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TAR2012] 지스타에서 만난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넘어선 새로운 도전

인터뷰 | 우영재 기자 | 댓글: 2개 |
지스타 2012의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지난 10일 토요일, B2C에 최초로 부스를 선보인 엔비디아를 만났다. 처음이지만 다양한 이벤트로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자사의 제품을 통해 시연대를 마련, 협찬을 통해 홍보하는 모습을 탈피해 직접 발 벗고 나서며 사람을 만나는 모습을 선보였다.

신작과 자사의 다양한 게임으로 부스를 꾸민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엔비디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유저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제품에 호기심을 가지며 체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엔비디아의 부스를 살피고 프레스석에 돌아갈 무렵, 엔비디아 APAC 지역 시니어 테크니컬 마케팅 매니저 제프리 옌, 그리고 2012년 아카데미 과학기술상 부문 심사위원이자 지금은 엔비디아 미국 본사 피직스(PhysX)팀에서 근무하는 개발자 김태용 박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식사와 함께 진행된 인터뷰는 편안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 엔비디아 제프리 옌(좌), 피직스 팀에서 근무하는 개발자 김태용 박사 ]




엔비디아가 B2C에 부스를 마련한 건 처음이다. 이제까지 협찬 위주로 참여하다 개인 부스를 마련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


이선희 이사: 매년 지스타에 참가, 시연 PC를 협찬했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율이 높지 않았다. 비용은 부스를 마련하는 수준만큼 들지만, 노출이 되지 않아 홍보 효과가 좋지 않았다. 올해는 단독 부스를 마련해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직접 보여 드리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나오게 됐다. 다양한 이벤트로 반응도 좋았고 많은 분이 엔비디아를 기억해주신 것 같다.



부스 전시에 지포스 GTX600 시리즈 탑재, 하이엔드 게이밍 PC지포스 600M 시리즈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을 선보였다. 동급 PC와 성능을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 나올까?


제프리 옌: 그래픽 코어 성능을 이야기할 때, 속도와 메모리 등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요소가 여럿 있다. 메모리 같은 경우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GPU 클럭을 낮출 때가 자주 있다.

노트북에 숫자가 있다. 서로 다른 노트북에 1, 2, 3, 4라는 숫자의 뜻은 라인의 성능 차이다. 데스크탑에 기재된 숫자와 의미는 약간 다르다. 그리고 같은 시리즈를 사용한다고 노트북 내부에 삽입된 칩이 같은 것은 아니다. 데스크탑도 그러지만, 노트북 같은 경우 더욱 심하다고 보면 된다.

노트북에서 중요시 하는 건 성능보다 얼마나 전력을 적게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평소에 절전된 상태에서 필요할 때만 켜지는 기술, 각 노트북에만 있는 특별 기능 등이 있다. 삼성, LG, 레노바 등 노트북을 제조하는 업체는 자사의 입맛에 맞춰서 개발한다.

데스크탑은 그래픽 카드가 정리돼 있지만, 노트북은 제조사의 입맛이 반영, 단가 혹은 전력 차이에 따라서 바뀔 수 있다. 노트북은 에너지가 효율적인 게 더욱 강조된다. 아울러 성능 부분은 제조사 메모리에 따라 달라진다.



윈도우8은 다 지원되는 상태인지?


제프리 옌: 모두 지원이 되고 있는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랜 시간 서로 일을 하면서 맞춰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윈도우가 출시되기 전부터 릴리즈를 감행했다.



[▲ 엔비디아 부스에 마련된 노트북을 편안히 즐기는 관람객들]




테그라 게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 게임보다 더 좋은 그래픽과 속도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지스타 2012에서 관심 있는 게임이 있었는지?


이선희 이사: 모든 게임을 고려하고 있다. 물론, 옥석을 가려야 알겠지만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테그라에 런칭되면, 개발사들이 얻는 이득이 뭐가 있을까?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모르는 개발자가 많을 것 같다


제프리 옌: 국내 개발사들이 각각의 OS가 가지고 있는 스토어에 글로벌 런칭이 가능하지만, 너무 많은 앱이 출시돼서 노출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게임을 올려도 존재를 모를 수 있다. 테그라는 그런 문제점을 보완한다.

테그라에 노출이 되면 테그라 폰, 타블렛를 사용하는 유저가 그 게임에 대해 바로 인식할 수 있다. 국내 T스토어나 카카오톡 등 판매와 홍보 채널이 다양한데, 아직 해외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우리는 테그라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OS 등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에 직접적으로 협의를 진행, 실제로 구글 플레이 피처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등 퀄리티가 좋아서 구글이나 마이크로도 좋은 게임을 공급해주길 원하고 있다.



테그라가 장착된 폰 중 어떤 게 있을까?


