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 세대의 창의력, '프로젝토리'가 키워줍니다

인터뷰 | 윤홍만,김수진 기자 | 댓글: 15개 |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라고 하면 어떤 모습들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 비슷할 겁니다. 작게는 임직원들이 십시일반 기부를 하는 것부터 크게는 동남아나 아프리카 오지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주거공간을 개선해주는 등의 활동이 떠오를 겁니다. 가장 직관적이기 때문이죠.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기업이 벌어들인 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걸 요지로 삼고 있죠. 그렇다면 게임사는 어떨까요. 국내 게임 산업은 요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IT 업계의 한 축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출 등을 선도하기까지 하고 있죠. 이에 국내 게임사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투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가운데 NC문화재단의 사회공헌활동은 다른 게임사와는 결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적극적으로 내세우지도 않고 그렇다고 남들이 다 알만한 그런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장애인의 의사소통 문제 해결을 위한 AAC(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사업을 비롯해 프로젝토리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쓰는 활동을 하고 있죠. 내년이 되면 재단 운영 10주년을 맞이하는 NC문화재단이 이러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들은 사회를 어떤 모습으로 바꾸고 싶은 걸지 NC문화재단 조형민 팀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숫자'가 아닌 건축이 가진 '가치'를 찾고 싶었어요



▲ NC문화재단 사업팀 조형민 팀장

건축을 전공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사회공헌활동을 하시게 된 건가요?

건축을 전공했는데 전에는 일을 하면서 숫자(수익성)만 보고 일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수익성이 아닌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담아서 건축이나 공간을 다루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아쉬움을 느끼고 난 뒤에 제가 선택했던 옵션이 바로 사회공헌활동이었어요. 제 전공을 살려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주거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그런 단체를 찾게 되었고, 그러다 국제 비영리단체로 운영되고 있는 해비타트라는 곳에 입사했어요. 그때에는 해외 사업을 담당하면서 동남아 국가,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그곳에서 주거공간이 열악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집을 지어주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거기서 다양한 기업들이 이를 위해서 후원을 한다는 걸 알게 됐죠.


해비타트에서의 활동은 나름 큰 의미가 있었을 것 같은데, NC문화재단으로 이직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크게 만족했던 건 사실이에요. 건축이라는 분야의 현실을 느끼면서 아쉬움을 느끼고 가치 중심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해비타트에 입사했는데, 그곳에서 한 일이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었거든요. 근데 그때에는 가치를 위한 시행 역할에 무게가 실린 편이었어요. 만족스러웠지만, 더 큰 의미를 추구하는 일이 하고 싶었죠. 더 큰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뭔가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일이 하고 싶었고 그래서 NC문화재단으로 이직하게 됐습니다.





NC문화재단에 입사하게 된 후 어떤 것들이 달라졌을까요?

사실 저는 게임사, IT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서 다른 분야들과 또 게임사만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가 그동안 봤던 다른 동료들의 경험, 그리고 제 이전의 경험과 비교했을 때에는 조금 더 실험과 시도가 가능한 곳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명확한 결과만을 위해 맹목적으로 쫓기보다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고 그 과정에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탄력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면서 맞춰가는 과정이 가능하다고 느꼈달까요.


NC문화재단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저희 재단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특히 요즘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프로젝토리'라는 사업으로 청소년들의 창의활동공간이 되어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사업을 위해서 저희 사업팀은 사업 자체를 기획하고 또 실제로 운영을 하면서 변화가 필요한 것들, 개선이 필요한 것들을 계속 고민하고 또 반영해 나가는 일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NC문화재단에 와서 하신 사회공헌활동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희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토리 사업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데요. 저희 프로젝토리 사업은 한가지만의 키워드가 주어지고 그 키워드에 대해서 팀원들이 처음부터 바닥에서부터 조사와 기획을 해나가면서 만들어낸 사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공간에 있는 다양한 재료와 도구, 그리고 그 공간에서 만나는 동료들과 함께 얘기하면서 본인도 몰랐던 본인의 모습들을 발견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나도 내가 이런 모습이 있는지 몰랐는데 내가 이렇게 집중할 수 있는 애였구나. 정말 재미있게 열심히 할 수 있구나 라는 본인의 변화를 느껴가는 모습들을 볼 때, 모든 순간들이 기억에 남고 인상이 깊은 것 같습니다.




