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속 모험이 그대로, '샌드랜드' 체험기

게임뉴스 | 박광석, 강승진, 윤서호 기자 | 댓글: 3개 |



이번 차이나조이 2023 행사장의 플레이스테이션 부스에는 공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정말 따끈따끈한 신작 게임이 하나 출품됐다. 바로 '샌드랜드'다.

지난 6월 서머 게임 페스트를 통해 처음 공개된 게임 샌드랜드는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의 단편 만화 '샌드랜드'를 게임으로 만든 작품이다. 토리야마 아키라 원작 작품을 미디어믹스로 전개하는 '샌드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개됐으며, 게임보다 한발 먼저 공개된 샌드랜드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경우 다가오는 8월 18일에 일본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게임의 출시 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애니메이션과 함께 전개되고 있는 '샌드랜드 프로젝트'

샌드랜드는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사막이 되어버린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이 계속 이어지며 '물'은 희귀한 자원이 되었고, 얼마 남지 않은 물을 독점한 국왕의 사리사욕 탓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보안관 '라오'가 환상의 샘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이 여정에 악마의 왕자 '베르제부브'와 몬스터 '시프'가 합류하게 되고, 이들이 함께 떠나는 모험을 그린 것이 원작 만화 '샌드랜드'의 주요 줄거리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믹스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애니메이션과 게임 역시 원작의 주요 골자를 그대로 가져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샌드랜드의 게임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샌드랜드라는 작품에 게임으로 담아낼만큼의 콘텐츠가 있을까?'였다. 원작 자체가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의 유려한 화풍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명작인 것은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단행본 1권으로 모든 이야기가 완결되는 짧은 단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연 버전을 체험하며 게임에 어떤 콘텐츠들이 새롭게 추가되었으며, 이를 통해 원작 이상의 볼륨을 만들 수 있을 것인지를 함께 확인하고자 했다.

※ 차이나조이 2023 '샌드랜드' 시연 빌드의 사진, 비디오 촬영은 금지되었습니다.



▲ 만화 속 특징을 그대로 구현한 게임 속 샌드랜드 주인공 3인방의 모습

시연 빌드의 시작은 원작 만화의 초반부처럼, 사막의 거대 괴수인 '그리마용'에게 쫓기는 주인공 일행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된다. 게임으로 구현된 이 장면은 그리마용이 접근해오는 방향과 거리를 잘 보고 충돌을 피하면서, 정해진 구간까지 차량의 내구도를 지키며 도주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단순히 컷신으로 표현하는 대신 플레이어가 직접 차량을 조작할 수 있는 추격 콘텐츠로 그려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나 원작 만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표현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마용을 따돌리고 마을에 도착한 주인공 일행은 마을 주민으로부터 음식과 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NPC의 요청은 화면 오른편에 퀘스트 형태로 나열되고, 퀘스트 지점의 거리와 방향은 미니맵과 화면에 퀘스트 마크로 표시된다. 기본적으로 차량을 타고 자유롭게 사막 지역을 탐색할 수 있고, 스토리나 퀘스트를 진행하려면 퀘스트 마크를 계속 따라가면 되는 식이다.

배경이 되는 사막 지역은 일견 끝없이 펼쳐진 누런 색상의 모래와 돌산 때문에 단조로운 인상을 주지만, 곳곳에 배치된 도적과 야생 몬스터, 그리고 채집할 수 있는 선인장 등 여러 오브젝트로 꽤 알차게 채워져 있었다. 걸어서 이동하는 것은 물론, 여행용 버기카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듯 쾌적하게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넓은 사막을 횡단하는 과정 자체가 마냥 지루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스토리와 퀘스트 사이를 잇는 자유 탐험 파트는 재료 수집이나 레벨링, 숨겨진 요소 찾기 같은 콘텐츠를 넣는다면 꽤 많은 플레이 볼륨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었다. 시연 버전에서는 필드를 배회하는 공룡형 몬스터와 전투를 벌이거나 차량을 조작하고, 선인장을 수집하는 정도로만 비춰졌지만 말이다.



▲ 그리마용에게 쫓기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샌드랜드의 시연 빌드



▲ 배경이 되는 드넓은 사막 지역에 어떤 놀거리를 배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

필드 탐색을 어느 정도 마치고 퀘스트 마크가 있는 위치로 이동하면, 주인공 일행의 길을 가로막는 도적 떼를 마주하게 된다. 주요 스토리 진행은 기본적으로 영상 컷신 형태로 진행되며, 원작 만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 비주얼과 연출, 대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컷신 이후 바로 일반 도적들과의 전투가 이어지는데, 앞서 필드전에서 활용해보았던 기본기만으로도 쉽게 정리할 수 있는 난이도로 진행됐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이어서 진행되는 도적단 두목과의 전투 역시 기대한 것보다 더 싱거운 난이도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사용할 수 있는 조작이 기본 버튼 콤보와 `암흑파워 방출` 스킬 정도로 단출하기는 했지만, 액션 RPG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도전적인 난이도의 보스전을 보여주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 전개상 초반부인 점과 스킬 해금이 아직 덜된 상태라는 점, 짧은 시간만 플레이할 수 있는 데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해볼 수 있는 구성이었지만 말이다.






▲ 컷신 속 캐릭터 연출을 보는 것 만으로도 원작 팬에게는 즐거운 경험이 된다

`샌드랜드`의 차이나조이 시연 빌드는 도적단 두목을 처치하면 그대로 마무리된다. 필드 탐색 없이 퀘스트 마크로 바로 이동했다면 5분에서 10분 내로 마무리할 수 있는, 아주 짧은 구성의 시연빌드였다. 시연 빌드에 포함된 콘텐츠만 보면 샌드랜드 게임이 단순히 미디어믹스 프로젝트를 다채롭게 만들기 위한 `구색맞추기`가 아닐까 우려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서 공개된 트레일러를 통해 탱크, 오토바이, 호버크래프트, 버기카, 이족보행형 탑승 로봇으로 펼치는 다채롭고 화려한 탑승 액션이 공개된 바 있기에 당장 공개된 내용들로 단정 지을 것 없이 앞으로 공개될 내용들을 계속 기다려봐도 좋을 것 같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샌드랜드 프로젝트'는 만화라는 하나의 매체로 전부 전달할 수 없었던 작품의 매력을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을 통해 더 다양하게 전달하는 것이 주된 방향성이 아니었을까. 정말 짧은 분량의 시연에서도 게임이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요소들을 만나볼 수 있었기에, 앞으로 공개될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원작 만화를 읽고, 조금 더 느긋한 마음으로 게임화된 샌드랜드를 기다려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의 명작 만화를 액션 RPG로 재해석한 신작 '샌드랜드'는 향후 PS4, PS5, 그리고 Xbox 시리즈 X/S 플랫폼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 시연 버전엔 다 소개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구성의 탈것이 게임 '샌드랜드'의 진짜 매력이 될 예정



▲ 데브라와 매우 닮았지만 다른 캐릭터인 마족의 왕 '사탄'. 게임에서는 어떻게 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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