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LC는 없다" 진승호 디렉터가 전하는 베리드 스타즈의 이야기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4개 |

그들은 잠깐 동안 높아졌다가 천대를 받을 것이며,
잘려 모아진 곡식 이삭처럼 되리라
- Job 24: 24

욥기 24장 24절, 과거 '베리드 스타즈'(당시는 이름이 달랐다)가 티저 영상과 블로그를 통해 공개됐을 당시 쓰인 성경 구절이다. 일반인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의 무대가 무너져 출연자와 일부 스태프가 갇히고, 구조대를 도착을 기다리면서 스마트워치로만 외부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상황.

결승까지 살아남은 다섯 명의 오디션 참가자들은 SNS를 수놓은 걱정과 응원, 비난과 조롱 속에서 구조대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살인이 예고되고, 생존자들과 주인공의 선택은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어드벤처 게임. 욥기 24장 24절은 베리드 스타즈의 분위기와 주제를 간접적으로 잘 보여주는 구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의 첫 콘솔 도전작인 베리드 스타즈가 마침내 7월 30일 출시됐다. 과거의 공약대로, PS4와 닌텐도 스위치와 함께 PS VITA까지 출시가 완료됐다. 첫 발표인 2017년부터 3년이 넘는 시점에 마침내 개발을 마치고, 어떻게 보면 게임의 주제처럼 플레이어들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진승호 디렉터 역시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 이런 날이 왔다"고 전하며, "최선을 다해서 개발했고 이제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라면서 걱정과 기대를 함께 품고 있었다. 진승호 디렉터는 인터뷰를 통해서 베리드 스타즈의 제작 과정과 기획, 그리고 실물 패키지 제작 과정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 해당 인터뷰는 인벤을 비롯한 다수의 매체가 참석한 공동 인터뷰로 진행되었으며, 방역과 문진표 작성을 통해 각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등 관계자들이 모두 일정 거리를 둔 채로 진행됐다.



라인게임즈 '팀 라르고'의 진승호 디렉터

Q. 베리드 스타즈를 제작하게 된 계기와, 플롯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얻은 매체나 작품, 혹은 상황과 현상이 있는가?

=베리드 스타즈의 시작은 이런저런 자리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지난번 작품을 만든 이후에 회사에서 나가게 됐던 게 주요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SNS,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있었을 때다. 내 소식이 알려지면서 트위터 타임라인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올라오더라. 그게 저한테는 충격적이기도 했다. 나 자신이 이런 타임라인 안에서 화젯거리가 된다는 게 충격적이고,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 상태로 3~4일 있다보니까, 이걸 이야기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거기서부터 출발한 게 베리드 스타즈다. 그때 상황이나 전개들을 그대로 살린 건 아니다. 시작할 때의 아이디어였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면서 하나의 게임으로 완성했다.


Q. 이번 작품은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러한 어드벤처 장르에 꾸준히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음으로야 당연히 잘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가 머리에 힘을 준다고 해서 흥행 여부가 바뀌는 건 아니라서, 아무래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드벤처 장르는 프로덕션 규모와도 관계가 있다. 3~40명이 되는 팀도 아니고, 맥시멈이 항상 10명 정도의 규모였다. 이 정도 규모에서 이야기가 있는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면 어드벤처 외에는 별로 선택지가 없었다. 한 10여 년을 개발하면서 되돌아보자면 프로덕션 규모가 가장 많이 관여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Q. 베리드 스타즈가 첫 콘솔 개발인데, 개발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과 소감은 무엇인가?

=일단 이번에 좀 특이하다고 할 만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콘솔로 개발한 사례가 없지는 않아 우리가 처음 느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패키지나 한정판을 제작했다는 게 좀 특이했던 경험이다. 이 과정을 밟으면서 느낀 건 패키지를 낼 계획이라면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거였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할 일도 많더라.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내려면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닌텐도 스위치로 패키지를 만들고 싶으신 분은 반드시 일본어가 되는 분을 채용하셔야 한다.


