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첫인상은 합격, 앞으로가 더 궁금한 '콜 오브 듀티: 워존'

리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42개 |
모던 워페어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워존은 3명이 한 분대로 이뤄진 최대 150명의 플레이어가 방대한 지역 '베르단스크'를 무대로 전투를 벌이는 모드입니다. 베르단스크는 본작 캠페인 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하며, 지상전이나 협동전 등 기존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볼 수 있던 관련 맵을 전부 합쳐놓은 규모를 자랑합니다.

물론 '워존'하면 가장 먼저 와닿는 단어는 '배틀로얄'일 것입니다. 시리즈가 탄생한 이래로 줄곧 라이벌 관계였던 EA의 '배틀필드'시리즈도 도입했고, 바로 전작이었던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4도 그랬습니다. 배틀로얄의 인기가 불과 몇 년 전과는 다르게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고 해도, 모던 워페어에 배틀로얄 모드가 생기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을 지 모릅니다.

PUBG와 포트나이트, 그리고 에이펙스 레전드 등 쟁쟁한 배틀로얄 게임들이 이미 한 번씩 장르에 많은 변화를 준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모던 워페어의 워존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요소를 추가해야 시장에 나와있는 배틀로얄과 차별화 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해야 이러한 차별점이 본편인 모던 워페어와 조화로울 수 있을까'같은 고민들 말이죠.

실제로 직접 플레이해본 '워존'에서는, 이런 고민들에 대해 내놓은 개발자들의 답이 무엇인지 얼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째로, 일단 기존 배틀로얄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워존을 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존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최대한 살리자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전자는 배틀로얄 장르 일반에서 익숙한 요소들, 그리고 후자는 워존에서 처음 볼 수 있었던 특징들이 되겠네요.



▲ 출시 하루만에 유저 600만 명을 돌파한 '워존'

실제로 워존 배틀로얄에선 우리가 지금까지 즐겨온 배틀로얄 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 있으면 웅웅 거리는 소리는 내는 상자는 포트나이트에서 익히 보던 것이고, 죽은 플레이어를 다시 되살릴 수 있는 요소나 간단한 핑을 통한 의사소통은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먼저 해 봤습니다. 맵의 특정 지역으로 원이 줄어드는 것은 그 원 바깥이 자기장인지, 불인지, 아니면 독가스인지 정도만 다를 뿐이고 일반적인 배틀로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친숙한 요소들은 본작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워존 모드만큼은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 들도록 합니다. 하지만, 워존은 거기에 더해 자신만이 가진 강점을 베르단스크 맵 전체에 녹여내고자 노력했고, 그리고 그 접근 방법이 성공한 모양인지, 출시 24시간만에 600만 명의 유저들을 끌어오는 데 성공을 거뒀죠. 과연, 무엇이 워존을 다른 배틀로얄과 다르게 만들었을까요?


워존, 기존 배틀로얄과 무엇이 다른가
부가 미션, 현금이 만들어낸 다양한 스토리들


우선, '워존'모드는 그 규모부터 다른 배틀로얄과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최대 150명의 플레이어가 한 맵에서 전투를 치르게 되니 말이죠. 3명씩 한 분대를 이루게 되니 그 분대 수만 50개, 플레이어는 그중 최후의 한 분대가 될 때까지 베르단스크 곳곳 누비고 다니게 됩니다.

배틀로얄이라는 장르 자체가 배우기 어렵지 않은 규칙이기도 하고, 위에서 설명했듯 전반적인 게임플레이는 다른 배틀로얄 게임에서 접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지상에 착지하자마자 파밍을 시작하면 되는데, 이 파밍구간부터는 좀 더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 계약과 현금의 존재는 파밍 방법을 꽤 다양하게 변화시켰습니다

맵을 자세히 보면, 다양한 아이콘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워존 배틀로얄 모드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콘들은 각각 계약, 상점, 차량 등 다양한 범주로 되어 있는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아무래도 계약과 상점이라고 할 수 있죠.

