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눈마새' 게임에 대해 궁금했던 점 10가지

인터뷰 | 강민우 기자 | 댓글: 74개 |
이영도 작가의 대표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가 게임으로 개발된다. 개발사는 크래프톤, 지휘봉은 김경태 PD가 잡았다. 지난 11일 공개된 첫 영상 반응은 어쩌면 예상대로였다. 독자들 머릿속에 각자 구축한 이미지가 있을텐데 그걸 하나로 콕 집어 세상에 꺼내 놓았을때는 이만한 반응이 나올만 하다. 하지만 군령자 갈로텍의 말처럼 고난이 없다면 노력도 값을 잃는다고 했다. 과연 게임 '눈마새'는 어떤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게임인지,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싶어 하는지 김경태 PD에게 직접 물었다.





1. 어떤 플랫폼으로 개발되나?
모바일게임으로 먼저 개발, PC, 콘솔 개발도 염두

김경태 PD: PC, 콘솔(스위치) 등 멀티플랫폼을 염두해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는 모바일게임(MMORPG)에 집중해 개발하고 있다. 개발팀은 약 55명 정도로 큰 규모는 아니고 앞으로도 이정도 규모를 유지할 생각이다.


2.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선택한 이유는?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은 것이 신작의 핵심 컨셉




김경태 PD: IP를 선택하기 전에 먼저 핵심 아이디어가 있는 상태에서 게임을 먼저 만들기 시작했다. 캐릭터의 특성을 물려 받는 '유전(Heredity)'을 토대로 캐릭터를 이어서 성장시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아이에게 유전자를 물려주고 아이는 부모의 특성을 이어받아서 캐릭터를 계속 성장시키는 컨셉, 여기에 생활형 콘텐츠를 넣어서 게임을 만들어보자라는 식으로 게임을 다듬어 나갔다. 이후 IP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데 보통은 해외 IP를 많이 가져다 쓰긴 하는데 국내에도 좋은 IP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영도 작가님의 '눈물을 마시는 새'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부터가 고민의 시작이었는데 개인적으로도 이영도 작가님 팬이고 '눈물을 마시는 새'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우리 게임과 과연 맞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눈마새'는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이고 각 캐릭터들간 심리묘사도 정말 훌륭하지만 게임으로 만들기에는 설정이나 세부묘사의 공백이 꽤 컸다.

주인공이 한 1,000년을 살고 애도 많이 낳고(웃음), 그런 유전적인 특성은 또 우리게임에 맞았기 때문에 이 좋은 세계관에 우리 게임의 가치를 사이드에서 엮으면 그림이 나올 것 같았다. 어쩌면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일수도 있고, 인간적인 고민이 될 수 있고 또, 워낙 철학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것에 포커스가 되서 원작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작년 지스타에서 아트 스타일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젝트BB'라는 타이틀로 공개했다. 애를 낳고 자식이 그 유전자를 물려받는 컨셉을 대중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공개했던 것인데 캐릭터가 망둥어같다는 피드백만 잔뜩 받고(웃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현재는 아트 스타일을 많이 수정했기 때문에 정보를 공개할 수록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3. 결혼 시스템은?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나이 들고, 결국 죽는다




김경태 PD: 게임적 허용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플레이어들 끼리 결혼을 하면 각자 아이를 갖거나 한 명을 갖을 수 있다. 그래서 태어난 아이는 플레이어의 외모를 랜덤하게 닮는다. 성별이나 외모 등은 유저가 선택할 수 없고 예를 들어 머리색은 아빠껄 닮고 눈모양은 어머니를 닮는 유전적 특성을 거쳐 아이가 태어난다. 아이의 외모는 결정할 수 없지만 배우자의 외형을 보고 어느정도 유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키울 수 있는데 플레이어는 병이 걸리거나 나이가 들어 죽을 수도 있다. 그러면 아이로 다시 플레이하는 것이다.

(캐릭터가 나이가 들면 외형적으로도 변하나? 노인이 되는 것처럼)

아직 고민 단계이긴 한데 살이 찌거나 빠지고 등 외형적으로 어떤게 변화시킬지 연구하고 있다. 물론 완벽하게 외형변화가 적용되긴 힘들겠지만 나이는 분명히 먹을 것이다 .

가문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가문 안에서 최대 3개의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어할 수 있다. 실제 시간 기준 하루가 약 1년 정도 되고, 첫 플레이어 캐릭터는 16살로 시작해서 19살 정도 되면 아이를 갖을 수 있다. 두번째 아이가 16살 이상 되면 플레이할 수 있고, 그래서 한 가문에 3개의 캐릭터가 생기는데 동시에 플레이할 수 없고 한명을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다.


4. 결혼을 안할 수 도 있나?
결혼이 아이 낳는 것의 전제는 아니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장면

김경태 PD: 무조건 애를 낳아야지만 플레이가 이어지는 구조로 시스템을 만들진 않았다. 애를 낳지 않고 혼자 계속 살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죽지 않은 건 아니기 때문에 입양을 해서 아이를 얻어야지만 대를 이어서 플레이 할 수 있다.

(혹시 남자 끼리 결혼할 수도 있나?)

실제로 그 문제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논의를 많이 했다. 분명한 건 결혼이 아이 낳는 것의 전제는 아니다. 결혼을 해야만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그렇게 정해진 틀 안에 가두는 것도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고, 지금 현실세계에서도 많이 논의되고 있는 민감한 주제지 않나. 그래서 그냥 아이를 낳는 시스템이 있는거고 男男이냐 女女냐? 이건 예민한 주제인데 필요하다고 하면 아이를 지원해야하지 않냐 라고 논의 중인데 현재로서는 지원되고 있진 않은데 고민은 계속 하고 있다.


