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능숙한 한국어를 뽐내다, AGF 2023 오오하시 아야카 토크쇼

게임뉴스 | 문용왕,강은비 기자 | 댓글: 4개 |
AGF 2023 첫째 날, 행사장 내에 있는 블루 스테이지에서 오오하시 아야카의 토크쇼가 열렸습니다.

오오하시 아야카는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의 '시마무라 우즈키', BanG Dream!의 '야마부키 사아야', 우마무스메의 '보드카', 블루 아카이브의 '쿠로미 세리카', 등의 역할로 유명한 인기 성우 중 한 명입니다.



▲ 좌측부터 우즈키, 사아야, 보드카, 세리카


작년 AGF 2022에도 BanG Dream! 명의로 내한하였는데, 올해는 소속사인 '호리프로 인터내셔널' 명의로 참가하였습니다.

이벤트에 참가한 팬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릴 계기를, 참가하지 못한 팬들에게는 아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도록 토크쇼의 내용을 가능한 한 상세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다만 블루 스테이지는 행사장 가장 안쪽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토크쇼 내내 옆의 대형 부스에서 굉장히 큰 음량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몇몇 부분은 도저히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생략한 부분이 다소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예정된 시간에 토크쇼가 시작되고, 사회자 및 통역 담당으로 윤이슬씨가 등장하였습니다. 이어 오늘의 주인공 오오하시 아야카 씨가 등장하자 팬들은 열렬한 함성으로 맞이하였습니다.

오오하시 아야카: 오랜만이에요! 오오하시 아야카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등장하자마자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를 하여 팬들은 더욱 큰 함성으로 회답했습니다.

한국어 능력시험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한국어에 관심이 많기로 유명하기도 한 오오하시 아야카는 토크쇼 내내 한국어를 많이 사용하여 한국 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문장의 대부분을 한국어로 말하거나,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서 말하거나, 통역이 질문을 할 때 한국어를 먼저 말하고 일본어를 말하는데 한국어를 말하는 부분에서 이미 알아듣고 대답하거나 하는 재미있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오오하시 아야카의 대표적인 별명 중 하나가 '핫시'인데 사회자도 계속 '핫시'로 호칭하였으므로 여기서도 현장감을 더하여 이후에는 핫시라고 표기하겠습니다.

사회자와 핫시는 가벼운 잡담으로 토크쇼를 시작하였습니다.

사회자: 어제는 뭔가 맛있는 음식을 드셨나요?

핫시: (한국어로) 어제는 삼겹살도 먹고, 치킨도 먹고, 소주, 참이슬, 복분자, 세로도 마셨어요. 질리게 마셨어요. 엄청나게 마셨어요. 맛있었어요.

사회자: 작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AGF 참가인데, 저번 AGF 행사는 어떠셨나요?



▲ 2022년에는 BanG Dream! 명의로 방한했던 핫시 (출처: 애니플러스 유튜브)


핫시: 작년에도 이번에 왔을 때처럼 술을 잔뜩 마셨어요. 취한 채로 방에 돌아와서 카드키로 문을 열려고 하는데 열리지 않더라구요. 왜 안 열리나 했는데 알고 보니 너무 취해 정신이 없어 호텔 카드키가 아니라 다른 카드키로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지난번에는 BanG Dream! 명의로 왔었는데 이번엔 호리프로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대표하여 오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사회자: 이번이 4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들었는데, 이전에는 어떤 일로 오셨었나요?

핫시: 저는 고양이를 두 마리 기르고 있는데요. (그 고양이들을 모티브로 한) 인형 전달회가 있었어요. 그리고 강릉에 사진집 촬영을 위해 갔었어요.



▲ 올해 4월에 열렸던 인형 전달회 (출처: 애니메이트 홍대 X)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국어로 말해요' 코너가 시작되었습니다. 핫시에게 말하게 해보고 싶은 한국어를 말하게 해보는 코너였는데요. 이 내용들은 미리 X(구 트위터)를 통해 앙케이트를 받았습니다.

