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로고부터 CSR까지...게임사 기업 브랜딩을 위한 전략

기획기사 | 강민우 기자 | 댓글: 1개 |



기껏 해봐야 겨우 3~5초. 찰나의 시간에 관객들에게 기업의 브랜드를 각인시키려는 노력은 영화 산업에 있어서 두드러집니다. 스타워즈, 007 등 유명 시리즈물을 필두로 많은 영화들이 저마다 멋진 오프닝 시퀀스를 가지고 있기에 배급사는 자신의 로고를 영화 색깔에 맞는 변형(variation)을 주고 있죠. 미국의 유명 영화사 워너브라더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국내 기업 역시 이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로고, 슬로건, 마스코트,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으며 기업 사회공헌(CSR)에 접목하기도 합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한 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네요. 그 방식과 형태는 다르지만, 목적은 결국 기업의 브랜딩입니다. 고객들에게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대문'을 바꾸는 게임사
사명부터 로고, 마스코트, 슬로건까지 새 단장




방방 뛰며 픽사 로고의 한쪽을 차지한 전기스탠드. 픽사의 마스코트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누군지는 잘 모를 겁니다. 저 전등 캐릭터의 이름은 '룩소 주니어'입니다. 루카스 필름에 소속됐던 픽사가 독립하여 선보인 첫 번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죠. 이 애니메이션이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픽사의 미래는 달라졌습니다. 로고와 마스코트가 어울려 픽사의 정체성을 잘 아우른 셈입니다.

몇 년 전부터 국내 게임사들도 이 변화의 바람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그저 홈페이지 구석에서나 찾을 수 있는 명문화된 기업 CI 소개가 아니라 더욱 친근감 있게 또한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해 역동적인 느낌으로 변하고 있죠. 아울러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자 사명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잦았습니다. 그 결과 넷마블게임즈는 넷마블로, NHN엔터테인먼트는, NHN으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위메이드, 네오위즈 게임즈는 네오위즈로 바뀌었죠. 엔씨소프트 역시 사명을 바꾸진 않았지만 최근엔 엔씨(NC)로 브랜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게임마다 다른 블리자드 로고

전성기 시절 블리자드의 행보는 기업 브랜딩의 모범 사례 중 하나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와우, 디아블로, 히오스 등 각 게임에 특화된 변형된 로고를 만들면서 블리자드라는 이름 안에 각 게임의 정체성을 녹여냈죠. 덕분에 블리자드 게임 팬들은 회사 로고만 보더라도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있게 되었죠. 물론 로고 색깔이 좀 바뀐다고 기업의 이미지가 달라지는건 아닙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 '근본'있는 회사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죠.



▲넷마블 마스코트 ㅋㅋ(Keke)

국내 게임기업인 넷마블은 게임마다 로고를 변형하진 않지만 자사의 마스코트 중 하나인 ㅋㅋ(Keke)를 내세워 친근감 있는 이미지로 브랜딩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이한 점은 이미지화에 그치지 않고 "ㅋㅋ 넷↗ 마블" 이라는 사운드까지 접목해 효과를 극대화했죠. 이 작은 노력들이 모여 넷마블은 2021년 1분기에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중 52위로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그랑사가’를 서비스 하는 엔픽셀은 최근 자사 기업 로고(CI)를 애니메이션화 했습니다. 엔픽셀(npixel)의 사명은 무한대를 뜻하는 ‘n’과 ‘Pixel’이 합쳐져 ‘하나의 픽셀로부터 시작되는 무한한 도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게임 제작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Pixel을 사명에 반영해 직관적으로 기업의 가치관을 표현한 사례며, 지난 1월 회사의 첫 타이틀인 ‘그랑사가’가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타 게임사들에 비해 이른 시기에 기업 브랜딩에 신경쓴다는 느낌이 듭니다. 엔픽셀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CI는 수 많은 픽셀들이 함축되는 과정과 이후 등장하는 알파벳 X를 클로즈업해 무한한 재미를 추구하고 도전하기 위한 회사의 가치관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항해와 바다 컨셉이 명확한 픽셀크루즈

