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앞만 보고 달려왔던 '너구리', 잠시 뒤를 돌아보며

인터뷰 | 장민영, 남기백 기자 | 댓글: 29개 |



LCK에서 가장 공격적인 프로게이머를 떠올릴 때, 빠질 수 없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인데요. 끝없이 몰아치는 라인전부터 죽어도 다시 살아나 못다한 공격을 이어갈 것 같은, 그런 기대감으로 바라보게 되는 선수입니다. 화끈한 경기마다 항상 그 중심에 있으면서 LCK 팬들을 즐겁게 해줬답니다. 팬들의 입장에서 '너구리'의 경기는 '탑 캐리 아니면 패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순 명료해보일 때도 있죠.

그런데 제가 만난 '너구리'는 그런 이미지와 다른 면도 있더군요. 앞만 보고 살 것 같았지만, 주변을 돌아볼 줄 알았습니다. 타인을 언급할 때는 정말 조심스러웠고, 자신을 향해선 누구보다 냉철한 평가를 내리죠. 남모를 고민이 있어도 미소와 함께 주변을 편하게 해주려는 모습이었습니다.

LCK 승격 후 쉬지 않고 PO-롤드컵까지 달려온 담원과 '너구리'. 그리고 이제는 뒤를 한 번쯤 돌아보는 시기가 왔나봅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또다른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스프링 PO가 끝나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휴가 기간 동안 푹 쉬고 왔어요. 요즘은 다시 연습실로 와서 스크림 2-3 : 솔로 랭크 7-8 정도 비율로 하고 있답니다.


비시즌 기간에 중국 최상위권 팀과 대결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제가 숙소로 복귀해서 들었거든요. 중국에 잘하는 팀이 많아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우리가 국제 대회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보니 '이번 한-중 팀 대결이 좋은 기회가 되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죠.


LPL은 어떻게 지켜봤나요. 눈에 띄는 선수나 팀이 있었나요.

LPL 정규 스플릿은 IG 경기만 봤어요. IG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게 조합이나 상성이 큰 의미가 없더라고요. 교전을 잘해서 결국 이기는 그림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특히, '더샤이' 강승록 선수를 열심히 봤죠. 경기를 볼 때마다 CS 격차를 내는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 이 공식이 깨지고 TES-JDG가 결승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3-4위전에서는 '더샤이-칸' 선수가 대결해서 흥미진진하게 지켜봤습니다. 여전히 '칸' 김동하 선수는 잘하더라고요. 정규 스플릿에서는 '김군' 김한셈 선수가 주로 나와서 못 봤는데, 3-4위전에서는 피오라를 활용한 칼 싸움 뿐만 아니라 오른까지 잘 다루더라고요.


본인을 LPL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팬들도 있더라고요.

주위에서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중국 방송을 하면서 중국 팬들과 이야기할 때도 말이죠. 그렇지만 제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스스로 정의하기 힘든 것 같아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궁금하긴 해요.


LPL에서는 제이스가 한동안 거의 안 쓰이다가 PO부터 '더샤이' 선수가 적극적으로 꺼내기 시작했어요. 결과는 아쉬운 경기가 많더라고요.

솔로 랭크에서 본 제 느낌만 말씀드릴게요. 한국 솔로 랭크에 중국 프로들도 많이 하니까요. 선수들이 오른-오공으로 버티면서 갱 호응이나 소규모 교전을 잘하면, 제이스가 썩는 느낌이에요. 특히나 오공이 나오고부터 더 그런 흐름이죠. LPL은 또 오공이 밴되지 않았으니까요. 라인전과 교전에서 제이스가 강하긴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다른 챔피언보다 손해가 커요. 점멸만 빠져도 플레이가 막막해지거든요.





앞만보고 달려온 듯한 탑 라인전

LCK에서 제이스가 정말 자주 나왔어요. 활용하기 까다로운 픽이라 '너구리'처럼 다루지 못한다면, 안 쓰는 게 낫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죠.

