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탑 첫 도전, 결승까지 올라온 ‘너구리-샤오후’

게임뉴스 | 장민영 기자 | 댓글: 21개 |



‘너구리’ vs ‘샤오후’, LPL 명가 재건에 앞장설 탑 라이너

4월 초부터 시작해 총 12경기나 진행하는 LPL PO도 이제 결승전만 남았다. LCK와 비슷한 시기에 진행했음에도 LPL PO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LCK PO가 봇에 중심을 두고 아래서부터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다면, LPL은 탑 라인의 영향력이 두드러진 경기가 많았다. 특히, 4강 PO에서 그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는데, 그 중심에 FPX '너구리' 장하권과 RNG '샤오후'가 있었다.

둘 중 기세를 탄 쪽은 '너구리'다. PO 초반만 하더라도 상대의 집중 공략에 끊기면서 활약하는 장면을 못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매 경기 더 나아지겠다"는 본인의 LPL PO 승자 인터뷰처럼, RA전 이후 꾸준히 폼을 되찾았다. 4강 첫 경기에서 RNG와 '샤오후'를 상대로 3:0 완승을 하고, 승자전에서 EDG까지 꺾으면서 LPL에서 두려운 상대가 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경기 스타일은 작년 정규 시즌의 담원 '너구리'를 떠올려도 좋을 듯하다. PO에서 칼을 제대로 갈았다. 오른과 사이온(3월 6일 마지막) 같은 탱커는 일찌감치 접어두고 각양각색의 무기만 꺼냈다. 말리면서 시작해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딜량 1위를 찍는 '너구리'의 제이스, 시즌 후반부에 팀 합류에 힘을 발휘하는 레넥톤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게다가, EDG전 핵심 픽인 '스카웃'의 사일러스와 아군의 전략적인 픽인 '도인비'의 아칼리까지 탑으로 가져와 소화하며 넓은 챔피언 폭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최근 RNG전은 '너구리'의 노련함이 잘 드러났다. '샤오후'의 나르가 KDA 5/1/1로 출발했지만, 제이스의 지독한 스플릿 푸쉬 운영으로 뒤집을 수 있었다. 본대 역시 움츠러들지 않고 임하자 '너구리'식 사이드 운영이 날개를 달았다. 초반부 성장 격차를 팀적인 운영으로 뛰어넘는 경기였다. 2세트에선 이렐리아로 탑-정글 간 정면 싸움을 벌여 승리했고, 마지막 레넥톤은 봇 순간이동 두 번으로 경기를 끝냈다. 같은 '칼'로 불려도 이렇듯 여러 색깔을 낼 수 있는 '너구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 LPL PO '너구리' 챔피언(위), '샤오후'(아래)






▲ PO 오른-사이온 모스트인 '라스칼-칸'과 다른 느낌 LPL


‘너구리’가 변칙적이라면, 상대인 '샤오후'는 그 반대편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르-제이스로 대표되는 PO 대결 구도에서 어떤 픽을 잡아도 안정감이 있는 선수다. 해줘야 하는 플레이를 정확하게 해주는 장면은 EDG와 대결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제이스-나르 구도에서 모두 압승을 거뒀고, 상대의 탑 녹턴과 같은 픽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샤오후’가 나르를 잡았을 때, 사이드와 한타에서 모두 ‘플란드레’의 제이스를 압도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샤오후’의 경기 스타일 역시 나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미니 나르처럼 기회를 엿보다가 메가 나르가 되면 판을 만든다. 변신 타이밍을 칼 같이 맞춰 EDG전에서 영상처럼 극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잡아채는 능력이 뛰어나다.

게다가, ‘샤오후’는 오랫동안 RNG에서 활동한 고참답게 팀원과 함께 탑 중심의 경기 역시 풀어갈 줄 안다. ‘너구리’가 최소한의 투자에도 최대 효과를 낸다면, ‘샤오후’는 확실한 투자 속에서 탑 중심의 경기를 종종 선보였다. 교전에서 잘 키운 ‘샤오후’의 힘이 발휘되면, RNG가 승리로 향하곤 했다.

▲ RNG 결승으로 이끈 '샤오후' 나르(출처 : LPL ENG)

FPX와 RNG는 모두 2020년에 팀 명성만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LPL 결승전과 롤드컵에 오르지 못하면서 LPL 명가의 기세가 꺾이는 듯했다. 하지만 2019 섬머 결승에서 만난 두 팀은 2020년이 지나자 귀신같이 폼을 그 자리로 돌아왔다. 그것도 RNG는 탑 라이너로 포지션을 바꾼 ‘샤오후’와 함께 말이다. FPX 역시 LPL이 처음인 용병 ‘너구리’와 함께 달라진 모습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

결승전 승리는 두 LPL 명가 재건의 확실한 신호탄으로 남을 것이다. 그 중심에 올해 처음으로 LPL 탑 라인에 섰음에도 남다른 영향력을 발휘하는 ‘너구리’와 ‘샤오후’가 있다. LPL 탑에서 새로운 도전과 함께 우승의 모든 영예를 한몸에 받을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2021 LPL 스프링 결승전 일정

FPX vs RNG - 4월 18일 오후 6시(중국 우한)


이미지 출처 : RNG, FPX 공식 트위터, gol.gg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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