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 "게임 원화가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게임뉴스 | 박광석 기자 | 댓글: 31개 |


▲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김범 AD

12일, 한성대학교 미래관 DLC에서 개최된 2019 한성게임그래픽 페스티벌에 마비노기 영웅전, 듀랑고, 하이퍼 유니버스, 검은사막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아트 스타일을 선보여온 김범 아트 디렉터(이하 AD)가 강연자로 초청됐다. 현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신작 '프로젝트 오딘'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이날 '게임업무 테크트리 - 게임업계 진출을 위해 초보자가 알아야 할 내용'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강단에 올라선 그는 "그림 이야기를 기대하고 오신 분들이 많이 계실 텐데, 오늘 준비한 PPT에는 그림이 한 장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라며, 이번 발표가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곧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잘 모르고 있는 사회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앞서 밝혔다. 아티스트라는 막연한 꿈에 대한 로망과 현실 사이에서 갈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청춘들을 위해 준비한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것. 그는 희망찬 이야기도 얼마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한국 게임 업계에서 일할 생각이라면 먼저 현실적인 부분을 바라보는 것이 더 도움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 먼저 직업의 단계에 대해 알자 - '뉴비'부터 '리더'까지

"그림으로는 세상을 정복할 수 없어요. 가장 기본적인 사람 관계를 먼저 알아야하고, 이때 그림이라는 수단을 활용하는 것 뿐이죠. 이 길은 절대 빠른 길이 아닙니다"

김범 AD는 어찌 보면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림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라며, 그림을 주종목으로 삼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업계 구조를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직업의 단계는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의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 해당하는 '뉴비'부터 '주니어', '준 시니어', '시니어', 그리고 '리더'까지 총 다섯 단계로 나뉜다.

국내에서 이 직업의 단계는 보통 나이와 연차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단계가 올라갈수록 하나 이상씩 맡게 되는 역할이 늘어나게 된다. 리더쯤 되면 개인의 가치보다 조직의 성과를 우선시하게 되며, 환경을 만드는 일이 직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된다. 자신의 역량만 관리하면 되는 10년 차 이하의 주니어 단계에서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업무들이다.

그는 어엿한 직책을 맡게 되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며, 이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20년도 채 되지 않은데다가 정년조차 정해지지 않은 업계이기에 10년 이상은 무조건 각오해야 하는, 절대 빨리 끝나는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사회 조직에서 삶의 모습은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회는 줄고, 위기는 계속 커진다. 취업을 앞둔 학생이라면 자신의 미래 방향을 설계할 때 항상 이러한 업계 사정을 미리 유념해둬야만 하며, 이는 비단 게임 업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 나의 가치관 정립하기 -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격과 가치관'이다

"어떤 이는 명검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베지 못하고, 또 어떤 이는 낡은 검을 가지고도 모든 것을 벨 수 있기 마련입니다. 이는 모두 성격과 가치관에 비롯됩니다."

업계의 상황에 대해 대략 파악했다면, 이제 내가 맡고자 하는 직업과 그 직업에서 일하며 목표로 삼을 직책을 고려해야만 한다. 김범 AD는 직업과 직책을 고려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성격과 가치관이 가장 많은 부분을 좌지우지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에 따라 계속 주니어에만 머무를 수도 있고, 시니어를 넘어 리더직을 맡게 될 수도 있듯,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모든 선택은 자신의 성격과 가치관에 달렸고, 이는 연애 상대를 고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가의 기준은 남의 시선이나 환경이 아닌 오롯이 자신의 가치관에 근거해야 하며, 주변환경에 따라 감정적으로 판단하면 그 일은 평생 잊히지 않는 후회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 중요한 가치관이 한순간에 '뿅'하고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불합리한 일부터 실패, 즐거운 일 등 다양한 경험들은 모두 가치관을 이루는 매개체가 되고, 이 가치관을 단단하게 하려면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가치관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경험을 허투루 넘기지 말고, 힘들고 괴로운 일들조차도 자신의 내적 가치관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 중에 하나임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무지에서 오는 그릇된 가치관'이다. 김범 AD는 이런 그릇된 가치관이 결국 자신의 한계를 만들어 내기에, 그림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쌓고, 항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내 가치관에 맞는 수요 찾기 - 게임 개발과 일러스트레이션의 차이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햄버거를 파는 것이랑 크게 다르지 않아요. 중요한 건 상품 그 자체의 본질이죠."

