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스타일 소울라이크, '에노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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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트리아: 더 라스트 송'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소재한 게임 개발사 쟘마 게임즈가 개발하고 세가에서 퍼블리싱하는 소울라이크 액션 RPG다. 지난 3월에 출시일을 8월 22일로 확정한 가운데, 오늘(22일) 체험판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출시에 앞서 유저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했다.

'소울라이크'라는 스타일은 이미 다수의 게이머 사이에서 어려운 액션의 대명사로 떠오를 만큼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그만큼 유저들에게 친숙하지만, 한편으로는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 스타일의 하나로 묻힐 리스크도 크다. 2019년 설립 이후 콘솔로 PC 및 콘솔로 첫 작품을 도전하는 쟘마 게임즈가 이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하고자 했는지, 그 전략을 이번에 공개되는 체험판을 통해서 엿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의 느낌을 살린 배경과 디테일




이 게임은 타이틀명과 동일한 대륙, '에노트리아'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곳은 원래 생명과 활력이 넘치는 대륙이었지만, 어느 날 카노바치오의 저주가 걸리면서 사람들이 뒤틀린 연극을 계속 반복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곳에서 유저가 연극의 저주에서 벗어난 '가면을 쓰지 않은 자'로서 '작가'를 찾아 그 대본을 무효화시키고 저주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소울라이크로 그려낸 것이 '에노트리아'의 대략적인 전개다.

16세기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된 극 양식인 '코메디아 델라르테'에 들어가는 대본을 일컫는 '카노바치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에노트리아는 시작부터 이탈리아 그리고 연극이라는 테마를 한껏 살린 작품이다. 초반 튜토리얼 구간은 동굴에서 진행되는 터라 특별한 느낌은 없지만, 동굴을 나온 순간부터 그 풍미가 확고하게 느껴진다.






▲ 소울라이크하면 떠오르는 어두운 느낌이 아니라 방심했지만....서프라이즈!

지중해의 고도시가 연상되는 성벽과 마을에 코메디아 델라르테를 비롯한 가면극에서 나올 법한 가면 그리고 '오페라 데이 푸이'에 나오는 인형 같은 느낌의 적들은 타 소울라이크와는 다른 이탈리아스러운 느낌을 주기엔 충분했다. 이는 여타 소울라이크와 달리 햇빛을 적극적으로 묘사한 덕이기도 했다. 소울라이크 다수가 시야가 어두울 때 느껴지는 불편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배경이 어두운 편이지만, '에노트리아'는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하되 전투가 주로 일어나는 구간에 구조물들의 그림자나 불을 켜지 않은 실내의 어둠을 주로 활용했다. 그렇게 갑자기 좁아지는 시야를 조심해야 하는 소울라이크의 맛을 살리면서, 중세 이탈리아의 느낌을 한껏 살린 배경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효과를 더했다.









▲ 아름다운 자연과 멋진 도시의 모습을 즐기며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는 맛이 있을 것 같지만



▲ 지나가다 누구 하나 잘못 건드리면 바로 뚝배기가 깨지는, 소울라이크에 충실한 구성이다


단순한 치장이 아닌, 세팅을 기록하기 위한 '가면'




'연극'과 '가면'이라는 소재를 강조한 것처럼, 주인공을 제외한 작중 등장하는 캐릭터 다수는 자신에 역할에 맞는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이를 단순히 게임의 소품에 그치지 않고, 게임플레이로 살려낸 것이 '에노트리아'의 또다른 특징이다. 유저는 적을 처치하면 적의 가면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착용하면 적의 능력을 흡수해 새로운 스킬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가면을 쓰면 그 능력이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설정을 확장, 자신이 커스터마이징한 세팅을 불러오는 요소로 활용한 것도 타 소울라이크와는 다른 차이점이다. 통상 소울라이크는 납득이 될 만한 특별한 설정이나 이유가 없으면 불편하더라도 제약을 가하는 장르고, 그에 맞춰서 전투 중에 무기나 보조 장비 외에 다른 세팅을 바꿀 수 없는 것이 불문율처럼 자리잡았다. 그러나 보조 장비인 '가면'에 퍽과 스킬 슬롯 등을 할당, 이를 교체하면서 플레이 스타일과 세팅을 바꿀 수 있다는 문법을 자연스럽게 게임 내에 녹여냈다.



▲ 게임 내 다른 존재들과 달리 처음부터 가면이 없는 주인공은



▲ 적들을 쓰러뜨리면서 얻은 가면을 자유자재로 착용할 수 있다



▲ 전투 중에도 가면과 함께 프리셋을 교체, 전투 양상이 좀 더 유연하게 전개된다

'에노트리아'에서는 최대 3개까지 자신의 커스텀 로드아웃을 저장할 수 있으며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게임 내에서는 30개 이상의 가면이 등장할 예정이다. 가면을 바꾸는 것 외에도 하나의 로드아웃별로 2종의 무기와 6종의 보조 장비, 4개의 스킬, 6개의 퍽을 사전에 설정해둘 수 있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120개의 무기와 45개의 스킬을 선보이면서 더 다양한 스타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퍽과 스킬, 상태 이상까지 활용하는 다채로운 전투




적에게서 얻은 무기나 스킬을 장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을 죽이고 획득한 정수나 다양한 재료로 모닥불에서 스킬과 무기를 강화해서 더 강한 적에게 조금이나마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 소울라이크의 또다른 묘미다. '에노트리아'에서도 모닥불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코르다'라는 안전구역이 존재하며, 그곳에서 정수와 재료를 소모해 무기나 플레이어의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혁신자의 길'을 통해서 새로운 퍽을 해금할 수 있다.

