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언제 출시돼요?"

기획기사 | 박태학 기자 | 댓글: 19개 |




올해 BIC 출품작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 6개를 소개하려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개발자와 이야기할 때 이 질문 계속 했어요.
"그래서 이거 출시일이 언제인가요!?"






2D 다크소울? 이렇게 만들면 됩니다.
크로노 소드


  • 개발사 : 21세기 덕스
  • 출시일 : 2021년 여름 예정
  • 플랫폼 : PC, PS4, Switch
  • 이런 사람에게 추천! "개발자도 게임 오버? 그 게임 가져와 봐!"

    원래 쩍쩍 붙는 손맛을 좋아하는데, 딱 맛집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첫 인상은 디아블로 같았어요. 쿼터뷰 시점이라서.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게임플레이 흐름은 소울 시리즈에 더 가까웠습니다. 한 방, 한 방 신중하게 때려야 해요. 적 공격이요? 3대 이상 맞으면 생존 장담 못해요.

    특히 눈에 띄었던 건 건 배경이었는데요. 중세풍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섰는데,골목을 구석구석 탐색하며 돌아다니는 느낌이 잘 구현되었습니다. 절제된 듯 하면서도 꼼꼼한 도트 그래픽이 게임의 무거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어요. 그러다 중간에 몬스터라도 만나면 일단 심호흡 하고 심리전 들어가야 합니다. 잡몹같이 생긴 애들도 꽤 셉니다. 한 마디로 어려워요. 참고로 위 영상은 21세기 덕스 대표가 직접 시연했는데요. 촬영 도중 두 번 죽었습니다.

    느낌 비슷한 게임이 하나 기억났어요. 예전에 E3 현장에서 해봤던 'EITR'인데요. 분위기가 크로노 소드와 비슷합니다. 다만, 그 작품은 장비 파밍 위주의 디아블로 풍 게임인데 반해, 크로노 소드는 장비 수준보다는 플레이어의 피지컬을 더 많이 요구합니다.

    게임이 제 취향과 너무 잘 맞아 언제 출시되냐고 물어봤다가 바로 절망했습니다. 이제 6~7% 개발한 거라고, 이제 막 첫 삽을 뜬 게임이라고 합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2021년 여름 경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묵직한 분위기 좋아하고, 도트 그래픽 좋아하는 유저라면, 이 게임의 이름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조금씩 완성에 가까워지는 '한대훈 스타일'
    메탈릭 차일드


  • 개발사 : 스튜디오 HG
  • 출시일 : 2020년 3월 예정
  • 플랫폼 : PC, Switch
  • 이런 사람에게 추천! "펑펑 터지고, 시원시원해야 게임 아닌가요?"

    유니티 마스터즈 멤버이자 1인 게임 개발자로 유명한 한대훈 대표의 작품입니다. '스매싱 더 배틀', '오버턴'을 선보이면서 대중에게 알려졌죠. '메탈릭 차일드'는 한대훈 대표의 인디 데뷔작인 스매싱 더 배틀과 비슷한 쿼터뷰 시점의 액션 게임인데요. 현장에서 두 판 정도 해보고 든 생각은 '한대훈 스타일의 액션이 조금씩 완성되어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별 고민없이 해도 시원시원한 액션을 맛볼 수 있지만, 진짜로 별 고민없이 하면 바로 죽는 독특한 게임. 적이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기에 재빠른 판단력과 더욱 재빠른 손놀림이 요구됩니다. 한대훈 대표는 시연하면서 "박 기자님도 저처럼 잘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ㅎㅎ"라고 절 놀렸지만... 아니, 진짜로 게임이 어렵다니까요!

    몇 번 죽어가며 알게 된 점도 꽤 많았습니다. 이전 버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갔어요. 일단 '오버히트' 시스템. 적을 몇 대 이상 때리면 머리 위에 '오버히트'라고 뜨는데, 이때 적을 붙잡으면 화려한 연출과 함께 엄청난 대미지가 들어갑니다. 오, 대표님 이거 마음에 드는데요? 만든 계기가 뭐예요?

    "만들면서 계속 해봤는데, 10시간 쯤 넘어가니까 슬슬 지루해지더라고요. 뭐랄까, 확 잡아 끄는 자극이 없었어요. 그래서 넣었죠. 그냥 연출만 넣으면 전투에 깊이가 없으니, 아예 시스템 단계부터 다시 기획했고... 최근에 한 게임 중에 인상깊었던 게 '세키로'였는데요. 그 게임에 체간이 엄청 마음에 들더라고요. 거기서 영감을 받았어요."