■ 창의성을 키우는 공간 '프로젝토리'

메인 사업이랄 수 있는 프로젝토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프로젝토리는 청소년의 창의성을 위한 활동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만 11세부터 19세 연령대의 청소년들이 본인이 하고 싶은 게 뭔지 온전히 스스로 생각해보고 저희 공간에 갖춰진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서 본인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서 실행해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프로젝토리는 저희만의 전용 공간을 갖고 연중 상시 운영 중이고요. 대학로에 위치해서 인근의 청소년들, 더 넓게는 서울, 경기도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토리를 통해서 뭔가 꿈을 찾게 됐다거나 그런 사례는 없었나요?

대표적인 사례로는 창의적 자신감이 길러진 걸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창의성이라고 하면 전문적이고 지식과 경력이 필요한, 스티브 잡스가 되기 위한 그런 걸 떠올리기 쉬운데 그런 너무 큰 예시가 있다 보니 대부분은 자신이 별로 창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작은 창의성도 있거든요. 그런 걸 프로젝토리 활동을 통해 말이 아닌 다양한 경험으로 전달하고 있어요.

그런 창의성을 일상적 창의성이라고 하는데, 프로젝토리 활동을 하면서 본인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어렵다고 생각한 프로젝트를 완수했을 때 나도 할 수 있구나, 나도 창의적이구나 하는 그런 변화를 느끼는 것 같아요.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나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편견이 존재한다고 느꼈어요. 흔히 사회공헌활동이라고 하면 취약계층, 소외계층이라는 특정 그룹에게만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별개의 그룹이 아닌 우리 모두와 똑같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분이 사회공헌활동이라고 하면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에 얼마의 도움을 줘서 어떠한 변화를 이끌었다 하는 공식에만 초점을 맞추시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어요.


프로젝토리를 통해 어떤 사회적 변화를 이루고 싶으신가요?

저희도 변화에 대한 계속 큰 고민을 하고 있고 그런 고민들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지금 제가 생각하는 저희가 바라는 사회의 변화는 너무 큰 변화라기 보다는 사회에 속한 구성원 하나하나의 변화를 생각하는 것 같고요. 특히 그 구성원들 중에서도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미래 세대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미래 세대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이 본인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고 본인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변화가 쌓여가면 또 나중에는 더 큰 사회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임사'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여전히 편견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걸로 인해 오해받는 것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을 했어서 오롯이 저희 사업 내용, 그리고 사업이 만들어 내는 성과들로 조금 더 인정을 받으면 나중에 '아 이게 이러한 취지였어'라는 것이 조금씩 대중들에게 인식이 되면 그 효과가, 영향력이 커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실제로 기획을 하긴 했었습니다.

하지만 운영하면서 현실은 좀 달랐던 것 같기는 해요. 지금도 프로젝토리 사업이 NC문화재단의, NC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들이라는 것들은 같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프로젝토리 외에 또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나요.

저희 NC문화재단은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 중의 하나는 시장에서는 잘 다뤄지기 어려운 주제의 동화책들을 우리 작가님들이 집필하실 수 있도록 후원을 하고 또 실제로 출판될 수 있도록 돕는 동화책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요. AAC사업이 또 프로젝토리만큼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AAC는 구어 소통이 좀 어려운 장애인들이 조금 더 원활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기구라고 생각을 해주시면 됩니다. 이걸 소프트웨어로 개발해서 앱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발해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고요.

다양한 학술 후원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요즘에는 AI기술이 개발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야 하는 윤리적인 내용에 대한 연구들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그러한 학술 후원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NC문화재단의 향후 계획은?

저희 재단은 앞으로도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 계속해서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또 장기적인 호흡으로 모든 변화들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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