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2012] 매스이펙트 3부작: 교훈과 디자인의 진화, 리드 디자이너 프레스톤

인터뷰 | 최원준 기자 | 댓글: 4개 |


[ ▲ 바이오웨어에서 매스 이펙트 3부작의 리드 디자이너 '프레스톤 와타마니억' ]



바이오웨어에서 '네버윈터나이츠'를 시작으로 '매스 이펙트 3부작'에 이르기까지 리드 디자이너를 맡아온 프레스톤. 바이오웨어에서 리드 디자이너로서 해야 할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는 매스이펙트라는 대작을 완성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점차 발전했다. 그렇다면 그의 경험에서 우러져나오는 매스이펙트로 바라본 리드 디자이너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바이오웨어의 리드 디자이너 프레스톤이 이번 KGC에서 강연한 내용이다.

글을 쓰는 부서부터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모든 텍스트를 관장하는 부서와 레벨디자인 등을 담당하는 작가까지 다양한 디자인팀과 일하고 있는 그가 몸담고 있는 바이오웨어에는 전체적으로 195명의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이너를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바로 리드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리드 디자이너는 개발자가 아닌 소비자의 눈으로 게임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드 디자이너는 마치 절대자와 같은 권력을 가질 수도 있으며, 때론 미치광이 과학자같이 다양한 실험을 팀과 함께 진행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 ▲ 네버윈터나이츠를 시작으로 매스이펙트 3부작까지 모드 그의 손에서 탄생 ]



[ ▲ 권위있는 리드 디자이너가 될수도 있으며, 광기어린 과학자와 같은 리드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다. ]



"매스이펙트 1편은 4년간 만들었다. PC와 Xbox에서 동시에 출시했으며, 21명의 기획자와 130명의 개발자가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손수 개량한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으며, 비슷한 시일에 기어즈오브워도 함께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간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 처음부터 만들었어야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 제작했으며, 제작 기간 동안 함께 일한 디자이너들에게 비전을 제공해주었다."
고 전한 프레스톤은 매스이펙트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1편을 제작할 당시에는 모든 것을 서면화하여 진행을 했다고 전했다.

그에게 매스이펙트 1편의 경우 리드 디자이너로서 초년병 시절이었다고 한다. 혼자서 만들 때 다들 그렇듯 모든 것을 종이에 적기 시작했다. 기획자들은 내가 적은 종이에 각가지 요소들을 더해갔으며, 나중에 이것이 완성되었을 때 시스템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전체적인 환경이 망가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즉, 연결성이 부족했던 것이다.




[ ▲ 거대한 서류 더미속에 갇혀버린 리드 디자이너 ]



기획자로서 매스이펙트와 같은 대형타이틀의 서류화는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전한 프레스톤은 매스이펙트 1편에서 게임에 대한 전체적인 환경을 살펴봐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중앙 집중 관리식 서류화란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걸림돌이 되었다고 전했다.


"작은 재미를 위해서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기획서를 업데이트해야 했다. 이렇게 방대해진 기획서에 의해서 팀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단절되었고, 서류 자체에 권위가 생기기 시작했다. 리드 디자이너로서 종이에 무언가를 적게 된다며 그것이 곧 법이 되어 버렸다. 조직 자체가 굉장히 경직되었으며, 당연히 창의력도 저하되고 대화는 줄어들었다."며 자신은 1편 시절 굉장히 권위적인 리드 디자이너였다고 토로했다.


2편의 경우 이야기가 달랐다. 전작에서 얻었던 교훈 때문이었을까? 매스이펙트의 성공으로 2배로 불어난 인원을 운영했지만, 기획서의 분량은 줄였다. 이렇게 해서 줄어든 서류만큼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산시키기 시작했으며, 아래 하부 매니저에게 권한을 주어 더욱 많은 기획을 할 기회를 주었다. 리드 디자이너로서 책임은 그대로였지만, 전체적으로 게임을 바라볼 수 있었으며, 더욱 적합한 인원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매스이펙트 2편에서 나는 미치광이 과학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디자이너였다. 다양한 시도를 도입하였으며 다양한 요소를 게임 내에 추가시켜주었다. 이 과정에서 창의적으로 일하는 더욱 많은 사람에게 권한을 주었고 더욱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 ▲ 1편보다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늘어난 매스이펙트 3편 ]



[ ▲ 매스이펙트 3의 중요한 포인트를 팀원에게 확실하게 전달 ]



더욱 방대해지고 커진 매스이펙트 3는 전작보다 많은 디자이너와 개발진이 투입되었다. 이때 중요한 점이 바로 모든 팀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한 프레스톤은 QA부터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요 팀원을 한 방에 몰아넣고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1편과 2편에 비해서 문서는 더욱 줄어들었으며, 만나서 회의한다는 것에 중요성을 강조했다.

설령 거리가 워낙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비디오 컨퍼런스를 통해 세계 반대편에서 함께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훌륭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문서가 권위를 가지지도 않았다.


