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의원 "디톡스 보고서 형편없어, 21세기에 쓰인 게 믿기지 않아"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34개 |



"대단할 거 없는 게임중독 논문 편당 1억 원 혈세가 들어갔다. 황제논문이란 이미지를 버릴 수 없다"

2일 국회에서 이동섭 의원과 게임스파르타가 공동 주최한 '세금도 털리고 어이도 털리는 게임 디톡스 사업' 정책 토론회서 김정태 교수가 '황제논문'이라 지칭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책 토론회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5년간 지원한 인터넷게임 디톡스 사업 결과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오늘 토론에는 예산 33억 5천만 원4건의 결과물이 검토 대상에 올랐다. 김정태 교수는 "300억 원 이상이 인터넷게임 디톡스 사업에 투입됐다"고 추정하며 "남은 90% 예산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교수는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 연구가 결과적으로 게임중독 근거로 쓰인다는 점을 먼저 짚었다. '영유아에서의 스마트기기 및 영상물 노출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영유아 스마트폰 과다 노출 위험요인 분석'과 같이 복지부 논문 대부분은 게임이 아닌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연구였다. 김정태 교수는 "게임중독에 관한 직접 근거는 부족하고, 대부분 인터넷스마트폰 관련 연구를 게임중독에 끼워 맞춘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수준 떨어지는 논문에 억대의 연구비가 투입됐다는 문제로 제기됐다. 또한 자체 평가를 통해 논문이 제대로 쓰였는지도 의문이라고 김정태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21.5억 원이 들어간 코호트 연구에는 게임중독 논문 1편당 연구비 2억 3,800만 원가량이 들어갔고, 다른 연구 역시 편당 1억 원이 들어갔다"며 "보통 논문에 편당 200만 원 연구비가 들어간 것과 비교하면 '황제논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위 맥락에서 김정태 교수는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비판했다. 복지부는 관련 연구에 수십억 원 예산을 투입하는데, 문체부는 빈손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정태 교수는 "누구를 위한 논문인지, 무엇을 위한 연구인지, 제대로 된 연구인지, 예산집행은 적절한지 모두 살펴봐야 한다"며 "인터넷게임 디톡스 관련 보고서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실장은 "개발자 시각으로만 봐도 보고서는 인터넷 중독과 게임중독 뜻을 혼용해 사용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또한, 중독포럼이 2011년 낸 보도자료를 조선일보가 사용했는데, 2013년 중독포럼은 조선일보를 근거로 게임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이 5조 4,570억 원이라 주장했다"며 "애초에 게임중독이 아닌 인터넷중독에 관한 내용이고 자기네 쓴 자료를 재인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 중에는 행정안전부 2013년 인터넷중독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하는 것도 있다.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게임중독 유병률은 11.7%이다. 하지만 이 결과는 1996년 IAT(인터넷 중독 테스트)를 기반으로 하며, 진단 기준이 아닌 선별 기준에 불과하다. 사회적 손실 비용 역시 PC방 산업과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 규모 중 유병률을 단순 곱해 계산한 정도다. 전석환 실장을 보고서에서 인용하는 근거 다수가 부실하다고 짚었다.

전석환 실장은 "문제가 많은 사업보고서를 기반으로 보건복지부는 게임중독 웨어러블 기기나 예방백신을 개발하려 한다"며 "게임 중독세 도입 논란이 재점화되고, 게임개발자의 동기부여 저하로 인한 산업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디톡스 사업이 아닌, 게임의 올바른 이용과 순기능을 알리는 보톡스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위정현 공대위 대표는 "디톡스사업 결과를 보면, 인터넷중독과 게임중독의 개념 혼용, IGUESS 척도의 신뢰도 문제, 수없이 반복되는 자기모순과 자가당착 문제를 볼 수 있다"며 "함께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주 김대진 교수 연구도 조속히 결과를 발표해 연구윤리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 정책 토론회를 마련한 이동섭 의원은 "형편없는 수준의 논문과 보고서가 21세기에 쓰여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연구를 통해 결론을 도출해야지, 결과를 내놓고 과정을 짜 맞추는 걸 보고서 기가 막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와 함께 대책회의를 해 게임이 진정 4차산업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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