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아블로4, 골드가 '돈 값'하는 게임 될 것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72개 |



이번 '블리즈컨라인'에서 공개된 '디아블로4' 관련 정보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았다. 최초 공개 이후 1년이 지났으니 아직 출시일까지 바라는 건 시기상조겠지만, 게이머들의 목마름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정도는 아니었다. 이 상황에서, 낭보와 비보가 겹쳤다.

좋은 소식은, 디아블로4의 디렉터인 '루이스 바리가', 그리고 총괄 프로듀서인 '로드 퍼거슨'과 독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것. 좋지 않은 소식은 허락된 시간이 30분 뿐, 그마저도 통역 시간과 장비 세팅 시간을 빼면 20분 정도에 그쳤기에 많은 질문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이 정도가 어디랴. 준비한 모든 질문을 던질 수는 없었지만, 그나마 들을 수 있었던 답변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 '루이스 바리가' 디아블로4 디렉터(좌)와 '로드 퍼거슨'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총괄 프로듀서(우)


Q. 최초 공개 이후, 몇 번의 정보 공개를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 시점에서 디아블로4의 개발 방향성과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을 요약해서 정리해줄 수 있는가?

루이스 바리가: 여러 인원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유형 오픈월드 내에서 디아블로 프렌차이즈의 어두운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것.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디아블로4의 오픈월드는 그 이전의 어떤 디아블로 시리즈보다 거대한 크기이며, 게임 내적으로는 이전 시리즈에서 호응받은 여러 시스템을 녹여내려고 했다. 물론, 시스템만 따온 것은 아니다. 특유의 분위기, 톤, 아이템 시스템, 전투 시스템 등을 모두 거대한 오픈월드 내에 녹여내는걸 목표로 삼았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유저 커뮤니티를 통해 개발 상황을 공개해왔다. 이는 게이머들이 우리의 개발 여정에 참여하고, 디아블로4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게이머들이 일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개발 상황에 대한 게이머들의 피드백은 늘 좋은 영감의 씨앗이 되어준다.



▲ 오픈월드 내에서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점


Q. 디아블로3의 경우, 엔드 게임 콘텐츠가 일종의 순환 구조를 지니고 있었고, 반복적이긴 하지만 꽤 탄탄하게 짜여 있다고 볼 수 있었다. 디아블로4 또한 최고 레벨을 달성하고 나면 엔드 콘텐츠 페이즈로 넘어가게 될 텐데, 이 시점의 콘텐츠 순환 구조는 어떻게 되는가?

루이스 바리가: 무작위성을 지닌 특정 던전이 기본이 된다는 건 디아블로3의 엔드 콘텐츠인 '균열' 시스템과 유사하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4편의 경우 게임의 기반이 오픈월드인 만큼, 이 모든 과정을 오픈월드 내에서 이뤄지도록 구현했다. 균열에서 보다 진화한 '맞춤형 던전'이 그것이다.

'맞춤형 던전'은 파티 단위, 혹은 개인 단위로 진입할 수 있으며, 수많은 변수가 생긴다. 특정 맞춤형 던전을 개방하기 위해선 열쇠가 필요하고, 이 열쇠를 얻기 위한 과정이나 열쇠를 가진 플레이어를 섭외하는 과정 등이 모두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게이머 개개인에 따라 개방된 야영지가 다를 수도 있고, 이에 따라 상호작용의 경우의 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아직 더 말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짧게 정리하자면 무작위성을 지녔으면서 동시에 오픈월드 중심의 엔드게임 콘텐츠로 설계되었다.





Q. 스탯 포인트의 배분 같은 경우 디아블로2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디아블로2 당시 초기화 기능이 없어 하나의 포인트를 잘못 찍어 캐릭터를 삭제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는데, 4편에서는 스탯이나 스킬 노드의 초기화 기능을 지원하는가?

