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게임즈 첫 서브컬쳐 장르 도전 '블루 아카이브' 체험기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43개 |

넷게임즈의 네 번째 작품, '블루 아카이브'가 지난 8월 6일부터 일본에서 CBT를 진행합니다. '블루 아카이브'는 학원 도시 '키보토스'를 무대로 하는 학원 판타지물로, 유저는 교사가 되어 미소녀 학생들과 함께 도시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해결해나가야 하죠.

그간 '히트', '오버히트', 'V4'로 고퀄리티 3D 그래픽을 강조해온 넷게임즈의 컬러와는 다소 다른 느낌의 작품이라 낯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큐라레: 마법도서관'을 제작한 김용하 PD가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서브컬쳐 유저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기도 합니다.

타이틀과 티저 영상 정도만 공개되어왔던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에서 약 2,000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CBT를 진행하게 됩니다. 김용하 PD의 신작, 그리고 넷게임즈로서는 처음으로 서브컬쳐계에 도전하는 신작 '블루 아카이브'가 어떤 게임인지 CBT를 통해서 확인해보았습니다


테마는 밀리터리 X 판타지 X 청춘
덕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테마에, 청춘물의 왕도로 덕심을 노리다




일반적으로 미소녀들이 등장하는 게임류를 보통 서브컬쳐, 덕겜이라고 뭉뚱그려서 말하고는 하지만 사실 그 안에도 여러 가지 카테고리와 분류가 존재합니다. 해당 장르에 관심이 없는 유저에겐 엇비슷하게 보이지만, 실제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는 자신의 기호와 관련이 있으니 민감할 수밖에 없죠.

서브컬쳐의 하위 분류 중, 그간 가장 일반적인 소재들을 떠올려보면 학원물, 밀리터리, 판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왜 밀리터리가 들어가지?"라고 의아해하실지 모르지만, 어쨌든 흔히 말하는 '덕'들 중에는 밀리터리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경향이 꽤 높은 편이죠.

그간 공개된 '블루 아카이브'의 요소들을 살펴보면 이 테마들을 정확히 겨냥한 점이 엿보입니다. 프로젝트 MX로 소개됐을 당시의 이미지컷이나 짧은 티저에 나온 교복을 입은 동물귀 미소녀들과 총기들은 서브컬쳐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였습니다. 물론 덕들이 어떤 캐릭터 유형을 원하는지 정확히 짚은 퀄리티 있는 작화가 한 몫을 하긴 했습니다.







CBT에 앞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는 학원 도시 키보토스에 교사로 부임하게 된 유저와 그가 맡게 될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CBT에서 공개된 키보토스는 말 그대로 학원 도시로, 그 안에는 여러 학원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대립하고 있죠. 그러다보니 학원 간에 종종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혹은 여러 학원 학생들이 담합해서 도시에서 난리를 피는 일도 벌어지곤 합니다. 물론 다른 학우들의 돈을 갈취하는 불량 클럽들도 있고요.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각 학교에는 학생위원회와 대책위원회가 있고, 도시 범위로 일어나는 일에 대처하기 위해서 각 학교가 연합해 연방학생위원회, '샬레'를 설립하게 됩니다. 유저는 이 연방학생위원회를 관리하는 교사가 되어서 키보토스의 치안 유지와 샬레 및 각 학교 학생위원회 관리 등을 도맡게 되죠.

'블루 아카이브'의 초반부는 정학, 근신 처분을 받았지만 탈주한 일부 학생들이 도시와 샬레 부실을 점거한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에 각 학교 학생위원회와 샬레 임원들이 나서서 이들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이 과정에서 총과 각종 화기뿐만 아니라 크루세이더 전차까지 등장하는 등, 일반 상식에서의 학원물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학원물은 다소 진중하거나, 과장되긴 했어도 주먹이나 무공(?)이 오가는 수준이지 갑자기 탱크가 처음부터 등장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런 분위기를 밝고 코믹하게 그려내는 경우도 드물죠.



