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젠지 엘리트 이스포츠 아카데미, "e스포츠 리더를 양성하고 싶다"

기획기사 | 신연재 기자 | 댓글: 9개 |



젠지 엘리트 이스포츠 아카데미(GEEA)는 프로게임단 젠지 산하의 e스포츠 전문 아카데미로, 지난 2019년 설립돼 그해 10월 첫 번째 가을학기로 그 포문을 열었다. 프로게이머에 대한 직업 관심도가 올라간 만큼 프로게이머 양성을 목표로 한 여러 아카데미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GEEA는 타 아카데미와는 다른 타이틀로 이목을 끌었다. 바로 미국 고등학교 학위를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GEEA는 젠지와 엘리트 교육 그룹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미국계 글로벌 교육 전문 회사 엘리트 교육 그룹이 설립한 엘리트 오픈 스쿨은 미국 정부의 인가를 받은 비영리 국제 학교로, 미국 정규 교과 과정을 기본 바탕으로 하는 일종의 대안 학교다. 젠지 엘리트 아카데미는 졸업장을 위한 엘리트 오픈 스쿨의 학과 공부와 e스포츠 실기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인벤은 첫 학기를 마친 GEEA를 방문하기 위해 GEEA가 위치한 젠지 사옥을 방문했다. 실제로 수업을 들어온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조셉 백 원장과 e스포츠 코치를 만나 GEEA에 대해 더 자세하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최미현 학생과 LoL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김현영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최미현 학생(좌)과 김현영 학생

최미현 학생은 GEEA 유일의 여학생이다. 그는 "17살에 프로 지향팀에 있다가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아 취미로 게임을 하며 대학 입시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19살 때 지인이 GEEA 신입생 모집 공고에 대해 알려줬다.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서류 접수를 했고, 합격했다"고 GEEA에 입학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확고한 마음이 있어서 설득 끝에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여자애가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를 싫어하시기도 했고, 19살에 대학을 포기하는 것도 아쉬워하셨다. 근데, 내가 직접 테스트를 보러 가 합격하고, 설득 끝에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당시 나는 자퇴까지도 생각할 정도로 확고한 마음이었다."

LoL 종목을 전공하는 김현영 학생은 입학 과정에서 부모님의 반대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그는 "어머니께서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씀하셔서 지원을 하게 됐다. 사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학비였다. 그래서 내가 먼저 부모님께 장학금을 받으면 가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장학금을 받게 돼서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GEEA 오전 수업 풍경

이어 GEEA에서 한 학기를 보내는 동안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물었다. 공통적인 답변은 팀 게임에 대한 부분이었다. 혼자 게임을 하는 것보다 팀원들과 스크림을 하고, 코치진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받으며 단순히 실력뿐만 아니라 게임을 보는 눈과 소통하는 법, 팀워크를 맞추는 법을 배웠다고. 최미현 학생은 "사옥 안에서 지나다니는 선수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도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두 학생은 목표에 대한 질문에 많은 경험과 열린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흔치 않은 여성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최미현 학생은 "흔히들 여자라서 이런 저런 이유로 프로게이머가 되기 힘들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런 생각은 안 든다. 성별과 관계없이 실력 좋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면 팀에서 데려갈 것 같다"며 "어느 팀이든 다양하게 테스트를 보면서 경험을 넓혀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현영 학생은 "LCK 진입을 목표로 한다면 젠지와 담원게이밍, 드래곤X의 연습생으로 들어가고 싶다. 세 팀 모두 제가 좋아하고 롤모델로 삼고 싶은 선수가 있고, 복지가 좋다. 해외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LCK보다 진입장벽이 낮은데, 관심 있는 지역은 LEC와 LPL이다.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일본 리그에도 관심이 있다. 기회와 가능성은 무한하니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자는 마인드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 최재영 코치(좌)와 조셉 백 원장

이후 자리를 옮겨 GEEA를 이끄는 조셉 백 원장과 LoL 종목을 담당하는 최재영 코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는 e스포츠 리더라는 표현이 여러 번 등장했다. GEEA는 학생들을 단순히 프로게이머가 아닌 e스포츠의 리더로서 성장시키자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학생들이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이 업계에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때문에 GEEA는 e스포츠 수업 뿐만 아니라 또다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학과 공부에도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다만, 학생의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유기적으로 수업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 프로게이머라는 대다수 학생들의 목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했다. 이 유연성이 GEEA가 엘리트 오픈 스쿨과 협업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한다.

