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더운데 에어컨은 켜기에 부담스럽다, 어떡하지?

게임뉴스 | 박영준 기자 | 댓글: 1개 |


▲ 그저 빛, 윌리스 캐리어를 찬양할 계절이 찾아왔다

비가 쏟아지며 잠시 더위는 멈칫했지만,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걸 보면 여름이 오고 있는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이런 무더위 속 게임을 하려고 하면 왠지 모를 답답함과 불편함이 올라온다. 그 와중 게임마저 풀리지 않게 된다면 머리까지 열나고 말이다. 마우스나 컨트롤러를 계속 쥔 채로 게임 하다 보면 땀과 습기 때문에 손은 금세 끈적하고 찜찜해진다. 이러다 괜히 손에 신경이 쓰여 컨트롤이 꼬이면 세상 열 받는 상황이 일어난다.

FPS, 배틀로얄 장르를 많이 하는 게이머라면 더욱 고역일 것이다. 주위의 소리를 듣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헤드셋을 착용해야 하는데, 머리 위로 헤드밴드가 닿는 것도 거슬리는데, 귀를 감싸는 이어캡 덕분에 얼굴 양옆의 절반이 통풍되지 않는 갑갑함이 몰아친다. 평소라면 괜찮지만 여름이라면 고문이 따로 없다.

그래서 여름철 게임을 하기 위해선 에어컨은 필수다. 단순히 자신이 쾌적한 것도 있지만 PC도 찬 바람이 공급되니 여러모로 좋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애매한 더위가 지속되는 기간엔 에어컨을 틀기에 다소 애매하다. 물론 습기를 제거할 겸 적당한 온도로 튼다면 상관없겠지만, 지속해서 오른 전기세가 무서워 에어컨을 벌써 틀긴 섬짓 고민된다.

그럴 때 문득, 굳이 에어컨 말고 주변 환경과 기기를 바꾸면 편안히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게 게이밍 제품을 보면 대개 '쾌적한' 환경을 주요 포인트로 꼽는다. 이러한 게이밍 기어와 함께 약간의 환경 변화만 있다면 무더운 한여름이 오기 전까지는 저렴하게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마우스
아니 거기서 손이 왜 미끄러지냐고!


마우스는 슈팅이나 RTS, AOS, MMORPG 등 수많은 장르에 쓰이는 조작 방식이다. 여느 조작 방식보다 직관적이고,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 경쟁 또는 협동 게임에서 많이 쓰인다. 하지만 더운 날이면 계속 손에 쥐고 있는 마우스가 미끄러진다. 손바닥과 마우스를 계속 맞대고 있으니 통풍이 될 리가 없고, 이에 따라 땀이 차게 된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크게 문제 될 정돈 아니지만, 정확한 조작이 필요한 중요한 상황에선 긴장한 탓에 손에 힘을 주거나, 빠르게 마우스를 움직이려다 미끄러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당연히 미끄러진 마우스는 엉뚱한 곳을 가리키며, 자신의 캐릭터는 이미 상대에게 처치당해 공허함만 남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말이다. 이럴 때마다 정말 세상이 미워지고 억울하고 눈물이 왈칵 날 것만 같다. 손에 땀만 나지 않았어도 펜타킬을 하고 팀원에게 무수한 악수 요청이 왔을 텐데 말이다.

물론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는데, 우리 같은 장인이 아닌 일반인은 도구라도 좋아야 실력이 올라간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통풍이 잘되도록 설계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게 좋다. 사실 이런 제품이야 이미 시장에 출시되어 있다. 원래 목적은 쿨링보다는 가벼운 무게를 위해 손바닥이 닿는 부분에 최소한의 뼈대만 유지한 채, 구멍을 뚫어놓았지만 손바닥에 통풍이 쾌적하다는 추가 기능도 생긴 제품이다.



