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서리꾼도 감동한 분홍색 물결이 펼쳐진 그곳! 아란제브섭 벚꽃 축제를 소개합니다.

오재국 기자 | 댓글: 49개 |
"아직 이르지만, 벚꽃 구경하러 오세요!"


키우던 가축들은 잠시 관리를 소홀하게 했더니 비실비실 병에 걸리고, 고대했던 집터는 도면을 클릭조차 못해서 침울해 있는 기자에게 하나의 제보가 왔습니다.


여덟 번째 서버인 아란제브에서 동, 서대륙의 남녀노소를 불문한 남다른 스케일의 '벚꽃 축제'가 열린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사진인지 게임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실적인 그래픽을 자랑하는 아키에이지인 만큼 기대 또한 컸습니다.






▲ 사실적인 그래픽에 감탄할 때가 종종 있다


부푼 마음을 안고 아란제브 서버에 캐릭터를 생성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벤트 장소로 지정된 위치가 동대륙은 비파항구, 서대륙의 경우 마리아노플 이라서 1레벨 캐릭터로는 한참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대륙을 먼저 구경할지 고민하다가, 동대륙의 비파항구를 목표로 걷고, 마차를 타고, 비행선도 타고 그렇게 몇 분을 이동하다 보니 비파항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대중교통을 애용합시다


설레는 마음으로 앞에 펼쳐질 벚나무의 장관을 기대하며 마을 밖으로 나왔는데, 가장 먼저 반겨 준건 빨간색 발자국 도장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연합 채팅 창에는 이벤트를 방해하는 나무 서리꾼에 대해 자제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 살포시 신고 접수를 완료하였다…


그렇게 비파항구 남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니 아직 묘목 상태의 나무와 어린 벚나무, 그리고 서리 꿈나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유심히 아이디를 보니 아까 발견한 빨간 발자국의 주인이었고, 너무 촘촘하게 심어서 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를 말하며 열심히 묘목을 뽑고 있었습니다.






▲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이번 벚꽃 축제는 동, 서대륙이 공동으로 진행되는 서버의 축제지만, 서대륙 쪽에서 이벤트를 제안하여 실행한 만큼, 아직 동대륙의 벚나무들은 막 성장을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둥산처럼 녹색 풀만 무성했던 산봉우리나 비파 항구 남쪽 길 양쪽에 심어진 벚나무를 보면서 눈을 정화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이벤트를 위한 나무 심기가 늦게 진행되었지만, 점점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다음으로 서대륙의 벚꽃 축제 장소를 가기 위해서 엘프 종족으로 캐릭터를 생성한 후 마리아 노플을 향해 무작정 뛰기 시작했습니다. 동대륙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하여 힘들게 도착해보니,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저 멀리 분홍색 물결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두왕관으로 향하는 길의 시작인 농장 근처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벚나무 들이 주변 지형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내려다보니 길이 어디인지 확인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 입구 부터 엄청난 양의 벚나무가…




▲ 높은 곳에서 보니 흡사 분홍색 강처럼 보였다


미리 만나보는 봄의 기운에 기자 또한 마음이 편안해졌고, 가지런히 놓인 길을 따라 주변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어봤습니다. 빼곡히 들어선 벚나무 사이 사이에는 모링가 나무들도 볼 수 있었는데, 의외로 주변과 어울려서 센스 있는 묘목 배치에 감탄도 했습니다.






▲ 유독 짧고 뚱뚱한 나무가 모링가 나무!


이렇게 감탄을 반복하며 한참을 달리다 보니 이즈나 성으로 향하는 다리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양옆으로 정렬된 벚나무들을 보며 본래 이런 장소였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는 테스트 서버도 아닌 일반 서버에서, 서리 당할 위험이 더 큰데도 불구하고 개당 20은 이나 하는 비싼 벚나무를 길거리에 심는 이벤트를 기획한 이유가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 끝없이 펼처진 벚나무 길을 따라 걷다보니…




▲ 이즈나 성으로 향하는 다리에 도착했다!