    두 번째 시스템은 '록맨'에서 봤던 그것이었습니다. 왜, 록맨이 보스 깨면 그 보스의 핵심 스킬을 가져와 쓸 수 있잖아요. 그 시스템을 메탈릭 차일드에도 볼 수 있었는데 그냥 이펙트 좀 화려하고 대미지 센 스킬이 아닌, 플레이 시점 자체가 바뀌는 등 참신한 구성이 돋보였죠. 이거 아무데나 막 쓰면 안 됩니다. 안 그래도 진행 속도 빠른데다 자비 없는 적들만 나오는 게임이라, 이거 하나로 그나마 살 구멍 열리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와요. 아껴뒀다 꼭 필요할 때 쓰세요.

    메탈릭 차일드는 원래 10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앞서 언급한 두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담금질 기간이 좀 늘어났습니다. 내년 3월 정도에 출시 목표라고 하는데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작년 지스타 버전과 비교해 훨씬 좋아졌다는 걸 직접 확인했으니까. 이런 긍정적인 변화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요.

    아, 스위치로도 나오는데요. 출시일은 PC 버전과 거의 비슷한 시기라고 합니다. "요즘 스위치로 포팅되는 게임들 대부분 30프레임 정도이거나 그 이하인데, 메탈릭 차일드는 50~60프레임 정도 나옵니다!" 한대훈 대표가 이 말 꼭 써달라고 했습니다. 전 약속 지켰어요.


    웰메이드 인디 게임의 교과서
    바벨


  • 개발사 : 픽셀로 소프트
  • 출시일 : 미정
  • 플랫폼 : PC
  • 이런 사람에게 추천! 가성비를 중시하는 게이머

    솔직히 '바벨'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게임은 아닙니다. 횡스크롤 시점, 도트 그래픽은 이미 많은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도전 중이고, 슈팅이 섞인 로그라이크 장르도 '엔터 더 건전' 덕분에 많이 알려졌지요.

    그럼에도 바벨을 이 리스트에 넣은 이유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무척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3년이란 개발 시간을 녹여낸 게임답게 마감새가 참 꼼꼼하다고 할까요. 개성 뚜렷한 캐릭터와 보스는 물론, 이동시 가속도 개념까지 빈틈없이 구현했습니다.

    핵심 무기인 총은 150여 종, 여기에 장착하는 파츠 및 패시브 아이템까지 포함하면 300종을 훌쩍 넘기는 방대한 분량이 돋보입니다. 스테이지는 총 11층까지, 보스는 12종이 구현되어 있고요. 반복 플레이가 필수적인 로그라이트로서의 기본기가 충실히 갖춰진 셈입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캐릭터가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예쁘고 귀여운 '녹스', 예쁘고 상큼한 '앨리스', 인남캐 '아누슈'는 각각 중거리, 단거리, 근거리 공격에 특화되어 있었습니다.

    출시일은 미정입니다. 개발 자체는 올해 11월 쯤 마무리되는데, 퍼블리셔인 니칼리스의 출시 승인이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혼자 만든 게임이라고요?
    에쉔 포레스트


  • 개발사 : 젠틀레이븐 게임즈
  • 출시일 : 2019년 12월
  • 플랫폼 : PC
  • 이런 사람에게 추천! 보스전... 사랑한다.

    개발자는 이제 21살이 된 청년으로, 고등학교 2~3학년 때 개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중간에 한 번 갈아엎은 기간을 제외하면 순수 개발 기간은 1년 반 정도라고. 혼자 만든 작품인 걸 생각하면, 꽤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는데요. 일단 캐릭터 모션이 무척 섬세하고, 보스들의 전투 방식도 개성이 뚜렷했습니다.

    현재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2종인데, 출시 시점에는 한 가지 캐릭터가 더 추가된다고 합니다. 전 시연할 때 적을 흡수하는 까마귀같은 캐릭터를 했는데, 개발자는 방패 쓰는 캐릭터를 썼거든요. 솔직히 그게 더 세보였는데, 난이도나 성능에 큰 차이 없다고 합니다. 네, 사실 저도 알아요... 제가 이런 게임 잘 못 하는 거.