▲ 보통은 이렇게 육각형 모양의 구멍이 뚫려있으나 ... (스틸시리즈 에어록스 5)



▲ 이건 디자이너가 술 덜 깬 채 만든 게 학계의 점심이다 (그라바스타 머큐리 마우스)

그러다 이것만으론 부족한지 아예 마우스 내부에 냉각 기능을 탑재해 손바닥에 직접 바람을 불어주는 마우스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정도면 진짜 손에 땀이 많이 나는 편이라도 괜찮은데? 싶은 제품이 너무 많다. 물론 팬까지 달린 제품은 대부분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제품인데, 간지와 올해 최고의 펜타킬 매드 무비 중 어떤 걸 원하는지 생각하면 답은 나올 것이다.

가벼운 무게로 손에 부담도 적고 바람까지 선선하게 통하니 땀 찰 걱정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런 제품은 RGB를 탑재한 경우가 많기에 약간의 열기라도 싫다면 RGB도 끄는 것을 잊지 말자.



▲ 아예 마우스 내 쿨러를 탑재한 제품도 있다. 이상하리만큼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 (THREEGO 쿨링팬 마우스)


컨트롤러
왜 진짜 없지?


1, 2년 전부터 국내에도 스팀(Steam)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키보드 & 마우스에서 컨트롤러로 바꾸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PS나 XBOX 공식 컨트롤러는 물론, 서드 파티 제품의 컨트롤러에 대한 선호 및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문득, 마우스는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그나마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 있는데 컨트롤러는 그런 제품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진짜 없다.

컨트롤러는 마우스와 달리 양손으로 꽉 쥐는 형태기 때문에 쿨링 기능이 있으면 마우스보다 좋으면 좋았지, 나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 없다. 그립 패드 부분을 고급 재질로 제작해 촉감의 개선을 이룬다든지, 아니면 오밀조밀한 패턴을 새겨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등 일부 차이점은 있으나, 근본적으로 마우스처럼 경량화 및 통풍을 위한 타공 무늬를 도입한 컨트롤러는 없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진동 모터로 인한 내구성 때문으로 추측한다.

마우스의 손바닥이 닿는 패널은 기껏해야 RGB나 탑재되는 뚜껑에 불과하다. 단순히 제품 잡는 느낌 개선과 내부 부품 보호 용도의 마우스와 달리, 컨트롤러의 양 손잡이에는 진동 모터가 탑재되어 있다. 모터의 떨림을 버텨야 하는 손잡이 부분에 타공 무늬처럼 내구성에 영향을 끼치는 디자인을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컨트롤러를 사용한다면 그냥 선풍기를 켜거나 손수건을 하나 옆에 두는 것을 권장한다.



▲ 보통은 특수 재질로 그립 부분을 개선한다거나 (터틀비치 리콘)



▲ 미세한 패턴을 새겨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게 전부다 (XBOX 엘리트 컨트롤러 2세대)



▲ 아무래도 장기간 진동 모터를 견뎌야 하니 내구성으로 인한 선택으로 추측한다 (듀얼센스)