일단, 제이스의 장점은 라인전 주도권이 있다는 점이에요. 선픽도 가능하죠. 잘 풀리면 14분 전에 탑뿐만 아니라 봇-미드 포탑 골드까지 가져올 수 있어요. 철거 스노우볼 면에서 캐리력이 뛰어나다고 봐요. 그래서 LCK 스프링 후반부에 자주 등장했죠.

저의 제이스에 관한 평가는 운이 좋아서 가능했다고 봐요. 다른 선수들이 스프링 초반에 오른과 같은 단단한 챔피언을 주로 연습할 때, 저는 공격적인 딜러 챔피언을 꾸준히 연습했거든요. 우리 팀이 경기할 때 저에게 자원을 투자해주는 경향이 있어서 저의 제이스가 더 돋보일 수 있었습니다.


제이스가 오른과 상대 전적이 안 좋은데, '너구리'의 제이스를 보면 그런 통계가 의미 없는 것 같아요.

오른 상대로도 제이스가 기본적으로 주도권이 있다고 봐요. 봉인 풀린 주문서를 활용한 점화 타이밍만 잘 넘기면 된다고 보거든요. 오른이 완전한 제이스의 카운터가 아니라 서로 할 만한 구도라고 생각합니다.


'너구리' 선수는 성장형 아이템인 '수확의 낫'을 들고 시작하거나 ‘톱날 단검’ 위주의 독특한 아이템빌드를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했잖아요.

톱날 단검은 주도권을 극대화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라 선택하게 됐어요. 딜러 챔피언과 1:1 구도뿐만 아니라 포킹도 좋으니까요. 폭발적인 딜로 상대 딜러를 잡아내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폭발력을 키워줄 수 있는 아이템이에요. 반대로 탱커를 상대로 주로 뽑는 칠흑의 양날 도끼는 안정성이 뛰어나죠. 그래도 제가 잘 풀린 판은 톱날 단검을 뽑은 경우가 많더라고요.

수확의 낫은 라인전 단계만 잘 넘기면 돌아오는 게 많은 아이템 같아요. 제이스가 챔피언 상성을 바탕으로 수확의 낫을 들고도 라인을 밀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도 하죠. 물론, 상대 정글이 강하면 도란 검과 같은 체력 옵션이 붙은 아이템을 선택하는 게 맞아요.




▲ 나의 '수확' 동료가 되어주지 않을래?

수확의 낫을 '쇼메이커' 허수 선수에게도 추천했다고 들었어요.

코르키는 성장형 챔피언이라 이미 수확의 낫을 자주 가요. 그런데 카사딘을 상대로 허수가 조이를 꺼낸 경기가 있었죠. 그때 제가 수확의 낫을 들고 AD 딜로 때려보라고 추천해줬습니다. 처음에 안 내켜하다가 나중에는 하고 있더라고요. 저 혼자 수확의 낫을 가서 말리면, 감독-코치님들 눈치를 봐야 해요. 그렇지만 동료를 만들면, 신뢰도 올라가고 혼나더라도 같이 혼날 수 있으니까요(웃음).


공격적인 챔피언으로 라인을 밀면 갱킹에 취약해지는 경우도 있잖아요. 상대의 집중 갱킹이 들어올 때 '너구리' 선수는 어떻게 대처를 하나요.

전체적인 상황이 중요한데요. 제가 압박을 받을 때 우리 팀이 봐줄 수 없고 다른 곳에서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그럴 땐 무조건 조심해야 하는 게 맞죠. 절대 점멸이 허무하게 빠지거나 죽으면 안되더라고요.


보통 자존심 강한 탑 라이너들은 딜러-탱커에 관해 "모두 자신있고 잘하려고 한다"는 답변이 많습니다. '너구리'라면 답변이 조금 다를 것 것 같은데요.

