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로게이머 여러분, 꼭 운동하세요" 퍼스널 트레이너 장준

인터뷰 | 박범, 남기백, 석준규, 김병호 기자 | 댓글: 20개 |



현대인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이 간과하고 사는 건 뭘까요. 바로 운동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줬지만, 그만큼 몸의 움직임을 줄어들게 만들었죠. 이는 곧 건강을 위한 몸의 움직임 최소화를 의미했고 현대를 사는 인간들은 각종 건강상 문제를 안고 삽니다.

반나절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야 하는 프로게이머들은 그중에서도 운동과 가장 멀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운동할 시간이 없거나 여건이 되지 않을수도 있고 스스로의 의지가 빈약할 수도 있는데요. 한화생명e스포츠는 퍼스널 트레이닝 계의 스타 강사로 유명한 장준 트레이너를 비롯한 총 네 명의 외부 강사를 초빙, 매주 2회에 걸쳐 선수단의 운동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인벤 e스포츠팀과 인벤 글로벌 기자들은 짐을 꾸려 한화생명e스포츠의 '캠프원'을 방문했습니다. 선수단과 함께 퍼스널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한 뒤에 장준 트레이너와 직접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우리짐 소속인 장준 트레이너고요. 그리고 김나연 트레이너, 김예찬 트레이너, 조진호 트레이너까지 총 네 명입니다. 저희가 여기 오게 된 건 손대영 감독님의 부탁 때문이었어요. 감독님을 트레이닝 시켜 드리게 되었는데 자신이 받았던 훈련을 이래저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단에게도 꼭 알려줬으면 하셔서 합류하게 됐습니다.


Q. 프로게이머에게 운동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일반적으로 운동할 땐 근육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요. 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은 근육보단 골격에 맞춰서 운동하는 게 좋아요. 이미 골격이 많이 어긋났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프로게이머들은 현대인보다 1.5배 정도 컴퓨터를 많이 사용한다고 봤어요. 그렇기에 골격이 더 많이 무너지고 그에 따른 여러 통증도 남들보다 더 심해진다는 이야기죠. 추후 운동으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할 건데 그때 더 운동을 잘하기 위한 운동들을 하고 있어요. 건축으로 따지면 기둥을 세우는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죠. 단순히 목과 어깨 뿐만이 아니라 요추, 고관절의 질병까지 우려가 되기에 리커버리를 위한 운동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Q. 프로게이머를 위한 운동 프로그램을 짜는 과정은 일반적인 것과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들과 운동을 처음 함께 했을 땐 지금처럼 하진 않았어요. 심박수를 먼저 체크해서 개개인의 심장 강도를 봤어요. 그럼 어떤 강도로 운동할 수 있을지, 무슨 운동이 필요한 지를 파악할 수 있죠. 같은 유산소 운동이라도 누군가는 기초 체력을 늘리기 위해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살을 빼기 위해 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더 고강도의 운동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유산소 운동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런 걸 선택하는 게 첫 과제였어요.

그리고 몸이 많이 굽어있기 때문에 승모근과 날개뼈 같은 곳이 많이 어긋난 상태예요. 처음엔 그걸 풀어주고 이완시켜주는 운동이 많았죠. 굽은 등과 어깨를 위해선 단순히 상체 운동만이 필요한 게 아니라 체내에서 중력을 가장 많이 받는 발과 발목, 고관절 등도 중요하거든요. 대체로 상체 운동보다 하체 운동을 먼저 시작하며 특히 고관절과 견관절(날개뼈 주변)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상,하지 코디네이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프로게이머에게 가장 필요한 운동은 뭘까요?

근육에 포커스를 맞춘 단순 자극 운동을 강화하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척추에 포커스를 맞춘 몸 전체 움직임에 집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전신을 사용하는 런지나 오버헤드 스쿼트, 써전트 점프, 푸시 프레스 등 상,하지를 함께 사용하는 운동이 중요합니다.


Q. 운동하러 가기 어려운 프로게이머들이 많아요. 이들에게 추천하는 홈 트레이닝 동작이 있다면요?

일반적으로 많이 간과하지만 플랭크 자세가 정말 중요합니다. 늘어진 손목 인대를 강화하기 위한 악력 운동도 필수고요. 가동성과 안정성에 취약해진 발목을 위한 수건 짚기도 중요해요. 손목의 힘은 발목의 힘과, 발목의 힘은 손목의 힘과 연관성이 있기에 손목, 발목 그리고 목 운동이 필수입니다.





Q. 게임하면서 이 자세만은 절대 안된다 하는게 있을까요?

저희는 보통 '후굴 자세' 라고 말하는데 쇼파에서 늘어지듯 앉는 것이 가장 좋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앉아있는 자세는 뭐든 좋지 않지만 가급적 골반을 세우는 (허리를 세우는) 자세로 앉기를 권장합니다.


Q. 아직 운동을 하지 않는 프로게이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번에 취약해진 자세의 원인을 생각하지 않고 도수 치료나 물리치료, 마사지 등 증상 해결만 생각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 것들이 당장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증상 해결이기에 통증은 반복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반대로 자기가 스스로 하는 움직임과 운동은 지속성이 뛰어나고 증상이 아닌 원인을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계, 시술, 여러 요법을 통한 일시적인 증상 해결보다 홈 트레이닝 등 운동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선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어요. 그리고 은퇴 후에도 건강하게 살게 해주는 방법이고요. 프로게이머 여러분, 꼭 운동해서 아프지 말고 좋아하는 분야에서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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