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재미를 넘어 학술의 영역으로, '게임문화 융합연구 심포지엄'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6개 |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9 게임문화 융합연구 심포지엄'이 금일(16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넥슨아레나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게임과 관련한 다양한 사회 문화적 현상에 대한 학술적 범주를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게임+인간, 게임+사회, 게임+문화 등 3가지 세션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세션은 3개의 주제 발표를 포함해 총 9명의 발표자가 현장에 자리했다.

게임+인간 세션에는 ▲㈜좋은스포츠 박성희 대표(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상규 연구원, ▲고려대학교 구민모 교수가 참여했으며, 게임+사회 세션에는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 ▲한국엔터테인먼트학회 이형민 교수(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아르스프락시아 김도훈 대표가 단상에 올라 발표를 맡았다.

마지막으로 게임+문화 세션에는 ▲가톨릭대학교 윤혜영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도영임 교수, ▲연세대학교 윤태진 교수가 참여해 게임의 문화적 파급력과 새로운 예술장치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1. 게임+인간 (Game+Human)



▲ 좋은스포츠 박성희 대표

가장 먼저 발표를 맡은 좋은스포츠의 박성희 대표는 '장애인 e스포츠 경기 연구'라는 주제로 첫 번째 세션인 게임+인간의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장애인 e스포츠에 대해 '신체적 정신적 장애 등급별로 게임을 매개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라고 정의하며 장애인 e스포츠 경기의 필요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장애인 e스포츠가 특별한 이유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신체적 제약을 극복하고 동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 결과 게임을 매개로 e스포츠를 즐기는 장애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욱 외향적이며, 우울감 및 사회적응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낮게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아직까지 장애인 e스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박성희 대표는 전국 특수학교 중 e스포츠를 교육하고 있는 현황을 살펴본 결과 177개 장애인 관련 학교 중 29개 정도에 머물렀다고 밝혔으며, 이와 덧붙어 연구 결과 장애인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콘텐츠 개발보다 이를 주관할 수 있는 조직이 설립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이상규 연구원이 '게임 생산자의 노동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국내 게임 산업이 2010년대 이후 급변하게 됨녀서 생산자들의 노동환경과 관련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게임개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위해 종사자 1,000여 명 및 사업체 200여 곳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힌 이상규 연구원은 게임개발 종사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결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이라는 키워드로 축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바로 고용과 커리어의 불안정성, 경제적 불안정성, 노동 불안정성 등이었다.

국내 게임업계는 예전부터 개발자가 자신의 몸값을 높이며 이직을 자주 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소 기업의 몰락으로 이와 같은 이직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고용 불안을 호소하는 개발자의 비율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경제적 불안정성의 경우 직군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전반적으로는 마감이나 업데이트를 앞두고 진행하는 연장근무인 '크런치 모드' 등의 관행이 열악한 근무환경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서적인 요인도 중요했다. 이상규 연구원은 "2010년대 들어 게임 업계에 모바일 시장으로 옮겨가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성공 공식에 맞춘 게임만 개발하게 됐다"고 전하며, "때문에 자신의 자율성이나 창의성, 아이디어를 개발에 적용하기 어려워진 개발자들은 자신이 동경하고 기대한 일에 대한 즐거움이나 가치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규 연구원은 직업에 대한 인식과 전망이 어두운 것도 문제로 나타났다고 전하며, "현재 게임업계는 2017년 한국 근로환경 설문조사 결과 당시 다른 산업 직군이나 콘텐츠 산업 일반과 비교해 근로환경이 더 열악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인터뷰결과 사업체보다 종사자들 스스로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게임 개발자들이 스스로 직무 역량 수준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등 대체로 부정적인 답변이 높았다.