Q. 지스타에서 게임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이후에 시간이 꽤 지났는데, 어떤 부분이 추가되고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지스타는 작년 11월이었고, 그 이후로는 앞 부분 시연 버전이 있었다. 그때도 계속해서 텍스트 폴리싱을 하고 있었다. 더빙이 이미 들어간 부분을 제외한, 전체적인 텍스트 폴리싱을 하고 있었고, 카메라를 쓰는 등 연출에 대해서도 폴리싱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다. 그때에 비해서는 연출이나 더빙이 들어가지 않은 텍스트에 대한 폴리싱이 더 진행됐다.


Q. 한정판 패키지가 상당히 구성품이 많은데, 한정판 패키지의 구성품은 어떻게 계획하고 준비했는가?

=현물 제작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여러 라인 게임즈의 디자인 팀이나 사업 지원실 등 다 같이 기획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물건을 만들자고 결정했다. 인쇄물들이 나오면 감리한다고 해야 할까? 충무로에 있는 인쇄소에 가서 감리를 하는 등등의 작업을 같이 했다.

물품들의 경우도 제 기억에는 개발팀에서 먼저 제안을 드렸다. 그중에서 여러 개를 따져서 이건 되고 이건 안되고 하는 카테고리를 정하고, 만들기로 한 물품들은 열심히 준비하고 제작했던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닌텐도 스위치 한정판 구성. 구성물은 상당히 푸짐하다.

Q. 스위치 개발에 있어서 일본어를 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는 건 좀 독특한데, 개발자 입장에서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나 팁을 줄 수 있는 게 있을까?

=일단 인터페이스가 다르다는 점이다. 모바일은 화면을 터치해서 진행하는 반면, 터치가 있는 플랫폼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패드 인터페이스로 조작하는 환경이 콘솔이다. 손으로 찍는 걸 패드로 옮겨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에는 문법이 많이 다르다. 그 차이가 굉장히 크다.

그 부분에서 주의를 하셔야 한다. 우리는 그래도 어드벤처라서 좀 괜찮은 부분도 있었지만, 예를 들어 RTS나 다른 장르를 한다고 할 때 정말 많이 달라진다. 유닛의 단체 지정이나 뭐 그런 거라고 해야 할까. 터치와 마우스는 비슷한 구간이 좀 있는데, 터치와 패드는 정말 완전히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도전하시는 분들도 아마 인터페이스에서 많은 고민이 있다고 생각한다.


Q. 그동안 스토리 위주의 추리 게임을 만들어 왔는데, 검은 방과 회색도시와 비교해 '베리드 스타즈'가 갖는 새로운 점은 무엇일까?

=이전에는 '방 탈출'이라는 기본적인 게임의 룰을 깔고 갔다면, 지금은 그게 없다.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라고 소개했듯이, 기본적으로 키워드를 가지고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그 부분이 가장 게임의 큰 중심을 잡고 있는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대화들이 이벤트로 일어났다고 한다면, 베리드 스타즈는 대화를 게임을 진행하는 룰로 요구하고 플레이어도 그 부분에 집중을 해서 진행해야만 온전히 할 수 있다. 그게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Q. PS4, 닌텐도 스위치, PS VITA까지 세 플랫폼에 게임을 런칭하는데, 각 플랫폼 별로 차이점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성능에 따른 퍼포먼스 차이가 있다. 일단 상중하로 굳이 구분을 하자면 PS4가 가장 최상이다. 스위치도 PS4와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약간 화면 효과를 덜 쓴 느낌이다. 스크린샷을 놓고 비교하지 않는 한은 이런 차이가 잘 안 느껴질 수 있다.

PS VITA는 처음 생각보다 사양이 많이 낮았다. 화면 효과나 텍스쳐의 해상도와 같은 부분에서 최적화가 가해졌고, 눈으로 보는 화면들이 다르다. PS VITA 버전에는 일본어 음성이 포함이 안 되어있다. 오로지 한국어 자막과 한국어 음성만 들어있다. 그게 가장 큰 차이다.


