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포탑의 대미지, 공격대상 바꿔도 리셋 안되나?

기획기사 | 전주한 기자 | 댓글: 385개 |
서로 다른 챔피언을 번갈아 공격하던 포탑의 대미지가 리셋되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현상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라인의 수비역할을 하는 포탑은 동일한 챔피언을 계속해서 공격할 때 점점 더 높은 대미지를 주게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무리하게 포탑을 공격하다가는 강력한 챔피언이라도 줄어드는 체력바를 보며 후퇴를 할 수밖에 없다. 포탑을 공격할 때는 미니언 무리를 앞세우거나 서로 다른 여러 명의 챔피언들이 포탑의 공격을 번갈아가면서 공략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


하지만 시즌3에 들어서 포탑을 둘러싼 챔피언들간의 전투에서 포탑을 무시하면서 공격을 하는 경우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었다. 방어측 포탑에 뛰어들어도 별로 위험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라이엇은 포탑의 공격력을 더 높이는 패치를 단행하게 된다.


2주전 4월 3일, 3.5패치가 바로 그 내용을 담고 있다.




▲ '동일한 대상 챔피언'이란 조건이 붙은 대미지 증가



그런데 이 패치가 적용되면서 '포탑의 공격대상이 바뀌면 대미지도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공격 규칙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 것.


이 오류가 수면위로 드러난 것은 바로 어제 있었던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리그의 경기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상황을 복기해보자.


17일 펼쳐진 SK텔레콤 T1 2팀과 MVP 블루 팀 간의 2세트 경기. 이미 1세트에 패배한 MVP 블루 선수들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려는 생각하는 듯했다. 최천주 선수는 제이스를 선택, 정언영 선수의 쉔을 포탑 안으로 몰아넣고 견제를 통해 체력을 깎아 놓았다. 이어 엘리스를 선택한 이관형 선수는 쉔을 잡기 위해 탑으로 접근, 제이스와 함께 다이브를 감행한다.


당시 먼저 접근한 엘리스에게 포탑은 약 100의 대미지를 입혔다. 이후 엘리스는 두 번째 공격을 '줄타기' 스킬을 통해 흡수했고, 잠시 공격대상이 없어진 포탑의 증가된 공격력은 초기화됐다.


문제는 바로 그 직후 상황에서 벌어졌다. 다시금 쉔에게 접근한 제이스는 포탑에 2번의 공격을 당하면서 약 250의 대미지를 입고 후퇴한다. 이와 동시에 엘리스도 포탑의 사정권 밖으로 나오면서 포탑의 타게팅에서 벗어나려 했고, 새끼 거미에게 포탑의 3번째 공격이 이어졌다.


비록 포탑의 공격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분명 공격 대상은 제이스에서 새끼 거미로 변경됐기에 패치 내용대로라면 포탑의 증가 대미지는 초기화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새끼 거미 이후 포탑에 공격을 받은 엘리스는 최초 공격에 무려 300의 체력을 잃었다. 순식간에 줄어드는 체력에 엘리스는 급히 점멸을 썼지만, 이미 포탑의 공격을 받은 이후라 추가 공격에 죽고 말았다.


원래라면 약 100의 대미지를 입어야 했지만, 그 이전에 이어진 연속된 공격들에 대미지 증가가 적용돼서 사실상 75% 증가된 공격을 받은 것이었다.




▲ 두 챔피언이 사거리에서 벗어나면서 잠시 공격을 멈춘 포탑




▲ 새롭게 포탑의 공격대상이 된 제이스




▲ 두 챔피언은 사거리를 벗어났지만 새끼거미가 남아 공격이 이어졌다.




▲ 이어진 공격에 순간 큰 폭으로 줄어든 체력




▲ 단 두 번의 공격에 절반 이상 남아 있던 체력을 모두 잃었다.




▲ 이후 이어진 한 번의 공격에 체력을 모두 잃은 제이스




▲ 쉔이 700 골드를 가져가면서 SKT T1 2팀은 탑과 봇 라인에 힘이 실렸다.



이런 현상은 이어진 SK텔레콤 T1 1팀과 ahq Korea와의 2세트에서도 발견되었다. ahq Korea의 김남훈 선수와 연형모 선수는 포탑 다이브를 시도했다가 되려 2킬을 내주고 말았다. 이 역시 쉔이 4레벨의 닌자 방어술로 잘 버티기는 했지만, 공격대상이 바뀌면서도 포탑의 증가한 대미지가 유지되는 바람에 예상과는 다른 결과로 이어졌다.




▲ 앞 경기와 마찬가지로 쉔은 살고 엘리스는 죽고 말았다.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오류일까?


인벤팀이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두 개의 챔피언으로 포탑 공격에 피격당하는 실험을 한 결과, 역시 공격대상이 변경된 경우에도 대미지가 초기화되지 않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이는 특정 경기에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패치 때문에 전체 게임에 적용된 내용이라는 것. 패치노트에 "동일한 대상 챔피언을 연달아 공격하는 경우"라는 단서조항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오류는 프로 선수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 이 내용을 전해 들은 MVP Blue 팀의 이관형 선수는 "전혀 몰랐다.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 생각해보니 확실히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당시 포탑 대미지가 너무 세서 당황해서 점멸을 사용했다."고 말하기도.




▲ 실험에 나선 자르반 4세





▲ 탈론이 먼저 포탑에 죽은 후 자연스레 공격이 이어지게끔 실험했다.




▲ 135의 초기 대미지가 아닌 242로 증가된 대미지



패치 노트가 안내한 것과 다른 게임의 상황. 애초에 포탑의 공격 메커니즘 자체를 변경할 이유는 없기에 의도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설사 의도된 변경 점이라고 해도 이처럼 중대한 변화가 왜 패치 노트를 통해 안내되지 않았는지도 의문.


아쉬운 점은 패치 과정에서 생긴 변경 점이 이 사실을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프로 선수들의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여러 명의 챔피언으로 포탑의 공격 대미지를 분산시키려고 시도했던 선수들은, 평소와는 다른 포탑의 공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맛봐야만 했다.


포탑이 공격대상을 바꿔도 대미지가 리셋되지 않는 현상이 의도된 것이 아닌 오류라면, 하루빨리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선수들이 미처 알려지지 않은 오류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맛보지 않도록 말이다. 만약 의도된 것이라면 명확한 공지로 이에 대한 안내가 있어야겠다. 현재 라이엇 코리아는 이 부분에 대해 "본사와 함께 해당 부분을 확인 중"이라고 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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