▲ 근신 처분 받은 불량학생들이 전차 몰고 항의하는 다소 엉뚱한 도시, 키보토스에서



▲ 유저는 연방학생회 '샬레'의 담당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과 이런저런 일들을 헤쳐나가게 되죠

이른바 항마력이 떨어지는 유저에겐 다소 엉뚱하게 비칠지 모르지만, 서브컬쳐 유저들은 귀엽고 발랄한 미소녀들의 엉뚱한 이야기를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받아들이는 터라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죠. 서브컬쳐계를 살펴보면 걸즈앤판처 같이 대놓고 탱크와 중장갑들이 등장하는 학원물이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소재들을 미소녀들의 매력과 곁들여서 다소 엉뚱하지만 발랄하게 풀어내는 게 밀리터리 학원물의 매력인데, '블루 아카이브'는 이를 퀄리티 있는 일러스트와 학원물이라는 테마에 충실한 설정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서브컬쳐 게임답게 "이게 뭔데" 싶은 요소들이 조금 있긴 한데, 그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도 여차저차 얼렁뚱땅 넘어가면서 간단히 즐길 수 있게끔 유도했고요.

다만 이 관점은 어디까지나 서브컬쳐에 대한 애정과 관심, 면역력이 있다는 걸 전제로 한 만큼 국내 일반 유저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할지는 다소 의문이긴 합니다. 국내에서는 유행하는 서브컬쳐물을 잘 살펴보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어느 정도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설정 위에서 다소 코믹한 요소들이 곁들여졌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지만 '블루 아카이브'는 정통파 학원코믹처럼 얼렁뚱땅 넘어가면서 귀엽고 발랄한 느낌이 훨씬 더 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이후 인게임을 설명할 때 더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만, SD 캐릭터나 연출 등에서도 이를 의식한 모습이 다분히 보이고 있고요. '블루 아카이브'의 지향점에 대해 설명하자면 그간 국내 주류 게임사에서 잘 시도하지 않았던, 왕도적인 서브컬쳐에 좀 더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익숙한 요소들을 자신만의 색으로 섞어낸 '블루 아카이브'
3D SD 캐릭터는 다소 호불호 갈리지만, 익숙해지기엔 무리 없는 구성


최근 몇 년 간 어느 정도 퀄리티의 게임플레이 요소를 갖춘 서브컬쳐 게임들이 등장하다보니, 이를 굳이 따지지 않는 것이 불문율 같던 서브컬쳐 게임계도 조금은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인게임은?"이라는 질문이 먼저 나오게 된 것이죠. 그러면서 캐릭터나 스토리, 세계관이 매력적이면 인게임이 다소 온도차가 있어도 신경을 안 쓰긴 하지만, 진입할 때 다소 장벽이 되는 경향도 늘었습니다.

이 관점에서 '블루 아카이브'를 살펴보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특히 SD 캐릭터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갈리는 편이죠. 우선 최근 일반적으로 볼 수 있던 2D SD 캐릭터가 아니라, 3D로 구현된 SD 캐릭터란 점에서 조금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카툰렌더링을 입힌 그래픽은 그리 낯선 게 아닌데, 캐릭터 그래픽이 최근의 서브컬쳐 게임하면 흔히 생각하는 그래픽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나왔기 때문이죠.







그냥 생각하면 2D나 3D나 SD면 일러스트와 괴리감이 생기는 건 비슷하지 않겠냐고 할 텐데, 그 미묘한 차이가 불쾌한 골짜기냐 아니냐의 경계선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이건 그래픽의 수준이나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고 정말 감을 잡기 어려운 '감성'의 영역이고, 또 게임에 재미를 붙이면 굳이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영역이라 조금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죠. 실제로 최근에도 이런 그래픽을 채택한 사례들이 여럿 있으니까요.

