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둠땅 연출에 만족, 다양한 콘텐츠 즐길 수 있도록 항상 고민 중"

인터뷰 | 최은상 기자 | 댓글: 32개 |
"그래도 와우인데 또 속아 보련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와우의 전성기가 다시 찾아올까'란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와우저라면 MS의 블리드 인수에 이어 진영 통합을 예고한 블리자드의 행보에 다시금 놓인 희망을 끈을 잡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어둠땅까지 2개 확장팩이 지나가는 동안 이렇게까지 비판적인 피드백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모든 확장팩을 통틀어 가장 분위기가 안 좋았다는 드군 시절도 이렇지는 않았다. 사내 이슈, 어긋난 것처럼 보이는 정치적 올바름, 코로나 팬데믹과 이로 인해 늦어진 패치까지. 연일 부정적인 소식만 계속 이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9.2 패치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사건사고가 많았지만 변화된 모습과 지속된 개선으로 더 나은 와우를 보여주며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더 나아가 차기 확장팩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 실망한 팬들의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드군 이후 군단에서 보여준 것처럼.

여러모로 와우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기에, 인벤은 스티브 대뉴저(Steve Danuser), 모건 데이(Morgan Day)와의 인터뷰에서 콘텐츠와 시스템적인 질문은 생략하고, 변화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 바뀔 와우의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 수석 내러티브 디자이너 스티브 대뉴저(좌), 수석 게임 디자이너 모건 데이(우)


Q. 한 명의 유저로써 진영 통합 소식에 매우 기뻤다. WoW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는 선에서 내린 최고의 판단이라 생각된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진영 통합을 결정하기까지의 배경과 과정이 궁금하다.

모건 데이 : 진영 통합은 지난 몇 년간 계속 나온 얘기다. 더 높은 수준의 콘텐츠로 갈수록 유저 간 스케일링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자 결정하게 됐다.

스티브 대뉴저 : 진영 소속감이 게임에서 어떻게 진행이 될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토리 상 두 진영 간 협정이 이뤄졌고 어둠땅을 위해 함께하는 그림이 펼쳐졌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Q. MMORPG에서 긴 호흡의 레이드, 대규모 협업 플레이 등 대중화를 이끈 가장 성공한 게임이 WoW다. 하지만 템포와 호흡이 짧은 게임이 다양하게 흥행하면서, 호흡이 긴 게임 플레이는 요즘 추세에 맞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WoW가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있었는데, 진영 통합처럼 WoW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는 선에서 개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모건 데이 : 흥미로운 질문이다. 와우의 강점 중 하나는 넓은 풀의 유저인데, 누군가는 신규 공격대의 WFK를 노리는가 하면 애완동물 대전 같은 펼쳐진 환경 자체를 즐긴다. 이렇게 유저마다 즐기는 방향이 다르다. 그렇기에 게임을 만들 때 모든 유저를 생각하고 많은 신경을 쓴다. 만드는 콘텐츠가 어떤 타입의 유저에게 어필 되는지, 어떤 유저들이 소외되는지, 어떤 유저를 유입할 수 있는지 혹은 이 모든 유저에게 어떻게 해야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지에 대해 언제나 고민하고 있다.


Q. WoW가 정통 MMORPG의 대표 게임 중 하나지만, 요구되는 플레이 타임은 핵앤슬래시를 지향해야 되지 않을까. 가령 토르가스트가 로그라이크식이 아니라 디아블로3의 대균열을 도는 것처럼, 속도감이 빠른 몬스터 학살 형태였다면 많은 팬들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토르가스트로 향했을 것이다.