    개발 완료 시점에 보스는 총 15종 정도라고 합니다. 아이템 및 스테이지 생성도 랜덤인데다 보스 나오는 순서도 무작위라서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담으로 전 '에쉔 포레스트'를 보며, 선택과 집중을 잘 한 게임이란 인상을 받았는데요. 배경 및 캐릭터가 단색으로 표현되었는데, 그 개발 비용을 오롯이 캐릭터 모션과 보스전에 투자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개발자 역시 '캐릭터 모션에 관심이 많다'고 언급했는데, 자신이 잘 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듯 합니다. 배경이 단색이긴 하나 'ashen(재)'이라는 제목과 어우러지며 나름 삭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고요. 깔끔한 액션 게임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이 젊은 개발자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본격 두개골 교체 액션!
    스컬


  • 개발사 : 사우스포 게임즈
  • 출시일 : 2019년 10월 31일
  • 플랫폼 : PC, PS4, Switch
  • 이런 사람에게 추천! 도트 덕후

    '귀여운 해골이 두개골 갈아 끼우면서 싸우는 게임'. 아이디어가 참 독특합니다. 무슨 뒤틀린 황천의 게임이 나올까 했는데, 생각보다 그 결과물이 정갈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스컬을 플레이하면서 연상된 게임은 2개였어요. 플레이어블 캐릭터보다 NPC 혹은 보스가 더 멋지다는 점에서 '삽질기사', 횡스크롤 시점에 일반 몬스터를 쓸어담는 모습에서 '메이플 스토리'가 보였습니다. 물론, 두개골 갈아 끼우는 시스템에서 나오는 콤보 액션이 게임 진행에 필수라는 점에서 완전히 동일하다 볼 수는 없죠. 두개골은 31종이나 준비됐고, 각 두개골 별로 스킬도 다르다보니 플레이타임도 꽤 길게 보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 그리고 스컬은 두개골 스위칭 시스템만 인상깊었던 게임이 아닙니다. 제가 처음 현장에서 이 작품을 보고 가장 놀랐던 게, 아티스트가 퇴근은 하는지 의문이 들 만큼 꼼꼼하게 찍힌 도트 그래픽 때문이었거든요. 게다가 이 게임, 원래 탑뷰 시점이었다가 중간에 한 번 완전히 갈아 엎은 게임입니다. 시점을 바꿨기에 대부분의 도트를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하는데... 개발 시간에 비하면 놀랄 만큼 정교합니다.

    얼마전 인벤과 진행한 인터뷰를 보시면 스컬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별 탈 없이 끝까지 마무리되어 크라우드 펀딩 게임의 새로운 모범 사례를 남겨주길 바랍니다.


    분위기 하나만으로 발걸음이 멈췄다
    씨 솔트


  • 개발사 : YCJY 게임즈
  • 출시일 : 2019년 10월
  • 플랫폼 : PC, Switch, Xbox one
  • 이런 사람에게 추천! 조폭 네크 유저

    스웨덴 인디게임사 YCJY 게임즈에서 만든 '씨 솔트'는 드림핵, 인디아레나 등 외국 인디 게임 행사에서 이미 수많은 찬사를 받은 게임입니다. 직접 해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심연 속 무저갱에서 갓 건져낸 듯, 딥 다크한 분위기 풀풀 나는 그래픽, 여기에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게임 디자인까지 어우러졌으니.

    개발사는 '씨 솔트'를 액션 전략 하이브리드 게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인간 세상을 황폐하게 만드는 '신'이며, 각종 괴물 카드를 수집해 이를 유닛으로 활용, 도시에 진정한 공포를 보여주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악마 군대를 조작하기에 다른 게임에선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전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깊었던 건, 인간들이 설치한 방벽을 부수는 장면이었는데요. 악마의 하수인을 모두 쏟아부어, 일부가 좀 희생되더라도 그 이상의 물량으로 방벽을 허물어버렸습니다. 씨 솔트가 어떤 게임인지, 어떤 분위기를 지향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까요.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의 전략 액션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미 잘 알려진 장르라 하더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는 점에서 '씨 솔트'는 인디 게임의 모범 사례로 불릴 자격을 갖췄습니다. 아, 그리고 이 게임, 개발자가 '한국어화도 됩니다!'라고 말하면서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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