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룡에게 내민 도전장, 페이스북에 비전을 얹다! 베이스볼 히어로즈!

인터뷰 | 장인성 기자 | 댓글: 1개 |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모바일 게임 개발에 뛰어드는 회사가 많지만,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흥 시장은 모바일 시장 외에 하나가 더 있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생소한 단어를 일상적인 용어로 만들어버린 플랫폼, 현재 약 9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공룡 - 페이스북.


그런데 이상하다. 내로라하는 대형 게임사들마저 속속 신작을 발표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모바일 시장과 달리, 페이스북에서는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의 전망이 어두운 것도 아니다. 최근 주춤하긴 해도 페이스북의 이용자는 이미 9억명을 돌파했고, 팜빌로 대박을 쳤던 징가는 여전히 후속작들까지 잘나가고 있다.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까지 세계가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일궈내고 있는 한국 개발자의 유전자가 페이스북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일까? 활발한 스마트폰 시장에 비하면 아직 뚜렷한 족적을 남긴 회사가 드문 가운데, 9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첫걸음을 내딛은 게임사가 등장했다.


도전장이 문턱만 두드리다 말았다면 화제가 되지 못했을텐데, 하루가 다르게 치고 올라가는 접속자 그래프가 심상치 않다. 출시된지 한달도 안되었지만 페이스북을 다루는 여러 매체에서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페이스북 스포츠 게임 '베이스볼 히어로즈'의 개발사. 신타지아이성민 대표와 만나 한국에서 여전히 생소한 플랫폼, '페이스북' 그리고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신타지아는 언제나 함께', 사진도 단체로! 맨 오른쪽 뒷줄의 이성민 대표 ]







[ 출근이 즐거운 회사가 모토! 직원들과 함께 게임을... ]




"시작은 웹 서비스 기획쪽이었어요. 다음, 하이텔, 메가 TV... 나중에 엔씨 소프트에서 오픈마루라고, 웹 2.0 플랫폼 기획에 참여했었는데 그때부터 게임 산업에 눈을 떴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 기분이었죠. 경제 시스템 기획, 지속적인 동기 부여의 설계, 오브젝트 및 캐릭터, 배경, 연출 등의 전방위적인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컨텐츠, 커머스까지, 그 자체로 완결된 사회의 모습이잖아요.


게다가 게임 개발은 디자인은 물론 방대한 분량의 기획과 개발,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DB,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되는 음악 등 거의 모든 분야를 포함합니다. 심지어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성까지 좋죠. 그야말로 IT와 문화 산업이 교차하는 최첨단 산업이어서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웹서비스 기획으로 경력을 시작했지만, 엔씨소프트에서 일하면서 게임 산업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는 이성민 대표.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지만 게임을 개발해본 적이 없어 섣불리 온라인 게임에 뛰어들 수는 없었다. 그러다 만난 것이 바로 페이스북, 이성민 대표의 머릿속에 '바로 이거다!'는 감이 왔다.

"페이스북이 떠오르면서 마피아 워즈 등의 소셜 게임이 태동하던 시기였는데, 당시에는 이게 무슨 게임이냐는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전 오히려 시장의 패러다임이나 확장의 잠재력 등을 고려해볼때 진입할만한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소셜 게임은 게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관계의 지속과 소통, 공유 등의 조화가 필요해서 제가 지금까지 해오던 부분이었거든요. 근거없는 자신감일수도 있지만 제가 하면 게임만 개발하던 분들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바로 뛰어들었습니다."



그야말로 가능성 하나만을 바라본 창업. 그런데 겁없이 내민 도전장이 통했다. 페이스북에 대한 오랜 연구와 웹 서비스 기획에서 경험했던 소셜에 대한 감각을 더해 페이스북에 처음 내놓은 게임, 신타지아의 '베이스볼 히어로즈'는 시작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 지난 6월 5일, 페이스북의 앱 센터에 소개된 베이스볼 히어로즈 ]




미국의 유명 게임 웹진인 Inside Social Games에서는 '페이스북에서 스포츠 게임이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 - 간단하고 몰입감도 있으며 재미있다.' (A fine example of how to get a sports game right on Facebook - simple, addictive and fun.)는 말로 극찬에 가까운 평을 내놓았고, 페이스북의 공식 앱 소개 페이지인 App Center에서도 베이스볼 히어로즈를 추천 게임으로 소개했다.


"너무 기분 좋았죠. 유명한 게임 블로그 운영하시는 분들도 해보고 타임머신이라고 칭찬해주시기도 하고. 물론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웃음) 현재 베이스볼 히어로즈가 야구를 다룬 게임들 중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기존에도 야구를 다룬 게임들은 꽤 많았거든요.


운도 좋았지만,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에 대해 연구하고 준비한 것이 먹혔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페이스북 야구 게임들은 직접 해보면 너무 매니악하거나 플레이가 기존 장르의 게임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등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유저들의 특성이나 플랫폼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거든요."