제프리 옌: 폰은 제조사가 만들기 때문에 확실한 답변을 하기 어렵다. 국내 제조사는 납품하는데 제약이 있다. 우리의 문제는 아니지만, 투칩과 쓰리칩 등을 이용해 다른 LTE로 할 수 있다. 삼성은 자사의 칩과 LTX 칩을 같이 사용한다. 하지만 다른 제조사는 솔루션을 제공해주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LTE가 지원되는 칩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지스타 2012에 많은 이벤트와 볼거리를 준비한 것 같다.


이선희 이사: 라이엇게임즈와 협업을 해서 포원 매치를 진행했다. LG-IM을 초대해 방문하신 관람객들과 같이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해볼 수 있는 이벤트, 팬 사인회를 준비했다. 또한, 엑셀게임즈와 제휴를 맺고 시연대도 열었다. 테그라 게임을 가지고 컨테스트도 진행했다. 윈도우즈RT 태블릿도 준비, 많은 볼거리를 마련했다.



[▲ 하드웨어 업체지만, 게임 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던 인기]




김태용 박사님께 질문이 있다. KGC도 참여, 강의를 했는데 한국 개발자들에 대한 느낌이 어떤지?


김태용 박사: 개발자가 상상외로 많고 능력이 있는 분들이 다 모여있다. 배우려는 열기도 뜨겁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분들도 많다.



국내 개발자들의 실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한국이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유명한데, 하나에 집중할수록 부족한 부분이 많아질 것 같다.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김태용 박사: 탑 클래스 개발자들이 상당히 많다. 팀장급 개발자들을 보면 실력이 월등하다. 우리와 같이 일하는 회사 같은 경우도 요구하는 부분은 협업하면서 진행하는데, 본사에서 놀랄 때가 있다. 질문이 오는 게 아니고 해결책이 바로 나와 버리기 때문에 본사에서 이를 접하고 배우는 경우가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편향된 부분이다. 국내 게임 시장 자체가 온라인 게임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중요하지 않은 나머지 부분에 개발자가 몇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길이 정해져 있다 보니 상당히 안타깝다. 개발자는 많은데 너무 비슷한 것만 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이 정도 개발자가 있다면 어떤 주제나 특별한 요구를 제시해도 다양한 분야에 전문가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물리엔진을 보면 국내 정도의 규모에 자체적으로 만드는 회사가 있는 것이 당연한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런칭 부분도 그렇고 핵심이 되는 기술 등이 없다. 메이저 개발사들도 해외에서 구매해 사용하다 보니, 모두 똑같은 엔진으로 비슷한 주제의 게임을 남들보다 잘 만들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좀 아쉽다. 해외 게임 개발자를 보면 정말 특유하고 신기한 걸 시도한다.

개발자의 실력과 상관없이 구조 문제다 보니, 특별한 해결책이 없어 아쉽다. 한국 시장 규모라면 자체엔진 등 무엇인가 나와야 하는데, 너무 빨리 성장을 해서 아직 부족한 측면이 눈에 보인다. 아쉬운 부분이다.



과거 국내 게임시장이 온라인으로 기울었지만, 지금은 모바일과 비등한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 개발자들의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김태용 박사: 모바일에 기회가 다시 있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국내 개발사들을 위한 특별한 시장은 아니다. 세계의 개발자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찾아온 거다. 온라인 게임은 한국이 강국이긴 하다. 그렇다고 모바일 게임까지 강한 것은 아니다. 한국, 중국 등 모두 똑같이 할 수 있고 다들 시작하는 단계다. 이런 면에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 유난히 눈에 띄던 엔비디아의 녹색 빛깔]




PC 게임과 비교했을 때, 모바일 게임도 물리엔진을 적용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독특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데, 앞으로 모바일이 PC와 동등한 위치에 슬 수 있을까?


김태용 박사: 그래픽은 PC사양을 따라가기 어렵다. 물리엔진은 사양이 좋으면 그만큼 효과를 만들 수 있지만, 그래픽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뿐, PC사양에 비해 부족한 모바일에서 동급 수준을 뽑아내기에 무리가 있다.

앵그리버드를 보면, 물리엔진을 사용하는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재미있게 만들었다. 그래픽 수준을 높이는 것보다 게임 플레이나 게임성을 높이는 측면이 효과적일 수 있다. 즉, 그래픽을 높일 수 있는 한계점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요소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더욱 좋지 않을까.



엔비디아의 주력은 데스크탑과 노트북이기 때문에 모바일 시장의 성장이 그리 반갑지 않을 것 같다.