계약 미션은 맵에 숨겨진 상자를 찾는 것부터 정찰, 그리고 특정 플레이어를 암살하는 것 등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되어 있습니다. 미션을 완수할 경우 다량의 현금이나 아이템을 얻어 무장을 좀 더 잘 갖출 수 있죠. 암살 미션의 대상이 될 경우 해당 미션을 수행하는 분대의 지도에 자신의 위치가 대략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파밍으로 얻게 된 현금은 맵 곳곳에 위치한 상점 스테이션에서 소비할 수 있는데, 방탄판 패키지나 방독면처럼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부터 폭격을 요청할 수 있는 킬스트릭 등 여러가지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4,500달러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죽은 동료 플레이어를 소생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상점에서 자신이 쓰러졌을 때 사용하는 부활 키트와 동료 플레이어를 부활시키는 항목을 각각 따로 팔고 있으니 주의해서 구매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 돈만 있으면 뭐든지 살수 있죠, 죽은 동료의 목숨까지도!

계약을 수주하며 파밍을 계속하거나, 전장에서 일정 시간이 흐를 경우 '무장 투하'라는 메세지와 함께 공중에서 보급물자가 주변으로 떨어집니다. 이 '무장 투하'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는 자신이 그간 콜 오브 듀티 멀티플레이에서 사용하던 로드아웃을 한 번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템을 획득할지 알 수 없는 파밍보다 확실하게 최적화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죠.

물론, 일반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없는 무료 유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각 총기를 레벨업하고, 부착물을 해금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미리 짜여 있는 장비를 '무장 투하'로부터 획득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역시 자신의 손에 꼭 맞는 장비를 얻게 되는 기존 플레이어와 전력차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무장 투하의 존재는 자신의 무장을 받기 이전까지 파밍 단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경향은 없지 않았습니다. 투하 전에 운이 좋아 전설 장비를 얻었다면 다르겠지만, 대부분 무장 투하를 통해 자신의 장비를 얻는 시점에서 파밍은 끝이나 다름이 없고, 이후 배틀로얄은 건플레이 위주가 되기 시작하죠. 초보 유저의 경우 이러한 점에 빨리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초반 플레이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 원래 쓰던 무기를 손에 넣으면 은근 든든해지거든요

아무래도 워존의 배틀로얄 모드가 다른 배틀로얄 게임들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1:1 패자부활전 시스템일 것입니다. 빠르면 1초, 2초만에도 승부가 나는 긴장감 넘치는 총격전을 통해 다시 한 번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플레이어가 배틀로얄 도중 쓰러져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행동 불능에 빠지면, 전쟁 포로가 됐다는 짤막한 컷씬과 함께 악명높은 굴라그 맵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본편 2vs2 총격전 모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맵으로 아주 협소하기 때문에 빠른 상황 판단과 사격 실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죠.

배틀로얄에서 한 번 죽은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 모이게 되고, 자신의 차례가 올때까지 위층에서 상황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지켜보고 있을 때는 아래로 돌을 던질 수 있는데, 그렇게 패자부활전을 치르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쓴 모습이었습니다.

굴라그에서 느꼈던 것은 탈출했을 때의 쾌감 외에도, 워존과 다르게 멀티플레이 모드의 TTK(Time to Kill)가 적용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본작의 멀티플레이는 출시 초반부터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할 정도로 TTK가 짧았던 반면, 워존은 방탄판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죽이거나, 죽는 시간을 상대적으로 많이 늘렸습니다. 굴라그는 본편과 TTK가 같기 때문에, 여기에 빨리 익숙해질수록 탈출 기회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간발의 차로 탈출하는 쾌감!


배틀로얄이 끝이면 섭섭하죠, '약탈 모드'
돈가방을 두고 싸우는 대환장 파티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의 워존은 단순히 배틀로얄 모드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150명이 방대한 맵에서 전투를 치른다는 것이 주된 콘셉트죠. 약탈 모드는 기존 배틀로얄과는 전혀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약탈은 최대 3명이 한 분대가 되어, 150명의 인원이 한 장소에서 싸우는 것은 배틀로얄과 동일하지만, 결정적으로 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30분이라는 제한 시간 동안 현금을 가장 많이 모은 팀이 승리하게 되며, 어떤 팀이라도 100만 달러를 달성하게 되면 그 즉시 해당 팀의 승리로 게임이 종료됩니다.

현금을 파밍하는 방식은 배틀로얄 모드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계약을 완수해 획득할 수 있고, 그저 땅에 떨어진 현금도 많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확실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은 현금을 많이 보유한 상대를 이름 그대로 '약탈'하는 것으로, 죽게 되면 보유한 현금 대부분을 땅에 떨어뜨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게임이 시작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현금 수송 헬기를 부를 수 있는 장소가 지도에 표시되는데, 이를 통해 지금까지 확보한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그만큼 약탈을 위해 다른 유저들이 모여드는 것을 감수해야 하겠죠.

