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진짜 지옥 같았던 클래식 뉴비의 지옥불 반도 체험

게임뉴스 | 최은상 기자 | 댓글: 18개 |
불타는 성전 정식 출시 이후, 많은 영웅들이 어둠의 문을 넘어 아웃랜드로 향했다. 지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옥불 반도는 많은 이들이 몰렸고 악마와 오크를 무참하게 처치하며 레벨업에 한창이다. 첫 지역이고 워낙 많은 이들이 몰려 몬스터 선점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레벨업 속도마저 더딘 상태다.

낙스라마스를 잘 파밍한 이들은 미리 준비한 월드 버프를 바탕으로 던전만 반복하여 클리어하는 이른바 던전 뺑뺑이로 빠르게 레벨을 올리고 있다. 생각보다 퀘스트 진행이 더디기 때문에 뒤늦게 어둠의 문을 넘은 영웅들도 던전 썰자, 광팟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반면, 다크 포탈 패키지의 58레벨 부스팅으로 아웃랜드에 넘어온 이들은 아이템의 수준이 매우 낮아 퀘스트 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부스팅 캐릭터에게 지급되는 '어울림' 접두사 장비를 착용한 캐릭터를 '어울리지 못하는 어울림 캐릭터'라 우스갯소리로 놀리며 던전 파티 참여에 제한을 두는 소외 현상까지 발생하여 영웅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여러모로 지옥불 반도는 말 그대로 지옥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이슈와 재밌는 일들이 일어나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가운데 영웅들은 지옥불 반도에서 어떻게 레벨업을 하고 있었을까.





어울리지 못하는 어울림 캐릭터, 뉴비는 어디로 가야 하오?
지옥불 성루 파티 참여 조건이 검은날개 둥지 이상 파밍? 너무한 것 같아요!!

사실 기자는 불성 뉴비다. 부스팅을 하고 서부 역병 지대에서 60레벨을 찍고 아웃랜드에 넘어왔다. 언데드를 상대할 땐 제법 약한 티가 났지만, 악마를 상대할 때는 마치 어른 앞에 아이가 된 것 같았다. 그만큼 몬스터 한 마리와의 전투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야 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직업의 이해도 같은 이론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바로 부스팅 캐릭터에게 지급되는 '어울림 장비' 때문이다.

아이템 이름만 놓고 보면 고인물 뉴비 할 것 없이 잘 어울리란 의미에서 지어진 것 같지만, 기자는 외형이 화려한 유저들과 파티를 맺거나 하는 영광을 누릴 수 없었다. 내 바로 앞에 있는 몬스터를 얍삽하게 뺏어가지만 않으면 다행이었다.

가장 큰 설움은 던전 파티에 끼워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둠땅의 영웅 레이드나 쐐기돌 고단도 아닌데 파티원 모두 클래식 파밍이 된 이들만 찾는 것은 약간 가혹하지 않나 싶었다. 우여곡절 끝에 직접 파티를 모아 어울리지 못하는 이들끼리 모여 지옥불 성루를 체험할 수 있었다. 물론, 힐러는 폭풍우 세트를 착용한 트롤 주술사가 도와주었다.

솔직히 불성 뉴비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낙스라마스 졸업에 가까운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면, 나 또한 나와 비슷한 수준의 영웅들과 모여 던전에 갔을 것이다.

어울림 장비는 붉은 십자군 장비보다 못한 수준이니, 혼자 필드 퀘스트를 수행하며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보다 같은 부스팅 캐릭터와 파티를 구성하여 함께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선배 기자의 말을 들어보니 장가르 습지대에서 캐릭터가 크게 강해지고, 나그란드부터 퀘스트 보상 수준이 매우 좋아진다고 하더라.



▲ 이름은 어울림인데 어울리기 어려운 옵션. 양심적으로 민첩은 붙여 줬어야지.


켈투자드를 물리친 T3 영웅들은, 곧장 던전으로 가시오!
썰자나 광팟 콘셉으로 던전만 반복해서 도는 방법이 가장 빠르기 때문

낙스라마스를 졸업한 선배 기자는 월드 버프와 각종 도핑 소모품을 이용하여 점심도 안 먹고 계속 던전만 돌았다. 저게 무슨 재미인가 싶었지만 레벨업은 가장 빨랐다. 클래식에서 장비를 잘 갖춘 이들은 지옥불 반도에서 악마가 아닌, 독수리와 멧돼지, 비행 잔해 부품을 찾기 위해 척박한 땅을 뛰어다니는 모든 행위가 시간 낭비처럼 보였다. 이들에게 정답은 오로지 던전이었다.

주변 이들에게 물어보니, 정말 빠른 파티는 지옥불 성루를 20분 만에 주파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울리지 못하는 이들과 함께한 기자는 약 50분 정도 걸렸는데, 같은 시간이면 이들은 두 바퀴나 클리어하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약 12~14% 정도의 경험치를 20분마다 얻는다고 한다.

어울림 장비를 착용한 캐릭터는 사실 몬스터와의 혈투도 혈투지만, 함께 레벨업을 하는 같은 진영의 경쟁자들이 많아 몬스터 부족 현상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컸다. 그렇기 때문에 장비를 어느 정도 갖췄다면 곧장 던전으로 향하는 게 더 현명하리라 생각된다.



▲ 아이템의 힘이 있다면 광팟의 효율이 극대화된다.


생각보다 매우 피로가 심했던 레벨업, 잠시 쉬어갈까?
늦춰진다 생각지 말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게 더 중요, 천천히 즐겨라

일반적인 퀘스트 진행과 초고속 레벨업을 위한 던전 뺑뺑이 모두 결국은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던전만 돌던 선배 기자는 제로의 영역에 들어선 듯 무의식적으로 키보드만 누를 뿐이었다. 군단 시절에 심해진 건초염이 재발할 것 같다고 말하더라. 어떤 방법으로 레벨업을 하든 본인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즐기려고 하는 게임인데 스트레스 때문에 현자 타임을 겪게 되면 더 이상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숙제처럼 느껴질 뿐이다.

게다가 와우는 연령층이 높은 게임이 아니던가. 바쁘고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있어, 효율적이고 빠른 레벨업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부분은 클래식의 본질인 추억의 향수를 다시 느끼는 것과 그 시절에 대한 체험에 집중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몰리면 조금 쉬었다가, 한두 박자 늦게 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 천천히 준비하고 와도 되니, 중간에 포기하지만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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