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t 롤스터의 2023 EACC 후일담

인터뷰 | 김홍제, 김필재 기자 | 댓글: 5개 |



kt 롤스터가 지난 2023 EACC 스프링에서 페이즈 클랜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결정 짓는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승리해 더욱 짜릿한 우승이었다. kt 롤스터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3만 5천 달러와 랭킹 포인트를 얻고, 추후 있을 또 다른 국제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다.

김관형과 김정민이라는 피파 온라인 최고의 베테랑과 현재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곽준혁, 허리 역할을 제대로 해주는 박찬화로 이뤄진 kt 롤스터는 EACC 우승을 뒤로 하고, 28일 개막 예정인 eK리그 준비에 한창이다.

eK리그가 열리기 전, EACC 우승을 달콤함을 느낄 시간도 부족한 kt 롤스터를 잠시나마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EACC 우승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김관형 : EACC 끝나고 eK리그가 있어서 준비하고 있다. 드래프트가 색다른 방식이라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다.

곽준혁 : eK리그 준비에 힘쓰고 있다. 대회 기간 동안 개인 방송을 하지 못했는데 팬들이 많이 축하해 주셨다.

김정민 : 대회 이후 거의 바로 드래프트 준비에 들어갔다. 곧 ek리그 시작이라 쉴 틈이 없었다.


Q. EACC 대회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김관형 : EACC 방식이 바뀌어서 조 1위가 됐을 때 장점이 굉장히 많다. 조 1위로 진출했을 때 두 번만 이기면 최종 결승이라 초반에 최대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대회 초반에는 집중력을 100%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점을 가장 신경 썼다. 준혁이가 분위기를 타면 잘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초반부터 정말 잘해줬다.


Q.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팀과 실제로 대회가 진행됐을 때 예상과 달랐던 팀은?

김정민 : 페이즈를 가장 우승 후보로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실력적인 면에서 아직 우리가 우위라고 생각했는데, '접접', '미카엘04', 같은 경우는 한국 최상위권과 비슷하다. 베트남 프로게이머팀도 경계했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박)찬화 같은 경우는 스타일 때문에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더라.

곽준혁 : 우리나라 팀 경기는 재밌는데, 해외팀끼리 대결은 정말 지루하고, 우리가 봐도 재미없더라. 특히 베트남 프로게이머팀이 심하다. 해외 팬들의 경우 예전엔 자국팀들이 잘했을 땐 분위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성적이 좋지 않으니 여론도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너무 수비적이긴 하다. 상대하기 까다롭긴 하다. 그들 입장에서는 승리를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것 일텐데, 보는 입장에서는 정말 별로다.


Q. 메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면 될까?

김관형 : 패치보다는 대회 룰을 변경하는 게 필요하다. 이번에 eK리그가 보는 맛이 있는 경기를 위해 다양한 룰을 시도하는데, 국내 선수들은 거의 찬성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도 팀이나 대회 후원이 줄어들고 있는데 보는 맛을 위한 다양한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Q. 공식 경기에서 잘하는 사람이 많고 새로운 신예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매번 대회에서 4강 진출팀 우승하는 팀은 큰 변화가 없다.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곽준혁 : 태국이나 베트남 리그를 유튜브를 통해서 가끔 보는데, 아직 상향평준화가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리고 기본적인 인프라도 우리나라가 더 잘 되어 있지 않나.

김정민 : 우리나라는 서로 스크림을 정말 많이 한다. 상대적 약팀은 강팀들과 스크림을 통해 실력이 다 올라오는데 다른 나라 리그는 어떤지 모르겠다.


Q. 해외 선수 중에 가장 눈여겨본 선수가 있는지?

곽준혁 : 소라윗이 인상적이다. 대회에서는 처음 만났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2승 1패로 이기긴 했지만 정말 잘한다고 느꼈다. 수비가 정말 탄탄하더라. 경기를 다시 봤을 때도 상대의 틈이 잘 보이지 않더라. 그리고 공격도 많이 매섭더라. 개인적으로 '접접'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Q. 8차 넥스트 필드에 9차 테스트 서버까지 진행하고 있다. 게임사 측에서는 그동안 많은 엔진 수정을 거쳤고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했는데 여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곽준혁 : 9차 넥스트 필드는 더 해봐야 할 것 같고, 8차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공격이 너무 유리한 게임이다. 세컨볼 같은 게 공격자에게 유리한 것 같다. 그런 부분 밸런스를 잡고, 커서를 잡고 있는 선수에 대한 버프를 주면 어떨까 싶다. 지금 공식 경기 기준으로는 수비를 아무리 잘해도 컨트롤이 불가능한 상황이 꽤 자주 나온다.