나만의 확고한 가치관이 정립됐다면,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정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시작했을지라도, 실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요구되는 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성을 띄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범 AD는 사회에 들어가면 '좋아했다'라는 것은 단순히 계기가 될 뿐이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며, 등록금을 내며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라면 단순히 취미로 즐기기 위해 미술을 하는 것이 아닐 테니, 정확한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만약 게임 업계에 발을 들일 계획이라면, 게임 개발이 게임이라는 '상품 그 자체'의 종합적인 재미와 투자 가치로만 판단되어 진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단순히 그림을 그리더라도 내 고객들이 어떤 사람일지, 내가 만들어낸 상품을 접하게 될 유저들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을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면 일러스트레이션은 어떠한 '상품에 포함'되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개별적 수단으로서 가치가 판단된다. 물론 그림 자체도 하나의 제품이 될 수 있지만, 시장 규모는 게임에 비해 턱없이 작은 편이다. 작은 시장과 큰 시장의 장단점은 분명하므로, 앞서 정립한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자신이 어떤 쪽에 속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만 한다.



■ 이상과 현실 사이 - "우선 직업인으로 살아남자"

직업을 선택하기도 어렵지만, 직업인으로 생존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김범 AD는 무언가 멋진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에는 혼자 살아남기도 벅찬 세상이라며, 진짜 멋진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거나, 혹은 일단 직업인으로서 오래 살아남아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치 있는 모든 것들은 낮은 확률에서부터 만들어지며, 낮은 확률의 사건이 발생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물리적인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져야만 한다. 하지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이 빠르고 분명한 결과만 요구하다 보니, 가치 있는 결과물을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고 꾸준히 하는 것은 어떤 멋진 일에 다다르기 위한 가장 정확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급하게 서두르거나 짧게 생각하지 말고, 항상 길게 놓고 더 편안한 마음으로 앞길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김범 AD는 바로 이런 것이 '직업인으로 생존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작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성장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언젠가 시장을 키워나갈 좋은 인재들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하며 발표를 마쳤다.






■ 현장 Q & A

Q. 넥슨에서 씨웨이브 소프트로, 이번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로 옮겨갔는데, 모두가 아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이동한 이유가 궁금하다.

- 나는 성공을 좇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성공은 개인에게서 오는 것이 아닌, 사회조직이 성공했을 때 그 부산물을 개인이 나눠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만 봐도 한 사람의 유튜버가 성공하는 것이 아닌,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성공하고, 그것을 개인이 분배받는 것이지 않나?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은 구성 인원이 적고, 하나의 작품을 성공시켜서 나온 부산물을 나눠 가질 때, 대기업보다 더 큰 파이를 가져갈 수 있다.

물론 많은 이들이 꿈꾸는 '안전한 루트'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경험과 자극이 부족할 수 있다. 둘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앞서 말한 개인의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다. 내 경우엔 눈에 보이는 미래는 항상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했고, 이는 내 성장의 한계가 보이는 것이라 여겼다.

이러한 도전이 있어서인지, 지금은 33살의 젊은 리더가 되었다. 부모님들은 물론 불안해하실지라도, 젊을 때는 조금 더 많이 도전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삶이 정착되고, 책임질 것이 늘어나다 보면 이러한 도전을 할 수 없게 된다.

한 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을 전달하는 뉘앙스가 잘못되었을 뿐이지, 그 안에 숨어있는 본질은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아플 수 있는 선택을 단단하게 받아냈을 때, 비로소 더 큰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김범 AD는 현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서 '프로젝트 오딘'을 작업 중이다


Q. '김범 스타일'이 시장에서 확고하게 잡혀있는 상태인데,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생각한 적은 없나?

- 언제나 생각한다. 그림에는 그리는 사람의 성격이 묻어나기 마련인데, 지금의 스타일도 하다 보니까 어쩌다 보니 얻어걸린 편이다. 본질은 상품에 있기 때문에, 항상 개발하는 게임의 고객 니즈에 맞춰 계속 변화를 꾀해야 한다. 전연령층 게임인지, 아저씨들 대상인지, 혹은 모바일인지 PC인지, 글로벌에 출시하는지 등등을 고려하여 상황에 따른 변화가 필요하다.

온전히 나만의 스타일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어떤 작업이든지 항상 수많은 사람의 생각이 동시에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의 생각부터 PD의 생각, 게임의 방향성 등등 여러 시선이 합쳐져서 타협을 거치고, 하나의 방향성을 찾는 것이다.