게임플레이 방식을 설명하자면, 그간 서브컬쳐 유저들에게 친숙했던 게임스타일을 '블루 아카이브'식으로 녹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스테이지로 진입하면, 메인스테이지에서는 턴제+헥스타일 형태로 구현된 맵을 먼저 보게 되죠. 소녀전선이나 벽람항로, 카운터사이드 등 턴제 이동식을 채택한 게임처럼 따로 보급을 요구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방식은 동일합니다. 그리고 적과 조우하면 전면교전하는 전열과 지원 스킬만 사용하는 후열이 구분된 상태에서 전투를 치르게 됩니다. 스킬은 쿨타임 방식이 아니라, 자동으로 충전되는 코스트를 활용하는 식입니다.

사전에 유출된 스크린샷으로만 보면 맵 중간중간에 엄폐물이 있고, 수류탄이나 섬광탄 등을 던져대는 모습이 있기 때문에 엑스컴 스타일이라고 예측한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투 자체는 실시간 오토 기반입니다. 각자가 소지한 무기와 장비 종류, 진형에 따라서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되, 알아서 엄폐물에 숨어서 적에게 사격하는 식이죠. 유저가 할 수 있는 건 코스트에 맞춰서 어떤 스킬을 어디에 쓰느냐 정도입니다.

이 요소들을 종합해서 블루 아카이브의 인게임을 평가하자면, 기대한 것과 방향이 조금 달라서 온도차가 크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SD 캐릭터야 처음엔 평가가 갈릴지 몰라도, 하다보면 별로 의식하지 않게 됩니다. 스킬 연출을 끌 수도 있고, 인게임에서 그에 맞는 아기자기한 연출과 효과를 넣었기 때문에 귀여움이 느껴질 정도죠.



▲ 스킬 연출은 생략할 수 있고, 여러 옵션도 꽤 충실하게 갖춘 편입니다


아직은 확립되지 않은 방향성
라이트한 게임플레이에 복잡다단한 설계를 용접하다가 생긴 시행착오들




다만 이것저것 넣고 자기식으로 녹여냈는데, 그 요소들이 시너지를 발휘한다기보다는 정리가 안 되서 서로 발목을 잡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 캐릭터마다 샷건, 서브머신건, 머신건, 돌격소총, 권총 등 다른 무기를 들고 있고, 각자가 든 무기에 따라서 역할군이 갈리게 됩니다. 여기에 각자 공격형도 일반, 관통, 폭발 등 다 다르고, 장갑도 중장갑, 비무장 등으로 나뉘죠. 타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워크래프트3의 공격타입과 방어타입 분류, 그리고 상성 관계를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좀 쉬울 것 같습니다.

적 역시도 종류에 따라서 무기와 장갑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상성에 맞는 조합을 짜야 합니다. 여기에 시가전, 실외전투, 실내전투 세 가지 유형의 맵이 있고 그 유형마다 엄폐물의 구성이나 밀도, 특징이 다르다보니 이에 맞춰서 캐릭터를 조합해야 합니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이를 고려하고 안 하고의 효율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보니, 이를 필히 고려하면서 각 상황에 맞는 캐릭터들을 육성해나가야 하죠. 그게 좀 지나치다보니 그 캐릭터가 자신이 키우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더라도, 어쨌든 필요하니까 키워야 하는 상황이 좀 많다는 게 흠이죠.



▲ 상성도 굉장히 복잡한데, 여기다가 무기 종류에 따른 포지션 차이까지 더해지면...

그나마 한 번 3성 클리어를 하면 자동반복 사냥을 굳이 돌리지 않아도 소탕으로 스킵해버릴 수 있어서 편하긴 합니다. 문제는 카운터사이드처럼 3성 클리어를 하려면 스테이지를 최소 2번은 해야 하게끔 미션 조건을 꼬아둔 곳이 꽤 있는데, 여기에 어정쩡하게 프리코네 방식을 도입한 게 발목을 잡아버립니다. 3성 클리어를 안 하면 소탕을 못하니 무조건 3성 클리어를 해야 하는데, 다른 게임과 달리 무조건 2번을 해야 한다고 강제해버리니까요. 그게 한두 번이 아니라서 조금 피로할 수밖에 없죠.

