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테스트 서버(이하 PTR)를 통해 미리 체험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번 시즌의 기대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종전 시즌들에 비해 편의성은 더 높이고, 담금질과 명품화를 통한 장비 성장 시스템의 고도화, 상급 속성 추가와 클래스 밸런스 조정 등 여러 콘텐츠를 대규모로 변경하여 게이머들의 쌓여있던 불만들을 전부는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해소시켜줬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시점상 무려 50살이나 더 먹은 강철 늑대단 핵심 캐릭터의 재등장은 기존 디아블로를 즐겼던 게이머들에게 추억을 되새겨줬고, 장비 고도화와 던전 콘텐츠 등의 편의성 개선 그리고 밸런스 조정을 통해 전체적인 게임성을 한껏 끌어올려 줬다.
이러한 대규모 패치는 평소 디아블로를 즐기던, 아니 정확히 말하면 '즐겼었던' 나에게도 닿았다. 사실 작년 디아블로4를 기다린 게이머 입장에서 생각보다 게임 메커니즘이라던가 레벨 스케일링 등 개인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던 탓이었나, 이번 시즌도 별다른 것 없이 넘어가나 했는데. PTR부터 테스트 서버였지만 직접 즐겨보며 나름 새로운 콘텐츠들을 맛보고 나니 이번 시즌부터는 한번 시작해 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근데 안타깝게도 요즘 현생이 바빠지다 보니 엄두가 안 나더라. 출퇴근만 세 시간 가량, 집에만 오면 녹초가 되어 전원 버튼을 누를 용기가 안 난다. 해봐야 한두 판 짧게 즐길 수 있는 칼바람이 마지노선인데. 그러다 문득 '꼭 시간을 내서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들며 차라리 남는 잉여 시간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까지도 말이다.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를 이용하면 되니.
바로 게이밍 UMPC를 통해서 말이다. 성능이나 휴대성은 이미 지난 달 출퇴근하며 로스트아크 일일숙제도 해봤으니 문제없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점심시간까지도 시간만 충분히 활용하면 적당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난 업무 시간에도 조금씩 했다. 팀장님에게는 기획 기사 작성한다는 핑계로 적당히 둘러댔으니까.
시작하기 전
디아블로 세팅,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UMPC 기기 세팅부터 해 보자
에이수스 로그 엘라이의 경우 해상도는 고정 FHD(1,920x1,080)로 진행했다. 추가로 배터리 사용량을 염두해 에이수스 로그 엘라이의 전용 앱인 아머리 크리에이트에 들어가 수동 작동 모드 3가지(SPL, SPPT, FPPT)를 모두 18W로 두는 것을 추천드린다. 15W로 진행해도 문제는 없지만, 간혹 프레임이 가변적으로 들쑥날쑥하는 경우가 많고 스터터링도 생기는 경우가 있어 18W로 진행하는 것을 권장드린다.
레노버 리전 고의 경우 WQXGA(2,560x1,600) 해상도와 WUXGA(1,920x1,200) 해상도를 입맛대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초에 이번 테스트에서는 거치해 두고 사무실에서 사용하였기 때문에 WQXGA 해상도, TDP 30W로 진행했지만, 휴대하며 사용하실 분들에게는 WUXGA 해상도를 사용하며 TDP를 낮추시는 것이 배터리 효율 면에서 큰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세팅법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직접 사용해 보고 권장하는 설정 방법이니 참고만 하도록 하자.
기기 세팅 완료! 그렇다면 디아블로4, 인게임 세팅은?
디아블로4 인게임 세팅은 품질 기본 설정에 텍스처 품질 높음, 선명도를 위한 비등방성 필터링을 8x 두고 디아블로4 특성상 그림자 여부에 따라 게임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림자 옵션들도 어느 정도 조정해 줬다. 이외에도 왜곡과 FX 낮춤 체크 해제해 주고 최대 포어그라운드 FPS 60, 최대 백그라운드 FPS 8로 설정했다.