코너가 시작되자 핫시가 마침 어제 배운 단어가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핫시: 어제 간 삼겹살 가게의 점원 언니한테 요새 유행하고 있는 한국어는 어떤 게 있냐고 물어보니 '폼 미쳤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로 유행하고 있나요?

관객들이 환호로 호응하자 핫시는 앞으로 열심히 써보겠다며 대답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코너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공개된 한국어는 '반짝반짝 두근두근'이었습니다.

단어가 공개되자마자 설명을 하기도 전에 핫시는 '아! 키라키라 도키도키!'라고 말하며 해당 단어를 알고 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곧이어 한국어로 '반짝반짝 두근두근! 귀여워요!'라고 유창하게 말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 반짝반짝 두근두근은 BanG Dream!의 캐치프라이즈


다음으로 공개된 말은 '밥 먹었나? 밥묵자!' 였습니다. 부산 사투리로 보였기 때문에 선정되었다고 소개되었는데, 핫시는 어색해하면서도 열심히 따라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다음은 무려 잰말놀이가 나왔습니다.

"저기 계신 저 분이 박 법학박사이시고, 여기 계신 이 분이 백 법학박사이시다."

이런 문장이었는데 듣자마자 핫시는 '어려워요 어려워요' 하면서 곤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결국 사회자가 한글로 써져있는 대본을 보여주자 핫시가 더듬거리면서 따라 했고 관객들은 환호로 보답하였습니다.

하지만 사회자가 이번엔 대본을 보지 않고 해보라고 요청하자 '아 무리다'라고 하며 빠르게 포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한국어는 '내 영원한 팬이 되어줘'였습니다. 이 문장을 듣자 핫시는 바로 한국어로 따라 하고, 똑같은 의미로 일본어로도 말하기도 하며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진 것은 Q&A 코너였습니다. 여기에 등장한 질문들도 사전에 X(구 트위터)를 통해 앙케이트를 받은 질문들입니다.

Q. SNS에 올리신 영상을 보면 한국어를 엄청 잘하시는 것 같은데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핫시: 저는 한국어 교실에 다니고 있는데, 거기 가서 배우기만 할 뿐이고 집에서는 특별히 아무것도 안 하고 땡땡이치고 있어요. (한국어로)땡땡이쳐요.

그래서 어떻게 효율 높게 공부하면 좋은지 잘 모르겠는데... (사회자에게)윤 씨는 일본어도 한국어도 잘하시는데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사회자: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듣고 발음을 바로 따라 하는 식으로 공부했어요.

핫시: 아, 쉐도잉이군요! 역시 그냥 재밌어하면서 보기만 하면 안 되는군요. (한국어로)집에서 한번 해볼게요.

사회자: 어떤 드라마로 하실 건가요?

핫시: 제가 평소에 보는 드라마는 서스펜스나 호러라 좀 무서운 게 많은데요, 연애 영화 같은 걸 보면서 설레는 장면들을 따라 해보고 싶어요. (한국어로)"사랑해요, 예뻐요, 예쁘다" 같은 거 잔뜩 해보고 싶어요

Q.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집을 한국의 강릉에서 찍으셨는데 장소는 직접 선정하신 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핫시: 사진집을 낸다면 한국에서 촬영하고 싶었는데요. 그 이야기가 드디어 실현되게 되었을 때 수영복 촬영도 있으니까 바다가 있는 곳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주도 이야기를 꺼내봤더니 제주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촬영하기 힘드니 대신 좀 더 찍기 쉬운 곳으로 강릉은 어떻겠냐고 제안받아서 강릉이 되었어요.



▲ 사진집과 인형을 같이 사면 사인회의 추첨권이 주어지기도


무척 재밌었어요. 그런데 처음 간 날 비가 많이 와서 '아 내가 비를 부르는 여자라서 그런가 큰일 났네'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부터는 맑게 개어서 다행이었어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술을 마셨는데, 매니저 방에서 술을 마시다가 침대에 술을 엎는 바람에 무척 죄송스러웠습니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한국의 술은 무척 맛있어서 올 때마다 늘 술을 많이 마셔버려요.

