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전적 5승 5패, 세트 13승 13패. 어떤 대결보다도 팽팽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두 팀은 다전제에서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어느 팀이 잘할 거라는 기대는 할 수 있지만,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더욱 기대되는 매치업이기도 하다.
10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 경기에 담원 기아와 젠지 e스포츠가 맞붙는다. 두 팀은 서로의 결승 진출을 예상했고, 3:0으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를 통과했다. 양 측 모두 결승전 상대를 알고 있었고, 준비한 전략 카드도 딱히 꺼내지 않았다. 역대 전적도 비슷해서 어느 때보다도 팽팽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담원 기아는 스프링 시즌 16승 2패로 정규 시즌 1위에 올랐다. 팀의 핵심 전력이던 '너구리' 장하권과 양대인, 이재민 코치의 이탈을 '칸' 김동하와 김정균 감독의 영입으로 훌륭하게 메꿨다. 정규 시즌 동안 두 번의 패배가 있었지만, 치열했던 올해 스프링 시즌 레이스를 생각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특히,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3:0 완승을 거둔 건 담원 기아가 스프링 시즌 왕좌에 앉을 준비를 끝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독보적 1황 담원 기아를 상대로 유이하게 1패를 안겨준 팀이 바로 젠지 e스포츠이다. 주전 멤버 전원을 잔류시키며 2년 차 팀워크를 제대로 보여줄 거라 기대받았고, 정규 시즌 2위의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발전된 경기력도 눈에 띈다. 이전에는 강한 라인전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데 특화된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T1과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를 치르면서 불리할 때에도 역전할 수 있는 팀이라는 걸 증명했다.
달라진 젠지 e스포츠의 중심에는 '비디디' 곽보성이 있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 1, 2, 3세트에 모두 POG를 받으면서 팀의 결승전 진출을 이끌어 냈다. 스프링 시즌에 보여줬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을 뿐만 아니라 결승전 '쇼메이커'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란 기대도 가지게 만드는 결과였다. '쇼메이커' 역시 플레이오프 2라운드 '비디디'의 활약에 대해 "게임을 혼자 하듯이 캐리해서 놀랐다. 게임을 잘 준비해야 겠다"고 말하며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비디디'를 상대하는 '쇼메이커' 허 수는 미드라이너로서 2021 LCK 스프링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 '쇼메이커'는 '쵸비' 정지훈과 함께 POG 포인트 1,000점을 찍으며 담원 기아의 중심을 책임질만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시즌 중에는 손목 부상으로 많은 팬들의 염려를 받기도 했지만, 지난 결승전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부상이 잘 치료되었다고 전했다. 결승전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비디디'와 명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선수의 챔피언 풀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다. 먼저, '비디디'는 이번 시즌 신드라, 아지르, 오리아나, 조이 등 정통 메이지 챔피언을 집중적으로 플레이했다. '요네'라는 카드를 한 번 꺼낸 적이 있지만, 이것을 제외하면 미드 라인에서 조커 픽을 꺼내는 편은 아니다. '쇼메이커' 역시 신드라, 조이, 빅토르, 아지드 등 정통 메이지 챔피언이 주류 픽이었다. 그러나 루시안, 요네, 트위스티드 페이트, 세라핀, 라이즈, 사일러스, 질리언 등 굉장히 다양한 조커픽을 사용했었다.
이번 대결은 두 미드 라이너에게 여러 의미를 주기도 한다. 먼저 '쇼메이커'의 경우 이번 스프링 시즌에 우승을 하면 LCK 우승 경력을 2회 이상 가진 여섯 번째 미드 라이너가 된다. 또한, '쇼메이커'는 아직 스프링 시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이 없기에 개인적으로 욕심을 가질만한 기록이다. '비디디'는 이번 결승에서 승리하면 LCK 우승 3회로 '페이커'에 이어 두 번째로 LCK 우승 경력이 많은 미드라이너가 된다. '페이커'의 기록(9회)이 워낙 독보적이지만, 두 번째 최다 LCK 우승 타이틀 역시 의미 있는 기록이다.
■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 일정
담원 기아 vs 젠지 e스포츠 - 10일 오후 5시
Haao@inven.co.kr
페이지 구독하기
다른 기사 보기
기사 제보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