다음은 조셉 백 원장, 최재영 코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조셉 백 원장에게) GEEA로 오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

조셉 백 원장 : 한평생 교육 사업에 종사해 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과외 활동을 계속했고, 대학생 시절에는 교육 기관에서 매니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교육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졸업 후에는 러닝 센터를 설립해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활동했다.

내가 집중했던 분야는 교육 시스템 쪽이었다. 나는 기존의 시스템이 구식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한정적인 사람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시스템이라고 느꼈고, 그걸 바꾸고 싶었다. 모든 학생들이 다 성공하고, 이익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나는 대안 교육 사업에 집중했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즐거워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다가 젠지의 연락을 받았다. 젠지에서 추구하는 교육이 학생들이 학업적으로 성공하지 않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 같았고, 그 부분에서 뜻이 맞는다고 생각해 함께 하게 됐다.





Q. GEEA를 졸업하면 미국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얻는다고 들었다.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조셉 백 원장 : 엘리트 오픈 스쿨 같은 경우는 미국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학교다. 미국의 일반적인 고등학교처럼 특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고, 졸업을 하면 미국에서 정식으로 승인받은 졸업장이 나온다. 다른 점이라고 하면 수업이 디지털 베이스로 되어 있어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반적인 학교는 선생님이 칠판 앞에서 강의한다면, 여기서는 1:1로 멘토링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한다.

우리가 엘리트 오픈 스쿨이랑 협업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유연성 때문이다. 현재 같은 경우는 학생들이 일주일에 5일, 하루 4시간 동안 수업을 듣기만 하면 추가적인 과제 없이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이 e스포츠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학생이 혹시나 하루에 5시간 이상 공부를 하거나, 주말이나 방학 때 추가적으로 학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결론을 내리면 진도를 빨리 끝내서 조기 졸업도 가능하다.


Q. 지금 GEEA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조셉 백 원장 : GEEA의 전체적인 비전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자면, 단순히 학과 공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학교 시스템을 학생들에 맞게 변화시켜 학생들에게 적용하고 싶었다. 학생들이 게임을 배우거나 게임을 하러 GEEA에 오는 게 아니고, e스포츠 업계 전반에 대한 교육 경험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하루 스케줄을 정하고 관리하는 방법이나 바른 인성과 적절한 언행을 어떻게 갖추어야 하는지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교육한다. 그래야 나중에 학생들이 GEEA를 졸업하고, 직업을 갖거나 대학에 진학을 했을 때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GEEA는 일반 학교와 똑같이 오전 8시에 일과를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마친다. 학생들은 4시간은 e스포츠, 나머지 4시간은 학업을 배우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 지금은 학생들이 젠지 사옥과 엘리트 학원을 왔다 갔다 하면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2020년 가을에는 하나의 건물에서 수업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때 '블록 스케줄(Schedule Block)' 프로그램을 도입하려고 한다. 학생들이 GEEA의 세 가지 진로 방향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한 다음에, 그 목표에 맞는 스케줄을 본인이 직접 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GEEA에서는 졸업 후 프로 선수로 전향을 하거나, 미국 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선수 활동을 할 수 있고, GEEA에서 배운 것을 전공으로 삼아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수도 있다.

또한,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추가적인 특별 활동이나 교양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줄 예정이다. 이를 통해서 e스포츠 산업의 리더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GEEA의 목표로 하고 있다.





Q. GEEA의 강사진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조셉 백 원장 : 현재 e스포츠 종목 코치는 총 네 분이 계신다. LoL 종목에 두 분, 오버워치 종목에 두 분이다. 장민철 코치는 워낙 유명하니까 다들 잘 아실 테고, 오버워치 코치님들 같은 경우에도 프로 선수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프로씬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다. 연습생 팀 코치로 있기도 하다.

최재영 코치 : 전남과학대학교 e스포츠과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프로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누군가를 알려주는데 열정이 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여러 일을 찾다가 GEEA에 대해 알게 됐는데, 단순한 프로게이머 육성이 아닌 e스포츠의 리더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게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지원을 해서 합류하게 됐다.

