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돌의 7번째 모험기를 읽다, YS SEVEN 리뷰

리뷰 | 이민규 기자 | 댓글: 11개 |
코에이의 삼국지 및 대항해시대 시리즈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한 일본 게임을 손꼽아 보라면 무엇이 있을까. DDR이나 비트매니아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리듬 게임을 손꼽을 수 있겠지만 PC 패키지로 좀 더 범위를 좁혀 본다면 이스(YS)시리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스 시리즈는 붉은 머리의 아돌 크리스틴이 평생 모험을 하면서 작성한 모험기의 주요 내용들이라는 설정으로 제작된 액션 RPG로, 몬스터를 쓰러뜨려서 레벨을 올리고 세계를 위협하는 적과 싸운다는 간략한 구조와 일본 팔콤의 멋진 음악으로 인기가 높다. 과거 8비트 시절 PC판으로 나와서 숱한 화제를 뿌렸고 그 중에서도 1&2편은 다양한 기종과 버전으로 꾸준히 발매되었다.



이스 시리즈 일곱 번째의 제목은 7이 아니라 SEVEN

올해 초 팔콤이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이스의 신작을 제작중이라는 언급과 함께 이스1&2의 합본판과 7편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1&2의 합본판은 현존하는 대부분의 콘솔 기종으로 나왔기 때문에 PSP로 나온다고 해서 신선할 것 하나 없었지만, 이스 오리진 이후 소식이 없던 신작이 7편이라는 정식 넘버링 타이틀로 나온다는 점으로 게임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식 명칭은 이스7이 아니라 이스 SEVEN(이하 SEVEN)으로, 일부에서는 7이 아니기 때문에 실험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 왼쪽이 초기 일러스트, 오른쪽이 정식 일러스트 ]


그러던 어느날 이스7의 주인공 일부와 게임 플레이 화면이 공개되었다. 주인공인 아돌 크리스틴과 그 단짝인 도기 등의 일러스트 및 전투 화면의 스크린샷 몇 장이었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저품질의 일러스트로 이스 팬들의 엄청난 분노를 샀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온라인 게임에서 CBT 이전의 알파 테스트 버전의 공개인 셈이고, 게임 내의 캐릭터 모델용 일러스트였던 것인데 그것을 결정된 게임 공식 일러스트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늘을 찌를 듯한 이스 팬들의 항의 덕분이었는지 결국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던 일러스트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제대로 된(?) 일러스트가 새롭게 공개되어 지금은 과거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만 여겨지고 있다. 그렇게 7월에 이스 1과 2의 합본판이 PSP로 발매되었고 9월 중순 최초의 7편이 마찬가지로 PSP로 발매되었다. 발매 당시 PC가 아닌 PSP로 발매된다고 발표로 인해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팔콤의 멀티 플랫폼 발매 예정 발표로 지금은 '기다리면 PC로 나오겠지' 라는 분위기.




[ 발매 전 공개되었던 YS SEVEN 프로모션 영상 ]


이번 아돌의 모험은 알타고 공국에서 벌어진다. 아돌의 3대 모험이라고 불리는 고대 이스/셀세타의 수해/알타고의 5대용 중에서 고대 이스는 1편과 2편의 내용이었고, 셀세타의 수해는 4편, 그리고 마지막 알타고의 5대용이 7편에서 나온 것이다. 알타고의 5대용이라는 주제로 인해 이스 관련 매체에서는 최고의 게임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끊이지 않았다.



그 반면 수십 권에 달한다는 아돌의 모험기 중에서 가장 큰 3개의 모험이 7편에서 모두 끝나기 때문에 이것으로 이스 시리즈는 끝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느껴지긴 하지만, 이스 시리즈의 팬 입장에서 구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에 풀 셋트 한정판을 과감하게 질렀다.



YS SEVEN의 대략적인 스토리 흐름

SEVEN에서는 외국과의 전쟁을 막 종결한 알타고 공국에 아돌과 그 친구인 도기가 배를 타고 도착하면서 게임이 시작된다.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서 빈부의 차나 치안 문제 등이 끊이지 않고, 거대 생물들이 난폭해지는 등 많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입국한 셈이어서 처음에는 마을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 모험이 시작되는 알타고 시가지 전경 ]


그렇지만 알타고 공왕의 신뢰를 얻어서 모험을 시작하게 되고, 아돌은 알타고의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다섯 마리의 용들에게 계시와 힘을 받고 다양한 동료를 만나면서 세계의 위기를 구하게 된다. 동료 중에는 알타고 공왕의 딸이라던가 전작에서 출현했던 캐릭터도 있고, 숨겨진 동료까지 있는데 여기에서 더 말하면 심각한 누설이 되니 일단 접어둔다.



SEVEN은 과거 시리즈에서는 단순히 모험의 시작-유물 입수-보스 격파-다음 지역으로 이동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점에서 벗어나서 지금까지 이스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시스템들이 추가되었다. 또한 게임 중반까지는 평범하지만 중반 이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마지막에서는 여러 가지 반전도 기다리는 등 전작보다 이야기 흐름이 충실해졌다.






