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CK의 새 얼굴, 흥부자 '네네누나' - 이정현 아나운서

인터뷰 | 신연재 기자 | 댓글: 67개 |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섬머 스플릿부터 두 명의 아나운서가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바로, 이정현 아나운서와 윤수빈 아나운서인데요. '누나수업'이라는 LCK 영상 컨텐츠를 통해 더 친근감있게 다가온 두 아나운서는 매끄러운 진행과 통통 튀는 매력으로 초반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정현 아나운서는 언제나 활기찬 모습으로 LCK 분석데스크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윙크로 시작된 이정현 아나운서표 마무리 인사는 경기에 담긴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로까지 발전했죠.

인벤은 LCK 정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이정현 아나운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글씨가 빼곡히 적힌 두터운 종이 묶음을 들고, 무언가를 열심히 끄적이며 LCK 준비에 한창이던 이정현 아나운서는 특유의 반달 눈웃음을 지으며 기자들을 반겼는데요.

LCK에 합류하고 처음으로 진행된 이정현 아나운서의 인터뷰를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Q. 반갑습니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번 섬머 스플릿부터 LCK와 함께하고 있는 아나운서 이정현입니다. 생각보다 빨리 인터뷰로 만나 뵙게 된 것 같아요. 잘 부탁드려요!


Q. 벌써 LCK 정규 시즌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사실 초창기부터 매끄러운 진행으로 호평을 받으셨어요. 반응이 좋을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아뇨.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LCK 개막 주 바로 다음 주 화요일이 제 생일이었는데, 생일에 안 좋은 이야기를 듣지는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다행히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져서 너무 감사했어요.

라이엇 게임즈 측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셔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PD님들께서는 제가 게임할 때도 옆에 붙어서 도와주시기도 했고, 분석데스크분들, 작가님들께서도 늘 많은 도움 주시고 있어요. 또, 저 스스로도 계속해서 노력했고요. 덕분에 팬분들께서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Q. 이제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해보도록 할게요. LCK에 합류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또, LCK로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전에는 스포츠 아나운서를 했었어요. 주로 축구나 야구, 농구 현장 취재를 다니면서 경기 전후에 선수들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야구 같은 경우에는 경기 끝나고 생방송 하이라이트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e스포츠도 스포츠와 같은 장르라고 생각해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근데, 그때는 진입 장벽이 굉장히 높게 느껴지더라고요. 게임을 엄청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까요.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LCK 아나운서 오디션 제의를 받았어요. 다행히 오디션을 잘 봤던 건지(웃음) 합격하게 됐습니다.





Q. e스포츠에는 어떻게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친구가 e스포츠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시은 아나운서인데, SNS 피드에 올라오는 관련 게시물을 접하면서 e스포츠를 많이 찾아보게 됐어요. 유튜브도 모니터링을 많이 했고요. 만나서 편하게 놀 때는 일적인 이야기는 많이 안 하지만, 일에 대한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게 늘 느껴지더라고요. 그 영향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Q. 친구이자 동료인 최시은 아나운서님의 영향이 있었네요. 혹시 아나운서의 길을 택하신 특별한 이유도 있으신가요?

대학교 1학년 때,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걷다가 방송국 모집 포스터를 보게 됐어요. 편집이나 촬영은 할 줄 모르니까 아나운서로 지원하게 됐는데, 합격을 했어요. 근데, 하다 보니까 이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렇게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스포츠 아나운서와 e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느껴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피부로 와 닿는 건, e스포츠는 우천 취소가 없어요. 스포츠 같은 경우에는 방송을 기다리다가 비가 오면 경기가 취소되고 철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지방까지 내려가도 우천 취소가 돼서 허탈하게 돌아온 적도 많았죠. e스포츠는 날씨에 구애를 받지 않아서 스케쥴에 대한 안정감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선수들 나잇대가 굉장히 어리다는 거예요. 어린 나이에도 대단한 업적을 가지고 있잖아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고, 때로는 나이답게 순수하고 부끄럼도 많은 것 같아요. 선수들을 보면 대단하면서 안쓰럽기도 해요. 뭔가 친동생처럼 챙겨주고 싶고, 정이 많이 가요.

