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를 대여받는다고 했지만, 그 과정 역시 심플하기 그지없다. 일일이 캡틴을 찾아서 대여받을 필요도 없이 탱크를 커스텀할 수 있는 차고에 가서 파일럿 메뉴를 누르면 끝이다. 이렇게만 하면 매번 게임을 할 때마다 랜덤하게 캡틴들이 드롭팟(Drop Pod)에 등록한 탱크를 대여, '파일럿'으로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으로서의 '재미' 놓치지 않았다
준수한 비주얼, 그리고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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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식은 캡틴과 파일럿 모두에게 이득이다. '스파이더 탱크'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이김으로써 승점을 올리고 이 승점으로 전용 토큰인 실크(SILK)를 획득할 수 있는데 파일럿으로 참여할 경우 승점의 10%를 수수료를 제하고 나머지 90%를 캡틴과 파일럿이 절반씩 나눠 갖기 때문이다. 캡틴은 자신이 게임을 즐기지 않을 때도 파일럿을 통해 추가적으로 승점을 올릴 수 있으며, 파일럿은 NFT를 구매하지 않고도 게임파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파일럿은 어느 탱크를 대여할지 선택할 수 없다. 손에 익지 않을뿐더러 이마저도 매 게임 바뀌기에 제 실력을 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P2E를 표방한 게임들을 보면 대다수가 핵심인 재미(Play)는 뒷전이고 돈을 버는 것(Earn)에만 초점을 맞춘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P2E 게임들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퀄리티에서 많이 밑도는 게 이를 방증한다. '스파이더 탱크'는 소위 '곡괭이' 게임들과 달리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간과하지 않았다. 글자 그대로 P2E에 더없이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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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그래픽부터 여타 양산형 P2E 게임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준수한 편이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기자기한 느낌마저 든다. 바디, 무기를 비롯해 소품 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만의 탱크를 커스텀할 수 있는데 그에 따라 외형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점 역시 호평할만하다.
물론, 그래픽만 좋은 게임이라는 건 아니다. '스파이더 탱크'의 핵심은 탱크 커스텀과 다양한 모드가 안겨주는 재미에 있다. 플레이어는 차고에서 자신만의 탱크를 조합하는 게 가능하다. 탱크의 성능은 바디, 무기, 1능력, 2능력 총 네 가지를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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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는 방어력(체력), 속도, 스킬을 쓰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회복하는 초당 에너지 세 가지 요소로 구분된다. 모든 바디가 그런 건 아니지만, 방어력과 속도는 반대인 경우가 많기에 무기, 취향에 따라 선택할 필요가 있다. 무기는 더 다양하다. 근거리에 특화된 화염방사기, 한방 딜에 특화된 스나이퍼 계열, 장애물을 넘어서 공격할 수 있는 포탄, 지속 및 범위 공격에 특화된 장판을 까는 무기부터 모범적인 개틀링 건, 심지어는 아군을 회복하는 장탄을 까는 힐러 타입의 무기까지 다양하다.
그만큼, 무기를 구성하는 능력치 역시 다채롭다. 앞서 바디의 경우 세 가지 요소로 구분되던 것과 비교했을 때 무기는 대미지 유형, 발사체 대미지, 클립 크기(탄수) or 발사체량, 폭발 반경, 재장전 시간, 거리, 발사체 속도, 상태 효과(기간), 발사율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다양한 변수가 만드는 다양한 재미
재미에 충실한 P2E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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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을 조합해 플레이어는 자신의 스타일에 최적인 탱크를 조합해야 한다. 적진에 뛰어들어서 난전을 벌이는 그런 속 시원한 플레이가 스타일이라면 방어력이 높은 바디에 거리는 짧지만 강력한 화염방사기를 무기로 선택하고 멀리서 적을 견제하고 싶다면 방어력 대신 속도가 높고 거리가 긴 무기를 선택하는 식이다.
능력은 이러한 탱크의 특징을 보조하는 요소들이다. 적진에 뛰어드는 스타일이라면 텔레포트와 보호막 능력을, 원거리에서 견제하고 싶다면 터렛과 회복 능력을 선택하는 게 좋다. 어떻게 커스텀하는지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 역시 천차만별로 달라지기에 사뭇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P2E 게임이지만, 핵심은 플레이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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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당 3분 30초라는 제한 시간도 여러모로 적절하다. 역전의 기회가 한두 번은 오며, 지고 있더라도 오래가지 않으니 부담이 적다. 다양한 탱크 커스텀, 그리고 모드를 통해 최대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한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데스매치부터 점령전, 호위전, 깃발 뺏기(실제로는 깃발이 아니라 닭이다), 닭 모으기 등의 다양한 모드가 준비되어 있으며, 매 게임 모드가 랜덤하게 정해지기에 특정 커스텀이 유리한 상황을 방지한다.
모드를 막론하고 이기기 위해선 팀원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 역시 호평할만하다. 호위전이라면 누군가는 닭을 호위하고 남은 사람들은 상대를 방해하는 식이다. 플레이어 개개인의 실력이 중요한 한편, 팀원과의 협력 역시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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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내리자면 '스파이더 탱크'는 게임파이 생태계에 속한 게임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비주얼적인 퀄리티부터 게임으로서의 재미, 그리고 P2E 요소까지 대부분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실크를 모으고 부품을 사서 자신만의 탱크를 커스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깊이를 자랑한다.
짧은 플레이 타임과 그러면서도 경쟁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레벨 디자인 역시 매력적이다. 랜덤 매칭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점 역시 좋지만, 친구와 함께 즐긴다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탱크를 커스텀해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다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NFT에 대한 부분이다. 높은 등급의 NFT 파츠(바디, 무기)는 그만큼 강력하다. 승점을 얻을 수 없는 무료 파츠와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대여한 탱크로는 능력치에서부터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높은 등급의 탱크 하나가 다른 탱크를 압살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높은 능력치를 지닌 건 사실이기에 P2W(Pay ro Win)으로의 변질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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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또 있다. 높은 등급의 탱크 NFT여야 그만큼 높은 승점(=실크 토큰)을 받는다는 부분이다. 대여하는 탱크에 따라 다르지만, 자신의 탱크 NFT를 보유한 팀원과 비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승점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었다. 재미있게 즐기면서 겸사겸사 돈도 번다는 생각으로 한다면 모를까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돈을 번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그럼에도 '스파이더 탱크'는 지금까지 나온 P2E 게임 가운데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지닌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퀄리티와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충실하다. 무료로도 즐길 수 있고 제대로 즐긴다고 해도 몇만 원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P2E 게임 중에서도 고평가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