Q. PS VITA로 출시를 한다고 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지금도 후회는 하지 않는가?

=처음에 베리드 스타즈를 공개할 때, PS4와 PS VITA를 내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지금 와서 후회는 아니고, 사람이 발언에 있어서 좀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때만 해도 아직, 아주 현역은 아니었지만 PS VITA는 나름대로 많이 운용되는 편이었다.

휴대용 기기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경험 자체가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지금 와서 느끼자면 정말 애를 써서 개발해서 "후회가 된다"라는 식으로는 말을 할 수 없다. 다음에는 사양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한 다음에 해야 한다는 교훈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Q. 사전에 알고 있던 발매 직전 공개된 정보중 가장 의외였던 점이, 처음부터 자막을 포함해 4개국어와 일본어 음성이 같이 있다는 점이었다. 해외에는 아직 딱히 구체적인 발매 계획이 없는데, 해외 시장은 어떻게 전개할 예정인가?

=일단 여러 언어를 탑재하게 된 건 모두가 아시다시피 한국에서만 해서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이 가장 컸다.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결과들을 내기는 했지만, 어드벤처 장르를 패키지로 만들어서 판매할 때 우리가 어떤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지난 프로젝트들이 해외 발매가 안됐거나 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은 상태로 전개된 적도 있었다. 이번에는 문제의식을 공감해서 해외 텍스트나 음성을 탑재하게 됐다. 제가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데, 글로벌 같은 경우도 북미/유럽은 7월 31일 같이 DL로 발매가 된다.

일본어 음성의 경우는 아무래도 에이전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누가 좋겠다 하는 인선을 하기는 했지만, 에이전시에서도 한 번 더 검토를 거쳐 캐스팅을 했다. 그쪽에서 결정해 주는 리스트를 다시 확인하고 바꾸고 싶은 분은 바꿔달라고 하기도 했고, 괜찮은 분은 OK 하는 식으로 성우 인선을 결정했다.

한국은 성우분들이 전부 프리랜서인데, 일본은 에이전시가 있다. 그런 협상과 같은 과정을 거쳐서 인선이 결정된 정도의 차이가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원했던 느낌의 성우분들을 다 캐스팅했다.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일본 시장의 경우 성우분들이 가지고 가는 마케팅과 사업적 부분이 좀 크다. 최대한 사이에서 해결하는 에이전시나 소속사의 요청, 제안을 충분히 검토해서 캐스팅을 진행한 편이다.


Q. 그동안 게임들의 스토리를 주로 짜 오신 걸로 아는데, 자신만의 스토리 짜는 노하우가 있다면?

=이야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여러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다. 제 경우는 마지막 장면부터 시작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결말부가되는 편이고, 거기서 시작해서 가는 과정을 만든다는 형태로 제작을 했다. 지금까지 만든 게임들이 다 그랬다. 결말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편이다.

이미 공개했던 내용과 다른 점이라면, 공개된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시놉시스에서 느끼는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겠구나 하는 예상과는 조금 틀어져서 간다는 차이가 있을 점이다. 데스 게임 장르인가라고 느끼실 수도 있다.


Q. 게임 내 SNS가 '페이터'라고 나오는데, 현실의 트위터와 관련이 있나?

=페이터 같은 경우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합성어로 이름을 정했다. 게임 안에서 보이는 모습은 트위터 타임라인을 많이 모사한 모습이다. 물론 세부적인 설정을 게임 속에서 보면 사용법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텍스트들이 쭉 나열되어 있고, 스크롤 하면서 살펴보는 트위터의 방식을 많이 참고했다. 처음 말씀드렸던 경험과 체험을 들이기 위한 부분과도 무관하지 않다.