약탈은 시간에 따라 줄어드는 원도 없고, 죽어도 바로 부활할 수 있기 때문에 배틀로얄보다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그래서 워존 무료 서비스로 처음 모던 워페어를 접하는 유저라면 약탈을 통해 계급이나 총기의 레벨을 올리는 것이 수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틀로얄과 달리 자신의 장비를 직접 설정해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목숨을 내놓으면 현금만은 살려주겠다


본편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워존'의 의미
맛있는 걸 다 비벼서 비빔밥을 만들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죠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워존 모드는 본편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유저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장비로 시작하는 배틀로얄의 특성 상, 특정 오퍼레이터로 플레이하고 싶거나 다른 멀티플레이 모드를 체험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본편을 사거나 할 필요가 없는 셈이죠.

그래도 무료 유저의 불이익을 꼽자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가 끊임없는 멀티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모던 워페어는 멀티플레이 또는 협동전 모두 통합된 레벨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으며, 각 총기를 사용함으로써 올릴 수 있는 총기별 레벨, 부착물이 해금되는 조건 등도 모두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워존에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서비스 초반에 무료로 즐기는 유저와 본편을 즐긴 유저의 차이는 바로 자신의 무장을 호출하는 시점에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본편을 구매하지 않고도 다양한 총기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요금제도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무기의 외형이나 부착물에 욕심이 생길 경우에는 상점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 1000포인트(약 12,500원 상당)에 판매되는 배틀패스는 구매해 놓으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해 티어를 올릴 때마다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합니다. 물론, 과금을 통해 얻는 아이템들은 오로지 무기나 오퍼레이터의 외형, 각종 부착물 등에만 적용되기에 게임의 승패를 크게 가르지는 않습니다.



▲ 굳이 본편을 사고 싶지 않다면, 보다 저렴한 배틀패스로도 각종 무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끊임없는 멀티플레이라는 '모던 워페어'의 기조는 워존의 무료 공개에도 지켜졌고, 덕분에 워존이 따로 동떨어진 스탠드얼론처럼 느껴지는 일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공개된 모던 워페어의 모든 콘텐츠들을 워존 안에서 확인할 수 있죠.

실제로, 워존의 배경이 되는 맵 '베르단스크'는 지금까지 본편에 등장한 모든 협동전, 지상전 미션의 맵이 합쳐진 크기의 방대한 지역입니다. 본편에서 협동전을 웬만큼 플레이한 유저들에게는 낯익을 수 있고, 반대로 배틀로얄을 하기 전에 협동전을 통해 맵의 감각을 익히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죽었을 때 전쟁 포로가 되어 가게 되는 '굴라그'는 2:2 총격전 모드를 통해 본편 유저들에게 매우 익숙한 맵입니다. 따로 말 하지 않아도, 여러 번 해 본 사람일수록 1:1 상황에서 좀 더 긴장하지 않고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을 테죠. 게다가 그동안 멀티플레이를 통해 올린 총기 레벨과 그에 따른 부착물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이점이 되기도 하고요.

이렇게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는 본편에서 제공하는 멀티플레이의 거의 모든 요소가 워존을 플레이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들에겐 신선함을, 그동안 게임을 즐겨온 유저들에게는 여럿이 모여 노는 놀이터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이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맛있는 음식을 이것저것 다 섞는다고 해서 그 결과물까지 맛있다는 보장은 결코 없습니다. 비빔밥이 비빔밤일 수 있는 이유는 역시 한 데 섞인 재료들이 서로 조화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고추장 역할도 빼놓을 수 없지만.

액티비전이 내놓은 '워존'이 그 출시만큼이나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비빔밥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배틀로얄 게임들이 재미있는 요소를 이것저것 모아보기를 시도했고, 게이머들은 재료 본연의 맛도 건지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워존은 흥행에 성공한 다른 배틀로얄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요소들을 바탕에 두고, 여기에서 친숙함을 느끼는 유저들에게 워존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색다른 맛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탈이 더 마음에 들었는데, 무엇보다도 부담이 적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하지만, 하루만에 600만 명의 플레이어를 모았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게이머들은 이미 반짝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게임이 얼마나 빨리 그 인기를 잃어버릴 수 있는지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게임의 완성도만큼이나, 앞으로도 핵과 같은 불법 프로그램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유저들이 생기지 않도록 운영 측면에서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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