그 순간 악마의 편집도, 우연을 가장한 연출도 아닌, 로그 아웃 상태였던 이벤트 제안자인 '오딧세우스'님이 연합 창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심지어 기자가 드라이브를 위해 타고 가던 마차에 뛰어올라 바로 앞에 앉아서 인사까지 건네시더군요.






▲ 드라이브를 위해 마차에 탑승도 했다




▲ 기자가 있던 마차에 올라탄 오딧세우스님


이후 오딧세우스님은 시나브로 원정대장 '옛살비'님과 치우천왕 원정대장 '리군'님 등, 함께 이벤트에 대해서 의논하고 실행에 옮긴 유저들을 소환했고, 나아가 서버 전체를 위한 이벤트인 만큼 다른 유저들도 함께 하자는 의미에서 동, 서대륙 연합 채팅창을 통해 광고도 하셨습니다.


특히 이벤트를 공동으로 기획한 동대륙 원정대장분들도 부르고 싶었지만, 여건상 오지 못하는 걸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 함께 이벤트를 준비한 동대륙 분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워하던 '리군'님



그렇게 어느 정도 주변을 정리한 후, 벚꽃 구경도 하면서 기념사진이나 찍자며 하나 둘 모여드는 유저분들을 보며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직 날씨가 쌀쌀하고 꽃이 피기는 이른 것 같은데요.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이유가 뭔가요?


우선 오픈베타가 시작되고 개강 시즌이 되니 게임을 계속하지 못하는 유저도 많은데, 그만큼 신규 유저 수는 증가하지 않는 듯하고, 또 아키에이지라는 게임 자체가 게임사에서 하는 이벤트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심지어 설날 때도 내심 기대했는데 별다른 공식 이벤트도 없었고요.


그래서 동, 서대륙은 물론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 함께 즐길 수 있고, 게임을 홍보하는 데 도움도 돼서 신규 유저 유입에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이번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상당히 규모가 큰 행사인데, 준비과정이 궁금합니다.


우선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오딧세우스님이 부캐릭을 만들어서 동대륙 원정대장분들과 레이드콜 상에서 대화하는 자리를 주선했고, 몇 차례 회담을 거친 후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각 대륙의 특정 장소를 정해서 봄의 상징인 벚꽃으로 장식하여, 그 아름다운 경관을 스크린샷으로 올리는 유저들 중에 추첨으로 총 1000골드의 상금을 주는 이벤트로 최종 결정을 했고요.


문제는 주최 원정대에서 이벤트에 당첨될 경우 당연히 일반 유저들 입장에서는 나눠 먹는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므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 XL 운영측의 도움을 받아 심사만 해 달라고 문의한 상태입니다. 현재 오딧세우스님이 상담원 통화를 통해 담당 부서와 상부에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입니다.


만일 긍정적인 답을 얻을 수 없다면 다른 공정한 심사 방법을 생각해야 할 듯합니다.






▲ 말이 통하지 않아 소환수로 대화하시던 동대륙 유저! 소원대로 원 컷?


어느 정도 기획안이 마무리되고 이벤트 시행날짜인 19일 새벽 3시, 저희 시나브로 원정대원들은 함께 벚나무 1700그루 가량 심었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이벤트 장소에 없다면 참여하는 입장에서는 선뜻 나무를 심기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물론 다른 원정대도 벚꽃을 위해 어린 묘목들을 심었는데, 저희보다 규모가 큰 원정대에서는 더 많은 벚꽃 나무를 심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유저분들이 지나가다가 보시고는 개인적으로 묘목을 가지고 와서 동참했고, 서리꾼들을 막는다고 보초를 서거나 제보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벤트를 시작하고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아무래도 이벤트 기획부터 진행까지 동, 서 대륙의 원정대장분들과 같이 진행했지만, 저마다 운영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그 부분에서 한쪽이 튀어버리면 특정 원정대만의 잔치라는 말이 나올 수 있어서, 이벤트 진행 내내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나 서버에 글을 올리는 것도 원정대 없는 다른 계정을 사용했을 정도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같이 즐기자고 하는 일에 일부 색안경을 쓰고 보시는 분들도 있어서 속상했습니다.


