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서에 대한 애정으로 행사 주최까지! 블랙서바이벌 온리전 '민밍' 유저

인터뷰 | 전상후 기자 | 댓글: 8개 |
온리전은 영어 Only(하나의)와 한자 展(펼 전)의 합성어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동인들이 만든 2차 창작품들을 발표하고 판매하는 행사를 뜻합니다. 요약하자면 특정 컨텐츠에 대해 2차 창작품들을 발표하고 판매하는 행사로, 해당 컨텐츠 (주제)에 대한 팬들이 모여서 주최하는 일이 많습니다.

지난 29일 (토) 신도림에서 블랙서바이벌 온리전 행사가 열렸습니다. 사실 온리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규모가 큰 편이라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순수하게 블랙서바이벌을 아끼고 사랑하는 유저들이 행사를 모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었습니다.

블랙서바이벌 인벤팀도 온리전을 방문해 이번 블랙서바이벌 온리전을 기획 및 진행한 '민밍' 유저를 만났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입장이다보니 워낙 바빠 아쉽게도 현장에서 바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서면으로 '민밍' 유저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취재차(?) 저도 은근슬쩍 꽤나 모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블랙서바이벌 유저분들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블랙서바이벌 온리전 ‘온리전 쪽이 소란스럽다 (이하 온쪽소)' 주최를 맡은 ‘민밍’ (인게임 닉네임)입니다.

Q. 블랙서바이벌을 어떻게 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초에 트위터에서 지인분이 플레이하시는 걸 보고 '나도 한 번 해볼까?' 라는 마음으로 처음 깔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이템 제작법이고 플레이 방식이고 아무것도 몰라서 약초도 그냥 씹어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현우는 무조건 병원에서 숙작하다가 파밍 시작하면 된다'라는 말을 듣고 다른 지역은 갈 생각도 없이 주구장창 병원에서 숙련도만 쌓기도 했구요.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게임을 계속 해온 것이 신기하네요.

그래도 나중에는 블랙서바이벌 스트리머 분들의 방송을 여러개 보면서 조금씩 배워갔어요. 사실 방송을 보면서 뜨거운물이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 뜨거운물을 몰랐다면 대체 음식 수급은 무엇으로...


Q. 평소에도 블랙서바이벌을 많이 플레이하시는 편인지?

예전에는 하루에 5~10판 정도는 꾸준히 플레이 했습니다. 시즌 2.5때는 높진 않지만 순위권(70등)안에도 들었고요. 주로 쇼이치로 많이 플레이를 했는데 시즌 3에 들어서면서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서 한동안 블랙서바이벌을 손에서 놓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키아라로 시작해서 배치고사를 마치고 사자 5로 배치 받았네요. 지금은 곰 5까지 올라왔는데 하루에 3판 정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용 등급을 달성해서 용 테두리는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블랙서바이벌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행사를 준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온리전 행사 준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예전에 다른 분이 블랙서바이벌 온리전을 준비하시다가 한 번 무산된 적이 있어요. 그때 너무 아쉬운 마음에 겨울에 작게 교류회라도 열어야겠다 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원래 이런 행사가 한 번 무산이 되면 다시 행사가 열기가 어려운 편이거든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교류회 수요라도 한 번 조사해볼까 하고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수요 조사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았고 온리전을 열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수요가 나왔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온리전을 열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행사 준비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모되었을텐데 이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작년 12월부터 7월 말까지 약 7~8개월의 시간이 걸렸네요. 사실 행사를 준비하면서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단독으로 주최하다보니 모든 의사 결정을 제가 진행해야했고, 마찬가지로 결정에 따른 책임도 모두 제가 져야해서 심적 부담도 있었습니다.

제가 서울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지방에 살다보니 온리전을 진행할 장소를 물색하는 것부터가 힘들었습니다. 대관처를 구한 날에는 너무 기쁜 마음에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반쯤 울고 반쯤 웃으면서 전화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장소는 어떻게 구했지만, 온리전에 들어올 부스, 행사 진행을 보조해줄 스탭, 그외에도 다른 협력 인원들을 모집하고 선정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정보를 정리해서 계속해서 수정하고 갱신해줘야되다 보니 품이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떻게 혼자 진행했나 싶습니다.

트레카 (트레이딩 카드 : 행사의 주제에 관련해서 그림이 그려진 카드) 나 전프레 (입장하는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는 상품) 같은 상품들은 미리 일찍 주문한 뒤 조금씩 나눠서 포장을 했습니다. 다행히 동생이 도와준 덕에 수고를 덜 수 있었습니다. 동생도 제 덕에 블랙서바이벌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행사장에는 나이 입장 제한이 있어서 오지 못했네요.