5. 소설 속에서도 디테일 묘사가 안되어 있는 종족이 많다
인간, 도깨비, 레콘, 나가, 두억시니 등 고민해야할 요소가 산더미




김경태 PD: 역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다. '나가'만 하더라도 입이 찢어져서 사슴을 한 마리씩 먹는데(웃음) 묘사는 또 굉장히 예쁘다고 나온다. 심지어 머리카락이 있는지 없는지도 안나오는데 일부 팬아트 보면 뱀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그래도 디자인적으로는 이질감 없이 나와야 하니깐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고 현재 한창 작업 중인 상황이다.



6. 어떤식으로 '눈마새'를 플레이하게 되나?
소설속 주인공이 아닌 그 세계에 살고 있는 하나의 인간으로 플레이

김경태 PD: '눈마새'에 여러 종족이 있지만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플레이하게 된다. 아직 기획 중이지만 예를 들어 소설 속에 나오는 '유료도로당'의 직원으로 일한다던지, 주인공이 아닌 그 세계에 살고 있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플레이하게 되고 소설 속 역사적 사건을 지켜본다는 설정이다. 예를 들어 티나한이 연을 타고 하늘치로 돌아가게 되는데 플레이어는 그 연을 만든 유저, 그래서 그 사건에 기여하게 되는 설정을 가져가려고 한다.

그런식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이유가 사실 원작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세계관이 망가지는 거다. 소설 속 레콘의 전투력은 일당천인데 사람 하나 나와서 레콘하고 칼싸움 하고 있고 그러면 설정이 완전히 망가지지 않나. 그래서 그냥 플레이어가 하나의 인간으로 돌아가 자유무역 당원이나 유료도로당 당원으로서 플레이하다가 자연스럽게 티나한이나 케이건처럼 소설 속 주인공들을 마주치는 설정으로 만들어가려고 한다. 삼국지로 치자면 유비, 관우, 장비의 이야기가 아니라 삼국지 세계관에서 살아가는 장사꾼의 이야기. 이러 느낌이 더 가까운 것 같다.


7. 눈마새의 명대사나 명장면을 플레이어가 직접 목격할 수 있을까?
원작에 등장했던 중요한 사건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김경태 PD: 사실 그런걸 좀 쓰고 싶었다. 원작을 가져와서 쓰고 싶은 건 그런 명대사나, 명장면들... 팬으로서 IP를 비주얼라이제이션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는거니깐. 우리가 만든 '눈마새'의 아트와 게임성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아직 한번도 시도해본 적은 없으니깐, 우리는 이렇게 해석해봤다. 이렇게 생각해주셨으면 고맙겠다.

스토리를 쭉 따라가는 게임이 될 것 같진 않지만 원작을 읽으셨던 분들이라면 원작에 등장했던 중요한 사건들을 게임내에서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다. 그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케이건 드라카가 사막에서 딱 걸어오는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본다는 어떤 느낌일까.


8. 이영도 작가가 게임 설정이나 아트에 관여를 하는가?
IP 계약은 출판사와, 눈마새 게임의 모든 자유를 개발사에 일임

김경태 PD: 과거에 전민희 작가님과도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작가님 성향에 따라 확실히 많이 다른 것 같다. 기본적으로 IP 계약은 출판사를 통해 계약이 진행되었고 게임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저희 쪽에 일임하시고 전혀 관여는 안하고 계신다. 그래서 사실 더욱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작가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으니까. 가급적 스토리를 건들거나 설정이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스럽게 작업하고 있다.


9. 첫 테스트 볼륨은?
1,000명 규모 비공개 테스트 내년 4월 실시



▲눈물을 마시는 새 하우징 화면

김경태 PD: 한 달 정도 플레이 타임이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겠는데 결혼하고 애를 낳고 이후 세대 경험을 해볼 정도로 플레이 타임을 생각하고 있다. 내년 4월 인원은 한 1,000명 쯤 정도 적은 인원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개발자로서 또 개인적으로도 솔직히 궁금하다. 유저들끼리 자연스럽고 소통이 되고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애를 낳고 이런 과정이 게임적으로 재미가 있을지 이런 것들이 큰 관심사다. 그런 경험이 유저들에게 재미있을지 또 이러한 기획 의도가 제대로 작동할지 그런걸 테스트해보고 싶다. 결과에 따라서 이 프로젝트의 존폐 유무가 결정될 것 같다.


10. 눈마새가 어떤 게임이 되길 원하는가?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다

김경태 PD: 이 게임을 만들기 전에 '디스워오브마인'이라는 게임을 정말 인상 깊게 했었다. 내 선택으로 누군가를 잃고, 또 지키게 되고... 그런 과정들을 겪다보니 감정적인 동요가 일어나더라. 굉장히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디스워오브마인: 폴란드 개발사인 11비트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전쟁 생존 게임이다. 전쟁에서 민간인은 어떤 환경에 처하고 생존하게 되는지 현실적인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눈마새'를 통해 기존 게임과 다른 경험을 유저들에게 제공해주고 싶다. 우리가 과거에 했던 게임을 추억할땐 단순히 고급 무기를 얻는다고 해서 좋은 기억으로 남는 건 아니지 않나. 다른 게임이나 혹은 현실에서 대체할 수 없는 경험 때문에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신작을 통해서는 자신이 키우던 캐릭터가 죽고, 낳은 아이가 대를 이어 받아 아버지의 묘비도 세우고, 그러면 과연 플레이어는 어떤 기분을 느낄까. 어떤 감정적 동요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물론, 그냥 라이트하게 즐기는 유저들도 있겠지만 뭔가 다른 경험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눈마새'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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