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토브인디는 '진심입니다'

인터뷰 | 김수진 기자 | 댓글: 16개 |



인디 게임 전문 플랫폼이 하나 있다. 국내외 인디 개발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유저들과 연결을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나서서 굿즈를 제작하고 바다 건너 해외까지 전달하는 그런 플랫폼, 바로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인디다. 2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스토브인디는 꾸준히 인디 게임 전문 플랫폼이라는 길을 우직하게 걸어왔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스토브인디VR사업실의 인디게임사업팀이 있다. 이들은 인디 게임을 플랫폼에 입점시키는 작업부터 마케팅, 유저와의 소통까지 전반적인 모든 일을 담당한다. 뿐만 아니다. 해외의 좋은 인디 게임을 한국 유저들이 제대로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공식 한국어화를 해서 가져오고, 국내 인디 게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의 창작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도 한다.

인디 게임 생태계를 넓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스토브인디게임사업팀, 그들의 최종 목표는 스토브인디가 인디 시장에 없어서는 안 될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개발사들이 오직 게임을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대신 해주는 그런 독특하고도 신기한 플랫폼이 바로 '스토브인디'라고도 전했다.





▲ 오경엽 파트장, 김지현 주임, 황수진 대리, 최환 파트장


Q. 정확히 스토브인디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경엽: 스토브인디는 게임 유통 플랫폼이다. 퍼블리셔와는 다르다. 누구나 들어와서 게임을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도 게임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다. 다만 초기 단계이다 보니 인디 게임사를 도와주는 일도 하고 있다.

최환: 국내 인디 게임 시장과 같이 성장하고, 시장을 키워 선순환하고자 한다. 창의 창작 쪽도 그런 부분에 의미를 두고 일을 하고 있다. 인디 개발자들이 함께 성장해서 성공하는 케이스가 있어야 시장 자체가 크고 성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인디 개발사에게 스토브인디를 소개한다면.

최환: 플랫폼이지만 개발사를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단지 시장만 열어주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같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개발사와 의견을 공유하고 고민을 함께하고자 한다.

오경엽: '우리 아이는 공부만 해, 나머지는 엄마 아빠가 다 해줄게' 이런 느낌이다. 개발사가 게임을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나머지를 지원해주는 그런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Q. 국내에서 인디 게임과 관련해 실제 행동을 보이는 곳 중 하나다. 스토브인디가 꾸준히 인디 사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환: 가장 큰 이유는 다양성이다. 게임이 너무 상업적 측면에 치우치다 보면 창의성이나 다양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게임이 잘 나오지 않는다. 다양성을 추구해야 게임 시장도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바라보려 한다.

오경엽: 시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에서는 인디 게임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는 말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좋은 게임이 많다는 의미다. 우리는 그런 게임을 타겟팅하는 것이다. 좋은 게임을 찾아서 개발자들이 게임을 출시하고, 유저와 만날 수 있게 지원한달까. 발견은 됐지만 발굴되지 않은 게임을 소비자, 즉 유저에게 전달한다고 보면 된다. 없는 시장을 만든다고도 볼 수 있다.





Q. 스토브인디는 게임 플랫폼이다. 이게 인디 사업에서 어떤 의미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경엽: 비유하자면 스팀은 종합 몰이고, 우리는 인디 게임에 특화된 곳이라고 보면 된다. 경쟁구도가 아니라 공존하는 것이다. 스토브'인디'라고 명확하게 타겟팅을 했고, 그 과정에서 전문성을 가지려고 한다. 게임을 그저 진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큐레이션 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유저에게 게임을 직접 가져다주는 그런 서비스랄까. 또한 개발사가 게임을 등록하고 마케팅하는 과정을 우리가 케어해서 생태계에서 살아남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최환: 플랫폼 형태로 하게 되면, 한국 인디 시장 자체를 발전시키고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디 게임 생태계를 위해 좀 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려 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Q. 반대로, 소규모 인원이 많은 인디 개발사가 추가 플랫폼을 신경 쓰는 것이 개발 단계에서도, 런칭 이후에도 힘들 수 있다. 스토브가 이런 인디 개발사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김지현: 오픈마켓은 입점할 때 게임에 관련된 로고나 썸네일, 내용을 다 준비해야 하지 않나. 소규모 회사들의 경우 스토브인디에 필요한 것들을 따로 제작하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로고나 스크린샷과 같은 파일만 전달해주면 우리가 직접 필요한 요소들을 제작한다. 특히나 한국 게임의 경우 상점 페이지에 들어가는 영어 관련 작업 등을 지원하기도 하고, 연동 역시 실시간으로 대응하며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최환: 개발사가 오직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글화, 마케팅, 게임 제작 시 어려운 점, QA를 비롯해 등급 심사나 비용 등도 모두 지원하고 있다.