제가 탱커를 주로 한지 오래된 것 같아요. 담원에 처음 왔을 때, 전 김목경 감독님이 탱커를 추천해준 적이 있어요. 예전에는 나름 탱커 플레이에 자부심이 있던 시기도 있었죠. 그런데 딜러 형 챔피언을 위주로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생각이나 제 플레이 스타일이 굳은 느낌을 받아요. 그래도 아직까진 탱커는 대회에서 쓸 수 있는, 팀 게임에 지장이 없을 정도만 하고 대신 공격형 챔피언에 집중하고 싶어요. 솔직히 지금 제가 탱커에 자신이 있다고 하면, 양심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게임을 망치지 않을 정도로 하는 듯 합니다. 둘 다 잘하고 싶긴 한데, 두 능력치를 모두 올리는 게 저는 잘 안 되더라고요. 한쪽을 올리면 다른 한쪽이 보통 떨어져서 더 애매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잠시 뒤를 돌아보며

이렇게 공격적인 딜러 챔피언 '칼챔'을 다루는 게 이기적인 스타일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팀에서 저에게 많은 것을 희생해요. 밴픽부터 제 플레이 스타일까지 팀에서 많은 부분을 맞춰줍니다. 시청자분들 입장에서 팀원들의 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거든요. 아군의 다른 라인이 상체에 힘을 실어주는 선택을 할 때가 있어요. 게임 내에서도 팀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하기도 하고요. 제가 폼이 좋아서 잘하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아서요. 그래서 저도 많이 조심해야 하는 것 같아요.


'너구리'의 경기를 보면, 데스가 늘더라도 라인을 밀거나 교전에서 활약해서 뒤집는 경우도 많죠.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을 많이 했죠. 최근에는 팀원들이나 코치진에서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도 많이 들어와요. 저도 어느 정도 팀의 의견이 맞다고 동의하고 있고요. 작은 차이가 프로게임에서는 큰 차이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정교함이 생명인데, 저를 더 다듬어야 할 것 같아요. 제 플레이가 무뎌진 것 같기도 하고... 최근에는 잘 안 하려고요.


본인이 주로 하는 탑 딜러 챔피언은 게임 내에서 막중한 역할을 맡습니다. 끊겨도 안 되고 딜도 잘 넣어야하고 말이죠.

게임 내에서 제 임무가 많을 때 부담감을 느끼기도 해요. 라인전 상성이 어려운데, 라인을 밀면서 갱도 안 당해야 하고... 상대가 쉽게 무엇을 하지 못하도록 까다롭게 해야 해요.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미끄러진 적도 많아서 대회에서 부담감이 생기긴 합니다.


팀원들이 본인을 중심으로 맞춰주는 경기도 있죠. 어떻게 보면 희생하는 것인데, 그런 팀원들에게 어떻게 보답하려고 하나요.

팀원들이 해주는 만큼 게임에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 능력이 안 된다면, 그때는 제가 다른 팀원을 밀어주고 희생해야겠죠. 또 '어느 라인이라도 캐리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이상적이기도 하고요.


지나간 스프링 PO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번 PO에서 드래곤X를 상대로 한 세트 차이로 패배했잖아요. 아쉬움이 남진 않았나요.

숙소에서 하는데도 PO 드래곤X(DRX)전은 긴장이 많이 되더라고요. 팀원들이 모두 1-2세트에서는 적극적으로 못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부분이 가장 많이 아쉬웠어요. 3-4세트에서 하고 싶은 경기를 했지만, 풀 세트까지 따라가서 진 게 제일 아쉽죠. DRX만 이겼으면 ‘또 어떻게 다른 결과를 만들 수 도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스프링 동안 DRX와 상대 전적-스크림에서 밀리면서 더 긴장한 것 같기도 하고요.





PO 경기를 보면 극단적인 경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담원 게이밍이 승리할 때는 정말 화끈한 경기를 펼치는데, 패배할 때 허무하게 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소극적으로 할 때와 적극적으로 할 때 차이가 큰 것 같아요. LCK 올라오고 경기력 편차가 커진 게 오래된 것 같네요. 근본적인 이유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스크림 때 공격적으로 해서 좋은 결과를 내더라도 막상 본 경기에서 소극적인 경기가 나올 때가 있거든요. 경험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고요.


T1-젠지-DRX 대결을 보면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우리가 져서 떨어졌다는 게 많이 아쉬웠죠. 경기 자체는 집에서 편하게 봤어요. 그래도 T1 '칸나' 김창동 선수가 잘하더라고요. 말도 안 되는 타이밍에 솔로 킬을 내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원래 솔로 랭크에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실력이 잘 드러난 것 같아요.