이어 핫시는 '혹시 사진집을 보신 분 있으면 손을 들어주세요'라고 팬들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적지 않은 팬들이 손을 들자 '와, 잔뜩 계시네요! 감사합니다. 최초이자 최후의 사진집이 되었으니 부디 많이 봐주세요.'라고 말하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Q. 요새 버튜버가 대세인데 만약 버튜버를 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으신가요?

핫시: 미남(이케멘) 캐릭터 버튜버가 하고 싶어요! 제 이상을 듬뿍 담은 외형으로, 좀 나른한 느낌에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의욕이 없어 보이는 비쥬얼의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사회자: 남자 버튜버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이유는 무언가요?

핫시: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가 되고 싶다고 초등학생 때부터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왕 버튜버를 한다면 제 이상형인 미남 버튜버가 될 수 있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어로) 잘생긴 남자 되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이 끝나고 사회자가 '아쉽지만, 질문은 여기까지. 끝날 시간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하자 통역을 하기도 전에 핫시는 '빠르네요.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워...'라며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사회자: 아직 통역을 안 했는데 대답해 주셨어요.

핫시: 듣는 건 나름대로 되어서 무의식적으로 대답해 버리곤 하는데, 제가 직접 한국어를 작문해서 말하는 건 어려워요.

사회자: 열심히 해주세요.

핫시: (한국어로)열심히 하겠습니다.

최근 게임할 때 언어 설정을 고를 수 있는 게임이 늘어나서 언어 설정을 한국어로 해 놓고 하기도 해요.
한국 분들은 목소리가 낮고 미형 보이스가 많아서 좋아요. 일본어로 미형 보이스를 듣는 것도 좋지만, 한국어도 무척 즐거워서 최근 빠져있어요.



▲ 핫시가 하는 게임중에서 한국어 음성을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아마 이것


게임할 때 게임 캐릭터가 (한국어로)'누나 잘 자요' 같은 말을 해주면 두근거리는 기분이 돼요. 그러다 보니까 한국의 성우분들에게도 꽤 흥미가 생겼어요. 여자아이들 목소리도 무척 귀엽기도 하고요.

사회자: 그럼 쉐도잉(목소리 따라하기)를 게임으로 해보는 것은 어떤가요?

핫시: 해볼게요! 언젠가 한국 캐릭터도 연기를 해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핫시는 한국어로 적어왔다며 한국어로 마무리 인사를 시작했습니다.

핫시: 오늘은 토크쇼와 사인회도 했고 또 여러분과 만나서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꼭 또 올게요. 여러분도 또 만나러 와주세요.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즐거웠어요.

유창한 한국어 인사에 사회자는 통역할 게 없다며 웃었고 핫시는 더욱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어서 3월 27일에 발매되는 4th 앨범도 많이 기대해달라며 한국어로 '최고 앨범'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한국에서 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마무리 멘트를 하며 퇴장하고, 핫시의 토크쇼는 성황리에 끝을 맺었습니다.

비록 30분 남짓의 짧은 토크쇼였지만 풍부한 한국어와 재치 있는 답변으로 팬들을 즐겁게 만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적은 인원밖에 수용할 수 없는 블루 스테이지였기 때문에 적지 않은 팬들이 스테이지 바깥에서 서서 토크쇼를 구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스테이지 바깥에서도 열심히 관람하고 있는 팬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옆 스테이지에서 진행하는 MC의 마이크 소리가 너무 커서 사회자나 핫시의 목소리를 잘 알아듣기 힘들 정도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스테이지를 비교적 조용한 곳에 배치하여 이런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크쇼의 거의 절반 가까이를 한국어로 진행할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은 핫시, 다음에는 원하는 대로 라이브에서 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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