제프리 옌: 간단하게 생각하면 그럴 수 있지만, 실제로 모바일은 데스크탑 수준의 게임까지 돌릴 수 없다. 서로 시장이 구분돼 있고 데스크탑은 당장은 아니지만, 전용 게임기의 역할이 깊어지면서 점차 콘솔 게임보다 퀄리티가 좋아질 것이다. 그만큼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한다. 모바일은 휴대성에 집중, 시장이 다르다.

지포스 그리드 같은 경우 소비자의 선택 문제인데, 이것을 사용하면 서버에서 처리를 끝낸 후, 화면을 압축해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즉 서버에서 처리를 해주기 때문에 핸드폰 성능이 낮더라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 엔비디아 모바일 그래픽 칩셋을 장착한 노트북]




지포스 그리드 이야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LG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적극 밀고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건지?


제프리 옌: 시장이 커지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경쟁자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어느 시장이든 활성화가 중요하다. 현재 지포스 그리드는 고성능 게임을 돌릴 수 있는 하이엔드급 하드웨어다. LG유플러스도 지포스 그리드 서버가 들어가 있다. 어찌 보면 우리가 직접 하지 못하는 부분을 활성화 시켜주는 고마운 동지다.

현재 캐쥬얼한 게임을 서비스 할 때 하이엔드급 게임이 아니므로 빠른 속도가 필요하지 않아 VGX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게임이 많아야 되니, 지포스 그리드를 필요로 하는 하이엔드급 게임이 많이 출시되고 적당 수준 유지될 필요가 있다.



국외에서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예전에는 테스트베드로 훌륭한 평가를 받아왔다. 여전히 그런지 알고 싶다.


제프리 옌: 한국 게임쇼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매년 왔는데 점차 규모가 커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중요한 것은 보통 온라인 게임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보더랜드2', '맥스페인' 등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을 봤다. 과거에는 복잡한 PC 게임은 많이 하지 않았는데, 규모가 커지면서 패키지 게임도 함께 즐기는 추세인 것 같다.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있다면 여러 방면에서 가능성이 있다.



현재 온라인 게임시장의 중심은 중국으로 볼 수 있다. 과거 한국에서 많은 게임이 중국으로 건너가 성공하는 사례가 있었다.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프리 옌: 과거에는 온라인 게임이 한국에서 성공하면 중국에서 바로 성공한다는 공식이 있었다. 한국에서 플레이했을 때 유저들의 만족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면 중국으로 가져가는 단순한 방식이다. 투자를 할 때도 한국으로 국한해 진행하는 게 아니라 중국까지 생각하고 넓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공식은 5년 전까지 유효했다. 그 당시 중국에서 흥행하는 게임 대부분이 한국에서 만들어진 온라인 게임이었는데, 블리자드와 라이엇게임즈 등의 능력이 있는 해외 게임사가 진출하고 중국 개발자들의 실력이 좋아지면서 상당히 많이 줄었다. 과거 한국의 온라인 게임 중 1등에서 20등까지 다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탑 5까지 경쟁력이 있고 나머지는 힘들 거라 예상한다.



[▲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들이 전시돼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한국에서 실패,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과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프리 옌: 크로스파이어는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운이 좋은 케이스로 생각한다. 성공의 요인은 게임성보다 QQ메신저로 9억 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막강한 퍼블리셔(텐센트)가 있어서다. 중국은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QQ메신저를 이용해 대화를 주고받는다.

국내 카카오톡을 봐도 크로스 파이어와 유사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카카오톡이 없었다면, 한계가 있던 게임들이 메신저를 사용하는 유저들을 흡수하면서 빠르게 전파, 성공신화를 쓸 수 있었다.



카카오톡이 텐센트처럼 될 수 있을까? 내국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해외로 나가야 될 것 같은데.


제프리 옌: 텐센트와 비교했을 때 많이 늦었고 나라별 힘 있는 메신저가 이미 생성된 시기다. 플랫폼이 계속 성장을 하고 유지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을 수 있지만, 텐센트의 9억 명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무엇인가 필요하다.



카카오톡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난 건데, 성공한 게임을 보면 캐쥬얼 게임이 대다수다. 이러한 게임들은 엔비디아가 추구하는 테그라와 다른 방향이지 않나? 높은 성능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선희 이사: 카카오톡에 다음 주(추측)정도 게임을 선보일 것 같다. 한국에는 테그라 폰이 많지 않다. 개발사와 상의를 할 때 테그라 버전과 일반 버전을 만든다. 퀄리티를 낮춘 일반 버전이 카카오톡으로 들어간다. 향후에는 카카오톡에 더 많은 게임을 출시하는데, 우리 게임의 퀄리티를 인정하고 양질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인 것 같다. 카카오톡이 캐쥬얼로 시작을 하였지만, 이 부분만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테그라 사용자가 어느정도 충족되면 카카오톡, 티스토어 등과 협의를 해서 테그라 유저를 위한 존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더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게임들이 출시되므로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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