이번 이벤트 전에서 T1과 같은 조에 속했다는 말도 나오더라고요.

저희가 T1을 상대로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하는 경기가 있었잖아요. 그래도 순위 격차가 크고 최강팀이기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죠.

사실 이번 이벤트 전은 중국팀과 대결을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경험은 많지 않지만, 해외팀을 상대로 그동안 성적이 괜찮았거든요. 탑 라이너 간 대결도 기대하고 있고요. 중국 선수들이 정말 독특한 스타일이 많거든요. 이번에 오는 JDG 탑 라이너 '줌' 선수는 정말 단단하고 갱플랭크를 정말 잘 다루더라고요. '줌-369' 선수는 요즘 중국 랭크로 돌아가서 한국 솔로 랭크에서 자주 못 만났고요.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더샤이-칸-김군' 선수 모두 잘하는 것 같아서 제대로 붙어보고 싶습니다.

그 밖에도 중국 선수들이 보여주는 스타일이 워낙 다양하더라고요. 중국 선수들이 한국 솔로 랭크에서 게임을 하는데 자주 만나거든요. 쑤닝에 '빈' 선수가 '러브카밀'이라는 아이디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죠. '플란드레' 선수는 요즘 탑 제드를 하고 있더라고요. 예전에 도벽을 든 쉔을 할 정도로 정말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어요. 특히, 템트리나 룬 특성 선택이 정말 독특해요.


만약 LCK 세 팀 중에 한 팀을 상대로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면?

아마 T1일 것 같아요. 첫 번째 이유는 상대 전적이죠. 저희가 그래도 T1을 상대로 승리한 경기가 좀 있어요. 두 번째로 T1이 경험 많은 팀이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번 결승전에서 중요 상황마다 판단을 잘한다고 느꼈죠. 특히, 높은 곳에서 정말 강하더라고요. LCK 다른 팀은 가지지 못한 면이라 닮고 싶기에 T1을 선택했을 것 같아요. 조는 어디를 가더라도 '지옥의 조'이기 때문에 크게 다르진 않죠.


이번 이벤트전에 새로운 챔피언이나 빌드도 많이 구상했나요.

LCK에서 글로벌 밴이라 볼 수 없었던 오공이 풀릴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오공이 언젠가는 풀릴 예정이기도 해서 템트리나 룬 부분에서 연습 중입니다. 오공이 방어력이 높다보니까 원거리 챔피언을 상대로 좋다는 평가가 있어요. 제이스 선픽의 기존 밴픽 구도에서 탑에 티어 변화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물론, 오공도 통계를 보면, 기본 능력치가 좋은 챔피언이나 탱커 마오카이나 말파이트에 약하다는 평가도 있고요.

대회에서 중국팀은 예전부터 오공을 써왔잖아요. 이번 이벤트 전에서 풀린다면 LPL이 유리할 수 있긴 하죠. 그래도 개인적으로 풀렸으면 해요. 연습해본 걸 못 해보면 아쉬우니까요. 섬머 때 또 풀릴 수도 있으니 열심히 연습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재민-김정수 감독님과 모두 함께 해봤잖아요. 두 분 스타일이 크게 다르다고 느꼈나요.

정말 스타일이 정반대인 것 같아요. 김정수 감독님은 확실한 리더쉽이 있는 분이에요. 작년에 롤드컵에 갔을 때, 밴픽 회의를 많이 하기보단 "자신감 있게 해라"라는 말을 해줬어요. 그 느낌을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든든하다고 해야할까... 단단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팀원들이 대부분 내성적인 편인데, 김정수 감독님이 저희의 잠재력을 잘 끄집어내준 것 같아요.

'제파' 이재민 감독 대행은 프로게이머 출신이 잖아요. 전 프로의 노련함이 잘 묻어나요. 밴픽부터 라인 관리 및 인 게임 피드백을 자세하게 하는 스타일입니다. 앞서 말한 김정수 감독님의 역할은 다른 코치님이 잘 해주셔서 지금 감독-코치님의 시너지가 잘 나는 것 같아요.