이를 감내할 만큼 블루 아카이브의 전투가 능동적이고 조작하는 맛이 있다거나, 혹은 전략성이 뛰어나서 한 판 온전히 힘을 쏟을 만하냐고 묻기엔 좀 애매합니다. 수류탄으로 다수의 적을 한 방에 몰살시켜버린다던가, 저격으로 보스가 다가오기 전에 한 방에 킬해버리는 쾌감은 있긴 합니다. 혹은 죽어가는 탱커를 코스트가 되자마자 바로 힐로 살려내는 묘미도 있고요.




그렇지만 스킬 선택창이 셔플식이기 때문에 원하는 스킬을 바로바로 쓸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게 아슬아슬한 맛을 주기도 하지만, 워낙 전투창에서 자기가 직접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터라 양날의 검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죠.

하다못해 캐릭터가 스킬을 쓰기 전까지 어찌저찌 버틸 수단을 유저가 무어라도 줄 수 있다면 모르겠습니다. 그게 아예 없다보니 다른 불필요한 스킬 먼저 쓰고 다음 번 스킬창에 필요한 스킬이 나오길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 전열과 후열의 캐릭터 스킬이 섞여서 나오기 때문에 복잡한 상성관계와 그 모든 걸 고려한 최적화된 빌드에 적재적소에 스킬을 써서 깬다는 '실력겜'과는 다른 방향으로 게임이 흘러가버리죠.

가볍게 캐릭터 보면서 즐기는 서브 게임에 복잡다단한 요소들을 넣어서 게임플레이의 묘미를 살리는 시도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서로 융합이 안 되고 있다보니 오히려 각 요소가 서로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 되어버린 게 현 CBT 단계의 상황입니다. 하다못해 UI 편의성이라도 좋으면 조금 낫겠지만, 그렇지 못해서 단점이 불거졌죠.


서브컬쳐의 왕도에 도전하는 '블루 아카이브'
자신만의 정체성을 갖기 위한 첫발, 다음 발걸음은 더 다듬어야 한다


"덕심을 모른다", 국산 서브컬쳐 게임을 언급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 말입니다. 심지어 덕들 사이에서는 '패션 덕후'라는 말까지도 나오죠. 그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서브컬쳐 게임의 모양새를 하긴 했는데, 게임내외적으로 보다보면 서브컬쳐 유저들의 니즈에 엇나가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일러스트는 그럴싸할지 몰라도 캐릭터의 설정이라던가 스토리와 세계관을 풀어나가는 방식, 시나리오 등에서 일반 유저층까지도 포함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깎아내버린 듯한 흔적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블루 아카이브'는 정말 훌륭한 덕겜입니다. 일반 유저라면 "이게 뭐야?"라고 할 만한 소재들을 정말 거리낌없이 덕들의 방식으로 표현해냈기 때문이죠. 학원 도시, 총과 각종 중화기로 무장한 불량 클럽, 그리고 이들과 맞서는 학교의 치안 조직인 학생위원회와 그 연합인 샬레, 미소녀들이 가득한 그곳을 홀로 관리하는 교사(유저)까지. 뭔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엔 쌩뚱맞은, 서브컬쳐 특유의 소재들을 잘 조리해냈습니다.




더군다나 갑작스런 사막화 및 각종 사태 때문에 학교가 폐교할 지경이 되자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비도스 고등학교 대책위원회 등, 흔히 말하는 상식과는 만 년은 동떨어진 소재들도 거침없이 녹여냈습니다. 갑자기 탱크까지 동원해서 학생들끼리 시가전을 벌인다는 설정도,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면 굉장히 심각한 소재인데 그걸 굉장히 라이트하고 발랄하게 담아냈고요.

