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뇌파로 조작하는 어드벤처, '튜로'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4개 |

HMD나 각종 부착형 센서, 혹은 캡슐에 들어가서 컨트롤러나 키보드 없이 자신이 머릿속에 생각한 그대로 캐릭터를 움직이는 게임. 게임판타지에서 자주 묘사되는 미래의 게임들의 모습입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 이런 상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VR/AR 기술은 지금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으니, 남은 건 이제 컨트롤러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뇌와 외부장치가 직접 상호작용을 하는 BCI는 이전부터 꾸준히 연구되어왔던 분야고 뇌파 감지 센서도 하나둘씩 상용화가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죠.

옵튜니티 스튜디오는 이 분야의 가능성에 주목, 뇌 과학 기술과 비디오 게임을 결합한 '튜로'를 개발한 곳입니다. 이번 플레이엑스포 오프라인 전시가 취소되면서 아쉽게도 게이머들에게 직접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과연 '튜로'가 어떤 게임이고 어떤 원리로 플레이할 수 있는지 권하은 대표에게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옵튜니티 스튜디오 권하은 대표


Q.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옵튜니티 스튜디오 대표 권하은입니다. 옵튜니티는 뇌 과학 기술과 비디오 게임을 결합하여 유저 여러분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 스튜디오입니다. 옵튜니티라는 이름은 ‘기회’를 뜻하는 영어 단어 ‘Opportunity’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뇌 과학 기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의미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10월 출시 예정인 첫 작품 ‘튜로’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이번에 BCI 기술을 활용한 기능성 게임 ‘튜로’를 플레이엑스포에서 선보이셨는데요, BCI 기술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BCI(Brain-Computer Interface)는 사용자가 발생시키는 뇌파를 수집하여 컴퓨터의 제어장치로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BCI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집중력, 안정도, 기쁨, 긴장감 등을 수치화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치화 된 감정 또는 심리 상태를 게임에 적용하여 새로운 UX(User Experience)를 이끌어 내는 것이 저희의 최종 목표입니다.



▲ '튜로'는 뇌파 헤드밴드를 통해 EEG를 게임 엔진으로 전송해서 컨트롤하는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Q.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개념인데, BCI를 게임에 도입하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다면?

게임 시장의 대중화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그 다음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하였습니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게임을 조종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막연한 아이디어가 머리를 스쳤죠. 그래서 대학 연구 과제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BCI 기술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Q. ‘튜로’는 언제부터 개발하셨나요?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작년 7월부터 개발을 시작하였습니다. ‘튜로(Teuro)’는 거북이를 뜻하는 ‘Turtle’과 뇌신경을 의미하는 ‘Neuro’를 합쳐 만든 이름입니다. 주인공 튜로는 수영을 못하는 거북이입니다. 집중력 수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꾸준함의 상징과 같은 거북이를 선택하였고, 귀여운 거북이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간다는 설정을 두어 BCI 기술이 가지는 딱딱함에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Q. 개인적으로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 개발을 한 적이 있는데, 그간 참고로 보았던 인풋 시스템과는 좀 다른 방식인 거 같아 조금 놀랐습니다. 개발하시면서 BCI 관련 기술을 유니티 엔진에 어떻게 적용시켰나 간단히 소개하신다면?

유니티 엔진과 별도로 뇌파 수집 하드웨어와 통신을 담당하는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동시 실행됩니다. 사용자에게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중력 수치를 계산하고, 그것을 유니티 엔진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제작하였습니다.


Q. 손으로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여타 게임과 달리, 뇌파만으로 컨트롤하는 BCI는 좀 더 집중력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혹은 조작법이 낯설어서 좀 더 피로도를 느낄 수 있다고 보는데, 이런 견해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튜로’는 기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키보드, 마우스 또는 게임 패드 등을 병행하여 플레이 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실제로 사용자 테스트 과정에서 피로도 혹은 낯선 컨트롤러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뇌파 장비의 대중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현 시장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뇌파 센서 자체가 시중에 흔하지 않아서 일반 유저들이 구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0월에 출시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출시 후엔 어디에서 ‘튜로’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뇌파 센서와 게임의 번들 판매를 추진하여 쉽고 빠르게 구입 가능하도록 만들 예정입니다. 10월에 나올 ‘튜로’ 번들의 구매는 스팀,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저희 스튜디오 만의 뇌파 센서를 게임 콘텐츠와 번들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PC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Q. 작년 FDA에서 ADHD 치료용 게임을 부분적으로나마 승인허가를 내면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튜로’가 집중력을 활용한 퍼즐이라고 소개됐는데, ADHD 치료나 그런 분야로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물론입니다. BCI 기능성 게임이 사용될 수 있는 분야는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ADHD 치료, 치매 예방, 우울감 해소 등의 행동 및 심리 치료의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튜로’는 옵튜니티의 BCI 게임 플랫폼 프로젝트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Q. 한편으로는 기능성 게임하면 앞서 언급된 것처럼 주로 치료에 활용되는 사례 위주로 소개되다보니 ‘게임’으로서의 재미에 대해 궁금해할 유저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언급하신다면?

옵튜니티는 흥미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합니다. BCI 기능성 게임이라는 소재를 통해 더욱 수준 높은 경험을 선사하며, 게임의 본질인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능동적이고 높은 게임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BCI 및 기능성 게임과 차별성을 가진다는 점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 사용자의 집중력을 게이지로 표현



▲ 60% 이상을 유지하면 게이지가 차고, 이를 소모해서 다양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Q. 아무래도 기존 게임과는 다른 조작법을 요구하는 게임이다보니 플레이타임을 어떻게 잡으셨나 궁금합니다. 하루에 얼마 정도 플레이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게임을 설계하셨나요?

‘튜로’의 에피소드1은 약 1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가집니다. 짧고 빠른 템포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으며, 에피소드를 넘어가는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부담 없는 간결함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Q. ‘튜로’를 개발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건가요? 또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BCI 기술이 엔터테인먼트에 적용된 경우가 많지 않아 연구 개발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치 있는 어려움이었고, 결과적으로 옵튜니티만의 기술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선구자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은 ‘2021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된 것입니다. 시제품 제작을 위한 사업 자금을 충당할 수 있어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Q. 플레이엑스포에 출품하셨는데, 온라인은 정상 진행하지만 오프라인이 취소되서 좀 아쉬우실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된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는 점에서 마음이 좀 쓰리네요.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9월 중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튜로’의 사전 판매를 진행합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튜로’와 ‘옵튜니티’ 대한 정보를 꼭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찾아 뵙겠습니다.



▲ 뇌파로 플레이하는 어드벤처, '튜로'는 오는 10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옵튜니티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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