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불안정섬의 휴식처, 그곳에선 무슨 일이? 듀랑고 관찰카메라

게임뉴스 | 이평강 기자 | 댓글: 26개 |

'개인 사유지나 부족 영토가 아닌 곳에 유저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처음에는 가벼운 호기심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쉼터에서 일어나는 유저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관찰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찰 카메라'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장소는 유저들이 많이 찾는 Lv. 60 설원과 늪 섬으로 정하고, 크레이터 근처에 집과 벚나무는 물론, 각종 가구들을 배치했습니다. 칠판에는 '쉬다 가세요' 라는 문구를 적어 놓기도 했었지요.

과연 관찰 카메라에는 어떤 장면들이 포착되었을까요?



▲ 가마와 파라솔, 벚나무까지 배치해봤습니다.



▲ 내부에는 쉴 수 있는 침대와 상자, 그리고 냉장고가 있습니다



▲ 냉장고에는 각종 음식들을 채워두었습니다



▲ 과연 사람들이 많이 올까요?



눈보라 속 따뜻한 쉼터가 되길 원했습니다. 설원 휴식처
안킬로 파이팅을 외치던 그대, 기억하겠습니다.


■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20분가량 지났을까요? 한 유저가 찾아왔습니다. 냉장고를 열어 보기도 하고 여기저기 말없이 둘러보더니 제가 앉아 있는 파라솔에 마주 앉았습니다. 그렇게 서로 마주하고 말없이 15분 정도 정말 휴식만 하고 떠났습니다.

40분 정도의 시간 동안 3~4분의 유저분들이 방문하여 말없이 쉼터를 구경하거나 파라솔, 혹은 침대에서 휴식만 취하고 돌아갔습니다.

주위 배치물들을 파괴하지는 않을까..사실 걱정도 했었는데 생각보다 평화로운 휴식이었습니다. 관찰 카메라가 아니었다면 마주 앉아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 서로 말은 없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수십가지의 대화를 한 느낌이었습니다



▲ 석양이 지는 시간대에 찾아온 2번째 손님



▲ 조용히 잠만 자고 가는 손님들도 많았습니다




■ 눈보라 대피소로 제격? 점점 더 늘어가는 방문객들

시간이 지나면서 쉼터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눈보라가 몰아치는 시간대에는 더 많은 유저들이 찾아아 집안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기도 하고 벚나무에서 버찌를 채집하기도 했습니다.

쉼터 완성 후 3시간가량이 흐른 뒤였습니다. 훈훈했던 풍경도 있었는데요. 냉장고에서 음식을 가져가도 1~2개씩만 가져가고, 오히려 다른 음식으로 채워두는 유저들도 있었습니다. 또, 모닥불이나 움막집을 만드는 유저들도 있었습니다.



▲ 한 눈 판 사이, 어느새 3명에 유저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 휴식 인원은 곧이어 바로 4명이 되었습니다



▲ 어느새 쉼터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답니다



▲ 한 두개씩 꺼내간 뒤, 다른 음식으로 채운 유저들도 있었습니다



■ 세상에는 정말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훈훈하기만 하면 좋겠지만, 조금 사악한(?) 유저들도 있었습니다.

시작은 안킬로사우루스였습니다. 한 유저가 안킬로사우루스를 소환하여 스플래시 대미지로 쉼터에 있는 유저들에게 피해를 가한 것이었는데요. 휴식을 취하던 유저들에게 안킬로사우루스의 꼬리치기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습니다.

휴식을 취하는 다른 유저들의 항의에 해당 유저는 쉼터를 떠났습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유저가 알비랍토르 무리를 데리고 와서 똑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물론, 알비랍토르 무리의 공격에 유저 본인만 빈사 상태가 되어 쓸쓸히 돌아갔답니다.


▲ 펫에게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 이름에 모자이크를 빼고 싶은 욕망을 참았습니다



▲ 열심히 몰고 왔지만, 오히려 자신만 빈사 상태가 되었습니다




■ 집은 사라져도 사람은 남더라고요

관찰 카메라 시작 후 5시간, 오래 버텼습니다. 한 유저가 냉장고의 음식을 모두 털고 집까지 제거한 뒤 사라졌습니다. 집을 제거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스러웠습니다. 순간 이곳이 무법섬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다른 섬으로 떠날 거라 생각했던 유저들은 모닥불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그곳에 둘러앉아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이 있을땐 좋았는데 없으니 아쉽다, 어디 갔나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요. 사실, 여기서 조금 감동을 받기도 했답니다.