황수진: 슬기로운 데모생활과 스타터팩, 두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슬기로운 데모생활은 정식 출시 전 데모 버전을 통해 유저의 반응을 살피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후기와 평가를 남기는 유저들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인데, 실제로 큰 도움이 된다고 한 개발자들이 많다. 스타터팩은 스토브인디 선 오픈을 조건으로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 출시 전 유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슬기로운 데모생활


Q. 혹시 입점을 위해 먼저 컨택하는 게임의 경우 기준이 있나.

최환: 좋은 타이틀임에도 한국어화가 안 돼서 유저들이 못 즐기는 게임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한국 유저들의 입맛에 맞는 재미있는 게임을 가져오려 하고 있다.


Q. 입점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건가.

최환: 오픈마켓이기에 의지가 있고 생각이 있으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다. 다만 해외 쪽은 스마일게이트 그룹 자체도 낯선 경우가 있다 보니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야 하는 입장이다. 초반에는 거의 대부분 먼저 입점 제안을 했지만, 그래도 현재는 좀 알려져서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오경엽: 퍼블리셔가 아니라 마켓, 플랫폼이다보니 누구나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다. 해외 개발사의 경우, 한국 시장과 유저에게 다가가기 위해 로컬 플랫폼을 원하고, 그 과정에서 스토브인디를 발견해 컨택하기도 한다.


Q. 신작도 있지만 이미 출시된 작품들을 가져오는 경우도 꽤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출시작은 이미 흥행 여부가 결정된 경우가 많지 않나.

오경엽: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기 위함이지만 플랫폼이다 보니 양의 문제도 있다. 상점에 왔는데 최신 상품만 있으면 조금 이상하지 않나. 게임은 유통기한이 없기에 출시 시기와 관계없이 언제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 온전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 신작도, 이미 출시된 작품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Q. 독점 한국어화를 플랫폼의 메인 경쟁력으로 가져가는 느낌이다. 한국어화라는 건 정말 큰 메리트지만 그만큼 들어가는 노력이나 시간이 어마어마하다. 이런 선택을 한 이유가 있나.

최환: 타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위해서기도 하고, 유저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기도 하다. 참 좋은 게임임에도 언어 문제로 인해 한국 유저들이 못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경엽: '한국어화를 잘하는 집',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시장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플랫폼의 특징이자 강점이 필요했다.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데 가장 큰 장벽은 언어라고 본다. 유저들이 겪을 그런 장벽이자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김지현: 유저들이 스토브인디에서 선호하는 모델 중 비주얼노벨이나 미연시처럼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 많다. 이런 류의 게임은 스토리가 정말 중요하기에 언어 지원 여부가 게임 플레이 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하나 더, 성공과는 관계없이 스토브인디 하면 한국어화 명가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스토브인디의 한국어화


Q. 한국어화 과정에서, 혹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김지현: 가끔 유럽 개발자들이 한 달 가량 휴가를 가버릴 때가 있다. 그러다보니 빌드를 달라고 했는데 한달 동안 사라져서 런칭이 밀리기도 하고, 다른 일로 바빠져서 흐지부지된 경우도 있었다. 최근 기억에 남는 건 브란테 경의 삶과 고난이라는 텍스트 어드벤처다. 기존에도 이미 마니아층이 있던 게임이라, 건의나 피드백 등이 정말 활발하게 오더라. 열성적인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즐거웠다.