"매스이펙트 3를 통해서 배운 점은 바로 리드 디자이너로서 누가 와서 물어본다면 모든 것에 대한 답변을 내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난 것이다. 뭔가를 물어본다면 해당 일을 제일 잘 처리하는 사람과 연결을 해줄 수 있으면 된다. 리드 디자이너가 콘텐츠를 생산하면 안된다. 어떤 시스템을 만들려고 열심히 코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팀간의 협력을 얼마나 잘 이끌어 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나보다 어떤 분야든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인원은 반드시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대화나 결과물을 통해서 괜찮은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리드 디자니어의 일이다. 직접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에게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 ▲ 팀원에게 올바른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리드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설명한 프레스톤 ]


프레스톤은 비전과 동기가 있는 팀원은 지시를 받고 일하는 팀원보다 훨씬 일을 잘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 사람에게 지시를 내리면 그 사람의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꺾어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위와 같은 일이 가능했던 점은 바로 5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팀원이 40명도 넘게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프레스톤은 반드시 문서를 간략화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며 반대로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나가야 할 것은 바로 내가 생각하는 방식을 팀원을 올바르게 유도하는 아키텍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바를 향해서 그들을 인도해야 하고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팀원이다. 여기서 강연을 진행하기 이전에 팀원들 앞에서도 같은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해봤다. 그러자 그들은 나에게 '그렇다면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리드 디자이너는 소비자를 대변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매스이펙트를 15회 이상 플레이했으며, 1,200개가 넘는 버그를 찾아냈다. 전 직원의 책상에 한 명씩 찾아가 피드백을 주었으며 콘텐츠를 생산했다. 하지만 지시를 직접 내리지 않았다. 스스로 창의적인 방식을 찾아내도록 유도했으며, 내가 원하는 것을 받아냈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원하는 것 이상을 주었다."
고 전하며 강연을 마쳤다.







다음은 강연을 마친 '프레스톤 와타마니억'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앞서서 강연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모든 매스이펙트 시리즈의 리드 디자이너를 담당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타이틀을 꼽는다면?


모든 매스이펙트가 소중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등장한 3편에 대한 애착이 많이 남는다. 싱글 플레이 위주였던 매스이펙트에 새롭게 멀티 플레이 요소를 도입했으며, 주위의 반응도 뜨거웠다. 매스이펙트에서 중요한 스토리적인 부분에도 복합적인 요소를 가득 담아냈기에 굉장한 장점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EA에서 매스이펙트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했었다. 원작의 리드 디자이너로서 모바일 버전의 매스이펙트는 어떠했는가?


모바일 버전의 매스이펙트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어떤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역으로 가져오기도 했다. 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으며, 너무나도 귀여운 두 딸과 함께 타블렛PC로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즐겨보기도 했다.

다양한 시도라는 점에서 매스이펙트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게 되어 즐겁게 바라보았다. 모바일 버전과의 연동도 굉장했으며, 사용자들이 원작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점을 원작에 접목 시키는 것이 앞으로 도전해야할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바일 버전은 업데이트도 굉장히 신속하게 진행되며, 유저들에게 플랫폼의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시도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접근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국에 처음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게이머나 개발자를 만난 소감이 어떤가?


미국에서 열리는 GDC에서도 강연을 하지 않았었다. 경력 12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강연을 한 것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앞선 게임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도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회사 내에서도 이번 강연 준비로 한국에 갈 사람을 뽑을 때 주저 없이 응했다.

지난해 바이오웨어 대표가 KGC 강연장에 섰었다. 당시에 다녀와서 너무나도 자랑을 많이해서 기대를 가지고 왔다. 실제로 굉장히 아름다운 나라였으며, 다음에 반드시 부인과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




매스 이펙트의 가장 혁신적인 요소로 이번 작에는 멀티 플레이가 추가되었다. 이에대해 게이머의 반응도 상당히 뜨거운데 매스 이펙트가 발전하여 이스포츠로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가?


아무래도 한국은 이스포츠의 강국이기 때문에 등장할 수 있는 질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이스포츠와 관련하여 그에 걸맞는 매스이펙트를 보여드릴 수는 없다. 전혀 새로운 장르이기 때문에 이것과 어울리는 디자인과 리소스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은 시간과 개발할 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매스이펙트 3편의 경우 엔딩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경향이 있다.


매스이펙트의 엔딩에 대한 내용이 처음 새어나갔을때 내용 전체를 이해하지 않고 엔딩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물론, 매스이펙트 3편의 엔딩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엔딩 자체에는 변화하지 않았지만, 내용을 추가적으로 확장하여 더욱 많은 설명을 추가했다. 리드 디자이너로서 사람들의 피드백을 들었지만, 내용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

개인별로 자신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각자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많은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좋았다는 유저도 많아서 힘을 얻고 있다. 많은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다.




리드 디자이너의 핵심이 소비자를 대변한다고 발표했다. 게임 업계에 오래 종사했던 베테랑으로서 젊고 스마트한 사람과 베테랑의 관점이 다를 수 있는데 그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바로 편견을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방의 모든 사람은 저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다. 여기서 50개의 게임을 나열한다면 그 중에서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갈릴 것이다. 그리고 같은 게임을 좋아하더라도 그 게임 내에서 좋아하는 요소가 다를 수 있다. 이러한 편견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요소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게임을 전체적으로 잘 파악해야 한다.




한국 속담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협업을 통해 모든 인원을 한 방에 모아 회의를 한다고 했는데,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배가 산으로 갈때가 많지 않을까?


솔직하게 모든 미팅이 생산적이진 않다. 당연히 생산적인 미팅을 해야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한 방에 몰아넣지만, 그들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적합한 사람들이다. 서로 미팅에서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나에게 오기도 한다.

그때 나에게 그들은 두 가지 옵션을 내놓는데 나는 전혀 다른 옵션을 꺼내게 된다. 우리팀은 모든 미팅을 한 시간 이내에 끝내야 한다는 룰을 가지고 있다. 메일도 4 번 이상 답장을 하면 얼굴을 보고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8명 이상의 인원이 모이는 자리는 미팅이 아닌 포럼이 되기 때문에 인원도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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