끝으로 이상규 연구원은 정책 제언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 제작관행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봤으며, 아트, QA, 프로그래머 등 현장 실무자를 우대하는 관행 또한 필요하다고 전했다.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여 경쟁력을 제고하고, 노동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한 처우 개선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하루 게임 네시간까지는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첫 번째 세션의 마지막을 맡은 고려대학교 구민모 교수는 '게임이용자와 비이용자간 인지/정서 및 뇌파 비교 연구'라는 주제의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인지 과제 핵심 실험을 통해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이용자의 인지 및 정서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먼저 인지 과제를 통해 기억, 주의, 집행 능력 등을 분석하는 검사 결과 아주 단순한 손가락 운동 검사였음에도 게임 이용자와 비이용자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것이 구민모 교수의 설명이다.

심리 검사 결과로는 대학생 이용자들에게서 특히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게임을 하고자 하는 동기 측면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우울, 불안 등의 요소는 남성보다 여성 이용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는데, 자아존중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여성이 남성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민모 교수는 이 경우 조사 대상의 심리 상태가 반영된 것인지, 또는 게임으로 인해 이와 같은 심리 검사 결과가 나타난 것인지는 추후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남성 게이머를 위주로 개발된 게임의 경우 남성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여성에게는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며,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심리적 요인 또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가활동으로서 게임의 심리적 효과에 대한 연구 또한 진행했다. 구민모 교수는 일일 게임 시간과 스트레스 수준을 분석한 결과 하루에 게임을 네 시간 플레이할 때까지는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 이상 플레이할수록 스트레스가 오히려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게임이 여가활동이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홍보 프로그램을 정극적으로 활용하는 것과, 청소년을 둔 부모들이 걱정하는 만큼 건강한 게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 게임+사회 (Game+Society)



▲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이어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에서는 게임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 등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위정현 한국 게임학회장은 경험경제와 경로의존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국내 게임 플랫폼과 문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정현 학회장은 선행 경로가 후행 경로를 제한하는 경로의존성의 개념을 게임 플랫폼과 접목해 2009년 각 게임 플랫폼 이용자들이 10년 뒤 어떤 플랫폼으로 이동을 많이 보였는지 분석한 지표를 공유했다. 그 결과 아케이드 및 콘솔, 오프라인 PC 유저들의 경우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이동이 적거나 거의 없었지만, PC 온라인게임 유저와 기존 모바일게임 유저의 경우 10년 사이에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그는 타 플랫폼에 의한 게임 간섭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며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위정현 교수에 따르면 연령대를 불문하고 게임방송 시청과 플레이 비율이 같거나 시청이 더 높은 비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게임 개발 방식은 물론 유통 등 기존 게임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발표를 맡은 한국엔터테인먼트학회 이형민 교수는 '게임 질병 코드 도입 이후 예상되는 편견 및 사회적 낙인에 대한 영향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WHO에서 지난 5월 게임 질병 코드를 ICD-11에 포함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국내에서도 게임 질병화 코드 도입에 대한 첨예한 토론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형민 교수는 게임 질병 코드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예상할 수 있는 인식 변화와 사회적 낙인 효과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이러한 편견들이 게임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분석했다.

더욱 자세한 연구 결과는 추후 보고서의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나, 이날 이형민 교수는 한, 미, 일 게임 이용자를 중심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통해 편견과 사회적 낙인 효과가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한국의 게임 이용자들의 사회적 낙인과 관련한 인식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곧 게임 질병 코드가 도입되어 게임 이용 장애가 질병으로 인식된다면 부정적인 사회적 낙인 효과 또한 다른 국가에 비해 더욱 많이 관찰 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사회적 합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한국 게임 이용자들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게임 이용 장애로 질병을 치료받은 기록을 공개할 의향이 있다는 설문조사에는 가장 낮게 나와 사회적인 낙인을 두려워한 나머지 치료를 기피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형민 교수는 이 결과 비급여 진료와 같은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진료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특히 한국 사회에서 질병 코드가 도입되면 사회갈등적 이슈가 될 요소를 많이 내재하고 있다"고 전하며, "해당 문제에 대해 성별, 연령별, 결혼 유무 등에 따른 인식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질병 코드가 논의되는 과정 속에서 사회적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두 번째 세션의 마지막 주제 발표를 맡은 아르스프락시아의 김도훈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게임 인식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발표를 이어나갔다.