조셉 백 원장 : 강사진은 e스포츠 업계에서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열정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을 했다. 또한, 강사진이 가져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은 학생들의 성공에 대해 애정을 품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Q. 오전 일과인 e스포츠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최재영 코치 : 내가 담당하고 있는 LoL 종목에서는 학생들이 오전 8시까지 학교로 오면, 1교시 9시까지는 개인 피지컬 연습을 한다. 다만 앉아서 조용히 게임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게임 태도 같은 인성 교육도 함께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2, 3교시에는 팀 게임 연습을 한다. 이 수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아무래도 팀 게임보다는 솔로 랭크를 위주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팀 게임을 통해 팀원과의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피드백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배울 수 있다. 물론, 팀 게임에 필요한 인게임적 요소도 많이 배운다.

마지막 4교시는 팀 게임이 더 필요하다면 연장해서 하는 경우도 있고, 보통의 경우에는 이론 수업에 들어간다. 예를 들면, LoL 월드 챔피언십 기간일 때는 같이 경기 영상을 보며 리뷰를 한다. 코치와 학생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몰랐던 부분을 알려준다. 또, 젠지의 감독님이나 스카우터님 같이 e스포츠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을 섭외해 특강을 진행하기도 한다.

조셉 백 원장 : 덧붙이자면, 우리 커리큘럼이 일반 다른 커리큘럼과는 좀 다르다. 단순히 코치진이 와서 게임하는 걸 보면서 이게 틀렸다, 맞았다만 하는 게 아니라 1부터 10까지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지식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홍보를 하고 있는 내용 중 하나가 학생들이 GEEA를 졸업할 시기에는 일반 프로 선수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졸업을 한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또, 코치진의 재능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고 커리큘럼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학기 초에는 공부와 거리가 먼 학생들도 있었고, 학교 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근데, GEEA에 와서 자신이 실제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걸 통해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태도들이 많이 바뀌었다.

학업적인 부분을 배우면서, 숙제를 하는 방법이나 집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가르쳐주고 있는데, 이게 영어 학습에도 이어져 여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학생들이 초반에는 정말 게임에만 집중을 했는데, 요즘에는 공부에도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도 여럿 있다.





Q. 현재 학생은 총 몇 명으로 구성되어 있나. 또, 어떤 종목을 다루고, 프로게이머 외에 다른 진로를 꿈꾸고 있는 학생도 있나.

조셉 백 원장 : 첫 학기였던 지난 2019년도 가을 학기에 정말 많은 학생들이 지원을 했었는데, 지원자 모두 100% 프로게이머를 지망했다. 그 중 22명의 학생을 선발했고, 올봄에 추가적으로 2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초반에 학생들이 다들 프로 선수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단순히 프로게이머가 하고 싶다는 이유도 있지만, 다른 직업군에 대한 지식이 많이 없기도 하고 게임을 활용해 다른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면 프로 선수가 되거나, 스트리머가 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게임 쪽에서 성공할 수 있는 다른 길들이 많다. 이제는 우리 학생들도 그것에 대해 인지를 하고, 전에는 차선책으로 생각했던 계획을 1지망으로 바꾸는 경우가 종종 나오고 있다. 초반에는 학생들이 내가 누군지도 잘 몰랐던 것 같은데, 요즘은 날 찾아와 미국에 가면 어떤 길들이 있는지, 미국에서 선수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들 물어본다.

이런 식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비전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알수록 현실적인 목표를 갖고,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학생들이 그런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Q. 첫 학기 입학 경쟁률은 어느 정도였는지도 궁금한데.

조셉 백 원장 :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150명 정도 지원자를 받았다. 올 봄에는 좀 더 많이 지원할 것 같다. 그렇지만 똑같이 22명을 받을 예정이고, 그래서 경쟁률이 좀 더 높아질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추가로,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학생들 중 티어가 낮아서 뽑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최재영 코치 : 티어가 높다고 무조건 뽑는 건 아니다. 트라이아웃 형태로 오프라인 테스트를 보긴 하지만, 그 안에서 실력뿐만 아니라 팀과 소통하는 모습이나 언행, 인성 등을 굉장히 많이 본다. 또한, 면접을 통해 학생의 목표가 무엇이고, e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주로 물어본다.

조셉 백 원장 :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성공 가능성, 잠재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학생들의 열정이다. 게임이나 프로 선수가 되고자 하는 열정이 아닌, e스포츠 자체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e스포츠 리더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Q. 장학금 제도도 있다고 들었다.