Q.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들은 일회성이 어느 정도 있는 만큼, 스트리밍이나 영상을 통해서 스포일러가 되면 치명적인 부분도 있다. 베리드 스타즈의 스트리밍이나 영상 업로드 정책을 수립할 때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서 스트리밍 정책을 공개하긴 했는데, 일단 제가 스토리있는 장르를 만들면서 스포일러 우려는 항상 함께 따라온다. 검은 방 2편을 만들었을 때, 티저를 올린 적이 있다. 딱 한 줄만 있는 이미지인데, 거기 댓글이 범인은 누구라고 댓글이 달린 적이 있다.

아주 황당한 경험이었는데, 이통사 체험단분들이 게임 평가를 위해서 플레이하고 엔딩을 봤는데 그중 한 분이 욕망을 참지 못하고 티저에 댓글을 다신 사례였다. 당시는 어떻게 수습을 하긴 했지만 일단 이번에도 추리라던가, 스토리 전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니 스포일러에 대한 우려가 따라왔다.

어떻게 보면 지금과 그 시절은 좀 환경이 다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트리밍이라는 방식이, 게임을 소비하고 즐기는 방식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마냥 그걸 다 금지해도 효력도 없을뿐더러,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대항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서 여러 관계자분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후반부 쪽에 여기서부터는 다시 보기 업로드가 불가능하다고 아예 화면에 뜨는 구간이 있다. 중간에 화면이 한 번 나오고, 5초 정도 강제로 노출되고 버튼을 눌러야만 넘어갈 수 있는 화면이다. 그 이전까지는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유튜브를 통해 다시 보기 영상을 올리거나 클립 영상을 남길 수 없고 생방송으로만 진행하게 해두었다.



베리드 스타즈는 꽤 독특한 스트리밍 정책이 채용됐다.

Q. PS VITA로 게임을 출시한다고 한 반응이 초기와 지금이 다른 느낌이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처음 개발하겠다고 한 이후, 지금도 PS VITA 버전을 개발했다고 이야기하니 그때와 반응이 다르더라. 2020년의 반응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긴 한데, 매체 생산도 중단되고 단종 이슈도 영향이 크다고 본다. 스위치로 개발하다 보니 PS VITA는 안 나온다고 하는 걸 대부분 예상하시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PS VITA 버전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니 기쁘다. PS VITA 지원을 위해서 애를 많이 쓰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PS VITA 버전을 이용하실지는 의문이긴 하다. PS VITA로도 내니까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실제 PS VITA 유저인지는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도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마음의 뿌듯함을 가지고 있다.


Q. 발매 시기를 월 단위로만 공개하다가, 7월 말이라고 고지를 했는데, 막판에 와서 고지하게 된 이유가 있나?

=코로나 이슈도 있었고, 물류라던가 하는 부분에 이슈가 있었다. 공장에서 한정판을 만들다 보니 해외에서 만들어서 넘어오는 물품도 있다. 그런 과정에서 COVID-19 이슈로 중간에 기약이 없어진다던가 하는 이슈도 있더라. 그래서 정확한 발매 시점을 고지하기 어려웠다. 정확한 날짜가 나온 건 모든 제반사항들이 전부 OK가 난 시점이다.


Q. PS VITA를 다운로드로만 제공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후일 일정 수량만 주문을 받아 제작하는 등 패키지판이나 한정판을 출시할 계획이 있나?

=PS VITA의 경우는 알다시피 게임 카드의 생산이 중단돼서, 패키지를 낼 수 없었다. 한정 수량으로 따로 제작을 하는 경우는 모든 게 다 그렇다시피 '잘 되면'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괜찮다면 한정으로 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지만, 저의 결정이라기보다는 회사의 권한에 더 가깝다.