번역의 경우 한국어 특성상 기술로 풀 수 없는 문제가 생기거나, QA 미숙으로 부족하게 출시되는 일도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DLC는 개발사와 협의를 거쳐서 번역하고 있으며, 업데이트 시에는 기존 번역자 풀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Q. 스토브인디는 게임잼을 비롯해 아까 언급한 슬기로운 데모생활, 스타터팩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지금도 계획 중인 새로운 시도가 있나.

황수진: 지금은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슬기로운 데모생활의 경우에는 좀 더 많은 유저와 개발사가 참여할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스토브 인디가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해 해외 유저와 개발사도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스타터팩은 아무래도 지금은 스마일게이트 창작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개발사 위주로 지원하고 있는데, 좀 더 다양한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확장하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도 창작자나 개발자를 위한 행사나 프로그램 등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Q. 스마일게이트는 사내외로 창의/창작 지원에 매우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인디 사업과 연계해서 진행 중인 일이 있는지 궁금하다.

황수진: 스마일게이트는 창의, 창작, 창업 세단계에 맞춰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희망 스튜디오의 퓨처랩은 인디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여러 지원을 하고 있고, 거기서 시작한 창작자들이 스토브 인디에 오면 테스트를 포함해 유저들과의 소통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홀딩스에서도 창작자 케어 펀드나 토끼굴이라는 입주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법인이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스토브인디는 그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창작팀들이 플랫폼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연계될 수 있도록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 스마일게이트가 힘을 쏟는 창의, 창작, 창업 지원


Q. 스토브인디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2년 가까이 된 것 같다. 지금까지의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가 궁금하다.

오경엽: 플랫폼을 만들고, 전략을 세우고, 그러기에 2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짧았다. 비록 아직 우리도 성장하는 단계지만, 다 같이 잘 되기 위해 시장을 키우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초기에는 스토브인디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이제는 선택지의 하나로 자리 잡았지 않나. 부족한 점도 있지만, 2년 만에 이 정도까지 해냈기에 기분이 매우 좋다. 내후년쯤에는 칭찬이 100%였으면 좋겠다.

최환: 점점 연락하는 개발사가 많아지고 다양한 게임들이 들어오고 있다. 해외의 메이저 인디 퍼블리셔들도 스토브 플랫폼을 인정하고 입점하는 추세다. 타 플랫폼과의 동시 출시나 스토브 선출시라는 사례도 하나둘 생기고 있고. 이렇게 성장한 것 자체가 참 기쁘다.

김지현: 작년 초에 합류했는데, 인지도와 규모가 지금 수준까지 된 것만 해도 정말 감사하다. 아직 과도기라 생각하기에 플랫폼을 좀 더 체계화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 한다. 입점 과정 역시 좀 더 간편하고 쉬워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Q. 유저들에게 플랫폼으로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계획을 구상 중인지 궁금하다.

오경엽: 브랜딩과 세일즈, 두 가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브랜딩이 굳혀졌으면 세일즈만 고민하면 되지만, 우린 둘 다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단순히 좋은 게임이 있으니 구매하라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특정 프레임을 활용할 계획이다. 시즈널 이벤트나 게임의 특징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유저가 '스토브인디'를 기억하도록 하려 한다.


Q. 앞으로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오경엽: 소비자, 유저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되는 것이 목표다. 세컨드 샵 정도를 우선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아까도 언급한 것처럼, 좋은 작품들을 발굴해서 유저에게 잘 전달하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김지현: 스토브인디를 직접 찾은 개발사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런칭 과정을 체계화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개입이 없어도 오픈마켓 형태로 게임을 간단하게 출시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최환: 올해 안에 성공작을 다섯 개 정도는 출시하는 게 목표였는데,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듯하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고, 성공하는 케이스가 나타나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본다. 국산 게임도 역으로 해외에 소개될 수 있고.

황수진: 개발자 및 유저들과 깊게 소통하면서 부족한 점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여러 고민과 계획을 구체화하려한다. 그리고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디 게임이 출시해서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해외유저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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