김도훈 대표는 '게임은 문화'라는 담론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에 대해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산출한 결과 게임 중독과 관련한 담론들이 등장할 시기마다 그에 반대되는 포지션으로서 게임은 문화라는 담론이 증가하는 일종의 패턴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게임이 문화로서 인식되기 위해서는 이것으로 충분한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게임 이용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게임을 '문화'라고 느끼는지에 대해 스팀에서 가장 긍정적인 리뷰를 많은 받은 게임들을 기반으로 게임을 추출한 뒤 리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키워드를 묶어 의미연결망을 분석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산출된 것은 게임플레이와 더불어 스토리 등이 가장 큰 영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김도훈 대표는 "많은 이용자들이 몰입할 수 있고, 새로운 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스토리 구조를 중시하며, 이를 게임 플레이에 연결하는 것을 문화적인 체험에 가장 중요한 지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도훈 대표는 문화 만큼이나 게임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단어가 '가족'이라고 전했다. 과거에는 가족의 입장에서 게임은 교육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이 됐지만, 요 근래에는 가족 구성원들에게 공통의 체험을 전달하는 순기능으로서의 역할에 주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대간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다변적으로 활용해 여러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게임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3. 게임+문화 (Game+Culture)



▲ 가톨릭대학교 윤혜영 교수

마지막 세 번째 세션에서는 게임+문화라는 주제로 게임의 문화적 파급력과 새로운 예술장치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발표가 진행됐다. 첫 주제 발표를 맡은 가톨릭대학교 윤혜영 교수는 '트랜스미디어'라는 개념에서 게임을 바라보고, 그 스펙트럼을 펼쳐 보는 연구 과제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트랜스미디어란 미디어 간의 경계를 넘어 서로 결합 또는 융합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오늘날 미디어를 넘나든다는 것은 콘텐츠는 물론 이를 접하는 사용자들에게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윤혜영 교수는 게임을 중심으로 한 트랜스미디어를 다섯 가지 모델로 나뉘어 각 항목을 살펴보았다.

제작사인 기업이 중심이 되어 콘텐츠 창작 및 유통이 이뤄지는 선형 모델의 사례의 경우 게임업계에서는 IP의 확장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주로 게임의 시리즈화, 플랫폼 전환, e스포츠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망형 모델'은 미디어의 조합 재구성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몰입감을 강화하는 새로운 형식의 게임 콘텐츠로, 주로 대체현실 게임이 이에 속한다. 그밖에 오늘날 LOL의 사례처럼 게임 내 캐릭터들을 가상의 걸그룹으로 만들어 공연하는 등 교차현실 콘텐츠 또한 망형 모델에 속한다.




세 번째 모델인 '큐레이터 모델'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트랜스미디어 현상을 말한다. 게임플레이어들이 단순히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를 오가며 경험을 증폭시키고자 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윤혜영 교수는 게임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외부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 또한 큐레이터 모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프로슈머 모델은 더 나아가 사용자의 미디어 향유가 소비에 지나치지 않고 창작의 방식으로 확장되는 모델로 정의된다. 팬픽, 팬아트, 코스프레와 같이 초창기부터 지속되는 창작활동부터 공략 제작, 개인 방송, 모드 제작까지 포괄한다. 마지막 모델인 게임성 전이 모델의 경우 '게임 같은 콘텐츠'가 대두되는 것을 일컫는데, 게임의 특징들이 다른 미디어에 전이되어 형식만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로운 형식을 차용하는 사례를 말한다.

이같은 설명을 마친 윤혜영 교수는 트랜스미디어를 통해 산업적 부가가치를 확장하는 측면 외에도, 문화적 관점에서 미디어간 교류를 통해 고립을 해소할 수 있는 문화적 운동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발표를 맡은 한국과학기술원의 도영임 교수는 '게임의 예술성 연구'라는 주제로 게임 창작자들이 게임의 여술적 경험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플레이어들은 예술성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또 나아가 이를 대중예술로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을 공유했다.