[ 주인공 아돌과 동료들, 이 외에도 숨겨진 동료들도 있다 ]


전작에서 볼 수 없던 시스템들과 긴 플레이 타임

이번 작은 여러 면에서 기존과는 달리 많은 시스템들이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파티 시스템이다. 일부 시리즈에서만 NPC를 호위하기 위해 잠시 같이 이동한 적을 제외하면 언제나 혼자서 일반 몬스터에서 보스까지 싸워야 했었으나, SEVEN에서는 최대 3인 파티로 모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각 캐릭터마다 공격 방식이나 스킬이 다르다 ]


파티는 모험 중에서 만난 동료들로 편성할 수 있는데, 각각 자신의 인공지능에 따라 독자적으로 전투를 진행한다. 인공지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무난한 수준으로 전투를 보좌하는데, 직접 조작하는 것은 파티의 대표 캐릭터이며 전투중 언제라도 바꿀 수 있다. 전투 액션은 기본 공격+스킬+점프+가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작인 YS Origin의 전투 시스템을 한층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을만큼 부드럽고 스피드한 전투이다.



파티 캐릭터는 대표 캐릭터와는 달리 같은 공격을 받아도 대미지를 훨씬 적게 받고, SEVEN의 생산 시스템에서 필요한 재료를 필드에서 스스로 채집하기도 한다. 또한 몬스터를 쓰러뜨려서 돈과 재료가 흩어지면 그것도 알아서 모으는 등 쾌적한 플레이를 보장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강력한 필살기도 사용한다 ]


특히 베기/때리기/원거리의 3가지 공격 패턴과 각 공격 패턴에 따라 몬스터의 내성이 다른 SEVEN의 전투 시스템 덕에 칼만 쓰는 주인공 아돌 외에도 주먹질로 적을 분쇄하는 도기라던가 화살을 날려대는 아이샤 공녀 등 각 동료들도 필요에 따라 모두 육성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파고들기 모드로 들어가게 되면 각 동료들의 장비도 만들어줘야 하고 스킬은 쓰면 쓸수록 능력치가 오르기 때문에 스킬 레벨도 올리다 보면 플레이타임이 왕창 늘어난다.



그렇다고 3공격 패턴을 모두 갖춘 파티 하나만 만들어서 끝까지 진행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최종 보스 전투에서는 동료들을 모두 사용해서 전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꼼짝없이 동료들을 모두 육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액션 RPG인 만큼 컨트롤에 자신이 있다면 상점표 장비만으로도 충분히 엔딩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미니 퀘스트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총 20가지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데, 특정 시기에 정해진 NPC에게 말을 걸어서 퀘스트를 받고 그것을 수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리즈에서는 없었으며 SEVEN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시스템으로, 게임 플레이 시간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퀘스트는 아이템 수집이나 ~찾기 등이지만 일부 퀘스트는 웬만한 보스 몬스터들보다 훨씬 강한 숨겨진 보스 몬스터급의 능력을 지닌 것도 있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준다.






[ 미니 퀘스트 중에는 대형 몬스터와 전투하는 고난이도 퀘스트도 있다 ]


그런 까닭에 플레이타임이 전작들에 비하여 몇 배 이상 늘어났다. SEVEN에서 선택할 수 있는 4개의 난이도 중에서 보통 난이도를 선택하여 미니 퀘스트는 하지 않고 메인 스토리만 플레이한다고 가정해도 30시간은 진행해야 엔딩을 볼 수 있고, 미니 퀘스트나 각 캐릭터들에게 최종 장비까지 마련해 준다면 10~15시간은 더 늘어난다. PSP로 발매된 1&2에서 1편 엔딩 보는 데 6시간 걸렸던 것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분량이다.



재미는 있지만 1회용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전체적으로 많은 시스템이 개량되고 아돌에게 목소리가 생기는 등 여러 면에서 신선한 SEVEN이긴 하지만 불만인 점도 있다. 일단 2회차에 할 것이 없다는 점이다. 1회 플레이 타임이 수십 시간이기 때문에 미니 퀘스트 수행하고 동료 장비 다 맞춰주고 50시간쯤 플레이 해서 엔딩을 보면 그 다음에 할 것이 없다.



2회차에는 숨겨진 던전이나 보스 몬스터가 등장한다던가 하는 것도 없고, 난이도를 놀려서 플레이한다고 해도 80레벨 정도까지 올리면 최고 난이도인 나이트메어에서도 최종 보스에게 맞아도 간지러울 정도가 된다. 뭔가 도전할 대상이라던가 특전은 없이 1회 플레이에 모든 것을 건 듯한 인상이다.






[ 고를 수 있는 난이도는 총 4가지 ]


게임 파고들기를 좋아하는 기자의 습성상 이렇게 1회 플레이로 게임이 끝나버리는 것은 너무나 아쉽기 짝이 없다. PC판의 경우 엔딩을 보면 보스 러시 모드라던가 타임 어택 모드 또는 특별 아이콘 등 재미를 주지만, 이번 SEVEN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는 점이 불만이다.



SEVEN 자체가 PSP를 시작으로 다른 기종으로도 발매될 예정이기 때문에 멀티 플랫폼을 위한 초석이자 실험작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너무나 대놓고 다른 기종으로 발매될 SEVEN을 기대해 달라는 메시지로 보이기 때문에 재밌게 즐겨 놓고도 아쉬움이 남는다.




[ 용암 지역 보스전 플레이 영상 ]


그러나 이스 시리즈의 전통인 멋드러진 음악은 SEVEN에도 여전하여 음반을 팔고 게임을 보너스로 넣어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 팔콤의 게임이자 역사와 전통의 이스 시리즈인 까닭에 한 번 이스의 팬은 영원한 이스의 팬이 되어 투덜거리면서도 다른 기종으로 나온 같은 게임을 구입한다. 물론 그 중에는 기자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은 2회차부터 할 것이 없다고 불평을 해도 후속작이 PC로 나오건 또 다른 콘솔 기기로 나오건 결국 구입하게 될 것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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