Q. 그동안 중앙 공미를 활용하는 4231, 42211 포메이션을 많이 썼다. 하지만 이번엔 투톱 포메이션 쓰는 유저가 많았고 또 해당 유저들의 활약이 괜찮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곽준혁 : 해외 선수들이 투톱을 활용한 이유는 자국 리그에서 6백 금지가 아니었다. 6백으로 전환할 때 이쁘게 배치가 된다. 그래서 42211을 많이 쓰지 않았나 싶다.

김정민 : 나는 중앙에 볼을 돌리지 않고, 최전방에서 공을 돌리는 편이다. 원톱은 그런 플레이를 하기 쉽지 않은데, 볼 컨트롤에 자신이 있어서 선호한다.


Q. 베테랑의 관록을 볼 수 있었던 대회기도 했다.

김정민 : eK리그 시즌2 당시 팀이 우승했다고 하지만 준혁이의 우승이다. 피파 온라인4에서는 사실 메이저 급 첫 우승이다. 우승이라는 것도 해본 사람이 잘하는데, 이번에 정말 우승을 위해 정말 많은 고민과 연습이 있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노하우를 다 녹여보고 싶었고, 실제로 우승을 차지해서 너무 기뻤다. 큰 의미가 있는 대회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차기 대회도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피지컬은 예전보다 떨어졌지만, 말 그대로 베테랑의 관록이 있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이 가지지 못한 나만의 무기가 아직 통한다는 걸 검증받은 대회이기도 하다.

김관형 : 예전에는 무조건 부딪히기만 했다면 이제는 흘려보낼 줄도 아는 느낌이다.




Q. 2:1 상황에서 경기 후반 PK를 허용했을 때 심정은?

김정민 : 86분 정도에 참았어야 했는데 들어가다가 공을 내줬다. 다만, 멘탈이 흔들리진 않았고, 먹더라도 연장 가서 이길 수 있다는 마인드였다.

곽준혁 : 나였으면 어디를 막아야 할까 생각했을 것 같다.

김관형 : 그런 경험이 있어서 괜찮다. 그리고 정민이의 경기력이 좋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팀원들 중 뺏어오고 싶은 한 가지 능력이 있다면?

김정민 : 준혁이는 흡수력이 정말 좋다. 여러 선수들과 해봤지만, 피드백을 잘 수용한다.

곽준혁 : 그런 부분에서 예전에 관형이 형과 팀을 했을 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수비에 약점이 있었는데 관형이 형이 많이 알려줬다.

김관형 : 정민이의 장점 중 하나인데, 중요한 순간에 뛰어난 게 정말 대단하다. 정민이와 오래 피파 시리즈를 했지만 같이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준혁이의 경우 연습량이 정말 NO.1이다.


Q. 반대로 고쳐줬으면 하는 점은?

김관형 : 정민이는 고집이 좀 센 편이다. 준혁이는 정말 피드백을 다 수용하는데, 정민이는 일단 의심을 한다(웃음).

김정민 : 게임 패치가 자주 되는데, 관형이나 나는 오래해서 굉장히 익숙하다. 그런데, 준혁이는 새로운 패치 적응에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Q. kt 롤스터로 활동 중이다. 팀 생활은 만족하나?

김관형 : 다른 부분보다 kt 롤스터라는 대기업팀이라 힘이 많이 난다.

곽준혁 : 해외에서도 kt 롤스터는 많이 아니까 kt 롤스터의 위상을 새삼 느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관형 : eK리그를 앞두고 있는데, 선수들이 재밌고 멋진 경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

곽준혁 : eK리그부터 지금까지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유지가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eK리그도 쉽지 않겠지만, 팬들의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그리고 eK리그가 변화를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팬들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김정민 : 오랜만에 우승도 하고, 분위기가 좋은데 쭉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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