최근 뉴트로 열풍 때문인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디자인 철학(파라메트릭 픽셀)을 비롯해 유독 '픽셀'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는것 같습니다. 얼마전 모바일 디펜스 게임 ‘가디언 크로니클’을 출시한 픽셀크루즈(Pixel Cruise)도 자사의 정체성을 로고에 반영했습니다. 게임을 이루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통해 개발되는 다양한 게임들이 더해져 ‘재미있는 바다’를 항해하는 커다란 크루즈를 희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죠. 사명의 의미부여와 함께 CI에 #항해 #바다 등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인데 개인적으로도 기업의 이미지를 잘 살린 디자인 같네요.


로고, 마스코트, 캐릭터, CSR 활동까지!
기업의 브랜딩을 위해 게임사가 하는 여러가지 노력들

비단 기업 로고 뿐만 아니라 각 게임의 IP를 돋보이려는 노력 역시 기업 브랜딩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물론 디테일하게 따지고 보면 IP 사업 다각화의 영역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요즘 같이 IP 춘추 전국 시대엔 뭐든 뜨는 것이 곧 기업의 이미지로 직결되기 때문에 큰 그림에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과 기업 오리온이 마흔 개가 넘는 과자 제품군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에겐 정(情)이 있는 초코파이 회사로 기억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최근 핫한 쿠키런: 킹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게임사는 데브시스터즈이고 여러 게임을 개발한 회사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쿠키런이죠. 이렇게 친숙한 각종 쿠키를 캐릭터화하고 스토리를 부여해 남녀노소 친숙한 IP화에 성공했습니다. 시작은 게임이지만 이제 곧 식품, 애니메이션, 각종 IT 제품과의 콜라보로 여러분 안방까지 깊숙하게 방문할 것 같습니다.




요즘 IP 확장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임이 바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입니다. '껌은사막'까지는 재미있는 콜라보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뒤이어 '김은사막', '감은사막' 최근에 검은사각까지...네글자 라임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민이 들어갔을지 회의실의 열기가 여기까지 느껴집니다. 시작은 소소하지만 이제 누가 알겠습니까. 자동차 회사와 제휴해 검은세단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죠.





이밖에 로스크아크의 대표 마스코트 '모코코'를 활용한 콜라보 이벤트나 게임 사업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엔씨소프트 캐릭터 '스푼즈'도 있습니다. 매출과 연결되는 사업영역은 맞지만 이 역시 고객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는 기업 브랜딩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은 기업 브랜딩 영역으로 보긴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기업의 이미지와 연결된 것이니 이 자리에서 소개할까 합니다.

한국 의료 인프라와 의료 보험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어린이재활병원은 이상하리만큼 부족합니다. 2016년 넥슨에서 재활병원 건립비 440억 중 200억 원을 기부해 설립된 어린이재활병원이 바로 푸르메재단 넥슨 어린이재활병원입니다.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이 탄생한 것이죠. 넥슨 재단은 매년 병원에서 필요한 운영자금도 기부형태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19년에는 대전광역시와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100억 원의 기금을, 2020년 10월에는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 위해 서울대병원에 100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어린이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시작은 조금 늦었지만 CSR 부분에서 국내 게임 기업의 지원 폭은 현재 그 어떤 산업군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늘었습니다. 넥슨을 비롯해, 엔씨소프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이 매년 많은 기부금을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에 전달하고 있죠.

또한, 단순 기부금 전달에 그치지 않고 자사의 게임 IP와 결합해 다양한 이벤트나 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일입니다. 이렇게 조금 더 친숙하게, 조금 더 의미있게 고객들에게 다가서려는 기업의 노력들을 계속 지켜보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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