한편으로는 어린 친구들이 많은 환경이라 늘 말하는 거에 있어서 더 조심스러운 것도 있어요. 제가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시즌 중반까지는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인터뷰에 제약이 생기면서 분석 데스크로 먼저 팬들에게 인사를 드렸어요. 지금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아쉬운 마음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인터뷰는 마주 보고 함께 호흡하면서 진행하는 게 좋아요. 그때그때 교감하면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게 아쉽긴 해요. 그래도 지금 상황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리고 인터뷰는 워낙 변수가 많은데, 분석데스크에서 함께 도와주시고 있어서 든든한 면도 있어요. 어떤 분이 자전거의 보조바퀴라고 표현해주셨더라고요(웃음). 지금 상황은 딱 그런 것 같아요. 이 단계를 거치면서 더 발전해서 안정적인 인터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Q. 그렇다면, 지금까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언제였나요?

제 첫 인터뷰가 아프리카 프릭스의 '스피릿' 이다윤 선수와 '벤' 남동현 선수였어요. 그때 '스피릿' 선수가 웃음을 꾹 참고 있다가 터지셨는데, 옆에서 보는 게 아니다 보니까 웃는 건지 우는 건지를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웃고 계신 거죠?'라고 얘기를 했는데, 만약에 울고 있는 거면 진짜 큰일 나는 거잖아요. 되게 당황을 했었고, 웃고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그 외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경기 끝나고 올라오는 매체 인터뷰를 많이 읽는데, 담원게이밍의 '베릴' 조건희 선수가 인터뷰에서 '경기 중에 '사형선고'가 빗나가서 자신을 혼냈다', '연습 할 때는 내가 제일 잘하지만 경기에선 가장 못한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어린 나이에도 성숙하고 대단하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그 나이 때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말이에요. 이런 인터뷰들도 기억에 남아요.


Q. LCK 아나운서로서 가장 힘든 점과 가장 좋은 점을 하나씩 꼽아보자면요?

제일 힘든 건 체력적인 문제에요. 방송도 장시간인데, 게임도 해야 하잖아요. 밤새워서 게임하고, 다음날 방송 준비하고 이러는 게 가장 힘이 드는 것 같아요. 게다가 다른 일까지 해야 하니까 시간 배분을 하면서 내 몸 챙기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또, 요즘에는 더 잘하고 싶은데, 성에 안 찬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신적으로도 조금 힘이 들어요. 점점 아는 게 많아질수록,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진짜 모든 점이 다 좋아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조금 힘든 것도 다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너무 행복하게 일을 하고 있어요. 오랫동안 LCK에서 팬분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Q. 그러고 보니 바쁜 일정 중에도 게임을 꽤 많이 하시는 것 같았어요.

정말 시간 날 때마다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LoL을 배우기 위해서 게임을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거의 밤새우면서 하게 돼요. 가끔은 아침 7시까지 게임하다 나오고 그래요(웃음). 너무 재미있고, 자려고 누우면 막 게임 장면이 생각나고 그러더라고요.


Q. 평소에 게임할 때는 어떤 포지션을 주로 가세요?

저는 원거리딜러요. 제일 좋아하는 챔피언은 카이사에요. 원래는 애쉬 밖에 안 했는데, 요새 카이사에 빠졌어요. 애쉬는 아무래도 할 수 있는 게 미친듯한 카이팅 아니면 화려한 플레이를 하기가 어렵잖아요. 근데, 카이사는 일단 Q 스킬부터 화려하고 콤보를 넣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또, 궁극기로 날아가서 남아있는 챔피언을 처치하고... 주변에서는 생존기로 써야 한다고 아껴두라고 하지만, 저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쓰는 걸 좋아해요.





Q. 게임을 하면서 알아보는 팬들도 있었나요?

아직까지는 없었어요. 다행이에요. 저랑 같이 게임하면 화가 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웃음).


Q. 혹시 LoL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랭크 게임에 도전할 생각도 있으신가요.

원래는 바로 하려고 했는데, 너무 일찍 시작해서 배치를 낮게 받으면 승급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반 게임에서 혼자 20킬을 할 수 있을 때 랭크를 돌리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또, 제 성향 자체가 어렸을 때 공부할 때도 기초 개념부터 꼼꼼히 마스터한 뒤에 문제를 푸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좀 더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을 때, 랭크에 도전하려고요.