옆을 보고 진행한 인터뷰

김민아 아나운서와 관련한 이야기도 해볼게요. LCK 관련 인터뷰 답변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준 '너구리' 선수에 관해 "덕분에 이미지가 좋아졌다"는 감사 인사가 빠지지 않더라고요.

예전에는 제 역할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 LCK 인터뷰를 보면 LoL에 관한 지식도 많이 쌓아 잘하시더라고요. 방송도 잘 되고 그래서 딱히 제가 아니어도 잘 될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요즘 LoL 실력도 늘고, 정말 독특한 캐릭터로 잘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김민아 아나운서님이 그런 캐릭터일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웃음). LoL 실력은 '왜냐맨' 프로그램 초창기에 제가 나가서 1:1로 붙어본 적이 있거든요. 당시 PD님이 저한테 "절대 봐주지 말라"고 해서 탑 루시안으로 제대로 임했거든요. 더해달라고 하던데... 제가 방송이 힘들어서 바로 나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정말 입문자 정도 실력인 줄 알았는데, 이후에 김희철씨를 비롯해 여려 명과 1:1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김민아 아나운서가 '너구리' 선수에게 "LCK 데뷔 2년 차 어떻게 더 발전해야 하지라는 고민을 할 것 같다"고 하던데요.

고민이 많은 편이긴 해요. 앞서 제 스타일의 정체성을 모르겠다는 말을 했잖아요. 가볍게 말했는데, 저에겐 진짜 큰 고민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제가 팀한테 도움이 안 된다고 느낀 적이 있어요. 제 스타일이 예전보다 색깔이 옅어졌다는 생각도 들고요. 스타일이야 변할 수 있는데, 예전처럼 우뚝 서 있다는 느낌이 없어졌죠. 이런 것도 확실히 정해서 섬머에 임해야 그다음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공격적인 스타일은 맞지만, 그 안에서도 여러 부분을 따져봐야 하거든요. 단순히 공격적이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더라고요.

작년과 올해를 비교해볼게요. 작년에는 제가 지표만 보면 괜찮게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요즘 지표는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해요. 전반적인 수치만 보면 작년과 비슷한 것 같은데, 실제로 판단 미스나 실수가 많았죠. 그런 점들이 게임 내에서 기억 날 때마다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대표적으로 높은 고립 데스 수치가 그렇죠. '높은 고립 데스'와 같은 지표가 게임 내에서도 신경 쓰이더라고요. 여전히 저의 아쉬운 부분의 근원을 찾고 있습니다.





위를 바라보는 프로

확실히 담원과 본인 모두 좋은 성적을 내지만, LCK-롤드컵의 최상위권 자리를 앞두고 매번 아쉽게 떨어졌어요. 이런 성적에 지치진 않나요.

대회 경기할 때 많은 것을 느꼈어요. 의외로 대회에서 허무하게 패배하거나 멘탈이 나가는 경우도 많거든요. 아직 팀에 경험 많은 선수가 없어서 그런지 가끔 크게 흔들릴 때가 있죠. 그래서 누군가 목표를 물어보면 우승하고 싶다는 말 이전에 "결승전에 먼저 올라가 보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한 번은 그 문턱을 넘어서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렇군요. 프로게이머 ‘너구리’이자 장하권의 목표 지점은 어디일까요.

프로게이머라는 일 자체가 오래 하기가 힘들잖아요. 다른 분야의 일을 시작했을 때, 다시 거기서 높은 자리로 갈 수 있을 만한 자신감을 여기서 키우고 싶어요. 저에겐 첫 사회생활이니까요. 어떤 분야를 가더라도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죠.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그 첫 단계가 결승전에 올라가 보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응원해준 담원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팀 경기력이 안 좋을 때도 응원해주거나 숙소에 선물을 보내주는 팬들이 많았어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에 담원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들이 나와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요. 팬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팬과 팀 모두 같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갔으면 해요. 저희도 이번에 진행하는 살벌한 이벤트전(MSC)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표지 - 남기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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