원정대 홍보나 상업적인 용도와 같은 불순한 목적은 전혀 없고, 오히려 보상으로 정해진 1000골드를 원정대에서 나눠서 마련하고, 4~500 골드를 묘목을 심는 데 사용할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이만큼 비용을 썼다." 이런 것이 아니라, 벚꽃이 만개한 장관을 서버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겨보자는 마음을 끌어내고자, 이벤트를 주최하는 입장에서 노력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네요.






▲ 인터뷰하면서 틈틈이 목격담을 고발(?)하는 오딧세우스님


또한 동서 대륙 원정대장분들이 앞장서서 열정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줘야 했고, 서리와 같은 방해가 없어야 하기에 홍보에 아무래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 홍보에 날개를 달아줄 방법이 GM의 공정한 개입과 인벤과 같은 외신과의 인터뷰였습니다.






비파항구와 마리아노플을 이벤트 장소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동대륙 같은 경우엔 사실 하슬라 같은 곳이 더 경관이 좋을 수도 있는데 모두가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개최한 이벤트인만큼, 유저들의 '접근성'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륙별 보호구역을 중심으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진 두 왕관과 비파 항구 근처가 벚꽃으로 뒤덮인다면, 그림 하나 나올 거 같다고 생각해서 선정했는데...지금 보니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혹시 에피소드 같은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저희 서버에 유명한 서리 전문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도 이번 이벤트에 감동해서 어제 사람들이 나무를 뽑은 자리에 600그루 가까이 사오셔서 보수공사를 하시더군요. 주변을 둘러보면 그분이 심은 나무들을 심심찮게 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어제는 200명 정도가 묘목 상태의 덜 핀 벚꽃을 구경하러 왔는데, 그 많은 인파 중에 서리 하는 분은 딱 1명 있더군요.


그런데 서리로 구멍이 난 자리에 묵묵히 다른 유저분들이 벚나무를 다시 심었고, 한 라이트 유저분은 귓말로 좋은 구경 하는데 돈이 별로 없어서 열 그루밖에 못 채웠다고,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이렇듯 사람이 자기가 아끼고 좋아하는 게임을 가꾸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이번 이벤트의 궁극적인 취지이고, 나아가 대륙 간 화합되는 그런 이벤트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벤트에 관해서나 서버 식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딧세우스 : 옛살비님과 리군님 같은 좋은 분들과 여러 도움으로 제가 그려왔던 이벤트가 현실로 이뤄진 거 같아 참 기쁘고요. 서대륙 동대륙 분들의 많은 참여가 있어서 감동적인 것 같네요.


또한 이 이벤트가 비단 몇 개 원정대 주최로 나무를 심고, 스크린샷을 찍고 하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아란제브 전체 유저를 상대로 하는 이벤트고, 결국 서버를 살리는 좋은 이벤트라는걸 사람들이 오해 없이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봄은 많은 상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 생명, 따뜻함, 새로운 출발 등등!"

"이 모두가 봄의 품 안에 존재하고, 이렇게 봄을 맞아 꽃을 활짝 피운 것처럼 아키에이지도 정말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연과 정은 온라인상에도 존재하니까요"


옛살비 : "넓고 넓은 우주 한켠 작은 별 지구, 많고 많은 나라 중에 대한민국, 흘러넘치는 게임들 중 아키에이지!"


"수십 개의 서버 가운데 8섭 아란제브에서 게임을 함께 즐기는 아란제브 유저분들 모두 대륙이나 원정대 혹은 생각이 제각각이라도, 같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서 즐거운 게임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네요."






▲ 준비하신(?) 멘트가 빛났던 오딧세우스님과 옛살비님!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간에도 많은 분이 모이셔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고, 심지어는 다른 대륙의 유저분들도 바다를 건너와 함께 춤을 추며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그렇게 다소 산만해도 함께라서 더욱 즐거웠던 인터뷰는 끝이 났지만, 이번 이벤트는 3월 29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마리아노플과 비파 항구에 더 많은 꽃이 피어 서버 내 모든 분이 같은 벚꽃을 바라보며 추억하기를 기원해봅니다.


☞ 아란제브 벚꽃 축제정보 보러가기




▲ 함께 해준 동, 서대륙 유저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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