Q. 인터뷰 초반에 말씀하신 대로 LoL이 10년 넘은 게임이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에요. 직접 플레이하는 것 외에도 특별히 LoL을 공부하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벅찬 것 같았는데, 알면 알수록 뭔가 더 재미있어요. 저는 유니버스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LoL 유니버스도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요. 챔피언 스킬을 그냥 외울 때는 힘들었는데, 이 챔피언이 어떤 사연이 있고 왜 이런 스킬들을 가지게 됐는지 이해하면서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더 나아가서 스킬과 매커니즘을 잘 이해할수록 인게임에서 선수들이 왜 그렇게 플레이를 하는지, 어떤 부분을 신경 쓰면서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어요. 보다보면 선수들 너무 똑똑하다고 감탄하게 되기도 해요.


Q. 지금까지 경기 중에 가장 재미있게 본 경기는 어떤 경기인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첫 승을 거뒀던 경기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들이 직전 경기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어요. 저는 감정 이입을 잘하는 편이라 지금 생각해도 약간 울컥한데, 누구나 살면서 정말 잘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될 때가 있잖아요.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 싶은 거예요. 그래서 빨리 첫 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내 이기고 좋아하는 모습이 아이 같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했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승리를 거뒀잖아요.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많이 이겼으면 좋겠어요.


Q.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도 그렇고, 방송을 보면 항상 활기차면서 텐션이 굉장히 높아보여요.

제가 작년까지는 개인적으로 힘들 일이 좀 많았어요. 그런데, 어차피 삶은 한 번뿐이니까 집착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다짐을 했고,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게 올해 이렇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사실 PD님한테 톤다운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들은 적도 있긴 해요(웃음).





Q. 또, 이정현 아나운서님 하면 분석데스크 중간중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그걸 기다리는 팬들도 많더라고요. 그런 다양한 컨텐츠(?)는 미리 준비해오시는 건가요?

반반이에요. 통신사 더비에서 전화를 받는 장면이나 '각프리카 연승각인가' 라임은 야심차게 미리 준비를 해왔었어요. 끼룩끼룩처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날 바로 한 것도 있어요.

근데, 이게 궁극기처럼 여러 조건이 있어요.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했다 싶을 때 딱 하게 되더라고요. 하고 싶은 말 다 했고, 말 안 꼬였고, 비문 없었고 등등 이런 조건을 다 충족시키면 이제 하나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요. 퍼포먼스한 날은 잘 된 날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Q. '네네누나'라는 애칭은 마음에 드시나요?

네네(웃음). 아마 제가 오늘 인터뷰 하면서도 '네'를 엄청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저는 애칭 정말 좋아요. 첫 방송을 끝나고 친구들이 연락이 온 거예요. 저보고 '네무새(네라고 말하는 앵무새)'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걱정스러웠는데, 오히려 팬분들께서 '네네누나'라고 별명을 지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애칭이 생김으로써 하루 만에 구성원의 일부로 받아주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정말 감사했죠.


Q. 벌써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다가왔어요. 올해의 이정현 아나운서님만의 목표가 있다면요?

일단, 올해 목표가 원래 솔로 랭크에서 골드 티어를 달성하는 거였어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얼마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LCK 시즌이 끝나면 얼른 열심히 해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일적으로는 멘트를 더 '찰지게' 하고 싶어요. 아직은 제가 그때그때 하고 싶은 말을 유려하게 하는 상황은 아니에요. 분석데스크도 옆에서 말씀을 하시면 80%까지만 알아듣고 나머지 20%는 급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100%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요. 사실 LCK 준비하면서 인벤에 올라와있는 기사를 전부 필사를 했어요. 그래서 아마 제가 쓰는 표현들이 익숙한 기자분들도 있을 거예요(웃음). 앞으로도 더 노력해서 욕심만큼 잘 해내고 싶어요.


Q. 이제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 전하면서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잘 봐주시고 노력을 알아주시는 게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즌에는 LoL을 더 잘 아는, 골드 이상의 '롤잘알' 아나운서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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