Q. 사운드트랙은 어떻게 생각하여 제작했고, 어떤 테마를 요구했는지 궁금하다.

=검은 방부터 함께 쭉 사운드를 해 온 분이 계신다. 아웃소싱 형태의 외주로 하시는 분이긴 한데, 우리의 경우는 게임의 기본적인 모습과 느낌을 소개해드리고,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어떤 느낌의 음악이다 하는 레퍼런스를 전달드리는 편이다. 그리고 기본적인 멜로디를 만들어서 듣고 좀 다르게 해보면 어떨까요 하는 식으로 의견을 드리고 작업을 한다.

베리드 스타즈는 하나의 테마를 놓고 그걸 계속해서 변조하여 여러 테마를 만드는 과정이 많았다. 그걸 특별히 요청했다. 메인 테마를 느껴지게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드렸고, 곡이 넘어와서 피드백을 드릴 때도 주로 그런 위주의 피드백을 드렸다.


Q.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다 보니, 글을 읽기 쉽도록 만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스팀 같은 PC버전은 출시 계획이 없나?

=베리드 스타즈는 글이 정말 많은데, 사실 이렇게 많은 글을 읽어줄 사람이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하긴 했다. 타임라인도 존재해서 SNS에 올라오는 글을 봐야 하는데, 글을 잘 안 읽는 사람도 게임을 하면서 글을 읽도록 앉혀둘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 끝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마땅히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모바일 게임처럼 무료 다운로드하는 게임도 아니고, 거의 하겠다고 작정하고 산 사람만 보는 거다 보니 고민 끝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글을 더 때려 넣은 쪽에 가깝다. 가독성을 해치지 않도록 글을 짰고, 중언부언도 배제하는 등 읽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스위치와 PS VITA, PS4로 출시되고 있어서 다른 플랫폼도 고민은 하고 있는데, 좀 봐야 알 수 있는 사항이다. 지난 프로젝트도 모바일이 잘 되면 콘솔도 해야지 했는데 콘솔로 안 나왔다. 스팀이나 다양한 전개를 할 수 있는 방향이 있는 걸 인지는 하고 있지만, 일단 콘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Q. 차기작도 플랫폼은 콘솔로 가져갈 예정인가? 그리고 곧 차세대 기기가 나오는 시즌인데, 앞으로의 플랫폼 대응은 어떻게 계획을 잡고 있는가?

=콘솔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여러 가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중에 후반 작업이라고 해야 하나? 패키지를 만들고 유통망 판매를 고민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가 출시까지 과정을 길게 만든 게 있었다. 이를 힘겹게 해둔 이상 당연히 콘솔로 출시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고 있는 편이다. 아마 차기작도 개발을 하게 되면 콘솔로 하지 않을까 싶다.

차세대 기기들은 곧 출시를 앞둔 상황이다 보니, 콘솔 개발을 다음에도 하게 되면 차세대 기기 플랫폼을 목표로 하지 않을까는 생각을 한다. 개발하는데 기간이 필요하다 보니, 지금의 차세대 기기가 그 시점에서는 현역이지 않을까?

문제는 차세대 기기가 나왔을 때도, 닌텐도 스위치는 현역일 수 있다. 이 경우는 사양 차이가 좀 나게 되므로, 차세대가 목표라면 멀티플랫폼 개발은 고민이 된다. 차세대 기기로 한다고 해서 리소스를 몰빵했는데 스위치에서 구동이 안될 수도 있다는 고민도 있었다.

개발을 하는 상용 엔진들이 차세대 기기 지원을 어떻게 해주냐에 따른 부분도 있다고 본다. 일단은 여유를 두고 상황을 관망하면서 어떤 플랫폼으로 개발해서 출시할지 생각을 해야 하는 단계 같다.


Q. 예약 구매를 시작했는데, 패키지를 살펴보니 한정판은 물론이고 일반판도 물량을 찾기 힘들더라. 예약 속도가 엄청났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인가?

=지금 물량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 알고 있다. 기대는 했지만 예상은 못 했다. 물량을 부족하게 찍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개발하는 어떤 콘솔 게임, 장르는 마이너하지만 아무래도 어떤 게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크셨다고 생각하고 있다. 궁금하기는 한가보다는 감각을 가지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일단 정말로 감사하다.