이렇게 세팅하고 진행해 보니 서버에 따라 다르겠지만, 에이수스 로그 엘라이의 경우 마을에서는 60 프레임을 칼방어 해 주는 모습, 사냥할 때에도 55~60프레임을 안정적으로 방어해 줬다. 레노버 리전 고의 경우 높은 해상도를 사용했지만, 아무래도 TDP를 최대로 높이고 충전기를 꽂고 진행했기에 마을이나 사냥터에서도 50~55프레임을 안정적으로 방어해 줬다.
팀장님 몰래 사무실에서 즐기는
디아4, 시작해보자
움직이는 시간도 아깝다
지하철, 기차에서도? 충분
총평
잘 몰랐는데, 최근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UMPC 쓰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 물론 서너 번 본 게 다긴 하지만. 처음 출시했을 때만 해도 IT 쪽이나 게임기 자체에 관심 많은 사람 외에는 거의 수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 정도 가격도 가격이고 바이오스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성능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니 휴대용 게임기를 고려하고 있던 유저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닐까.
확실히 나도 스팀 덱부터 로그 엘라이, 리전 고, 클로까지 게이밍 UMPC가 나온 이후 직접 사용해 본 유저 중 한명으로써 꽤나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성능 타협만 잘 해도 AAA 게임들도 적당히 돌릴 수 있고 캐주얼 게임의 경우 쾌적하게 돌릴 수 있으니. 무엇보다 성능과 활용성 대비 가격대도 괜찮은 편이니까.
이번 기획을 통해 게이밍 UMPC로 디아블로4를 즐겨봤는데, 물론 풀옵션에 고프레임으로 쾌적하게 즐길 수는 없겠지만 적당한 성능으로 가볍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은 확실하게 들었다. 30프레임도 아니고 대략 50~60프레임까지도 커버 가능한 수준이니. 또한, 에이수스 로그 엘라이와 레노버 리전 고를 사용해 보니 스팀 덱으로도 비슷한 옵션과 성능으로 충분하게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배터리 효율이 좋은 편이라 휴대하며 사용하기에도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작의 경우 디아블로4 자체가 나올 때부터 패드 친화적으로 출시하여 패드 플레이에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물론 키보드와 마우스만 사용하던 유저분들에게는 어느 정도 적응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작키 자체가 로아같은 MMORPG에 비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라 금방 익숙해졌다.
다만, 인벤토리 관리가 패드로 하기에는 쉽지 않다. 나도 집에서 패드로 플레이 하던 적에 아이템 정리는 대부분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해서 했으니까. 근데 위에서 사용한 리전 고는 FPS 전용으로 나온 마우스 기능이 있는데, 참고해서 사용해 보도록 하자.
이외에도 휴대하며 퇴근할 때에도 사용해 봤는데 문제점이 두 개 있다. 첫 번째로는 인터넷 환경. 무선 인터넷에 의존해 플레이해야 하는 UMPC 특성상 밖에서 사용할 때 이 인터넷 환경에 신경을 써 줘야 한다는 것. 퇴근길 지하철 와이파이는 아무래도 유동 인구가 많다 보니 핑이 튀는 현상이 좀 있어 핫스팟을 켜고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두 번째로는 역시 배터리 시간이다. 아무래도 디아블로4는 다들 아시는 대로 한 번 잡으면 오래 할 수밖에 없는 메커니즘을 가졌는데, 에이수스 로그 엘라이 18W 기준 디아블로4 플레이 1시간반 내외면 금방 배터리가 소모되어 충전을 해 줘야 했다. 아직까진 UMPC 특성상 배터리 한계로 보이지만, TDP와 프레임을 좀 더 낮춰 사용한다면 2~3시간도 거뜬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게이밍 UMPC를 휴대하며 사용하는 유저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한다면 한 가지. 아무리 작은 디스플레이라 할지언정 게임을 하다 보니 화면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만큼 집중이 잘 되었다는 것. 이 말인즉슨 걷는 중 혹은 이동 중에는 위험할 수 있으니 잠시 꺼두고, 앉은 채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대신, 정류장을 지나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니 이어폰은 빼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