[ 월 이용자 160만, 일 방문자 30만! 상승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출처:appdata.com) ]







[ 6월 15일 기준, 신작 중에서 상승세 5위! (게임 분야로는 2위) ]




베이스볼 히어로즈는 현재 월간 이용자 160만의 고지를 돌파했다. 한때 앱데이터 기준, '유저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페이스북 게임' 5위에 오를 정도로 초반 이후의 유저 유입도 성공적인 상황, 현재도 매일 30만 이상의 액티브 유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제가 되다보니 베이스볼 히어로즈의 독특한 게임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턴이 되면 액션 게임처럼 타격을 하고, 나머지는 시뮬레이션 게임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기존의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합쳐놓으니 완전히 다른 형태의 게임이 되었다.


"페이스북 게임의 기본이 되다시피한 시간 중심의 플레이를 가져가더라도, 기존에는 볼 수 없던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액션과 시뮬레이션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자고 기획을 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액션을 강조하는 스포츠 게임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징가 게임같은 경우 보통 하루에 8번 정도 접속하지만 쓰는 시간은 10분? 20분? 말그대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형태가 주류인데, 기존처럼 운영에 시간을 많이 쓰는 형태의 게임은 힘들죠.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가볍고 친구를 활용해 선수를 구성하고... 그렇게 액션과 소셜이 함께 있는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게임 파트너쉽'이라고 페이스북에서 운영하는 공식 팀이 있는데, 전망있는 게임 장르를 설명하는 강연에서 코어 게임, RPG, 액션, 스포츠, 숨은 그림 찾기 등의 장르를 꼽더라구요. 제 예상이 맞았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처음부터 11개국 언어로 런칭해 글로벌 시장을 노린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습니다."












[ 시뮬레이션에 액션이 더해진 독특한 게임 진행 방식 ]







[ 특별 선수 카드는 등급과 희귀도에 따라 구분되며, 강화도 가능! ]




페이스북 게임을 이야기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회사가 있다. 현재도 페이스북 게임 분야에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징가. 사실 페이스북에서는 징가가 독점에 가까운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어서 후발 주자들이 진출하기가 어려운 시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흔히 말하는 레드 오션.


"물론 징가가 과점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풍부한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레드 오션이라고 하기에는 시장의 크기가 너무 크죠. 시티빌이 이용자 1억명을 찍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더라도 전체 이용자의 10%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이용자가 2억명일때도 레드 오션이라는 전망은 있었구요.

페이스북의 순위권을 보면 여전히 10위권에 새로운 게임과 개발사들이 진입하고 있습니다. 계속 새로운 개발사가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풍부한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갖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경험자가 아니면 알기 힘든 재미있는 정보도 얻었다. 페이스북의 경우 친구를 통해 퍼지는 게임 초대 메시지가 스팸에 가깝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이런 부분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물어보니 페이스북이 지원하는 내부 관리 페이지에서 조절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저도 스팸성 초대나 게시물은 짜증납니다. (웃음)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게시물의 신고가 많아질 경우 경고를 받기도 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이 누적되면 심할 경우 게임의 접속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내부에 나름의 방어 기제를 갖추고 있는 것인데, 직접 해보지 않은 분들은 잘 모르는 부분이죠.


게임의 접속 현황이나 피드백을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는데, 계속 여기를 확인하면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예전에 Lolapps라고 유명한 회사의 게임 여러개가 한번에 내려가면서 난리가 난 적도 있을 정도인데, 내부 피드백 외에는 사전 경고가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백을 메워주는 다양한 이벤트 효과 ]



직접 일선에서 페이스북의 게임을 개발해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체험담. 이성민 대표에게 페이스북에 도전하려는 후발 주자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그는 가장 먼저 페이스북의 특징에 대한 연구를 꼽았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릴 정도의 입장이나 위치는 아닌 것 같지만... (웃음) 무엇보다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꼭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소셜 게임이라고 해도 모바일 분야와는 또 다르고, 페이스북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API, 유저들의 패턴, 성장 형태 등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습니다.

페이스북의 정책이 바뀔 경우 게임의 메카닉을 바꿔야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피드백 역시 철저하게 체크해야 합니다. 보통 사후 경고이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게임의 접속이 제한될 수도 있거든요.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체험해서 느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회사명인 신타지아는 합성, 혹은 융합이라는 뜻의 Synthesis와 이상향이라는 뜻의 Fantasia를 더한 단어. 게임과 소셜의 결합, 기술과 예술의 융합 등 환상적인 여러 개의 목표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이성민 대표가 바라보는 꿈은 무엇일까?


"일단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회사, 독립성을 갖추고 게임뿐만 아니라 미디어와 네트워크적인 부분까지 갖춘 회사를 추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회사를 만들면서 함께한 분들에게 약속한 것이 있는데요. 아침에 눈을 딱 뜨면 출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회사, 주말이 되면 빨리 월요일의 출근이 기다려지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꼭 그런 멋진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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