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DEC] 0부터 시작하는 '프로젝트 매니저' 생활

게임뉴스 | 박광석 기자 |


▲ 유비소프트 호시카와 히로코 PM

"프로젝트 매니저(이하 PM)란, 결국 무슨 일을 하는 걸까?"

게임 업계 입사에 뜻이 있는 젊은 취준생이라면, 한 번쯤 PM이라는 직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PM은 어떤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프로젝트의 계획과 실행에서 종합적인 책임을 가지는 직책, 또는 직무를 뜻한다. 비단 게임 업계뿐만이 아니라, 공동작업이 진행되는 여러 현장에서 PM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PM의 업무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각 팀의 구성원과 환경, 그리고 진행하게 되는 프로젝트의 내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 PM 업무이기 때문이다. PM으로서 자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업계에 갓 입문한 신입이라면 자신이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파악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한다.

금일(5일), 세덱 강연자로 나선 유비소프트 오사카의 호시카와 히로코 PM은 아무런 관련 지식과 경험이 없는 신입 PM이 PM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실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PM으로서 활동하는 것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며, 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시카와 PM의 발표는 그가 아루런 관련 지식 없이 게임 업계에 발을 들였으며, PM이 어떤 직무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다짜고짜 PM 업무를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게임을 좋아할 뿐 아무런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그는 유비소프트 오사카에 입사한 후 PM의 정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관련 서적을 구입했고, 0부터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직무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호시카와 PM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PM 업무를 맡게 된 것은 만화 원작 턴제 RPG '사우스파크 프랙처드 벗홀(이하 사우스파크)'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유비소프트 샌프란시스코와 공동작업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복수 거점을 통해 개발되기 때문에 스튜디오간 16시간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이 특징이었고, 업무시간을 8시간으로 잡았을 때, 두 스튜디오가 같은 업무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2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결국 각자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PM의 프로젝트 조정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PM으로서 처음 요구받은 역할은 업무관리와 스케쥴링, 그리고 번역과 통역 업무가 전부였지만, 업무 진척과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서 더 다양한 임무를 찾아서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PM에게 표면적으로 맡겨진 일만 처리하는 것을 넘어, 개발자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 중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개발자들의 부담을 줄여 개발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 일반적으로, 개발자가 순전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호시카와 PM은 먼저 자신이 속한 팀 개발자들의 하루 일정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매일 반복되는 일정은 출근 후 메일 체크와 아침 회의, 그리고 해외 거점과의 화상 회의까지 세 가지가 전부지만, 그 안에 '갑자기 부탁받는 업무 처리', '회의록 작성', '업무관리툴 입력', '트러블 대응'까지 여러가지 일정이 추가되다보니 정작 작업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그는 팀 내 상급자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질문했고, 개발자가 가지고 있는 업무 중 전문적인 스킬을 요구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회의 후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업무관리툴에 업무 내용을 입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호시카와 PM은 전문적인 스킬을 요구하지 않는 부분이라도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초반에만 엔지니어에게 도움을 받으며 어느 정도 구조를 익히면, 이후에는 개발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 회의 참석 후 회의록을 작성했다면, 업무관리 툴 입력도 간단하다

호시카와 PM이 이후 손을 댄 것은 '트러블 대응'으로, 사우스파크 프로젝트에서는 해외 스튜디오와의 연계가 빠르게 취해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개발팀 멤버가 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잠가놓은 경우, 그리고 자신이 정보를 잠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 해당 작업을 처리하기까지 최소 하루 이상의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블록커'라고 부르는데, 호시카와 PM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팀에 속한 PM끼리 별도의 연락망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개발자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것보다 빠르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별도의 연락망을 통해 블록커 발생 시 빠르게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 있게 되었고, 불필요한 시간 손실이 매우 줄어들었다.

이와에도 개발팀 상부의 디렉터에게서 개발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돌발 지시들로 인해 미리 정해진 업무의 순서가 틀어져 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게 되는데, 호시카와 PM은 상부 지시를 직접 취합하여 정확한 납품일과 내용을 확인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블록커'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 PM의 노력으로 개발자가 순수히 작업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호시카와 PM은 개발자의 일을 분담하여 팀원의 어깨를 가볍게 하더라도 PM으로서의 본래의 일상업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항상 자신의 업무를 매니지먼트하여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M이 항상 바빠 보이면 팀 내의 개발자들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전달해야 할 업무를 전하지 않아 기껏 계획해둔 일정에 새로운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3개의 말풍선을 만들어 '오늘 꼭 처리해야 하는 일'과 '주중에 진행해도 되는 일', 그리고 '다음 주로 미뤄도 괜찮은 일'로 우선도를 나눠 업무를 분류했고, 이를 통해 PM이 업무 중에 갖게 되는 심리적 부담감을 덜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호시카와 PM은 프로젝트의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살리는 것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고, 항상 기분 좋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항상 고민하는 것이 PM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소개한 것 이외에도 프로젝트의 구성원을 지원하는 방법은 저마다 천차만별이므로, 앞으로도 다양한 창구를 통해 자신이 속한 팀의 상황을 공유하고, 더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고 싶다고 말하며 자신의 발표를 마무리했다.





현지시각 9월 4일부터 일본 요코하마에서 세덱(CEDEC 2019) 행사가 진행됩니다. 세덱 현장에서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세덱 2019 뉴스센터: https://bit.ly/2lF0i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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