본인의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경우가 별로 없으므로 이 일이 힘든 것이다. 항상 꾸준히 개선해야 하고,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을 묶어서 타협점을 만드느냐가 실제로 접하게 되는 대부분의 일이다. 대화 스킬과 사회성 스킬은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것을 좋아하겠구나'하는 심리적인 것들도 공부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상품성이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비전문가'인 소비자들의 평가와 피드백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내 색깔과 작품에 어떻게 하면 버무려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Q. 게임 원화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멘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

- 절대로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고민할 것도 아니다. 오히려 쉽게 생각해라. 그것보다 고민할 일은 정말 넘쳐난다. 내 경우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형편상 대학은 꿈도 못 꾸고 바로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바로 게임 회사 취업이 좀처럼 되지 않으니까, 정말 다양한 회사들을 전전했다. 아동용 종이 공작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거나, 바다이야기 같은 슬롯머신 회사 면접을 본 적도 있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긴 과정을 거쳐 결과적으로는 게임 회사에 들어갔고, 현재는 업계 안에서 남부럽지 않은 위치까지 올라왔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저 어떤 일이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름의 커리어를 쌓으며 안착할 수 있게 된다. 아기 때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처럼, 취업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사실 딱 이 정도의 수준의 고민이다. 그런 거 고민할 시간에 그림을 한 장 더 그리길 바란다.

물론 포기할 때는 가능한 빠르게 포기하는 것이 좋다. 모두가 게임회사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물론 못할 수도 있지 않은가? 일단 직업을 찾고, 내가 이 직업, 그리고 이 분야를 앞으로 길게 유지할 자신이 있는지, 그리고 애착이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길게 고민하는 동안 나름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형성될 수도 있다. 하나를 선택하고 오래 지속하면 더 단단해지고, 세분화되기도 한다. RPG에서 레벨을 올렸을 때 다른 직업으로 전직하는 것처럼 말이다.

정리하자면, 처음에 회사를 선택하는 것은 정말 부담 없이 편하게 해도 되지만, 어떤 직업에서 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하는 게 좋다. 생각을 깊게 할 필요가 있다면 딱 이 정도고, 남은 시간이 있다면 그림을 한 장 더 그려라.


Q.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성장하라고 이야기했는데, 게임 업계에 이력서를 낼 때 잦은 실패가 포함된 이력서가 안 좋은 영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그런가?

- 물론 그럴 수 있다. 없다고는 이야기하지 못하겠지만, 생각하기 나름인 문제다. 그 이력서를 보는 조직의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실패를 겪은 많은 사람이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고, 실제로 면접 자리에서 그런 과정에 대해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는 굳은 멘탈과 확고한 가치관, 성격이 더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Q. 김범의 작품들은 캐릭터의 얼굴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것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평소에 접하고 있는 콘텐츠가 따로 있나?

- 워낙 잘하는 분이 많다 보니 내가 그리는 것이 세련됐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캐릭터의 얼굴보다는 갑옷을 잘 그려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부차적으로 얼굴 표현 이야기도 나오게 된 것 같은데, 그 계기가 있다면 전역 후에 부쩍 이성에 관심이 많아져서 많이 관찰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어떤 자료 같은 것에는 크게 의지하지 않는 편이다. 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감은 '호감', '비호감'의 이미지를 뜻한다. 어떤 분야든 그 감이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한 사람의 생각과 보편적인 취향, 사회적 통념, '사람들이 보통 이런 것을 도덕적으로 생각하지?' 같은 이미지들. 이런 것들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곤 한다. 언젠가 시대가 변해서 사각 턱에 강인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 만들어지면, 그때는 내 그림도 또 그런 느낌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특함을 강조하고, 인디스러운 느낌으로 유니크하다는 맛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호불호가 나뉘는 유니크한 방향보다, 조금 더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호감을 느끼는 쪽을 추구하고 있다. 제품의 가장 큰 척도는 대중성이기에, 매니악한 예술을 추구하는 대신 상업적인 요소로 나아가려면 '호감'에 치중해라.


Q. 자신의 그림을 발전시키고 그림 실력을 키워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텐데, 오늘 발표에서 이야기한 내용은 현실적인 부분만을 강조한 것 같다. 이부분에 타협이 없다면 국내 게임 업계에서 일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까?

- 본인의 색깔과 개성이 가득 들어간 작업물은 사회에 들어간 순간 제3자가 좋게 봐줄 이유가 전혀 없다. 거기서는 자신이 직접 설득해야 한다. 앞에서 계속 이야기했듯, 자신의 성격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작품활동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이들도 있을 텐데, 이때는 자기에게 적합한 길을 찾아 나가야만 한다.

게임 개발처럼 많은 사람이 섞여서 하는 작업일수록, 더 많은 사람을 설득해야한다. 게임 원화가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이다. 일러스트레이터 혹은 화가가 된다고 했을 때는 일인 기업의 마인드로 파고들어 자신을 어필하는,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선택의 문제다.

만약 사회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나 작가의 길로 나가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나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나 작가가 아니다. 그런 분야에 매진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존경스럽다고 생각하는데, 녹록지는 않아 보인다.

나는 시장 규모가 더 큰, 더 쉬운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사회조직에 가까운 선택, 아니면 예술가의 영역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 텐데, 자기 성격이나 가치관과 반대되는 쪽에서 일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앞에서 말했듯, 자신의 성격과 가치관을 곡 먼저 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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