게이밍 헤드폰
사플하다가 찐빵 될 것 같아요


게이밍 헤드폰도 정말 어려운 선택이다. 애초에 귀 주변, 얼굴 양옆을 모두 폭신한 쿠션으로 감싸는 제품인데 이걸 여름에 하면 매우 고역이다. 폭신한 쿠션이 귀 주변을 완벽하게 덮으니 안은 열기로 차게 되어 답답하고 땀이 주룩주룩 흐르게 된다. 그렇다고 헤드셋을 포기하자니 사운드 플레이나 방음 같은 여러 이점을 놓치기는 아쉽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답도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헤드폰이라는 태생적인 구조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괜찮은 방법을 선택하자면 피부에 닿는 이어 패드를 인조가죽 재질이 아닌 패브릭/메모리폼 재질이면 그나마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약간의 돈을 들여 쿨 젤 이어 패드를 사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해당 이어 패드를 지원하는 헤드폰 자체가 별로 없기에 잘 알아보고 사야겠지만, 만약 지원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다. 대충 보니 이어 패드 안에 단순 메모리 폼이 아닌, 쿨 젤이 들어가 있어 시원함을 유지해 준다고 한다. 게다가 재절도 꽤 보들보들하면서 시원한 느낌이기에 돈을 써서라도 쾌적하게 헤드폰을 사용하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그냥 스피커를 사용하거나 가상 7.1채널을 지원하는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아참, 이왕 쿨 젤 이어 패드를 위해 헤드폰을 새로 맞출 고민을 한다면 이왕이면 대두도 사용하기 좋은 제품으로 크기가 크고 유연성이 뛰어난 제품을 구매하길 권장한다. 헤드폰은 대개 서양인 두상을 기준으로 제작해 착용감의 호불호가 상당히 강하다. 그러니 헤드폰 사용기를 참고해 머리 위에 약간의 여유 공간이 생길 정도의 큰 크기에 유연성이 뛰어난 제품을 구매하길 권장한다. 의외로 머리 위에 헤드폰이 닿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느껴진다.



▲ 요런 제품인데, 생각보다 귀 부분이 널널해 답답함이 크게 해소된다는 평가도 있다


책상 위에 선풍기 하나쯤은 괜찮잖아
선풍기 하나면 끝나는 거 아님? ㅋㅋ


위에서 이런저런 신기한 제품에 대해 알아봤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선풍기와 에어컨이다. 에어컨은 서문에도 서술한 게 있으니 제외하겠지만, 선풍기는 전기세도 많이 나오지 않아 부담 없이 켤 수 있다. 물론 그냥 창고에 넣어놨던 선풍기를 꺼내는 것도 좋지만 탁상 위에 올려둘 수 있는 미니 선풍기가 하나 있으면 훨씬 좋다.

옛날 초등학생 때 많이 읽었던 '~~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로 습득한 지식 중, '머리는 인체 중 가장 열 손실이 많이 일어나는 부위'라는 기억이 있다. 즉 머리를 중심으로 열을 빠르게 식혀주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책상 위 선풍기는 머리뿐만 아니라 손까지 바람을 불어줘 일석이조인 셈이다.

물론 그냥 선풍기도 할 수 있으니 이건 선택의 영역이지만, 일반 선풍기는 바람이 너무 세서 마이크에 자꾸 잡음이 생긴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무소음 탁상용 선풍기로 약하게 틀고 적당한 거리에 설치하면 마이크에 잡음도 크게 안 잡히고, 선선한 바람이 계속 불어 땀이 나지 않는 완벽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 책상 위에 귀여운 선풍기 하나 있으면 감성도 챙기니 괜찮은 선택이다 (듀플렉스 선풍기)



▲ 책상 위에 거치하다 휴대용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루메나 휴대용 선풍기)

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을 뒤적거리니, 꽤 재미있는 아이템을 찾았다. 다름 아닌 모니터 선풍기다. 일반적인 선풍기는 팬이 돌면서 바람이 불지만, 모니터 선풍기는 몇 년 전 유행했던 날개 없는 선풍기 기능을 활용한 바 형태의 선풍기다. 위에서 소개한 선풍기는 공간을 꽤 잡아먹는다는 단점이 있는데, 모니터 선풍기는 웹캠처럼 모니터 위에 부착하면 되는 데다 크기도 크지 않아 책상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모니터 위에 설치하기에 불안하다면 사운드 바처럼 모니터 밑에 거치하거나, 책상 뒤쪽 한 켠에 스탠드로 세워두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보다 보니 꽤 괜찮은 것 같기도 한데 대체로 소음이나 약한 바람이 주요 단점으로 꼽히는 듯하다. 그래도 협소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전면에서 바람을 불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재미있는 제품으로 보인다.



▲ 생각보다 평도 괜찮고, 실용성을 따진다면 이것도 좋은 선택일지도? (Baseus Refreshing Mon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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