에노트리아에는 총 68개의 퍽이 마련되어 있으며, 플레이스타일마다 퍽을 맞추기 쉽도록 10개 계열로 분류되어있다. 퍽에는 받는 피해량이 증가하는 대신 적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고수용 퍽부터 소울라이크에 친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한 번 맞고 소위 '끔살' 당하는 구도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회피 후 일정 시간 스탯 증가 퍽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맞춰 구성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 체력 깎이는 것에 민감하면 퍼펙트 가드 시 회복하는 퍽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일종의 패시브처럼 작용하는 퍽 외에도 액티브 스킬 또한 전투의 핵심이다. 에노트리아의 스킬은 전투 중에 적을 공격하거나 방어, 회피하는 모든 동작을 수행하면서 쌓이는 '아르도레(Ardore)' 게이지를 활용해서 발동한다. 아르도레 게이지는 각 스킬마다 개별로 충전과 소모가 이루어지는 만큼, 그때그때 자신이 원하는 스킬의 게이지를 체크해서 적에게 파상공세를 퍼붓거나 혹은 다음 시기를 노리는 등 능동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 작중 '아르도레'는 스킬 발동 외에도 숨겨진 길을 찾거나 퍼즐을 푸는데 활용되며, 퍼즐을 풀 때에는 게이지를 사용한 스킬이 아닌 상호작용으로 따로 키가 배정되어 발동할 수 있다.



▲ 적을 쓰러뜨리면서 얻은 다양한 스킬을 장착, 자신이 역으로 활용해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여기에 소울라이크에 익숙한 유저라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태 이상을 '4대 원소'로 일컬으면서 버프&디버프 개념으로 재해석하면서 변수를 가미했다. 플레이 초반부터 갑작스러운 출몰하는 보랏빛 연기와 함께 적용되는 '현기증' 상태는 방어력은 감소하지만, 대미지와 스태미나 회복량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여러 트랩 외에도 보라색 빛과 함께 이어지는 적의 공격은 대다수가 해당 상태를 유발하는 '비스' 속성의 공격이며, 여기에 피격된 이후에는 상태 이상을 풀거나 혹은 역으로 이용해서 적에게 큰 피해를 주는 플레이를 선택할 수 있다.

통상 붉게 빛나는 '파투오' 속성의 공격에 맞았을 때는 '사악함' 상태가 되며, 이 상태에서 원소력은 증가하지만 지속 피해를 입게 된다. 또한 사악함 상태를 걸면 피격된 적이 상태 이상으로 지속 피해를 입을 때마다 체력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다. 검은색으로 빛나는 '말라노' 속성의 공격은 적에게 지속 피해를 입히는 '쇠약' 상태 이상을 걸지만, '쇠약'은 피아를 가리지 않고 인접한 자들 모두에게 전염된다. 하얗게 빛나는 '그라티아' 속성은 체력이 점차 회복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대미지를 받으면 폭발과 함께 추가 피해를 입는 '광휘' 상태를 유발한다. 이를 단순히 피하거나 해제하는 것 외에도, 각 효과를 이해해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상쇄하는 것이 '에노트리아'의 전투의 묘미다.



▲ 뜬금없이 독늪이라니 너무한 거 아니오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 방어력을 깎는 대신 피해량을 높여주는 등 각 상태가 일장일단이 있으니 잘 체크하고 활용하자


회피와 가드만 수비? 공격도 방어다




소울라이크하면 통상 구르고 피한 뒤 적의 빈틈을 노리거나 패링으로 반격하는 전투 양상이 떠오르곤 한다. '에노트리아' 역시도 적의 공격을 구르기로 피하거나, 적의 공격을 가드 혹은 퍼펙트 가드로 받아내는 것이 전투의 기본이다.

그 기본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아르도레 게이지로 스킬을 발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언레이블' 시스템도 에노트리아의 전투의 핵심이다. 유저가 적을 공격하거나 혹은 적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저스트 회피 혹은 퍼펙트 가드하면 일종의 피로도를 누적시킬 수 있으며, 적은 게이지가 가득차면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때 무방비 상태가 되는 타이밍에 맞춰 일반 공격을 누르면 피니셔가 발동, 적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 적극적으로 퍼펙트 가드와 공세를 이어가면 피니셔를 발동할 수 있지만



▲ 공세가 끊기면 게이지가 깎여나간다

언레이블 시스템은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인 만큼, 일정 시간 이상 적을 공격하지 않거나 퍼펙트 가드를 성공하지 못하면 게이지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대신 적의 큰 공격을 성공적으로 저스트 회피하면 비교적 쉽게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서 피니셔를 먹일 수 있는 등,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아슬아슬한 묘미를 살렸다.



▲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고 하기엔 리스크가 크니 주의



▲ 저스트 회피는 타이밍 맞추기 어려운 대신 그만큼 리턴이 크다

'에노트리아: 더 라스트 송'은 오는 8월 22일 PC, PS5, Xbox 시리즈 X/S로 출시되며, 디럭스 에디션 구매시 최대 출시 72시간 전 얼리액세스 및 추가 스테이지 DLC, 디지털 아트북 등이 제공된다.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및 스팀 페이지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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