모건 데이 : 이전 답변에 덧붙여 말할 수 있다. 토르가스트도 개발자들 사이에서 정말 많은 대화가 오갔다. 유저의 시간이 얼마큼 있는지, 주어진 시간 내 어떤 경험을 얻고 싶은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나의 예시로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새로운 시스템이 많이 도입되는데, 창시자가 만들어 낸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다양한 퀘스트를 수행하고 탐험하여 새로운 화폐를 얻거나 애완동물, 탈것 등의 수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탈것 많이 추가되는데, 시간의 양과 상관없이 자신의 페이스대로 의미 있는 경험을 하며 진행도를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Q. 한국에서 와우 클래식(오리지널)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메인 캐릭터에 많은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즉, 보조 캐릭터를 다양하게 키울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했다. 이러한 부차적인 효과로 페이즈3 시절 주말에 검은날개 둥지 레이드 모집 광고가 동시에 120개나 됐을 정도다. 도전 과제 형태의 업적을 제외하고, 평판이나 입장 조건처럼 콘텐츠 소모를 늦추는 형태의 시스템이 완화되고, 계정 공유가 더 다양하게 확대되어 다(多) 캐릭터 육성이 활발하게 유도하는 형태가 이상적이지 않을까.

스티브 대뉴저 : 9.1.5 때도 많은 고민을 했다. 보조 캐릭터를 키우기 위한 편의를 많이 생각했고 실제로 투입(레이드나 쐐기돌)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기능을 다양하게 추가했다. 관련해서 커뮤니티 피드백 등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제레스 모르티스에서도 한 캐릭터로 모든 콘텐츠를 플레이한 다음, 보조 캐릭터로 부가 기능이나 장비를 얻는 등 많은 장치를 추가했다. 개발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 확장팩이 나온 후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부터 할 수 있었던 부분들을 초기부터 제공하고자 했다. 기다리지 않고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모건 데이 : 9.1.5와 보조 캐릭터 따라잡기 시스템은 개발자도 아이디어가 크게 바뀌었다. 철학적으로 말이다. 이런 변화가 향후 모든 업데이트, 개발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9.2에서도 많은 변경이 적용될 예정이고 반복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덜고자 했다.


Q. 여러 확장팩을 거치는 동안 진영 통합처럼 팬들이 강조하며 개선되길 바라는 피드백들이 많은데, 9.2 영원의 끝을 비롯하여 차후 업데이트(확장팩 등에서)를 통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 피드백이 있을까?

모건 데이 : 티어 세트는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요청이 있었고 지속적으로 받아 온 피드백이다. 미적인 부분에서는 전과는 다르게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창시자들의 미적 감각이 더해지며 직업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던 설정들이 많이 들어가 다채로운 설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티어 세트를 PvP, 퀘스트, 쐐기돌에서도 얻을 수 있다.


Q. 일리단이 살게라스 감시를 자청한 것처럼, 실바나스 역할도 비슷하게 그려질 것이란 추측이 많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주요 캐릭터의 손실이다. 워크래프트에서 이어진 캐릭터 외에 티리온 폴드링, 바리안 린처럼 WoW에서 창조되고 의미가 부여되는, 더 나아가 안두인처럼 유저와 함께 성장할 캐릭터가 필요하지 않을까?

스티브 대뉴저 : 확장팩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일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기존에 있던 실바나스 같은 중요한 캐릭터의 스토리도 계속 진행하지만,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새로운 존재를 만나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스티브 대뉴저에게) 어둠땅 출시 전, 격전의 아제로스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어둠땅의 이야기가 멋진 추측이 이어지는, 미래를 상상하는 확장팩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9.2 앞두고 돌이켜보면 만족스러운 연출이었나? 또 유저들이 어둠땅 서사를 어떻게 마무리하길 바라는지 궁금하다.

만족하고 있다. 마지막 전투를 앞둔, 이런 마무리 시점에서도 유저들이 많은 고민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힌트와 아이디어를 심어 놨다. 피림의 일기장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주학, 창시자가 만든 우주에 대한 존재 등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지난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말할 수 없지만, 제레스 모르티스에 숨겨진 다양한 힌트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추후 알게 될 것이다.


Q. MS 인수와 진영 통합 소식은 한국 팬들로 하여금 WoW가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주었다. 현재 공개할 수 있는 선에서 또 다른 믿음과 희망에 대한 소식을 전해줄 수 있나?

스티브 대뉴저 : MS 인수에 대해 자세히 말하기 어렵지만, 9.2.5에서 진영 통합뿐만 아니라 재밌고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반응이 궁금하다. 많은 피드백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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