루이스 바리가: 이에 관해 유저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조율한 바 있는데,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일정 가치의 화폐를 지불하고 초기화를 하되, 레벨이 오를수록 초기화 비용을 더 높이는 시스템이다. 언제가 되었든 재화만 충분하다면 초기화 자체는 가능할 것이다.


Q. 과거, 제한적이나마 거래 시스템이 존재할거라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과거 시리즈에서는 골드가 제대로 된 화폐로서 기능했다고 보기 어려운데, 본작에서는 골드가 기축 통화가 될 수 있도록 준비중인가?

루이스 바리가: 디아블로4를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골드를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 물론 '제작' 시스템이며, 그 외에도 캐릭터 스펙이 오를수록 훨씬 많은 골드를 소모할 수 밖에 없도록 디자인할 예정이다. 게임 내 화폐의 가치 밸런스를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골드가 골드로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하고자 한다.



▲ '유지비'를 통해 화폐 가치를 유지할 계획


Q. 금일, '증오의 파편(Shard of Hatred)'시스템이 공개되었다. PVP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화폐인데, 이렇게 얻는 장비들 중 PVP로만 얻을 수 있는 장비들이 존재하는가?

루이스 바리가: 우리는 PVP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PVP에 뛰어들 동기는 마련하고 싶지만, 모든 게이머들에게 이를 강제한다는 느낌은 주고 싶지 않다.

'증오의 파편'으로만 살 수 있는 장비는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이 장비들의 위력이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비들에 비해 더 우위에 있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장비의 스펙은 증오의 파편으로 구매하는 장비나, 일반적으로 얻는 장비나 성능적으로는 완전히 동일 선상에 있다.

하지만, 증오의 파편으로 사는 아이템들은 외형적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때문에 PVP를 많이 경험한 게이머들은 다른 이들보다 위협적인 모습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 PVP 장비는 외형 상의 차이만 존재한다


Q. 디아블로3의 '시즌'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인가?

루이스 바리가: 시즌 시스템은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 어떤 형태로 운영을 할 지, 그리고 시즌 주기는 어떻게 할 지 등 자세한 정보에 대해서는 말해주기 어려운 점이 있다. 분명한 건, 시즌 시스템이 존재할 것이라는 거다.


Q. 디아블로 시리즈의 상징적 장소는 역시 '트리스트럼'이다. 다만 디아블로4의 구현 지역에서는 트리스트럼 주변 지역이 아예 빠져 있는데, 디아블로4에서 트리스트럼을 볼 수는 없는 건가?

로드 퍼거슨: 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 게임을 하면서 알아보라는 말 밖에 해줄 수 없을 것 같다.(웃음)



▲ 지옥의 존재는 이미 이전에 공개되었다.


Q. 답변이 어려울 건 알지만, 모닥불의 남은 한 자리는 어떤 영웅이 차지하게 될 지, 그리고 일반 게이머들이 디아블로4를 체험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쯤이 될 지 대략적이나마 알려줄 수 없는가?

로드 퍼거슨: 이전에도 항상 모닥불 옆에는 자리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 것 같다. 남은 한 자리에 대해서 아직 말해줄 수 없어서 미안할 뿐이다. 테스트 일정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 블리즈컨라인에서 디아블로4와 관련해 더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없지만, 언제가 됐든, 가능한 시기가 오면 말씀드리고자 한다.



▲ 모닥불의 남은 자리는..?


Q. 마지막으로, 디아블로4를 기다리는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로드 퍼거슨: 먼저, 한국의 디아블로 관련 커뮤니티는 우리에게도 많은 영감의 근원이며, 늘 주시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블리즈컨라인에서 디아블로4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줄 수 있어서 기쁘며, 더 많은 정보를 드리지 못하는 점에 대해 죄송하다 말하고 싶다.

루이스 바리가: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 게이머들을 질투한다. 그들의 게임 실력은 나에게 언제나 질투의 대상이었다.(웃음) 이런 실력있는 게이머들이 디아블로 시리즈를 사랑해준다는 것에 늘 큰 힘을 얻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과 사랑을 주시길 바라며, 그간의 호응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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