조셉 백 원장 : 장학생은 e스포츠든, 학업이든 어떤 한 분야에서 특출난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다른 기준도 있긴 한데, 우선적으로는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장학금을 받고 있는 한 학생의 경우, 원래 학과 공부도 굉장히 잘하는 학생이다. 사실 이 업계가 아니더라도 일반 대학을 진학하거나 뭘 해도 잘 될 학생이라고 판단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를 너무 사랑해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 업계에 뛰어든 학생이다. 그런 학생들이 우리가 가장 큰 가능성을 보고 있는 학생이라고 볼 수 있다.


Q. 아무래도 첫 번째 학기였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을 것 같다. 내부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피드백이 나온 게 있다면?

조셉 백 원장 : 이번 학기 동안, 딱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다. 한 학생이 프로그램이 시작하고 한 달 뒤에 자퇴를 했다. 게임을 배우러 와서 왜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결국 그만두게 됐다. 이러한 문제가 우리의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다들 프로 선수가 되고 싶어하는데, GEEA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시간 동안 교육 업계에 있으면서 학부모님들의 수많은 불만에 부딪혔다. 근데, GEEA에서는 달랐다. 과거에는 학부모님에게 전화가 오면 불안하고 무슨 이야기를 할지 무섭기도 했는데, GEEA에선 학부모님들이 항상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신다.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혹은 태도의 변화가 있어서 큰 감명을 받으셨다는 말들을 하신다. 현재 학생들 역시 만족도가 높다.

우리는 꿈이 있고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그 꿈과 열정을 활용해서 성공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부모님들 역시 자녀가 게임을 하면서도 공부도 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니까 윈윈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GEEA가 잘 흘러가고 있다고 좋은 총평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조금 더 교육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고 싶다. 학생들이 게임 실력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업계에 대해 많은 경험을 얻어서 졸업을 하고 나면 게임 전문가를 넘어 업계의 전문가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Q. 사실 냉정하게 말해 프로게이머는 만만치 않은 직업이다. 학과 교육 과정 없이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프로팀의 연습생조차 데뷔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교육을 병행하는 GEEA의 커리큘럼이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최재영 코치 : 연습생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자퇴를 하고 도전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러면 아무래도 위험성이 크다. 만약 프로 데뷔를 하지 못한다면 그 이후에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너무 좁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오히려 GEEA 프로그램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보험이 될 수 있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딸 수 있는 것은 물론, 진입장벽이 낮은 미국 대학생 선수로 먼저 데뷔를 해서 팀 게임 경험을 쌓고 해외 팀으로 가는 방법 등 여러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 중 한 명은 원래 프로게이머를 지망하고 왔는데, GEEA를 다니다보니 코치 쪽에 흥미가 생겼다면서 와서 코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화법이나 선수를 대하는 태도 같은 질문을 하더라.

조셉 백 원장 : 이 질문에 대해서는 세 파트로 나눠서 답변을 드리겠다. 첫 번째로 우리는 학생을 선발할 때 게임 실력이 너무 출중해서 우리의 도움 없이 알아서 잘 될 것 같은 학생은 선발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원자 중에 LoL 챌린저이거나 오버워치 랭커인 선수가 있었지만, 뽑지 않았다.

두 번째로는 GEEA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보시면 될 것 같다. 학생들이 GEEA에서 공부를 하고 게임을 배우다가 연습생이 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면 젠지 연습생 테스트를 볼 기회를 얻는다. 여기서 합격을 한다면, 그 후에 학업을 병행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는 학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연습생 신분으로 학업도 같이 하는 게 실제로 어려울 수 있기도 하기 때문에 학생의 선택에 맡기도록 했다. 우리의 목표는 연습생 레벨이 될 때까지 지원을 해주려고 하는 거지, 학업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은 예를 좀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 가을 학기에 22명의 학생 중 3명이 실제로 오버워치 연습생 테스트를 봤다. 그리고, LoL 종목에서는 1명의 학생이 테스트를 볼 예정에 있다. 또, 오버워치 컨텐더스팀 연습생으로 들어간 학생도 있다. 그 학생은 진로 전향을 그쪽으로 한 케이스다.

이런 식으로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이 생기거나 전향을 하고 싶어지면 그것 또한 우리가 100%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여러번 언급되었던 것 같은데, GEEA가 가진 비전에 대해 정리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조셉 백 원장 : e스포츠 산업 자체가 신생 산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튈 수 있다는 장점이자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다른 기업들을 보더라도 다사다난한 일들이 있으면서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e스포츠 업계의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프로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업계의 비즈니스 리더가 될 수도 있고, 스트리머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그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최종적으로는 e스포츠 업계에서 긍정적인,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리더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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