Q. 추후 DLC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아무래도 뒷이야기를 궁금해할 팬들이 있을 텐데, 다른 방향으로라도 전개할 계획이 있나?

=DLC는 구조적으로 감안하지 않고 개발했고, 확실하게 DLC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후일담은 게임의 흥행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면 DLC는 아니더라도 외전이나 뒷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전개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계획이지만, 무엇보다도 흥행이 있어야 뒷이야기도 있는 게 아닐까 싶다.


Q. 이전 작의 스토리는 혼자서 작성한 것으로 아는데, '베리드 스타즈'의 시나리오도 혼자서 작성했는지 궁금하다.

=전작의 시나리오를 일단 쓴 건 맞는데, 한 분이 더 있었다. 그분은 단편 극장이라고 부르는 서브 시나리오를 작성해서 제가 같이 작업해서 스크립트를 넣는 식으로 작업했다. 베리드 스타즈는 SNS를 작성하신 분이 있다. 게임 특성상 대화가 아주 많은데, 등장인물이 대화할 수 있는 키워드가 하나면 총 5개의 대화가 나온다.

기획하는 분이 기본적인 뼈대를 만들어두면 내용을 작성하고, 제가 또 수정하고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해서 혼자 다 했다고 보긴 어렵다. 대화가 워낙에 많아서, 혼자 했다면 아직도 아마 작업을 하고 있지 않을까. 키워드가 30개만 해도 150명분의 대화가 나오는데, 절대적으로 쳐내야 하는 영역이 많다. 시나리오는 함께 제작을 하는 부분이 있다.


Q. SNS에서는 벌써 2차 창작이 나오고 있는데, 어느 범위까지 허용하는지 궁금하다.

=2차 창작의 경우는 허용하고 말고 이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이를 통해서 우리보다 돈을 많이 벌면 나눠야 되지 않느냐는 농담을 하곤 하는데, 대개는 그럴 일이 없어서 특별히 손을 대지 않고 있다. 그레이 존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좀 한다.


Q. 콘솔이라는 플랫폼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콘솔로 결정한 이유가 있는가?

=첫 번째는 먼저 제안을 해주셨기 때문이다. 김민규 대표님이 "이건 콘솔로 해보는 게 어때요?"라고 제안을 해주셨다. 우리도 좀 절박한 게 있었다. 지난번 경험을 통해서 스마트폰 시장에는 우리 자리가 없겠다고 생각이 들었으니까.

전작을 할 때도 매체에 이야기를 한 내용이 있다. 이 타이틀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리가 앉을 자리가 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돌아보면 우리가 앉을 자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베리드 스타즈라는 이름조차 없을 때, 기획을 보면 시스템이나 스토리도 있지만 BM도 정말 많았다. 쪼개 팔 건지, 나눠 구성할 건지 등등 구상이 많았는데, 콘솔로 해보는 게 어떻냐는 제안에 그 부분이 싹 사라졌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게임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랬기 때문에 넘어왔다. 절박함과 고민, 제안을 통해서 콘솔로 전개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전체적인 대화의 분량은 어느 정도가 되는가?

=사실 계산을 해보진 못했다. 정말 많은데... 키워드라는 게 하나가 있어도 지금 인물이 다섯 명이면 다섯 명 다 이야기를 해야 한다. 전부 다 같은 이야기를 하면 재미가 없으니 캐릭터의 상황 등에 따라서 다른 이야기를 제공해야 했고, 이를 통해 진실을 알아가고 캐릭터들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읽는 재미'가 있다.

A와는 어떤 이야기를 했는데, B는 이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궁금함이라고 해야 할까. 조금씩이라도 다르게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그래서 양이 정말 많아서 번역에서 힘들었다. 대충 키워는 100여 개? 아니, 수백 개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후반부에는 대화를 할 사람이 많이 줄어든다.