주제와 관련한 심층 인터뷰 결과, 도영임 교수는 국내 창작자의 경우 도전-동기부여-보상-재미의 구조를 디자인하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여러 구성 요소들을 배치하는 것을 중시했으나, 해외 개발자의 경우 개인의 삶의 여정과 체험, 이를 통해 형성된 인격과 생각을 바탕으로 어떤 인물과 세계를 향한 관첨을 창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중시했다. 또한, 국내 게임 이용자의 경우 예술적 경험에 대해 도전과 동기부여, 보상을 통해 얻어지는 재미를 플레이어 경험의 축으로 이해하는 비율이 높았다.

도영임 교수는 "게임 개발자들은 스스로일 예술가라고 부르기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며, 보다 예술적인 게임이 제작되거나 창작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위해서는 게임 창작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은 물론 지원 체계, 상호 교류 등을 통해 콘텐츠의 질적인 측면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줄 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플레이어의 이방에서는 게임을 통해 예술 감수성을 교육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감정과 취향을 학습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등 게임 예술 리터러시를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게임 예술 비평 확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게임과 플레이어 사이를 매개하고, 예술 전문 담론을 보급하는 비평가의 역할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전멸한 상태"라고 전하며, 이러한 문화 매개자들의 활동 영역을 열어주고, 후속 인력 양성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연세대학교 윤태진 교수는 '게임문화 3.0 연구: 게임문화 매개자의 등장과 확산에 따른 새로운 게임 문화 분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가 발표에서 말한 게임문화 3.0이란 21세기 초에 들어서 생겨나기 시작한 게임문화 매개자들의 증가에 대한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문화매개자는 전통적으로 게임전문기자, 평론가, 게임 관련 정책 입안을 수행하는 공무원 등이 대표적이었으나, 오늘날 매체의 환경과 변화 등으로 이들은 과거와 달리 실질적인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윤태진 교수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언론사 및 비평가들이 정보 전달 및 비평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힘의 상당 부분은 크리에이어터들에게 이동하게 됐으며, 언론은 새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전문화/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유튜브 채널을 신설하는 등 크리에이터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 연세대학교 윤태진 교수

윤태진 교수는 오늘날 게임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e스포츠와 크리에이터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새로운 게임 문화를 분석한 결과를 공유해 나갔다. 그에 따르면 e스포츠의 경우는 두 가지 시점으로 볼 수 있는데, 게임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새로운 영역으로 분화하고 있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윤태진 교수는 "기존 게임판이 기본적으로 미학적인 부분도 있고, 여가 문화라는 측면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e스포츠는 지극히 산업적인 영역으로, e스포츠가 발전한다는 것은 산업적인 성격이 강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대로 크리에이터라는 존재의 급부상에는 산업적인 측면이 가시적이지 않다는 것이 윤태진 교수의 설명이다. 크리에이터가 가지고 있는 막강한 권력의 근원은 게이머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며, 유저들의 힘은 크리에이터라는 존재를 통해 하나의 권력을 생산한다. 다시 말하면, 크리에이터의 힘은 소비자의 권력을 대행하는 데서 오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어 그는 현재 게임 시장에 대해 생산자와 소비자는 여전히 존재하나 그 면적을 넘어서는 크기의 e스포츠 시장이 새롭게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겹쳐진 부분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게임 산업이라는 것이다.

윤태진 교수는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보면 산업적인 측면의 e스포츠와 게이머의 권력을 대행하는 크리에이터라는 커다란 영역이 게임 문화를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시국" 이라며, "문제는 기존의 매개자인 언론과 평론가, 공무원 등은 아직까지 바뀐 상황에 대해 대처를 못 하고 있다. 게임이 현실적으로 산업지향적인 모습을 보일 때 어떻게 문화적 측면으로 당겨와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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