주최자로 행사 진행 전 대부분의 일 처리는 혼자 했지만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주변 지인분들의 조언도 많이 들었고, 행사 당일엔 모집한 스탭 분들이 일을 정말 잘 해주신 덕분에 다행히 행사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 현장을 장식했던 등신대 족자봉
(출처 : 블랙서바이벌 공식 카페 GM 나쟈의 온리전 후기)


Q. 블랙서바이벌 유저분들의 호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 정도 반응을 예상했나요?

아니요.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행사 당일 현장에 아크베어즈의 로살리오님을 비롯해서 GM분들도 오셨는데 북적이는 행사장을 보면서 서로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행사 당일 11시부터 입장이었는데 사람들이 전혀 오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엄청 많은 분들이 다들 밖에서 줄서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급하게 안내해드리고 입장 진행을 했는데 그것도 행사장이 너무 붐벼서 중간에 한 번 끊고 나눠서 입장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입장 관리쪽 스탭과도 그 뒤에 따로 얘기를 나눴는데 당시에 정말 정신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미리 준비해둔 전프레도 동이 나서 입장 대기하는 동안에 급하게 준비하고, 다른 업무에 배치되었던 스탭들도 모두 입장 관리를 도우러 들어갔습니다. 저는 본부석에서 이벤트 응모, 족자봉 수령 등 다른 업무 진행하느라고 정신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심지어 트레카는 1시간도 안되서 완판되는 바람에 못사고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어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2시 반부터 진행된 이벤트에 정확히 100명이 오셨는데 오전부터 진행된 판매 행사에 입장하신 분은 200분이 넘은 걸로 추정합니다. 많아야 80~100분을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오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온리전에 방문해주셨던 모든 참관객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기대 이상으로 많은 인원이 방문한 현장
(출처 : 블랙서바이벌 공식 카페 GM 나쟈의 온리전 후기)


Q. 다른 스태프 분들도 많이 참여하셨던데 어떻게 모이게 된건가요?

처음에는 코스프레 스탭 8분, 행사 진행 스탭 5분을 모집해서 신청자 가운데 성인들을 선발했습니다. 친구 2명과 지인 2명을 추가로 데려와서 일반 스탭은 저까지 포함해서 총 10명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탭이 그렇게 많이 필요할까 싶었는데, 행사 당일에는 친구와 지인들에게 부탁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다보니 정말 일손이 모자랐거든요. 행사 당일 스탭들이 정말 일을 잘 해주었습니다. 특히 스탭들 가운데 L님이 예전에 다른 행사에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서 장내 정리랑 진행을 너무 잘해주셨고, 덕분에 매끄럽고 원활한 행사가 되었습니다. 스탭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혹시 앞으로도 행사를 또 다시 진행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행사 진행하면서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행사 끝나고 나서도 많은 분들이 2회차는 언제 하냐는 문의를 많이 했고요. 그런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몸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2회차 진행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행사 당일에도 스탭들이 정말 일을 잘 해주셔서 행사가 무난하게 끝났지 저는 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총대만 메고, 정작 총은 다른 분들이 쏴주신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저말고 다른 분이 열어주시면 좋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제가 또 정신 못차리고 (웃음) 한 번 더 이런 행사를 진행한다면 그땐 겨울에 열고 싶습니다. 또 행사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번 행사에서 있었던 실수니 미숙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더 나은 행사를 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나딘 굿즈가 빠지면 아쉽죠


Q. 온리전 행사를 마친 소감이 궁금합니다.

꿈을 꾼 것 같습니다. 행사 끝나고 계속 이 얘기를 했는데, 정말 그냥 꿈 꾼 것 같네요.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첫 온리전 주최가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별 탈 없이 성황리에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적자도 면했네요.

보통 온리전의 경우 흑자가 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금전적 부담이 크다보니 다들 선뜻 열기 힘들어하는 편입니다. 저도 당연히 적자를 예상하고 아르바이트를 4개월간 했습니다. 예상 외로 흑자가 나서 스탭들에게 일당도 다 챙겨드릴 수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고생하셨는데 보상을 많이 못 해드려서 죄송했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크베어즈 개발진 분들이 허락하신다면 식사도 대접하고 싶네요. 행사 당일 현장에 오셔서 스탭들에게 점심 식사에 커피도 사주셨고, 이벤트, 스탭 보상용으로 머그컵 같은 굿즈를 지원해주셨거든요.

또 현장에서 무료 굿즈로 쇼이치 부채도 배포해주신 덕분에 참관객 수도 늘어난 것 같습니다. 행사를 도와주신 개발사 아크베어즈에도 정말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첫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난 셈인데 앞으로도 좋은 선례가 될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현장에서 배부된 쇼이치 (인성) 부채


Q. 블랙서바이벌에 바라는 점이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개발사 측에서 유저들 의견을 반영하고 소통을 하려는 모습이 많이 보여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조금 더 바란다면, 캐릭터들 간의 관계나 각자의 설정을 조금 더 풀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게임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플레이하는 분들도 있지만, SNS에서 2차 창작을 보고 관심이 생겨서 게임을 접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등장한 캐릭터들은 많은데 캐릭터와 관련해서 풀린 설정들이 별로 없다보니 2차 창작은 거의 1%의 공식과 99%의 유저분들의 상상으로 이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설정들이 풀린다면 2차 창작도 늘어나고 좋은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웹툰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설정 공개가 이루어지길...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