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섬머] 김대호 감독이 말하는 높은 기대치, LCK 메타, 그리고 '명언 비꼬기'

경기결과 | 장다솔,석준규 기자 | 댓글: 34개 |



17일,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시즌 1라운드의 마지막 무대에서는 DRX가 한화생명 e스포츠와 맞붙었다. 승부는 2:0으로 DRX가 한화생명 e스포츠를 압도하며 마무리되었다.

순위표에서도 서로 반대편에 있던 두 팀인지라 많은 LCK 팬들은 DRX의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지난 KT전에서 미끄러졌던 DRX의 모습은 한화생명 e스포츠를 응원하는 팬들에겐 승리의 가능성으로 보였을 터. 하지만 DRX의 김대호 감독에게는 그 쓰린 패배조차 팀을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예방 접종으로 보였나 보다. 예방 주사의 효과는 오늘 증명되었고 말이다.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혼을 빼놓는 화법의 소유자, 김대호 감독을 1:1 인터뷰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김대호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1라운드를 승리로 끝낸 소감을 부탁한다.

확실히 스프링 시즌에 비해 좀 실력을 통해 이뤄낸, 쟁취해낸 것들이 많은 것 같다. 팀이 발전한 모습이 보여 기분이 좋다.


감독의 기대만큼 했다고 생각하나, 혹은 기대보다 좋았다고 생각하나?

기대치가 높았고,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서 좋았다.


본인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잘 했던 선수가 있나?

내 기대치는 워낙 높기 때문에 그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들 그에 충족되게끔 잘 했다.


그럼 단어를 바꿔보자. '예상'보다 좋았던 선수가 있는지?

기대가 높으면 당연히 예상도 높지 않겠나? (웃음)


오늘 케일 서폿은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나?

케일 서폿은 원래 아군 조합, 적군 조합을 살펴봤을 때 딱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있다. 그 것이 충족됐을 때 고르는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그 각이 나와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 있었다.


유일하게 패배한 경기가 KT전이다. 돌이켜보면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어떻게 보완했나?

그 때 밴픽을 너무 다양한 구도로 하다 보니 조합이 무너지는 것을 신경쓰지 못했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상당히 극단적인 밴픽이 짜여져 버렸다. 하필 상대도 마침 우리의 극단적인 조합을 잘 받아치는 조합을 꺼내서 상대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한 방을 맞고 나서, 이후에는 잘 보완할 수 있었나?

그렇다. KT전을 패배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보면 예방 접종이고, 주사를 맞은거라 생각했다. 약이 됐다고 본다. 한번은 그렇게 질 만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2라운드로 향하며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좀 더 정교해지면 좋을 것 같다. 우위를 잡았을 때 더 단단하게 플레이 해야겠다. 지금은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도 불안정성이 높다. 불안정성이라는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걸 똑똑하게 적재적소에 잘 이용해야만 할 것 같다.


해외 리그는 대체적으로 싸움이 잦은 메타고, 이러한 메타를 LCK에서는 특정 팀들만 따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성향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싸우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현재 LoL이라는 게임의 메타에선 싸울 이유가 많아졌다. 옛날에는 필드에 그렇게 달콤한 것들이 없었는데, 이제는 바위게도 있고 말이다.

이제는 '우리랑 싸움 안 할거야? 그럼 바위게 먹을게. 우리랑 싸움 안 할거야? 그럼 우리가 용 먹을게. 너네 칼날부리와 블루 버프도 우리가 먹을게. 그리고 강가 쪽 시야도 우리가 먹고, 미드와 바텀은 갱킹 압박 좀 느껴봐. 우리랑 싸움 안 할거야? 그럼 4인 다이브 준비할게.' 이렇게 가정할 수 있을 정도로 싸움을 피하면 안되는 이유들이 너무 많아졌다. 싸움이 옛날에 비해 훨씬 많아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빈도는 조합의 컨셉에 따라 달라진다. 디테일하게 가려면 조합을 봐야 한다.

질문이 '해외 리그는 많이 싸우는데 LCK는 안 싸우냐' 였나? 게임을 파악하는 부분이 다른 것이 아닐까(웃음)? LCK는 카르마를 선호한다. 카르마의 광역 만트라 실드는 중후반까지 갔을 때 딜러들이 딜을 안정적으로 넣을 수 있도록 조합의 힘을 많이 살려준다. LCK는 중후반으로 넘어갔을 때 조합의 완성도, 조합의 힘이 어느 정도 나오느냐가 중요한 체크포인트라 카르마 인기가 더 있는 것 같다.

요즘은 변화도 많다. 담원 게이밍을 예를 들면, 담원 게이밍은 첫 전령을 차지하는 것에 힘을 많이 준다. 십중팔구로 첫 전령을 먹고 그것이 첫 포탑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하려면 상체쪽 초반 라인전과 교전을 잘 해놔야 한다. 물론 서포터의 센스도 좋아야 한다. 담원 게이밍은 메타 파악을 잘 하고 있고, 그들의 스타일을 팀에 맞게 변형하는 것을 보며 더 그렇게 느낀다.


1라운드를 지나왔는데, 섬머 시즌의 지금까지 감독으로서 본인의 활약을 평가하자면?

저...저요? 나야 항상 똑같지 않겠나(웃음). 그리핀 때나 지금이나 말이다. 무난했던 것 같다. DRX 선수들이 확실히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팀 내에서 긍정적인 소통도 잘 이뤄지고 있어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


'야마토캐논' 감독이라는 '명언 좋아하는 감독'이 LCK에 추가되었다. 본인도 '명언 제조기'로 유명한데, 오늘 팀을 위해 준비한 명언은 없었나?

사실 난 특별히 명언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명언을 비꼬는 편이다. 내가 말하는 건 늘 구체적으로 얘기하려고 한다. 인용어들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나는 오히려 싫어하는 명언들이 많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말이다. 노력은 배신 잘 한다. 아마 내가 말하는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명언처럼 들리나보다. 


또 하나 있다. '작심삼일'? 작심한 것이 3일이나 가면 오래 간거다. 칭찬이다. 3일마다 작심하면 된다. 한번 작심한 것이 어떻게 3~4년씩 가겠나. '호르몬적으로' 말이 안된다. 작심을 자주 하자. 이런 거다.


이제 2라운드 시작이다. 어떤 각오로 임하려 하나?

항상 같지만, 최대한 현 상황을 잘 모색해서 준비를 잘 해서 재미있고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언제나 최종 목표는 롤드컵 우승 아닌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을 시기이지만,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고 있나? 한국 팀의 롤드컵 우승 가능성도 섣부르게 점쳐본다면?

1등으로 정규 시즌을 우승하는 것이 아니면 미끄러질 확률도 꽤 높으니, 그냥 열심히 해야겠다. 한국 팀이 우승할 가능성은… (한참 생각) 100%... 90%... 한 90… 98%?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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