전문가로 꼽히는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가 BIC 컨퍼런스 강단에 섰다.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


중국도 최근 인디게임시장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인디 게임과 상업 게임을 구분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예요. 실제로 인디를 넘어, 상업 게임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게임도 다수 나오고 있습니다.

자료를 보면, 2016년 당시만 해도 중국 인디게임 시장 규모는 100억 원 미만이었어요. 그런데 17년도에 4배 가까이 성장한 360억 원대를 기록하고, 2018년엔 378억 원대까지 올라갔죠. 2018년에 성장이 둔화된 이유는, 게임 산업 관련 규제가 가장 강력했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즉,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국 인디 게임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 내 인디게임 유저도 2016년 당시 1억 6천만 명 정도에서 매년 2천만 명씩 증가해, 2018년엔 2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전반적인 관심도 역시 증가해 2018년 바이두 뉴스 지수는 전 년 대비 852%나 늘었습니다.

'중국식 가장'이란 인디 게임을 예로 들어볼게요. 아이가 커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시뮬레이션으로 풀어낸 인디 게임인데, 보시다시피 교육성이 강해요. 이게 중국 현지에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켜서 인민일보에도 크게 보도됐고, 유저들에게도 호평받았죠. 중국인들이 인디 게임에 좋은 인식을 갖게 해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인디 게임이 이렇게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일단 중국 사회가 요구하는 부분에 대부분 들어맞기 때문입니다. 과금유도가 적은 편이라 사회적 문제 일으키지도 않고, 정부 규제 정책에서도 열외되기 쉽습니다. 또, 상업 게임은 많은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는데, 인디 게임의 경우 코어 유저층이 일반 게이머 성향과 다릅니다.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좋다면 마케팅을 좀 덜 해도 충분히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죠. 텐센트가 인디 게임 만드는 데 적극적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일 수 밖에 없죠.

무엇보다도, 게이머들이 좋아한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습니다. 맨날 그 게임이 그 게임같은 상업 게임 시장에서 벗어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선한 게임을 만나볼 수 있는 시장이니까요.

결과적으로, 중국 내 인디게임 시장 분위기는 좋은 편입니다. 내수 시장 유저수가 글로벌 유저수 못지 않을만큼 방대하고, 게임 규제 강도가 세지는 가운데, 대안 게임으로 급부상한 점도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겐 매력적이죠. 새로움을 원하는 게이머들의 니즈에도 잘 맞고요.





물론,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디 게임은 대부분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개발하는데,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편하게 게임 만드는 개발자는 극히 드뭅니다. 중국 내 현존하는 인디게임 스튜디오 중 설립된지 2년 이내인 곳이 49%나 차지합니다. 그럼에도 프로젝트 하나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1년에서 2년 사이로 나오죠.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인디게임 스튜디오들의 생존 전망을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인디게임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시장적 측면, 그리고 개발자 측면인데요. 일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에 반해 매출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개발자 측면에서 본다면, 무엇보다도 해적판을 막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인디 게임 개발사는 중국 해적판을 막을 법적 능력 및 기술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한데 말이죠.





중국 인디게임의 BM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됩니다. 인게임 광고, 유료 다운로드, IP 라이선스, 그리고 인앱 결제입니다. 여기서 IP 라이선스는 인디 게임사에게 거의 불가능한 모델에 가깝습니다. 또, 1차 결제 모델의 경우 유료앱 비율이 53%, 무료 인앱이 36%로, 아직은 유료앱 쪽이 더 대중적인 BM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마케팅 방법은 게임 자체의 완성도로 유저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노리던가, 라이브 방송 효과를 보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시청하는 유저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2017년에 2.1억 명 정도에서 2018년, 3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또, 판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선 판호가 무조건 필요합니다. 근데 이걸 안 내주죠. 심지어 돈도 많이 듭니다.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 문제로 다 힘들어하는데, 실질적으로 더 힘든 건 소규모 개발사들입니다.

완전한 해결법은 아니지만, 판호를 받지 않더라도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iOS에 선출시하는 게 대표적인 방법으로, 원래 여기도 규정상 판호를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판호 없이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플에서 꾸준히 투데이에 선정되는 국산 게임은 중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 결론을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중국 게이머들 '할 게임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자국 게임 10~20개 정도 해보면 대부분 거기서 거기라는 거, 그들도 잘 압니다. 특히 상업 게임의 경우 이게 대체 뭐가 다른건지, 뭐가 오리지널인지도 모를만큼 똑같은 게임이 너무 많죠. 어쨌든, 중국 앱 마켓에서 다운받는 입장에서 보면, 새롭게 받을만 한 게임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한 마디로, 숨겨진 보물같은 게임을 찾아 즐기려는 중국 게이머들의 수요도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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