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메이플 시위 총대의 트럭시위 소회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39개 |



국내 게임계의 역사를 누군가 서술한다면 이번 트럭 사태는 분명 게임사(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사건이다. 기존 인게임이나 게시판 항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발적으로 돈을 모금해 사회적 파급력 있는 이슈로 확대, 재생산시켰다. 과거 시위와 확실히 다른 점은 게임사의 사과 이후에도 유저들은 보상이 아니라 확실한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이 사태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또 언제까지 이어질까. 현재 트럭 시위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총대 유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총대 유저(닉네임 '엔쵸군')는 인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 직접 주도해왔던 트럭 시위에 대한 소회, 그리고 넥슨 게임 전체의 확률 공개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태에 대한 총대진과 자신의 뜻을 소개했다.

메이플스토리 트럭 시위는 넥슨 게임을 플레이하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무시해온 넥슨 측으로부터 확실한 사과를 듣고자 뜻을 모은 유저들로부터 시작됐다. 트럭 시위를 위한 모금이 시작되자 천 명이 넘는 유저들이 뜻을 모았고, 하루도 채 되지 않아 900만 원에 달하는 목표 금액이 달성됐다.

지난 2월 말부터 2차에 걸쳐 판교와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진행된 트럭 시위는 많은 이들에게 현재 메이플스토리에 퍼져있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일조한 바 있다. 총대 유저는 트럭 시위와 한도 0원 챌린지 등 유저들의 노력이 모여 넥슨 측의 사과문 발표와 확률 공개라는 성과를 일구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총대 유저는 "트럭 시위는 게임이 망해서 서비스를 종료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 아닌, 게임사에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단순한 유희를 넘어 하나의 문화이자 추억이 된 공간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고, 추억을 담보로 삼아 배짱 장사를 하는 모습은 한국 게임 업계에서 이제 없어지길 바란다"고 트럭 시위의 소회를 밝혔다.

트럭 시위 초기, 추가 옵션 사태와 관련하여 지난 1일에 게시되었던 넥슨 측의 사과문은 '꼬리 자르기' 변명문에 불과했다는 것이 총대 측의 의견이다. 유저들의 목소리를 열흘 이상 무시하다가 뒤늦게 사과문을 게시한 것은 물론, 명확한 책임 소재나 향후 대책에 대한 언급도 없이 무작정 '두려웠다'는 말로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유저들이 당시에 원했던 것은 감정에 호소하는 변명문이 아닌 사실을 인정한 사과문이었다며, 메이플스토리가 그간의 잘못을 모두 시인하고 하루빨리 모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후 지난 5일에 다시금 게재된 사과문과 보상안에 대해서는 "성명문의 주요 요구 사항이었던 넥슨 측의 사과가 결여되어 있다"며, 여전히 강원기 디렉터 개인의 사과일 뿐, 넥슨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라고 답변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사내 공지로 직원들에게 사과했고, 이 내용은 많은 매체를 통해 기사화 되었는데, 정작 유저들에게는 어떠한 내색도 비추지 않는 점에 분개했다는 것이다.

넥슨 측이 공개한 확률 표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지난 2일 공식적으로 ‘변동 확률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5일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큐브의 옵션 중 ‘보스 공격력’ 등의 옵션이 여전히 변동 확률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는 넥슨 측이 남아있는 의문점들에 대해 명확한 로직을 설명하고, 변동 확률임이 밝혀질 경우 추가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유·무료 혼합형 아이템의 데이터가 너무 방대해 정보 공개를 ‘검토’ 하겠다고 밝힌 점, 게임 내에서 수급 가능한 아이템들 확률 등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점을 비추어 보았을 때 메이플스토리 측은 여전히 유저들에게 선택적으로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꼬집어 이야기했다.

공개된 보상에 대해서는 "유저를 위한 것이 아닌, 게임사에 이득이 되는 방향의 보상"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넥슨 측이 공개한 보상 안이 결국 신규 유저 유입과 과금 유도가 주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정말 잘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마음에서 제공하는 보상인지, 매출 실적을 올리기 위한 '꼼수'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보상안을 정하는 부분까지 계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봐도 아직 충분한 반성의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번 깨진 신뢰는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점 잘 알고 있다"는 강원기 디렉터의 사과문 속 문장처럼,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는 이미 깨져버린 상황이다. 총대 유저는 넥슨 측이 명시한 확률이 앞으로 잘 짘켜질 수 있도록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이런 입증이 불가능하다면 외부 감사를 통해서라도 유저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환생의 불꽃' 등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 논란이 이번 사건의 시발점이 된 것은 분명하나, 이번 사태는 유저들과 긴밀하게 소통하지 않은 운영팀과 수년간 방치된 유저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결과에 가깝다며, 아마도 유저들이 원하는 가장 큰 보상은 앞서 공개된 것 같은 아이템 보상이 아닌 '소통하는, 투명한 메이플스토리'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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