▲ 시체가 되어버린 유저들



▲ 유저들은 순식간에 모두 노숙자가 되어버렸습니다



▲ 집이 없어도 휴식은 가능하니까요



■ 힘은 합치겠지만 갈비뼈는 내꺼란다

쉼터 바로 옆에 섬의 원래 주인인 타르보사우루스가 나타났습니다. 모닥불에서 둘러앉아 즐겁게 담화를 나누던 유저들은 일제히 타르보를 잡기 시작했고요. 다들 처음 본 유저들이었지만 의외로 합이 굉장히 잘 맞았습니다.

결국 타르보사우루스는 출현 1분만에 차가운 설원 바닥에 누웠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전리품 타임. 방금 전까지 힘을 합쳐 싸웠지만 갈비뼈 앞에서는 그런거 없었습니다. 훈훈한 건지 차가운 건지 모르겠는 엔딩이네요.



▲ 갑자기 쉼터 바로 옆에 타르보사우루스가 나타났습니다



▲ 서로 처음본 유저들이지만 전투 합이 척척 잘 맞습니다.



▲ 하지만 타르보 갈비뼈는 양보없습니다



이번에는 늪으로 갑니다!
가려진 벽집 틈 사이로 아파토를 보았지

부서진 설원 집과의 추억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아파토사우루스가 지키고 있는 lv.60 늪 섬으로 갔습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쉼터를 크레이터 근처에 만들고 유저들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늪 쉼터에는 설원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20~30분까지는 코엘로피시스만이 유일한 방문객이었는데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자 몇몇 유저들이 쉼터를 찾아와 휴식을 취하거나 음식을 꺼내 먹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 처음에는 코엘로피시스만이 유일한 방문객이었답니다..



▲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쉼터를 찾아오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 인공지능 코엘로피시스

같이 휴식을 취하던 몇몇 유저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침대에 누워 숙면을 취하려던 찰나, 아파토사우루스와의 싸움에서 쉼터로 도망온 코엘로피시스의 등장으로 쉼터는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정확히' 쉼터 앞에 멈춰 선 코엘로피시스. 그를 따라온 아파토사우루스는 거침없이 곧바로 공격을 시전했는데요. 쉼터 근처에서 가한 앞 발 공격에 코엘로피시스는 물론, 자고 있던 저까지 박살이 나게 됩니다.

아니, 뭉개졌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네요.



▲ 혼자 숙면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음? 저 꼬리는..?



▲ 갑자기 코엘로피시스가 집으로 돌진하기 시작합니다






▲ 아파토의 앞 발 공격에 쉼터는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 아파토사우루스는 이 상태로 20분 동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도요.



■ 뺨은 종로에서 맞고 왜 한강에 화풀이를 하시나요

그 이후, 유저들이 몇몇 들렀다 가기는 했지만 큰 사건은 없었습니다. 주위 사물을 제거하지도 않았고, 휴식을 잠시 취하다 가는 정도였습니다. 고요했습니다.

이 유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요.



▲ 새로운 분이 인벤 쉼터에 휴식하러 오신 것 같습니다. 환영해주러 나가야겠어요



▲ 잘못 생각한 것 같습니다. 나가면 안되겠네요



▲ 이거 뭔가 또 느낌이 심상치 않습니다



▲ 역시 처참합니다



▲ 그가 살아 돌아오더니 주위 물건들을 부수기 시작합니다. 분노가 가득해 보입니다.



▲ 파라솔은 마음에 들었는지 챙겨가네요.



▲ 냉장고 안에 음식들도 잊지 않고 챙겨갑니다. 알뜰한 친구네요



▲ 냉장고를 포장한 뒤, 드디어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집을 부수기 시작합니다.



▲ 부뚜막 하나를 남겨놓고 갑자기 칠판을 소환합니다.



▲ ???



▲ 당신,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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