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리그] "한국 팬 위한 위로였다" 한국 해설진, 'OGE' 중계에 대해 말해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62개 |



최근 오버워치 리그에 대리 경력이 있던 'OGE' 손민석이 출장 정지 처분이 끝난 후 바로 댈러스 퓨얼의 경기에 나섰다. 대리 게임에 대한 '4경기 출장 정지'가 매우 가볍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반성의 메시지 없이 바로 출전하면서 많은 팬들이 비판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측은 징계 수위에 대해 '사유마다 다르다. 문제의 심각한 정도에 따라 제재의 강도가 결정된다"는 말을 남겼다. 제재와 출전에 관해 명백한 가이드 라인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라, 오버워치 리그 팬들의 답답함 역시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이후, 한국의 해설진은 댈러스 퓨얼의 경기 중계 중 'OGE'의 아이디를 언급하지 않았다. 다양한 표현으로 'OGE'를 돌려 말했다. 댈러스 퓨얼의 '윈스턴'이나 '탱커'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선수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를 자제했다.

해외 오버워치 리그 해설자 몬테 크리스토는 이에 대해 "전문가답지 않다. 경기를 해설한다고 결정했으면,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해설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OGE'를 언급하지 않은 한국 중계진들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한국 중계진은 경기전 중계 방식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한국 e스포츠의 해설진으로 활동한 오버워치 리그 중계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OGE'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해설진은 "우리는 한국 팬들을 대상으로 중계하고 소통하는 입장이다. 대리로 인해 상처받은 한국 팬들을 위로하는 우리의 중계 방식이었다. 한국 팬들의 마음을 외면한 채 활약하는 'OGE'를 언급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차후 중계에 대해서는 "이게 올바른 길이 아니다는 걸 중계를 통해 한번 알리고 싶었던 것이지, 앞으로도 절대 아이디를 안 부를 거라는 논의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계에 의견을 반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승부 조작과 대리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뒷짐 지고 정보만 전달하는 게 개인적으로 프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계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정은 누가 세웠는가. e스포츠가 전통 스포츠 중계처럼 객관적이기보다 아닌 것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중계진은 'OGE' 손민석 선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도 오버워치 리그의 한 팬 입장에서 잘하는 선수를 칭찬하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한국 팬들에게 잘못했다는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했다. '사도-OGE' 선수의 SNS 행보를 보면 아쉬움이 남았다"는 의견을 남겼다.

동시에 정소림 캐스터는 경기 직후 손민석 선수에게 "선수 입장에서 중계 중에 자신이 환영받지 못한걸 알고 얼마나 속상할까 싶어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다만, 한국 팬들에게 잘못했다는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했다면 어땠을까. 실수는 결국 철저한 반성과 사과가 바탕이 되어야 용서받을 수 있는것이고, 그런 면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OGE'를 사랑하는 날이 올 거야. 본인을 너무 미워하지 말고, 훌륭한 선수로 활동했으면 좋겠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나아가 "이 문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리그 전체적인 구조 개선의 문제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리그나 팀 모두 선수를 기용할 때 고민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본다. 만약, 이렇게 리그가 계속된다면 '한국에서 대리해도 프로로 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후, 프로로 데뷔하더라도 끝까지 '대리'라는 꼬리표가 따라와서 불행하고, 이를 보는 팬들도 괴롭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수 생활하는 것이 행복할까.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해설진은 "중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팬들을 위한 걸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일이 풀렸으면 했는데, 갑작스럽게 일이 커지고 말았다. 혹시라도 시청하기 불편했다면, 이런 결정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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