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징동 게이밍 '로컨' 이동욱, "젠지 봇듀오 맞대결이 가장 기대돼요"

인터뷰 | 김병호 기자 | 댓글: 27개 |
곁에 둔 보석을 알아보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야 값어치를 알게 되고, '아, 왜 그때 눈치를 채지 못했을까?'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죠. 징동 게이밍의 원거리 딜러 '로컨' 이동욱도 우리가 지나친 수많은 보석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네이버 2015 LoL 케스파컵 우승, IEM 시즌X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우승, 챌린저스 리그 소속 팀으로 보기 드문 경력을 쌓고, 더 많은 활약이 기대되는 때에 중국으로 떠난 유망주. 미래가 기대됐지만, 정상급은 아니었던 그가 이제는 LPL 리그의 우승을 차지한 대표 원거리 딜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꿈의 무대' 롤드컵에서 증명하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습니다.

'클리드', '칸', 그리고 '도인비'와의 인연, 중국에서 느낀 LPL 리그의 특징과 수차례의 실패 끝에 롤드컵에 진출하기까지. 이번 롤드컵에서 우리가 주목하게 될 '로컨' 이동욱이라는 선수를 짧게 나마 인터뷰에 담아봤습니다. 4년 만에 우리에게 인사를 전하게 된 그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볼까요?




Q. 한국 팬들에게는 2016년 이후로 4년 만에 인사드리네요. 롤드컵 진출을 확정하고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결승전 끝나고 휴가를 조금 받았습니다. 관련 촬영을 며칠 정도 하고, 그저께 밤부터 솔로랭크 하면서 연습을 시작했어요. 아직 스크림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솔로랭크만 보면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Q. ESC 에버에서 케스파컵 우승을 한 뒤, 일 년을 보내고 중국 LPL로 이적을 했습니다. 당시에 중국행을 결심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좋잖아요. 당시에 '클리드' 김태민과 친분이 있었고, 그 친구가 저랑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었어요. '도인비' (김)태상이형도 저랑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해서 중국에 가게 됐었죠. 가서 정말 재미있게 지냈던 거 같아요. '칸' 김동하를 포함해서 선수, 코치로 한 팀에 한국인이 일곱 명이나 됐거든요. 처음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었어요.


Q. '도인비', '클리드', '칸'까지 한 팀에 있었다라.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을 거 같네요. 혹시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공개하기엔 함께한 팀원들의 허락이 필요할 것 같아요. 사실 다들 게임을 좋아해서 다 같이 다른 게임을 했던 게 전부였어요. 휴가를 받았을 때, 워크래프트나 배틀 그라운드 같은 게임을 같이 했던 게 많이 기억에 남아요. 정말 시끌벅적했어요.



▲ ESC 에버 시절 '로컨' 이동욱

Q. 중국에서 리그를 경험하면서, 한국과 어떤 부분이 다르다고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중국 리그에서 뛰면서 좋게 생각한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처음 LPL에 왔을 때는 적응이 많이 힘들었어요. 당시 LCK에서는 서로 기회를 안 주려는 움직임을 기본으로 경기가 진행됐거든요. 그런데 LPL에 오니까 상대가 기회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이기려고 달려드는 게 있어서 처음에는 꽤나 적응이 힘들었어요. '정글러가 있어서 저러나?'라고 착각하면서 게임하는 경우가 잦았거든요. 당시에는 저런 중국의 스타일이 맞는 건가 싶었는데, 지금 메타에서는 초반에 이득을 보는 게 중요해져셔 저런 플레이가 더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Q. 5년 동안 중국 리그를 경험하면서 가장 좋아하게 된, 혹은 존경하게 된 선수 혹은 관계자가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이유로 좋아하게 됐는지 혹은 존경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음..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는데요. 특정해서 한 사람을 말하기가 정말 어렵네요. 모두들 저에게 좋게 대해주셔서 이렇게 좋고 편하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저와 함께 해주신 많은 분 중에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없었을 듯싶네요.


Q. 2020 LPL 서머 리그 세컨드 팀에 뽑히기도 했고, 가장 중요한 무대인 월드 챔피언십에도 진출하는 등 올 한 해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습니다. 최근 자신의 기량에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올해, 스프링 시즌과 서머 시즌 모두 결승전에 진출했었고, 스프링 시즌에는 우승도 했어요. 성적이 나오니까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붙었습니다. 제가 저 스스로를 의심하는 일만 없다면, 누구를 만나도 이길 자신이 있어요.


Q. 롤드컵이라는 무대는 모든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이 꼭 서고 싶어 하는 무대잖아요. 꿈의 무대에 서게 된 느낌과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지 각오를 듣고 싶네요.

18년도에도 19년도에도 선발전에서 계속 2:3으로 아쉽게 패배하면서 롤드컵에 가지 못했어요. 올해는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롤드컵에 직행해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비록 롤드컵에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저희 팀은 스프링도 우승을 했고, 서머 시즌에도 결승전까지 올라갔던 만큼 강팀이라고 생각해요. 이름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징동 게이밍 서포터 '뤼마오'와 '로컨'

Q. 이번 롤드컵에서 '로컨' 선수를 보게 될 한국 팬분들을 위해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선수인지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또, 서포터 '뤼마오'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음. 저는 라인전을 무난하게 흘려보내면 이 세상 누구보다도 한타를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뤼마오'와의 호흡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고요. 제가 성적이 좋았을 때는 항상 '뤼마오'가 옆에 있었어요. 우리는 서로에게 솔직하게 피드백을 하는 편이에요. '뤼마오'가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뤼마오'가 없었다면 제가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거예요.


Q. 세계 각지의 내로라하는 봇 라이너들이 중국 상하이를 찾을 예정입니다. 맞대결이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롤드컵이라는 무대가 각 지역 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들만 모이는 자리잖아요. 누구를 만나든 큰 기대를 하고 있어요. 그래도 굳이 뽑는다면, 젠지 e스포츠의 '룰러' 박재혁 선수를 뽑고 싶습니다. 저랑 친분이 있기도 하고, 최근에 폼이 정말 좋아 보였어요. 젠지 e스포츠 봇 듀오 선수들과 친한데 꼭 대회에서 만나서 이겨보고 싶어요.


Q. 그러고 보니 젠지 e스포츠 팀에 동료였던 '클리드'가 있어서 이번에 만나게 되었네요. 중국 현지에서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 같으세요?

태민이랑은 선발전도 같이 치르고,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서로 성장해서 이렇게 이번에 롤드컵에서 만나게 됐네요. 서로 열심히 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만나게 되면 정말 기쁠 것 같네요.




Q. 모든 선수들의 목표는 롤드컵 우승이죠. 혹시 이번에 롤드컵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어떤 스킨을 가지고 싶으세요?

이번 연도에 아펠리오스를 정말 많이 했어요. 아펠리오스 하나는 정말 잘한다고 자신합니다. 롤드컵에 가서도 메타가 맞아서 아펠리오스를 할 수 있다면, 아펠리오스를 스킨으로 받고 싶어요.


Q. Q. LPL 리그에서 '로컨'을 응원하는 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한국에 '로컨'을 응원하시는 팬들에게도 인사 부탁드립니다.

LPL에 와서 힘든 일도, 좋은 일도 많았거든요. 힘든 때도, 좋은 때도, 팬분들이 함께 해주셨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그리고 한국에서 최근에 코로나 더 심해졌다고 들었어요. 코로나 조심하시고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서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여러 번의 실패를 거쳐서 드디어 롤드컵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가는 롤드컵이니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모두의 인상에 남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사진 제공 - 징동 게이밍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