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CK 프랜차이즈, 누군가는 어리둥절

칼럼 | 심영보 기자 | 댓글: 49개 |



6일 LCK 프랜차이즈화가 공식 발표됐다. 도입 시기는 2021년 스프링이다. 다른 빅 리그들이 모두 프랜차이즈 제도를 채택한 가운데, 뒤늦게라도 한국이 참여한다는 점은 기쁜 일인 듯하다.

그러나 라이엇이 중소 게임단에게 충분한 설명과 공지를 했는가는 의문이다. 특히, 2부 리그 관계자들은 이번 발표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말 프랜차이즈 제도가 도입될 계획이라는 설명은 들었지만, 그 이후로 이렇다 할 상세 계획이 공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공식 발표를 보고서야 프랜차이즈화가 완전히 결정됐다는 사실을 접한 관계자도 있었다.

팀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도입에 관한 소문이 업계에 돌자, 외부 사람들을 통해 이번 상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팀을 운영하고 있다면 본인이 리그 관계자인 것인데, 오히려 외부 인사들이 프랜차이즈 도입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며 당황한 기색을 표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따른 문제점은 중소 게임단이 전혀 대비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재 2부 리그 팀이 승격을 한다면, 프랜차이즈 입성을 준비할 시간이 채 몇 달밖에 되지 않는다. 이 짧은 시간에 투자를 받고, 여러 제반 사항들을 정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볼멘소리였다. 사실상 리그 참여자들이 이미 내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거센 불만도 있었다.

마지막 남은 1부 승격도 큰 이점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계자들은 LCK 소속 팀들이 얻는 혜택은 프랜차이즈 가입비가 어느 정도 할인되는 점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에 참여할 여력이 없는 팀들은 혜택을 받을 기회조차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입비가 오히려 얼마이겠냐고 물어보는 게임단이 있었을 정도였으니, 그들이 얼마나 어리둥절했는지 알 수 있다.

관계자는 또한 "라이엇이 LCK에 승격하면 투자자를 매칭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등 다른 이야기도 했지만, 6월 19일에 프랜차이즈 가입 신청이 끝나는데 그렇게 빠르게 모든 일을 할 수 있을까 싶다"며 의문을 품었다.

팀을 해체해야만 하는 몇 2부 리그 팀들을 위한 보상 체계가 분명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라이엇은 공식 발표만 했을 뿐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전혀 귀띔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열린 설명회에서 보상을 '할 수 있다'고 얘기했으나, 확언한 바는 없다고 한다.

대형 고객들만이 상생 관계가 아니다. 1부 중소 리그는 물론 2부 리그까지도 라이엇과 함께 해온 조직이다.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리그에 참여했고, LCK에서 활동하겠다는 꿈을 품었지만, 갑자기 해체 수순을 밟아야 한다면 그 또한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한 2부 리그 관계자는 "미국 프로 스포츠 모델처럼 현재 2부 리그 팀들이 1부 리그 산하에 들어가는 방식도 고려해봄직 하다"고 말했다.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있는 방식이다. 1부는 그대로 1부 팀이 운영하지만, 2부는 1부 팀과 계약한 기존 2부 팀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1부 팀이 언제라도 2부 선수를 '콜업' 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리그를 만들기 위해서 프랜차이즈 모델은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모두가 동의할 수는 없어도, 가능한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콩이 제대로 익지 않아 배탈이 난 사람들이 다수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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