보통은 "이런 게 말이 돼?"라고 코웃음치거나 비아냥거리겠지만, 그걸 밝고 경쾌하게, 거기다 미소녀들을 가미하고 다소 미스테리한 설정을 넣으면서 새롭게 조미하는 게 서브컬쳐의 묘미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걸 얼마나 넣고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취향 차이가 갈리고, 그럴수록 일반 유저에게 어필하긴 정말 힘들어지기 때문에 국내에선 쉽사리 채택하진 않았었죠. 그래서 덕심을 모른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기도 하고요.

일반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서브컬쳐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원 코미디 요소들을 밝고 경쾌하게, 그리고 충실하게 담아낸 '블루 아카이브'는 덕심 파악은 확실하게 한 느낌입니다. 더군다나 가상의 미소녀 학생들과 일정을 소화하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교감을 다져간다던가 하는 그런 코어한 덕겜의 요소까지도 가져오는 모습을 보였죠. 캐릭터 게임의 기본기는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이곳저곳에서 푸는 건데, 각 학교의 동아리마다 일어나는 해프닝들을 서브스토리로 담아내면서 그 기본기에도 충실했고요.






▲ 서브컬쳐 게임으로서 기본기는 확실히 가져왔지만



▲ 메인으로 내세운 시로코가 왜 기본 지급이 아닌 건지 의문이 드는데요...

다만 최근 서브컬쳐 게임이 워낙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이전과 달리 계속 진득하게 붙들 무언가를 보여줘야만 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플레이요소든, 인게임 수집 요소든 어느 쪽이든 말이죠.

SD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지 모르지만, 금방 익숙해지는 요소이기도 하고 캐릭터 일러스트가 원체 뛰어난데다 각 캐릭터별 특성과 포인트도 잘 살렸기 때문에 첫 시작만 넘어가면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플레이요소에서 아직 폴리싱이 덜됐다는 인상이 든다는 거죠. 정확히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방향성이 아직 덜 잡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블루 아카이브'의 현 상황을 토대로 분석해보자면, 가볍게 즐기는 서브 게임쪽에 좀 더 가까워보입니다. 그런데 가볍게 즐기는 서브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복잡다단한 상성 관계와 조합, 중간중간 2회 플레이를 강요하는 미션 구조가 살짝 걸립니다.

물론 익숙해지면 딱히 문제가 없는 요소들인데, 문제는 UI 편의성이 썩 좋지 않아서 이것저것할 때 불편하고, 그 때문에 심리적인 거부감이 든다는 점이죠. 전체적인 UI는 프리코네와 비슷한데 조합을 짤 때 캐릭터마다 확인해봐야 할 정보가 몇 배가 되다보니 안 맞는 옷을 어거지로 끼워맞췄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실제 플레이 화면에서는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니 그 전에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것저것 하는 게 많다는 점만 고려해도 무방할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하다못해 편성할 때 조건을 두 개 이상 찍어서 검색할 수 있게만 해줘도 이 문제는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 워낙 고려할 요소가 많긴 한데, UI가 깔끔하니 정렬 조건만 다듬어줘도 더 편해질 것 같은 느낌?

이처럼 블루 아카이브는 이번 CBT에선 미처 다듬어지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프로젝트MX라는 프로젝트명에서 블루 아카이브라는 타이틀명이 확정된지 얼마 안 된 만큼, 아마 당연한 결과였을 겁니다. 그렇지만 저력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통 국산 서브컬쳐에서 걸러내온, 특히 규모 큰 회사일수록 체로 몇 번이고 걸러내버리는 정통파 서브컬쳐의 느낌을 온전히 담아냈으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국내에선 징크스 때문에 기피해왔던 학원물의 느낌을 제대로 그려냈다는 점도 덕심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하겠습니다. 서브컬쳐의 왕도인 일본에서 먼저 선을 보이게 될 블루 아카이브가, 과연 정통파 서브컬쳐 게임으로서 자리잡기 위한 첫 걸음을 온전히 떼고 완성형으로 다시 돌아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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