Q. 캐릭터들이 놓인 환경이 극한 상황이다 보니, 내면이나 감정이 굉장히 날 것 그대로 드러나는 묘사나 대화가 예상된다. 이는 어떤 부분을 초점을 두고 기획했는지 궁금하다.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소재 자체가 경쟁을 전제로 하고 있는 포맷이고, 무대가 무너진 상황에서 구조대가 온다고 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흘러간다. 그래서 대화를 구상할 때,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는 인간상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밝은 성격처럼 보인 사람도 변모한다던가, 처음 캐릭터만 보고 트롤링이 예상되는 사람이지만 의외로 똑바른 사람일 수도 있고. 사람의 바닥이 드러난다고 해야 하나? 성정을 표현하는데 힘을 많이 썼다.

오디션 쇼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를 대중이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가는 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사람들이 가진 생각과 비밀들을 알게 되면서 인식이 점차 바뀔 수 있다. 그렇게 받아들여지면 좋겠다.



베리드 스타즈는 변화하는 인간상을 표현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Q. 공개된 커버 이미지나 메인 아트를 보면 신승현 PD는 자주 삭제되더라. 스포일러일지도 모르지만, 알려줄 수 있는 선에서만 그 이유를 알려줄 수 있나?

=신승현 PD는 원래는 처음 남성 캐릭터였다. 신승호라고 해서 제 이름에서 작대기만 몇 개 빼둔 인물인데 너무 노골적이라고 생각해 이름과 성별을 바꿨다. 좀 민망한 점도 있었다. 게임의 주가 되는 캐릭터들이 오디션 출연자들이다 보니까 배치를 하다가 보면 칸이 모자랄 때가 있다. 그때는 신승현 PD가 너희들이 주인공이니 난 뒤로 빠진다 하는 느낌으로 빠졌다고 보면 된다.


Q. 팬들과 게시판을 보면 디렉터와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높아 보인다. 하지만 소통 도구가 블로그밖에 없어서 답답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온라인 문답 이벤트 같은 행사도 해볼 생각이 없는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저는 게임으로서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찾으시는 분들이 있다 보니 기획의도나 어떤 생각을 말하는 경우도 좀 많다고 생각하긴 한다. 하지만 결국 TMI다. 내가 어떤 생각이었고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그냥 찾아보시는 분들이 "아, 그랬구나"라고 넘어갈 정도다.

게임을 통해서 소통하는 게 1차라고 생각하고,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면 다른 자리를 만들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게임을 만들고 있고, 게임이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그에 대한 반응들이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이렇게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자체가 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게 어렵고, 실제로 생각한 내용과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있어 보이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면 꼴사납다고 생각해서 게임이나 열심히 만들자는 마인드다.



물론 궁금해 할 팬들을 위해 한정판 아트북엔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Q. 출시하는 세 기종 모두 자이로센서와 같은 각종 부가기능들이 있는데, 각 기기별로 다른 기능이나 활용한 기능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동시 출시를 하다 보니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종별로 큰 차이를 두지는 않았다. 퍼포먼스의 차이는 있지만, 자이로 센서는 활용한 기능이 없다. 물론 진동이 있는 컨트롤러의 경우는 진동 정도는 있다. 진동해야 할 때는 확실하게 울려준다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Q. 마지막으로 '베리드 스타즈'를 출시하면서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한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 이런 날이 왔다. 이렇게 게임을 발표할 수 있는 사실이 놀랍고, 게임을 만드는 과정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했지만 이는 아주 힘들게 대화를 준비해서 던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유저들이 기대를 하고 있을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줘서 감사하다. 모든 개발에 참여하신 분들, 출시까지 준비해 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길고 어렵게 개발한 베리드 스타즈가 플레이해 주는 여러분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가장 바라고 있다. 흥행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서 개발했고 이제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베리드 스타즈를 잘 부탁드리고,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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